퀴어라는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이야기와 가족의 이야기가 슬프면서도 따뜻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작품 많은 기다리겠습니다.
[그믐북클럽] 10.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읽고 사유해요
D-29
거북별85
독서의흔적
단편이 지닌 매력을 보여주는 작품을 만날 수 있어 행복합니다. '퀴어'하면 은연중에 떠올리게 되는 이미지들이 있는데, 여기서도 그렇더라구요. 장희를 '그녀'라고 칭하는 문장을 보는 순간 제가 얼마나 편협한 사람인지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여전히 제 세계는 좁고, 배울 것이 많음을 알게해주었으니 이 얼마나 고마운 작품인가요. 아직 만나보지 못한 작품들, 앞으로 만나게 될 작품들을 기대하게 되네요. 작가님 오래오래 건강하게 써주세요. 감사합니다.
매일그대와
5-4. 사회의 성숙도는 소수를 어떻게 대하는 지 보면 알 수 있다고 하던데, 사회까지 아우르지는 못해도, 나는 어느 정도의 감수성으로 살고 있나 생각해봤습니다. 이해와 포용이 아닌, 그냥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아직은 와닿지 않아서, 멀었나 .. 생각하지만 어디쯤인지 이제 알았으니까 거기서부터 시작하면 되겠지요.
siouxsie
5-4. 이번에 김병운 작가님의 작품은 처음 읽었습니다. 위에 쓰신 글에서 '본인에게 절실한 것을 쓰자'라는 생각이 이번 작품과 맞닿아 있던 것 같습니다. 중요해 보이지 않고, 쓸데없어 보이는 것에 대해 쓰는 것이 문학이라고 생각합니다. 파이팅!
김정환
5-1. 가난과 증오로 상처받은 아이의 고독함이 느껴지네요
김정환
5-2.나를 죽게 한 건 병이 아니고 사람이었다는 걸
사람에 상처받는 현실을 잘이야기한거 같습니다
김정환
5-3. 누군가 마음 터놓고 이야기하는 사람 한 사람이 있다는게 소중하고 힘이 나는 그런 거죠.그래서 공감이 갑니다.
김병운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양주
4-1.
화자는 호경과의 시간 속에서 어떤 소통을 느꼈던 걸까요? 타악기 소리에 맞춰 소리를 지르고 몸을 움직이며 호경의 밑에 깔려 온 힘을 다해 웃는 과정에서 어떤 소통 혹은 변화를 느낀 것일까요? 호경이 말하는 일시적인 감흥이라는 말에 화자는 어떤 생각을 했기에 호경이 선물한 그림을 보고 그런 생각을 한 것일까요. 저의 독해력이 부족하여 완전한 이해를 하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여행지에서의 시간과 관객과의 대화에서의 시간 사이의 간극을 중심에 두고 조금 더 살펴보고 싶은 작품이었습니다.
4-2.
120.
아무튼 호경은 그날 숫제 네발로 기어가는 시늉까지 하며 늑대 흉내를 냈고, 그 모습에 남자들이 허리를 꺾어가며 웃어댔고, 나는 그런 세 사람을 지켜보며 그들 사이에 섞이고 싶은 마음과 그들 사이를 엉클어뜨리고 싶은 마음 사이에서 진자 운동을 거듭했다.
135.
예상을 벗어난 결과 앞에서 평정을 가장하는 일이 늘어났다. 우리는 각자의 영역에서 작은 실패를 맛보고 작은 성공으로 그것을 갈음하길 거듭하며 나이에 어울이는 포기와 체념을 얼굴에 새겼다.
138.
그리고 마스크 쓴 내 얼굴을 무심히 바라보며 대답했다. 서로 무언가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우리 안의 농도가 달라지는 것을 느끼는 것, 그 일시적인 감흥이 우리가 도달할 수 있는 최선 아니겠느냐고.
4-3-A.
