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북클럽] 10.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읽고 사유해요

D-29
1-2 . 돈가스집 아들 재가 죽였다는 말이 있잕아 오해 받는 승규의 모습이 안타까웠습니다
인사가 너무 늦었습니다. ㅠㅠ 주말에 책까지 잘 받았고요. 다만 감기몸살에.. ㅠㅠ 며칠 동안 책도 태블릿도 두고 보기가 힘들었네요. 좋은 소설들로 이렇게 좋은 만남을 갖게 되어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delispace 이번 감기는 유난히 혹독하게 느껴지더라고요. 건강 잘 챙기시길, 따뜻한 겨울 보내시길 바랍니다.
1-1.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깊고 서늘한 분위기가 강해지는 느낌이 들어서 한 장소에서 쉬지 않고 끝까지 읽게 되었습니다. 다음 문장, 문단에는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기대하며 읽었던 작품입니다. 1-2. p.15 나는 내가 훔칠 수 있는 크고 작은 것들을 상상했다. 좋은 것과 쓸모 있는 것, 내 손으로 움켜쥘 수 있는 실재하는 것들을 떠올렸다. p.21 뺨을 맞는 일. 그게 특별히 부끄럽진 않았다. 뺨이 아니라도 나는 어디든 늘 맞았으니까. 내가 죽도록 부끄러웠던 건 나의 관성이었다. 앞? 뒤? 이죽거리며 승규가 물을 때마다 반사적으로 튀어나오는 나의 대답이었다. 정답이든 오답이든 상관없이, 오로지 뺨을 맞기 위해 발설되는 나의 대답이 죽을 만치 부끄러웠다. p.33 거듭되는 상상은 현실보다 혹독했다. 나는 수없이 승규를 붙들고 수없이 승규를 밀쳤다. 매 순간 나는 필사적이었다. 오롯이 진심이었다. 1-3.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에 대해 많이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또한 피해자가 자신의 피해를 숨겨야 하는 상황도 안타까웠습니다. 피해를 숨기는 것과 피해를 밝히는 것 모두 피해자에게 무거운 상처를 남기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것을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이 좋은 방법일지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1-4. 뭔가 하나로 딱 떨어지는 느낌이 아니라 반복해서 곱씹으며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었습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감정이었습니다. 앞으로의 작품도 기대하며 따라 읽겠습니다. 소설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양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소설과 미묘하게 연작의 위치에 있는 <완전한 사과>에서는 동주와 승규의 어린 시절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거기서 동주는 승규를 '딱 한 번만' 걷어차고 싶다고 상상합니다. 계속되는 괴롭힘에 다른 것보다 딱 한 번만 정강이를 걷어차주고 싶다고요. 그렇지만 동주의 엄마는 괴롭힘의 타겟이 다른 아이로 바뀔 때까지 얌전히 기다리라고 종용하지요. <애도의 방식>으로 넘어와서는 이런 엄마의 조언이 무의미했다는 것이 밝혀지지만요. 승규의 죽음 이후 오랫동안 괴롭힘을 당했다는 피해 사실이 동주가 가해자로 몰리는 이유가 된다는 것이, 피해 사실을 스스로 부정해야만 하는 상황이 오게 된다는 것이 쓰면서도 마음 아팠습니다. 함께 고민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문학상 수상작품집을 처음 읽게 되었는데요, 부끄럽지만 작가님을 비롯하여 수상하신 작가분들의 작품을 처음 읽어봅니다. 대상 수상을 축하드리고, 앞으로도 감동적인 소설 많이 남겨주세요~!
@ICE9 감사합니다. 이 책을 기회로 앞으로 계속 함께 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또 다른 소설로 자주 인사드릴게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 2. 수상작가 자선작 : 너머의 세계 ■■■■ 수상작품집을 읽다보면 각 작품마다 작가들의 다양한 문체와 분위기가 무척이나 매력적입니다. 그래서 한 권을 한 호흡에 바로 읽기보다는 잠시 시간을 두고, 그 작품만의 여운에 머물다가 다시 다른 작품을 읽으면 더 좋은 것 같아요. (물론 바로 다른 작품을 읽더라도 또 그 작품만의 이야기로 빠르게 몰입하게 되지만요.) 자기 소개 시간에 여러분이 소개해 주신 다른 수상작품집도 살펴 보았습니다. 저는 여러 수상작품집을 즐겨 읽는 편인데요, 몰랐던 작가와 작품들을 비교적 손쉽게 발견할 수 있는 좋은 통로가 되어주는 것 같습니다. 이번 수상작품집을 통해 여러분도 새롭게 접하게 된 작가들이 있으실텐데요, 이번에 <이효석문학상> 수상 작가 중 한 분이 여러분이 가장 좋아하는 작가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이번 수상작품집에는 대상 수상작가의 자선작도 한 편 있어요. 지금 읽으실 ‘너머의 세계’입니다. 읽고 이야기 나눠요!
