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이효석 문학상 수상작품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소설이었습니다. 재아 캐릭터 때문에요. 속물적인 면이 꼭 거울 보는 느낌이었거든요. 그리고 작가님이 써 놓으신 글을 보고 '뱀과 양배추'의 그림에 대해 알게 되어 주변인에게도 테스트해 보고 싶어졌습니다! 앞으로도 이렇게 캐릭터 살아 있는 작품으로 만나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
[그믐북클럽] 10.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읽고 사유해요
D-29
siouxsie
김정환
4-1. 양배추와 뱀처럼 예술계의 양면성을 제목부터 표현이 되었던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김정환
4-2.수면제 대신 가져온 거예요. 푹 자려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잇는 책을 읽으면 잠 오는 거를 표현해서
김정환
4-3. a. 심경의 변화로 인한 이중성이 드러나서 평상시는 조심스럽지만 그룹의 성격에 따라 적극적인 성격이 드러나는 경험을 저도 한 적이 있죠.
b.기호요. 저는 남성이지만 여성처럼 감수성이 풍부하고 섬세한 면도 많아서 이야기가 잘 통항 거 같아서요
김정환
4-4. 앞으로도 이런 사람의 양면성을 잘 보여주는 소설을 써주셧으면 좋겠습니다
강보라
응원의 말씀 고맙습니다. 소설을 쓰면 쓸수록 사람의 감정을 다루는 일이 참 어렵게 느껴집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그믐클럽지기
■■■■ 5. 세월은 우리에게 어울려 | 김병운 ■■■■
네 번째로 함께 읽을 작품은 김병운 작가의 ‘세월은 우리에게 어울려’입니다. 김병운 작가는 2014년 작품 활동을 시작해서 장편소설 <아는 사람만 아는 배우 공상표의 필모그래피>, <기다릴 때 우리가 하는 말들> 등을 냈어요. 이번 수상작품집을 통해서 김병운 작가 작품을 처음 접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이미 다른 작품으로도 이미 만나신 분들도 계실 거에요.
한국 소설의 어제와 오늘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소설을 한자리에 모아서 읽는 경험이 생각보다는 흔치 않아요. 특히나 ‘단편’ 소설을 읽고 이야기하는 경우는 더더욱 드물어요. 그래서 저는 이렇게 그믐북클럽에서 같은 소설을 읽고 이야기나눌 수 있어 무척 행복합니다. 여러분도 저와 같은 마음이실까요?
박인성 평론 가는 ‘세월은 우리에게 어울려’에 대해서 "모일 것 같지 않은 사람들을 모이게 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소설"이라고 평했어요. 이 평도 궁금증을 자아내죠? 얼른 같이 읽고 질문에 답하며 이야기 나눠보고 싶어요.
김병운 작가님이 여러분에게 전한 질문을 보면,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의 ‘이해’에 대해서 곰곰 생각해보게 됩니다. 그럼 이제 네 번째 작품, 여러분과 함께 시작할게요.
(『자음과 모음』 2022 겨울호에 실린 작품입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그믐클럽지기
5-1. 이 단편을 어떻게 읽으셨나요? 인상 깊었던 지점 등을 적어주세요.
서쪽으로
5-1. <세월은 우리에게 어울려>는 퀴어인 자신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을(특히 가족) 이해하려고 노력하다 실패한 장희와 '나'가 세월이 흘러 엄마의 진심을 대면하며 상처를 치유하는 이야기로 읽었습니다. 장희와 '나'의 세계에 대한 인식이 계속 전복되는 과정이 흥미로운 서사와 함께 드러나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우리가 바로 옆에서 함께하고 있는 사람들, 그들의 생각과 행동을 듣고 봤다고 해도 알지 못하는 것들이 있으니 결국 우리는 타인의 시선이나 평가에 구애받지 말고 자신의 길만 오롯이 사는 것이 나도 상대방도 잘 살 수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흥미로운 지점은 시점이었는데 대부분 1인칭을 사용할 경우 1인칭 주인공 시점을 사용하는데 이 작품은 1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보여집니다.(맞나요?:)) 제 기억으로 1인칭 관찰자 시점을 거의 보지 못한 것 같은데 이야기를 '나'가 끌고 가지 않고 장희가 끌고 가는 모습이 꽤 흥미로웠습니다. 작가님이 장희의 가족 이야기를 '나'의 이야기로 가져오지 않은 이유는 뭘까 궁금해졌습니다. 거리두기를 위해서였다면 어떤 지점에서 그게 필요하다고 생각하셨을까도 궁금했습니다.