제가 내향인이라ㅜ 여행을 가도 사람이 없는, 특히 한국인이 없는 곳을 주로 다니는 편입니다. 저는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과 대화하는 것보다 여행지 그 자체, 장소나 풍경 등에 더 감흥을 많이 느끼는 편입니다.
4-3-B.
재아 씨입니다. 간단히 커피를 마시며 그동안의 여행 이야기도 듣고 싶고 함께 지내고 있는 고양이의 이름은 무엇인지, 실례가 안 된다면 사진도 볼 수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4-4.
작가님의 등단작도 매우 인상적으로 읽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소설 많이 써주세요. 하나하나 따라 읽어 가겠습니다!
김정환
5-1. 에이즈 걸린 삼촌을 부정하는 게 슬프고 인상 깊었습니다.
김정환
5-2 . 그렇게 하지 말라는 짓만 골라서 하다니
김정환
5-3.누군가 마음 터 놓고 이야기할 때
화제로 지정된 대화
그믐클럽지기
■■■■ 6. 자작나무 숲 | 김인숙 ■■■■
‘자작나무 숲’은 제목만 보았을 땐 자연이 배경인 작품일까? 싶어요. 그런데 소개글을 읽어보니 물건을 버리지 못하고 쌓기만 하는 '나'의 할머니의 기억과 망각을 중심 소재로 한 작품이라고 합니다.
김인숙 작가는 이번 수상작품집에 실린 수상 작가들 중 가장 오래 작품 활동을 작가인데요. (83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기에 작가로서의 경력이 40년이 넘었습니다. 그래서 아마도 클럽지기인 저처럼 김인숙 작가의 작품을 이미 읽어보신 분들이 많이 계실 거라 생각해요. 이렇듯 이효석문학상은 그 해에 발표된 최고의 단편 소설에게 상을 주는 취지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기성 작가, 신인 작가 등 다양한 스펙트럼을 지닌 작가의 작품에 상을 주고 있어요.
그럼 이제 ‘자작 나무 숲’ 함께 읽어볼까요?
김인숙 작가님의 질문도 여러분께 전해드리고 싶었지만, 작가님이 현재 인터넷이 자유롭지 못 한 곳에 계셔서 전해드리지 못 하는 점 이해 부탁드려요 :)
(『자음과 모음』 2022 겨울호에 실린 작품입니다.)
선경서재
6-1. 버리지 못하는 사람의 마음을 생각해 봅니다. 타인에게 쓰레기라고 여겨지는 그것들은 할머니에게 자기 자신이겠죠. 모아오는 것들은 낡고 버려진 것들, 생명이 떠나간 것들이지만 할머니의 집 안에서 다시 살아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의 약한 것들과 세상의 버려진 것들을 일치시키는 마음은 아닐지... 할머니의 마음을 곰곰 생각해보는 작품이었습니다.
그믐클럽지기
“ 그 자작나무 숲은 임도를 30분쯤 달렸을 때 나왔다. 해가 완전히 저문 후였는데, 갑자기 눈앞이 환했다. 달빛이었다.
30분 넘게 숲속을 달리는 동안 어딘가에 숨어 있던 달이 마치 문밖으로 나오듯 뛰어나와 자작나무 숲을 밝혔다. 숲의 달이 그렇게 밝을 줄 몰랐다. 보름달 아래 갑자기 하얗게 밝아진 숲은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자작나무 숲' , 안보윤 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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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로 지정된 대화
그믐클럽지기
6-1. 이 단편을 어떻게 읽으셨나요? 인상 깊었던 지점 등을 적어주세요.
Adler
여러가지 생각에 잠기게 하는 문장들이 많았지만, 먼저, 글을 읽고 난 후 왜 제목이 자작나무 숲인지를 생각해봤습니다.
'자작자작 타는 나무.
추위에 강하고, 벗겨도 벗겨도 계속 속살이 있는 나무.
