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소감을 읽으며 다음의 부사들에서 작가님이 작품들을 손에서 떠나보내기 까지의 마음과 자세를 느껴서 좋았습니닫.
끈질기게
여전히
조심스레
[그믐북클럽] 10.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읽고 사유해요
D-29
Henry
Henry
정신분석학에서 '성공적인' 애도란 상실한 대상으로부터 자신을 분리하는 것이다.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p.76 <복수와 애도, 복수의 애도> 중, 안보윤 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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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짜
76. 애도란 사랑하는 이의 죽음에서 오는 슬픔을 일컫는다. 정신 분석학에 서 성공적인 애도란 상실한 대상으로부터 자신을 분리하는 것이다. 그래야 상실감의 비애 속에 함몰되지 않고 남은 삶을 지속해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 죽은이와의 분리는 공유했던 기억을 내면화하고 죽은 이를 향했던 사랑의 에너지를 거두어 새로운 대상에 쏟음으로써 가능해진다. … 승규 엄마에게 승규의 죽음이 이별의 시작이라면 나에게 그것은 나와 승규 사이의 또 다른 관계의 시작이다.
Adler
시의적절한 소재라는 건 좋은말이에요.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시의적절하다는 건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져버리거나, 퇴색해버린다는 의미도 되잖아요.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P.89, 안보윤 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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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ler
현실의 아픈 단면이지만, 그걸 끝없이 환기해야하는게 결국 작가의 몫인 것 같습니다.
의미가 퇴색되지 않도록..
감각적 와신상담 같아요.
그래서 작가들이 감정적으로 더 힘들고 지쳐 있는 것 같습니다.
존경스럽네요.
스텔라S2
책을 쓰다보면 새로운 이야기도 쓰고싶어진다는 부분이 인상깊었습니다. 그만큼 작가님의 세계에 다양한 인물들이 존재한다는 것이며, 그만큼 이야기가 필요한 사람들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Henry
제가 쓰고 있는 소설들은 질문의 한 형태이기 때문에, 앞장서서 너무 많이 이야기하려고 하면 세계가 오히려 닫혀버리는 것 같아요.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p.84_대상작가 인터뷰 (김유대), 잘 여문 이야기의 공을 굴리는 마음, 안보윤 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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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
3-1. 수상소감, 작품론, 인터뷰 모두 소설과 작가님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제일 인상깊었던 건 작품론에서 '애도'에 대해 쓴 부분이예요. 작품을 읽고 작품론을 읽기까지 공백기가 꽤 길게 있었는데 소설 내용을 애도의 관점으로 떠올려볼 수 있었습니다.
ICE9
정신분석학에서 '성공적인' 애도란 상실한 대상으로부터 자신을 분리하는 것이다. 그래야 상실감의 비해 속에 함몰되지 않고 남은 삶을 지속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76p, '복수와 애도, 복수의 애도', 안보윤 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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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E9
이지은 평론가의 언급을 읽고, 막연히 떠올린 '애도'란 말을 다시 생각해봤습니다. 다가오는 인상이 제가 막연하게 갖고 있던 방식하고 정반대였어요. 정신분석학이 아니라 인류학자들이 말하는 '애도'의 한 가지로, 식인 문화의 사례가 기억이 났거든요. 사망한 가족의 신체를 먹거나 태운 재를 마심으로써 사랑하는 존재를 내 안으로 들여오는 행위로 사랑의 한 가지 발로라는 것이었습니다. 상대와 내가 하나 됨을 받아들이는 애도라고 이해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지은 평론가의 정신분석학적 '애도'가 소설에 언급된 두 가지 방식의 애도와는 조금 결이 맞지 않는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오히려 상실을 자신 안으로 삼키던 승규 엄마의 '애도'방식은, 인류학자가 말한 '애도'의 방식과 더 결이 맞다고 느꼈습니다.
또 다른 애도의 방식으로 동주의 애도가 있었는데요, 제겐 돟주의 애도 방식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지 어렵기도 했습니다. 왜냐하면 평론가가 지적했듯이 동주와 승규의 관계는 상대방에 대한 사랑이 아니라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였던 까닭이죠. 앞서서 소설의 감상을 적을 때 생각해보면서 동주의 안부가 궁금했던 이유는 아마도 이런 관계에서 동주의 애도가 가능할까 싶었던 것 같습니다. 동주가 겪었을 법한 감정의 소용돌이와 고통을 치유할 틈도 없이 진실을 억눌러야만 했던 동주였으니까요. 더군다나 부모님을 비롯해서 주변의 어른들은 아무도 동주를 둘러싼 진실에 관심을 두지 않았으니까요. 이런 상황에서 동주가 윤리적 책임까지 떠안아야 한다면, 글세요. 동주에게 애도란 애초에 가능한 일일까 더욱 의구심이 드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정말 어려운 문제일 것 같습니다. 문제의 본질은 애초에 강제적으로 중단되어 해결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어떤 결말을 향해 나아간다는 것 같에가 불가능할 것 같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주의 애도는 무한히 발산하는 특이점을 향하고 있는 모습 같아 보였습니다.