김병운
처음에는 장희의 자리에 '나'를 넣어서 '나'의 이야기로 소설을 써보고자 했는데요. 잘 되지 않았습니다. 번번이 쓰다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에 멈추게 됐고, 시간이 조금 흐른 뒤에야 그게 미미의숲님께서 말씀해주셨듯이 '거리두기'의 문제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삼촌의 생존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고 직접 만나러 가는 여정이 제가 막연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감정적이고 드라마틱한 사건이더라고요. 이럴 때는 화자를 '나'로 삼되 이 여정 자체를 과거의 일로 만들어 시간적 거리를 두거나, 아니면 다른 관찰자를 화자로 내세워서 타인의 눈으로 정서적 거리를 확보하는 방법이 있을 텐데, 저는 후자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시점은 이 소설을 쓰는 내내 고심했던 부분이었는데요. 이를 알아봐주시고 또 여쭤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서쪽으로
@김병운 아, 그렇군요. 화자인 장희를 따라가며 읽게 되지만 한편으로는 p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나'가 장희의 서사를 따라가며 느꼈을 마음도 느껴지고, 어쩌면 '나'는 독자의 입장과도 비슷한 위치일 수 있을 것 같아 굉장히 흥미로운 독서였습니다. 감사합니다. :)
선경서재
제가 최근에 읽은 <림:초 단위의 동물>이라는 책에도 김병운 작가님의 [오프닝 나이트]라는 작품이 실려있어서 반가왔네요. 아직은 제게 퀴어라는 주제는 이미지화 되는 것들이 긍정적이지 않아 찾아서 읽지는 않았을텐데... 이렇게 <이효석 수상작품집>을 통해 새로운 시각으로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김병운
앗, <오프닝 나이트>도 읽어주셨군요. 반겨주셔서 감사합니다.
bookulove
5-1. 올해 민음북클럽을 하면서 김병운 작가님의 단편 「한밤에 두고 온 것」을 읽고 작가님의 다른 글이 궁금해 민음 북샵에서 작가님 사인본 『기다릴 때 우리가 하는 말들』을 구매했는데 아직 읽지는 못했거든요 ㅠㅠ 그런데 이렇게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에서 다시 작가님의 글을 만나게 되어 올해가 가기 전에 소설집을 꼭 읽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ㅎㅎ
「한밤에 두고 온 것」을 읽으면서도 느낀 거지만 이 단편도 눈앞에서 생생히 재생되는 단편영화를 보는 느낌으로 읽었습니다. ‘이해’라는 말에 관해서 많이 생각해 보게 되는 시간이었는데요. 예전에는 ‘이해’라는 말을 굉장히 쉽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결국 나는 나일뿐, 타인이 될 수 없기에 그를 완벽히 이해한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겠지요. 그래서 저는 이해보다도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게 먼저라고 생각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이해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는 타인의 일이 언제든 ‘나의 일’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일에 있어서도 이해가 꼭 필요할까요. 그냥 존중하고 인정하면 안 되는 걸까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해서 누군가의 사랑을 함부로 폄하하고 비난하는 게 맞는 걸까요. 나의 일이라고 생각하면 그렇게 함부로 말할 수 없을 텐데요. 불륜 같은 게 아니라면 사랑이 존중받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장희가 ‘이해할 생각이 없고 이해를 거부한다’고 말하는 부분이 어쩐지 통쾌하면서도 서글프더라고요. 어떻게든 이해해보려고 했던 노력의 끝에 내뱉은 말인 것 같아서요.
이영서 씨가 ‘나를 죽게 한 건 병이 아니고 사람이었고, 그러니 나를 살게 할 수 있는 것도 약이 아니고 사람이었다’고 말하는 부분이 가장 인상적이었는데요. 어쩌면 병으로 인해 몸의 고통보다도 마음의 고통과 상처가 더 클 수도 있는 상황에서 나를 죽게 할 수도 있었지만, 동시에 살게 할 수 있었던 게 사람이었다는 영서 씨의 말이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사람에게 받은 상처를 사람으로 치유한다는 말도 있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사랑으로 살아가고 계속 사랑해야 한다는 저의 믿음과도 연결되는 문장 같아서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습니다.
