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북클럽] 10.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읽고 사유해요

D-29
@미미의숲 미미의숲님 감사합니다. 위에 써주신 글들도 정말 인상 깊게 읽었어요. 독자님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생겨 기쁩니다. 1. 저는 이 '소란'이 동주만이 감각하는 기묘한 형태의 소란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폭력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상태였기 때문에(장소들도 제각각이었지요) 주변인들의 반응도 전부 다 제각각이었을 거예요. 그중에는 실질적의 소란의 순간도 적막의 순간도 있었겠지요. 동주는 그 모든 순간들의 몸짓과 목소리와 눈빛, 공기의 흐름까지 모두 다 예민하게 감각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구체적인 반응을 소거함으로써 독자들이 자신의 경험 안에서 가장 소란했던 순간을 떠올리게 되지 않을까 기대했어요. 2. 승규 어머니는 동주에게 의도치 않게 2차 가해를 하고 있는 셈이에요. 아들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히는 게 그분이 생각하는 애도의 방식이었겠지요. 그러나 동주는 승규 어머니 때문에 고통받으면서도 완전히 외면하기 어려울 거라 생각했어요. 승규의 죽음으로 인해 승규 어머니 역시 또 다른 피해자의 위치에 놓인 셈이기도 하니까요. 돌연 아들이 죽었는데 그 아들의 죽음을 실감하기도 전에 아들이 학폭 가해자였다는 사실과 직면해야 했고 이후 무수히 많은 소문들에 시달렸어야 했지요. 그녀의 슬픔과 고통을 눈치챌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동주밖에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 동주는 우산을 쓰고 가면서 우산 손잡이에서 사람들에게서 얻지 못한 온기를 얻고, 길을 걷는 동안 절대 보고 싶지 않은 사고 현장을 우산을 깊이 눌러써 자신의 시야를 가림으로써 가까스로 지나칩니다. 동주에게는 온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도 친절하게 눈을 가려줄 수 있는 사람도 세찬 비에게서 동주를 보호해줄 사람도 없었어요. 동주의 어머니조차 진정한 보호자가 되어주지는 못했지요. 그러니 동주는 한 번도 가져보지 못한 이런 것들을 '훔친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적이 없으니 훔쳐야만 가까스로 손에 넣을 수 있는 것이라고 인식하는 것에 가까워요. 4. 저는 승규 엄마가 어떤 계기를 통해 극적으로 변화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몇 년이 지나는 동안 그녀도 동주처럼 가까스로의 삶을 견뎌왔을 겁니다. 그러니 아주 사소한 계기들이 겹치고 여러 감정들이 스미면서 변화를 이끌어냈겠지요. 다만 저는 승규 엄마가 굳이 동주에게 이야기를 전함으로써 스스로 결심을 굳히는 과정에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완전히 결심한 뒤의 통보가 아니라 여전히 혼란스러운 마음을 한편에 안고 동주를 찾아왔을 거라고요. 열심히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안보윤 작가님 안녕하세요! 이렇게 직접 답변을 달아주실 줄은 몰랐는데 정말 감사드립니다. 작가님의 답변을 직접 듣고 나니 작품을 더 잘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동주가 우산을 훔친다고 인식하는 부분에 대한 내용을 읽고나니 어느 하나 기댈 곳 없었던 동주의 마음이 더 잘 느껴졌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는 작가님이 남겨주신 '두드림 이후 독자님들이 보내신 시간'이라는 질문이 정말 좋았습니다. 책을 읽고 난 뒤 삶은 다시 시작되어야 한다는 것을 늘 잊는데 이 말을 다시 떠올리게 됐습니다. 좋은 작품과 질문에 감사드립니다.
@오늘도 오늘도님, 감사합니다. 책의 매력은 어떤 방식으로든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는 데 있는 것 같아요. 함께 할 수 있어 기뻤습니다.
문학상 수상작품집을 꾸준히 읽지는 못했지만.. 돌이켜보면 늘 좋은 작가님들을 만나는 최고의 통로였다 싶습니다. 이미 이 강렬한 단편 하나로 다른 작품들을 찾게끔 만들어버리셨네요. 앞으로 늘 응원하고 많이 찾아 읽겠습니다.
@delispace 감사합니다. 열심히 쓴 소설이 독자님께 가 닿는 순간을 전해듣는 것 같아 기쁘고 송구합니다. 앞으로 더 열심히 쓰겠습니다.
작가님 작품엔 다양한 형태의 죽음들이 등장하는 것 같아요. 눈에 띄는 건 그 중에 아이가 화자로 등장하는 작품이 많다는 점입니다. 이렇게 아이를 주인공으로 선택하는 이유와, 아이의 입을 빌려서 작가님이 사회에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밤의 행방>으로 작가님을 처음 알게 된 후 차기작 소식만 기다리던 독자입니다. 신간 소식과 수상 소식이 줄줄이 이어지니 기뻐요. 앞으로도 멋진 작품 기대하겠습니다. 응원합니다 작가님.