2-1 안보윤 작가님의 '너머의 세계'는 근래 읽은 소설 중 가장 감정적으로 힘든 소설이었습니다. 이 내용을 딸들에게 토해내듯 말하면 "엄마 이미 말한 내용이야."라더군요...^^;; 왜 이렇게 화가날까라고 생각해보면 우리에게 누구나 익숙한 학교라는 공간에서 자행되는 폭력성에 우리가 너무 무감각하게 공범자로 지내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우려도 아주 컸어요. 얼마 전까지 교직에 몸담는 것이 최고의 직업처럼 대변되었는데 어느 순간 좀 인기가 사그라드는게 단지 출생률의 저하때문일까 싶더라구요. 연수의 학교동료들, 한모와 한모의 엄마, 그리고 학생들... 모두가 가해자고 공범자라는 생각이 드네요. 우리가 모두 다니는 학교를 이렇게 무관심하게 폭력이 자행되도록 내버려둔다면 학교는 점점더 나쁜 상황으로 퇴보될텐데 싶었구요. 요즘 우리나라의 공교육이 코로나시국에도 다른 나라보다 앞선 비대면 교육에 뿌듯해하곤 했지만 점점더 공교육이 예전같이 않게 아이들에게 동등한 교육의 기회를 제대로 제공하고 있나 걱정이 되는데 ... 이러한 폭력들을 내버려둔다면 과연 그 다음은 어떤 학교의 모습과 그곳에서 생활하고 나온 우리의 아이들은 어떤 모습일지 걱정되네요 ... 무인가게에서 일하는 연수... 교직으로 돌아갔지만 다시 한모와 한모의 어머니와 학교 동료들 사이에서 과연 얼마나 잘 살아나갈 수 있을지... 이대로 무너져가는 모습을 그대로 두는 것도 방관자가 아닌지... 여러 생각과 감정들이 휘몰아치게 하는 작품이었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2-1. 이 단편을 어떻게 읽으셨나요? 인상 깊었던 지점 등을 적어주세요.
한동안 이슈였던 교권. 교권이라... 지금까지 인권을 침해당한 교사가 많을까 학생이 많을까? 한모의 편을 드는 것을 아니다. 한모의 잘못은 어른들의 잘못이다. 부모의 잘못이며, 사회의 잘못이다.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사람을 사람으로 대하는 것을 가르치지 않는 서글픈 현실에 마음이 무거웠다.
@sun너구리 <너머의 세계>는 올해 5월에 현대문학에 발표했었던 소설인데요. 이후 여러 사건들이 터지면서 더욱 혼란스러운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이슈화되었던 것에 비해 해결된 것이 없어 더욱 안타깝지요. 많은 분들이 여전히 노력 중에 계시지만요. sun너구리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사람을 사람으로 대하는 것, 그 기본이 지켜지는 것만으로도 세상의 많은 부분이 바뀔 텐데요.
2-1. 「너머의 세계」는 「애도의 방식」과는 다른 결로 숨이 막히는 듯한 단편이었습니다. 전혀 관련이 없다고 생각했던 ‘안쪽과 바깥쪽, 앞문과 뒷문’을 ‘훈육과 학대’와 나란히 열거하며 ‘손쉽게 구분되는 것 같지만 기준점이 조금만 바뀌어도 완전히 달라지게 된다’고 말하는 부분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사례금, 위로금, 피해 보상금 등의 ‘돈이라는 대가’에 관해서도 생각해 보았습니다. 머리채를 잡힌 교사에게 지불되는 위로금의 액수는 50만 원인데요, 액수가 크고 적고에 상관없이 과연 ‘연수의 상처받은 마음’이 돈으로 ‘위로’ 받을 수 있을까요? 흔히 돈은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다고들 하지만, 돈으로도 돌이킬 수 없는 것들은 많이 있으니까요. 한모가 과연 ‘미숙’한 아이라서 ‘장난’을 치고 있는 것인지에 관해서도 생각해 봅니다. 태연한 얼굴로 자신의 어머니가 소란을 피우는 것을 보고 있는 한모의 모습은 소시오패스를 떠올리게 합니다. 자신의 아이의 말만 믿고 무작정 학교에 와서 선생님의 머리채를 잡고 큰 소리를 치는 한모의 엄마도 한모와 똑 닮아 있습니다. 양육과 교육에는 분명히 차이가 있는데 한모의 ‘미숙함’으로 포장된 무례와 예의 없음에는 가정의 책임이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불쾌감’과 ‘모멸감’ 사이 연수는 얼마나 큰 자괴감을 느꼈을까요. 연수가 ‘너머의 세계’에 있기로 한 선택에 대해 부끄럽지 않은 이유는 그것이 그가 감당할 수 있는 선택이어서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무엇을 가늠해 보거나 의심할 필요 없이 정해진 만큼만 일하고 정해진 만큼의 급여를 받으며’ 감당할 수 있는 만큼의 책임만 지는 것. 그것이 살기 위해 연수가 선택한 길인 것 같아 슬퍼집니다.