ICE9
서로 다른 마음과 서로 다른 상처를 가진 두 사람의 시선이 테이블에서 교차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88p, '대상 수상작가 인터뷰'중에서, 안보윤 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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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E9
동주가 학폭의 피해자였는데, 가해자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우발적 사고가 의미심장한 사건처럼 보이는 양상을 띠면서, 피해자가 가해자로 의심받는 상황. 여기에 가해자로 의심받지 않기 위해 진실을 부정해야 했을 동주의 입장이 참 기가 막히고 답답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정작 문제는 결코 해결될 수 없게 된 셈인데 말이죠.
소설을 읽을 때 인터뷰에서 작가님이 고민하셨던 이 부분(으깬 함박스테이크가 나온 장면)이 뭔가 목에 걸린 것처럼 느껴지긴 했지만 뭐라고 표현하기 어려웠습니다. 반대로 동주에게 끊임없이 찾아오는 트라우마는 돈가스 집을 하던 동주네의 기억때문에 터미널 찻집이자 식당에서 돈가스를 팔지 않은 것에 안도하는 부분에 잘 드러났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동주 역시 상처를 갖고 있구나 싶었네요. 작가님의 고민과 설명에 좀 더 이해가 되었습니다.
독서의흔적
"승규 엄마에게 승규의 죽음이 이별의 시작이라면, '나'에게 그것은 '나'와 승규 사이의 또 다른 관계의 시작이다." 죽음이 또 다른 시작이기도 하다는 평론가님의 해석이 더해지니 작품이 지닌 무게가 더욱 와닿습니다. 매 순간 필사적으로 자기 몫의 윤리적 책임에 충실한 동주를 마음속에 오래 품게 될 것 같습니다.
거북별85
결국 '나'에게 승규 죽음의 책임을 물으려는 쪽도, 반대로 그 책임으로부터 '나'를 보호하려는 쪽도, 모두 승규의 죽음이 아닌 '나'의 진실에는 관심이 없다. 아무도 들으려 하지 않는 '나'의 진실이란 무엇일까.
p73
거북별85
3-1 시의적절하다는 건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져버리거나, 퇴색해버린다는 의미도 되잖아요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하나의 문제가 발생하면 또 다른 문제와 교묘하게 얽히고, 많은 경우 같은 문제가 더 진화한 형태로 반복되고 있어요.
p89
거북별85
“ 발뒤꿈치에서 밀려 나온 검은 때를 보고 있었다. 내게 있어 소설이란 것은 검은 때와 같았다. 한 꺼풀 벗겨놓으면 냄새나는 한 웅큼에 불과한데도 내 온몸에 끈질기게 달라붙은 검은 때 말이다. ”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대상 수상작가 인터뷰, 안보윤 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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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일씨
3-1 작가님의 소설이 질문의 형태여서 소설 속에 많은 질문들을 심어놓으셨다는 말씀이 인상깊네요. 생각해보니 소설을 읽으며 제 스스로에게 왜..? 라는 질문을 많이 던져가며 읽은 것 같습니다. 현실에서 눈 돌리려 하지 않는 노력에서 나온 현실에 대한 고민들이 소설에 많이 투영된 것 같습니다.
이지은 평론가님의 <애도의 방식>작품론에서 동주가 승규가 건물에서 떨어진 후, 계단을 따라 내려가다 동전을 발견하고 주운 후 말한 부분을 여러 번 읽었어요. 웃는 얼굴과 서늘함이 동시에 느껴지더라고요. 이 부분의 해석이 좋았습니다.
스마일씨
“ 시의적절한 소재라는 건 좋은 말이에요.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시의적절하다는 건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져버리거나, 퇴색해버린다는 의미도 되잖아요.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하나의 문제가 발생하면 또 다른 문제와 교묘하게 얽히고 많은 경우 같은 문제가 더 진화한 형태로 반복되고 있어요. ”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89p, 안보윤 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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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ouxsie
3-1. 동주의 심리 상태를 쓰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는 작가분의 말에서 내공이 느껴졌습니다. 다른 장르는 모르겠지만, 소설에서 인물의 감정상태를 구구절절 설명하기 시작하면 갑자기 후져지는 느낌을 지울 수 없거든요. 느끼는 건 독자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눈 돌리고 싶어하는 ‘괴로운’ 현실 소재를 깊이있고 정교하게 다루어 주시는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보통 자신에게 닥치지 않으면 학폭, 사이비 종교 문제에 대해서는 가볍게 이슈화하는 정도에서 끝나지 진정성을 담아 이야기 하지 않으려고 하는 게 현실이니까요.
그 동안 안보윤 작가님을 몰랐던 것, 작가님이 겪으셨을 외로움, 저의 책 친구들에게 널리널리 알리겠습니다~!
매일그대와
3-1. 우선, <완전한 사과>를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꼭!
그리고 쓰고 계신 소설들이 질문의 형태이며, 가능한 한 현실에서 눈 돌리지 않으려고 노력한다는 말씀이 저를 환기시켜주었습니다. 작가님의 골방에서 나올 아직 쓰여지지 않은 다른 면의 이야기들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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