@독서의흔적 <밤의 행방>도 함께 해 주셨군요. 감사합니다. 지난해 출간됐던 <여진>에서도 어린 화자가 등장합니다. 층간 소음으로 인해 벌어진 살인사건 이후의 이야기인데요. 1부에서는 피해자 가족인 소년이, 2부에서는 가해자 가족인 소년이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저는 어떤 사건에 있어 절대적인 약자의 위치에 있을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기록하고 싶어요. 너무 작고 투명해서 잘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손쉽게 외면당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보다 선명하게 세상에 울렸으면 좋겠습니다.
별 의미가 없을 수도 있지만,,, 혹시 찻집 이름 '미도파'에 특별한 의미가 있을까요? 더불어 작가님께서는 소설 속 여러 이름들 (사람, 건물, 장소) 등등 을 지어야 할때 어떤 식으로 정하시는지 궁금합니다.
@ㄴ길ㄱ 제가 어릴 적에는 '미도파 백화점'이라는 곳이 있었는데요. 제 기억 속에서 그곳은 상당히 부산스럽고 적당히 촌스럽고 기이한 위화감을 선사해주는 곳이었어요. 사람이 많은 것에 비해 서로를 눈여겨 보는 사람들은 거의 없었고요. 그런 이미지를 끌어오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소설 속 이름들도 이런 식으로 이미지를 떠올린 뒤 그 이미지와 어울리는 것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 듯해요.
애도, 소란, 대수 등. 잘 아는 단어라고 생각했는데 너무나 생소하게 다가온 말들이었습니다. 간결한 표현에 깊은 마음이 느껴져 눈으로 읽고 소리 내어 또 읽고 손으로 짚어가며 다시 보는 문장들이 인상깊었습니다.
@매일그대와 감사합니다. 매일같이 의심없이 쓰던 단어인데 어느 순간 더없이 낯설게 느껴지는 때가 종종 있는 것 같아요. 그런 감각을 함께 나눌 수 있었던 것 같아 기쁩니다.
진실을 명확하게 알려주는 것보다, 그때의 기억을 붙잡고 놓치 못하며 여러 버전의 '진심어린' 상상을 했던 부분이 안쓰러웠습니다. 학폭피해자이지만, 그 상황보다 스스로의 관성이 부끄러웠던 아이가, 그럼에도 눈 앞에서 벌어진 사고에 대한 스스로의 대처를 여전히 후회하며 괴로워하는 모습이 너무 안쓰러웠습니다. 여자는 진실을 알고자 하는 것으로, 동주는 후회로 괴로워하는 것으로 애도하는 모습. 과연, 그 이후 두사람은 모두 좀 더 편안해졌을까요?
@Henry 두 사람은 적어도 자신의 자리에서 꿋꿋이 살아가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동주가 그 날의 기억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다고 해도, 승규 엄마가 아들의 죽음에 대해 여전히 의문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그들은 이제 자신의 삶을 살아나가겠지요. 그러다 언젠가 동주도 미도파 찻집을 떠날 수 있는 날이 온다면 좋겠습니다.
다행입니다. 희망을 향하고 있다고 하시니 안도감이 듭니다. 모든 것에 해답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그 집착이라는 것이 뭔지 스스로를 괴롭히고, 타인을 옭아매게 됩니다. 그런 집착에서 놓여지는 관계를 기대하며 기대합니다. 좋은 작품 감사합니다.
학교폭력에 대해 아무래도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서 주로 접해서 그런지.. 그 상황에 대해 그저 방관자같은 시선으로만 접하고 보는 느낌이었는데, 작가님의 글을 통해서 더 가까히 와닿고 생각해보게 되었네요. 더욱 더 생각해볼수 잇는 시간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poco 학교 폭력은 자주 다뤄지는 것에 비해 아니, 오히려 너무 자주 다뤄지고 있기 때문에 익숙한 소재 정도로만 치부되는 것 같아요. 가까이 생각해보실 수 있게 되었다니 기쁩니다. 저도 그러려고 늘 노력하고 있어요.
@안보윤 도서관에 갔다 우연히 작가님의 소설집을 보고 대출해왔어요. <어떤 진심>, <완전한 사과>, <애도의 방식> 등 일곱 편이 실린 소설집이네요. 작가님의 세계를 더 알 수 있게 되어 기쁩니다 ㅎㅎ
밤은 내가 가질게상처 입은 이들의 시선으로 우리가 사는 세계의 가혹한 진실을 들여다보며 아픔을 어루만지고 회복의 길을 열어온 작가 안보윤의 세번째 소설집 『밤은 내가 가질게』가 출간되었다.
@bookulove 벌써 도서관에 들어가 있군요! <애도의 방식>과 연작 느낌의 소설들이 수록되어 있어 함께 읽어주시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이라는 마음으로 그 순간을 다시 상상하는 동주와 조각 조각으로 함박스테이크를 부수고 으깨는 승규 엄마가 인상적이였어요. 동주와 승규 엄마 양 쪽을 다 느껴볼수 있는 작품이라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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