한개의 작품으로는 작가의 맛을 보긴 어려웠을까? 자선작? 이라는 용어를 처음 접하긴 했는데, 찾아보니 자기가 뽑은 작품이라고도 하고 수상작으로만 책 한 권을 내기 어려울 때의 이유로 작가가 선정한 작품을 함께 엮는 것이라고 하는데 맞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대상 작가의 다른 작품을 단편이나마 또 볼 수 있었던건 좋았던거 같다. 이 작품 또한 학교에 관련된 이야기이다. 학교선생님과 어느 학생에 대한 이야기. 화를 내지 않는? 낼 수 없는? 선생과 폭력이 없는 폭력을 휘두르는 학생, 자신의 자식만을 귀하게 여기는 학부모의 무식함, 그 걸 보는 주변의 잘못된 시선들, 이전 작품에서도 그랬지만 가해자와 피해자가 있지만 그피해자는 가해자로 둔갑이 되고 가해자는 피해자가 되는 이런 무질서함. 선생님이라는 권위가 사라진 지금의 사회적 행태들. 그 모든것이 작품을 보는 내내 답답하고 개탄스러웠다. 이것이 사회이다. 주인공 연수는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일에 결국은 아무일 없음으로 결론 날것을 안다는 것에 더 우리의 마음을 답답하고 화나게 하는 듯하다. 어떻게 해야 하는것일까? 이렇게 방치하면서 세월이 흘러가면 다 해결이 되는 것일까? 좋은 해법이 꼭 나왔으면 한다. 참고로 안보윤 작가님은 '소란' 이라는 키워드를 잘 쓰시는 듯 해 보인다.
공감이 많이 가는 단편이었어요. 한모 같은 학생이 있으면 미리 알고 대처해야 할 방법을 생각하고 임해야해요. 한모는 행동이 그렇더라도 어머니의 행동이 예의 있었다면 참 좋았을텐데요. 여러번 학교에 왔다면 자식의 행동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안타깝습니다. 연수씨는 어쨌든 이 소란스러운 사회를 살아가야하는데 조금은 불합리한 것에 목소리를 낼 용기가 필요해보여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연수씨와 함께 살아가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게 맞지만 연수씨의 주변 환경은 그렇지 못한 사람이 너무 많으니까요.
2-1 <애도의 방식>에 이어 읽은 <너머의 세계>는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읽었습니다. <애도의 방식>이 좋았던 만큼 기대하는 마음과 혹여 기대가 채워지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저 혼자만의 걱정 아닌 걱정을 했는데 이번에도 순식간에 인물의 마음과 서사에 몰입했고 다 읽고 나서 참담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었고, 이런 작품을 쓴 안보윤 작가님에게는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지난번에는 학교폭력을, 이번에는 교권 추락을 주제로 썼는데 둘 다 학교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인데 특별히 관심을 가지고 계신 이유가 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학폭에 관한 서사는 꽤 나와 있으나 교사의 이야기는 많이 보지 못한 것 같은데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 봤던 작품 하나가 떠오르네요. ) 아주 작은 장난에서부터 시작되어 한 사람을 수렁에 밀어뜨려버린 이야기, 그러고도 끝나지 않은 이야기, 그 일을 잘 안다고 생각하는 주변인들의 시선과 그것들이 야기하는 또 다른 폭력의 이야기, 가해자인 한모도 한모의 어머니도 그들의 인생 앞날을 생각해 보면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 이야기(이미 이야기 속에서 한모가 어떻게 변모하였는지 보면 알 수 있다.), 사람들의 딱 한 마디로 직장을 그만둘 수밖에 없는 이야기(1반 담임이 반찬 가게에서 와서 한 말과 같은), 아이들의 잘못된 행동을 단선적으로만 해석할 수 없어 지켜보거나 회피했던 일이 또다시 자기를 공격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람의 이야기, 정말 꼼짝달싹할 수 없이 구석에 몰아넣어진 인물을 이렇게 서늘하고 참담하고 입체적으로 그려낼 수 있다니 놀라웠습니다. 이 이야기는 교사의 이야기이지만 세상을 살면서 수많은 모멸감을 겪으며 좌충우돌하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라서 더 서늘하고 참담했습니다. 