밥이 익을때 자작자작 마음이 탔어?
뭐가 그렇게 애타게 자작자작 힘들었어, 할머니.'
1.쓰레기 호더 할머니의 손녀에 대한 염려와 걱정을 표현한 것일까?(흔히 손자 손녀를 아끼고 밥먹이려하는 할머니의 모습을 통해)
2. 벗겨도 벗겨도 살이 같은 자작나무의 특성이 소설 마지막 부분에서 할머니의 시점(벗긴 살)과 손녀의 시점(남은 살)이 같아지는 상황을 묘사한 것일까?
3. 벗겨도 벗겨도 살이 남아있는 자작나무의 특성이 혐오했던 할머니의 호더적인 모습(벗긴 살)을 자신도 가지고 있다(남은 살)는 것을 표현한 것인가?
답은 정확히 모르겠으나, 여러번 읽게되고, 생각에 빠지게 만드는 단편이였습니다.
신이나
마음 속 아픔을 집 높이 만큼 쌓아 그 안에 숨어 버린 호더가 된 할머니. 끊임없이 비워내려는 일반적인 시선을 가진 사람으로서는 냄새나고 유쾌하지 못한 쓰레기에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손녀는 마지막에야 조금은 마음을 이해한 것도 같다. 버릴 것 없는 사랑에 대한 의미를.
오늘도
소설의 처음과 마지막이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첫 장면은 할머니를 차에 태우고 달려가 다다른 자작나무 숲에 대한 묘사가 정말 아름다웠고 마지막 장면에서는 많은 의문이 일었습니다. '나' 역시 할머니가 될 때까지 아무것도 버릴 수가 없어서 자신의 할머니처럼 호더로 살아온 것일까, 사람들이 발견한 뼈는 동물의 뼈일까, 아니면 '나'가 버리지 못한 '할머니'의 뼈일까, 갑자기 머릿속이 흔들렸습니다.
할머니는 땅도 돈도 쓰레기도 넘치도록 소유했지만 '거대한 상실'과 '비통함'으로 마음은 텅 빈 채 쓸쓸하고 외롭게 살아왔겠구나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습니다. 자작나무 숲에는 자신의 몸을 벗겨 주변을 환한 빛으로 채우는 자작나무가 있으니 더이상 쓰레기를 모으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요.
bookulove
6-1. ‘쓰레기 호더’ 할머니와 할머니의 집을 두고 강렬한 욕망을 느꼈던 ‘나’의 엄마, 그리고 할머니에 대해 애증을 느끼면서도 언젠가 상속받게 될 할머니의 집에 대한 꿈을 품은 손녀까지, 제목만 보고 아름다운 내용의 소설일 것 같다는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어요.
자작나무는 껍질을 ‘벗고, 벗고, 또 벗는 나무’, ‘한 껍질을 벗기면 또 살아서 다시 하얘지는 나무’라고 설명되는데요. 할머니는 쓰레기를 쌓고, 쌓고, 또 쌓아도 다시 쌓는 사람이잖아요. 그 많은 쓰레기로 2층짜리 대저택을 가득 채우고도 ‘하나도 버릴 게 없지 않냐’며 우는 할머니와 자작나무는 사실 참 다른데, 어쩐지 비슷하다는 느낌도 들었어요.
마지막에 ‘쓰레기는 다 쓰레기인 줄로만 안다’는 ‘나’의 말이 인상적이었어요. 쓰레기 집을 보며 살아왔고, 그 집을 상속받을 꿈을 꾸다 보니 어느샌가 쓰레기들에 붙들리고 만 것일까요? 아니면 ‘내’가 할머니라고 생각했던 사람은 사실 나 자신이었던 걸까요? ‘내 이야기인가, 할머니의 이야기인가, 아니면 소설 속 이야기인가’라는 ‘나’의 물음에 이후의 이야기가 궁금해지고, 혼자 상상해 보게 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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