기다릴 때 우리가 하는 말들<아는 사람만 아는 배우 공상표의 필모그래피> 김병운의 첫 소설집. 3년 만에 출간하는 첫 소설집에는 13회 젊은작가상 수상작인 '기다릴 때 우리가 하는 말들'을 포함해 2020년 이후 발표한 7편의 작품이 실렸다.
책장 바로가기
김병운
이해를 거부하겠다고 말하기까지의 장희의 시간과 노력을 감지해주셔서 감사드려요.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지 않은 상태로 시도되는 이해를 과연 이해라고 부를 수 있는지, 그 이해라는 이름에 스며 있는 폭력과 혐오의 마음은 무엇인지 고민했던 것 같아요. 제게는 <한밤의 두고 온 것>과 이 단편이 닮은꼴처럼 느껴지는 지점들이 있는데, 그 작품을 언급해주시니(그리고 그 두 편을 읽어주셨다니) 더욱 반갑게 느껴지는 감상이었습니다. 댓글에 더해주신 정성과 다정을 저도 오래 기억하겠습니다. :)
poco
5-2 에서 인용한점이 인상깊었는데, 에이즈에 걸린 삼촌을 엄마가 죽었다고 거짓말을 하였는데, 정작 그를 죽게 만든것은 그 엄마의 거짓말이었다는게 너무 마음에 맴돌았다.
오늘도
<세월은 우리에게 어울려>에서 자세히 들려주지 않은 '나'와 P, 장희 엄마와 진무 삼촌, 진무 삼촌과 카메라 주인의 이야기, 장희와 나는 언제 어떻게 알게되었을까 등등을 상상하며 읽었습니다. '우리가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판단할 때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것의 기준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도 생각해봤습니다. 세상은 늘 기준을 세워두려고 하지만 사실 알고보면 그 기준이 차별과 혐오 그 자체가 되기도 하는 것 같아요. 저 역시 제가 세운 기준들을 떠올려보다 깜짝 놀랄 때가 있고요. 누군가를 이해하려다 결국 '배제'되고 '박탈' 당했다고 말한 '나'의 이야기가 자꾸 떠오르네요.
신이나
이번 단편은 생각을 정리하고 글을 쓰는게 쉽지 않네요. 읽은 후에 왠지 마음이 쓸쓸하고 외로워졌어요. 나도 나를 이해하기 힘든 순간이 오는데 사람과의 관계에서는 오죽하겠어요.
특히 내 마음을 다 주었다고 느끼는 대상에게서의 이해받지 못함은 더 아프게 다가오네요.
메이플레이
5-1
개인적으로 동성애에 대한 이야기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쉽게 말하기는 어려운 주제인듯합니다. 다만 과거에 비해 무조건 숨기려고만 하는 것이 아닌 사람들의 다른 삶의 모습 중 하나로 받아 들이긴하죠. 그래도 우리 가족, 내 주변에 가까이 있는 누군가라면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것 같아요. 그래서 장희의 어머니 마음도, 어린 시절 장희의 마음이 이해가 되더라구요.
이런 마음을 알기에 삼촌이 보고 싶은 가족과 떨어져 살았겠죠. 사회의 편견이 보고 싶은 가족의 관계를 갈라놓은 점은 마음이 아팠습니다.
Adler
소설 속 인물들의 모습에서
옳고 그름을 논할 수 없었습니다.
장희 어머니가 장희에게 삼촌에 대해 거짓말을 하고, 심지어 에이즈라는 병명까지 말하는게 안타까웠지만, 장희 어머니의 그런 행동도 이해는 갔습니다.
장희도, 삼촌도, 그리고 장희 어머니도
모두가 옳고 그름을 논할 수는 없고, 각자의 사정이 있고 각자의 길에 뜻이 있었던 모습이 보였습니다.
물론 성 소수자에 대한 혐오적인 시각이 메인 테마이지만, 왜 그들을 혐오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지에 대한 생각도 하게 되는 글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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