다 읽고 나서도 오래도록 모든 걸 버리고 너머의 세계로 갈 수밖에 없는 인물 때문에 움직일 수 없었습니다. 너무 좋은 소설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연수가 너무 많은 상처를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인 것 같아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선생님이 되기 이전에도 이미 많은 폭력을 경험했을거고 학교와 학교밖 무인상점의 세계에서도 많은 상처를 받고 살아가고 있더군요. <너머의 세계> 마지막 장을 읽고 생각했습니다. 연수가 머물기로 한 '너머의 세계'는 과연 덜 어두울까,그곳에서 어깨와 발등으로 쏟아지는 말들은 연수에게 어떤 무게로 떨어질까, 하고요. 학교 너머의 세계로 나왔지만 그곳 역시 연수에게 '꺼져요'라는 말과 '부끄러운 줄 아세요'라는 말을 내던졌습니다. 연수는 어디로 꺼져야 하며 무엇을 부끄러워 해야 하는 걸까요. 왜 세상에는 이토록 다양한 방식의 상상하지도 못할 폭력이 존재하는 걸까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누군가가 너머의 세계로 건너왔을 때 나는 위로하는 사람일지, 외면하는 사람일지 혹은 비난하며 또다른 폭력을 행사하는 사람일지... 위로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이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더 많이 알고 이해하고 있어야 할텐데 이를 생각하니 역시 또 마음이 무거워지네요.
이 단편은 감정적으로 너무 읽기 힘드네요. 집단에서 약자로 인식되었을 때 그 약자에게 쏟아지는 각기 다른 폭력들.. 마음이 무겁습니다
무거운 주제의 소설입니다. 교권과 학생지도의 문제부터, 사회의 안전망이 부재한 현실을 실감나게 잘 보여주는 작품인 것 같습니다. 안정적이고 부러움을 사기도 하는 교사/학교의 세계(안쪽)와 무인 점포 청소로 대표되는 비정규직의 세계(바깥쪽)가 대비됩니다. 경제적으로 보다 안정적인 직장이지만 한 구성원으로서 인정받고 지지받지 못하고 심지어 보호받지 못하는 곳과 결코 안정적이지 못하고 경제적으로도 힘겨운 직장이기에 최소한의 삶을 유지하며 살아야 하는 곳이 실감나게 그려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작은 현판이 붙은 교실만 떠올리면 구토와 어지럼증'이 솟아나고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장소보다는 익명성이 다소 보장되는 무인 점포가 더 마음이라도 편할 것인가 하는 생각을 저울질해봅니다. 교실이든 점포든 앞문과 뒷문이 대비되는 것에도 주목하게 됩니다. 기능은 동일하지만 규범에 따라 다르게 사용되는 문의 존재도 눈에 띄구요. 연수가 학교에서 겪는 일들은 소설 속의 상상이지만, 너무나 많이 듣는 사례로 여겨집니다. 연수가 경험하는 학교 현장은 시스템과 규율만 있지, 구성원들(교사와 학생들)에 대한 보호와 감정의 돌봄 같은 과정이 부재하고 상처를 주고 받기만 하게 되는 답답한 교육 현장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듯합니다. 모든 교육 현장이 이렇지는 않겠지만요. 어디서나 발생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학생들은 부모의 아바타이자 소유물이 되어 가정에서도 하나의 인격으로 성장하지 못하는 현실도 짐작해볼 수 있었습니다. 읽고 나니 누군가에겐 '그 당연한고 단순한 일상'이 연수에게는 그토록 힘겹고 멀게만 느껴졌으리라 생각하니, 실제 현장에서 많은 교사들이 느낄 법한 절망감이 전해지는 듯 했습니다. 학교가 보호하고 지지해주지 못하는 교사들, 학부모와 학생들로부터 조롱과 협박으로 궁지에 놀리는 교사들도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생각해봅니다. 또한 학교든 학교 밖의 세계, 너머의 세계든 우리의 삶이 얼마나 취약해져 있는지 다시금 느끼게 해준 작품입니다. 독자에 따라 이야기거리, 생각거리가 많은 주제라고 생각합니다.
학교라는 공간이 사제간에도 동료간에도 어떤 관계에도 응원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한번도 상상해 본 적 없는 이야기라서 굉장히 놀라웠습니다. 어떤 노력이나 선택도 연수씨의 평안에 도움이 되지 않아 결국 너머의 세계에 있기로 했다는 것이 슬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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