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저출산 정책과 관련된 기사를 찾아보니 출산 및 양육에 관한 지원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실제로 젊은 부부가 우려하는 것은 가사 노동과 양육에 드는 지출에 대한 부담일텐데, 이를 지원하는 방향이 아닌 직접적 관련이 낮은 사업들이 저출산 예산에 포함되었다고 합니다.
- 황지윤, "‘저출산’ 예산 50조원 넘었는데, 출산·양육 예산 비중은 주는 아이러니", <조선일보>, 2023.07.29.
https://www.chosun.com/economy/economy_general/2023/07/29/OXM5KBYUBJFTZCCPBPTJ56JISM/
- 이관후, "저출생 막을 생각 없는 ‘저출산 정책’…가사노동 해결하라", <한겨레21>, 2023.10.12.
https://h21.hani.co.kr/arti/politics/politics/54505.html
또한 곽윤철(2017)은 우리나라의 저출산 정책에 대해 "출산율 하락의 현상적인 문제해결 위주의 미시적이고 단기 적인 정책이나 대책만으로 구성되어 장기간에 걸친 사회구 조적 변화에 기인한 저출산 문제의 경향을 얼마나 변화시킬 수 있을지 정책의 실효성에 대한 근본적 의문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고 지적합니다.
- 곽윤철, 「경제적 요인이 가구형성에 미치는 영향 : 상대임금과 주거비 부담을 중심으로」, 국내박사학위논문, 서울대학교 대학원, 2017.
https://s-space.snu.ac.kr/bitstream/10371/136695/1/000000146155.pdf
경희대학교 세계와 시민 '아고라'조 『나의 직업 우리의 미래』 독서모임
D-29
임지호
임지호
(2)
한국경제연구원의 「소득분위별 출산율 변화 분석과 정책적 함의」라는 자료를 보면, 2010년부터 2019년 사이의 출산율이 저소득층에서 가장 낮았고 하락폭도 가장 컸다고 합니다.
- 유진성, 「소득분위별 출산율 변화 분석과 정책적 함의」, <한국경제연구원>, 2022.05.11.
http://www.keri.org/web/www/research_0201?p_p_id=EXT_BBS&p_p_lifecycle=0&p_p_state=normal&p_p_mode=view&_EXT_BBS_struts_action=%2Fext%2Fbbs%2Fview_message&_EXT_BBS_messageId=356372
이를 바탕으로 볼 때, 결국 계층 문제로 다시 돌아오는 것 같습니다. 『세습 자본주의 세대』의 저자는 노동으로 모은 종잣돈 만으로는 계층 이동에 성공할 수 없는 현실을 '세습 자본주의 시대'로 명명합니다. 그중에서도 '주거 사다리'가 무너진 상황을 주요 원인으로 지적하는데, 2021년 기준 서울의 평균 아파트 가격은 12억 1,639만 원이라고 합니다.
또한 출산율이 높아지려면 먼저 결혼해야 할 텐데, 2021년 기준으로 30대 남성 미혼자는 전체 30대 남성의 50.8퍼센트, 30대 여성 미혼자는 전제 30대 여성의 33.6퍼센트로 각각 2015년과 비교해 6.6, 5.5퍼센트포인트 늘어났다고 합니다. 30대 남성의 절반, 여성의 3분의 1이 미혼자인 것이죠. <동아일보>에서 같은 해에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30대 미혼 남성의 절반이 '결혼 계획이 없는 이유'로 "집값이 너무 올라서"라고 답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신혼집은 남자가 마련해야 한다'는 인식 탓일 겁니다. 반면 취업자 수는 남녀 모두에서 감소했습니다.
앞서 제시한 문제점과 연결 지어 생각해 보면, 결국 주거의 문제가 해결되어야 결혼이 활발해지고, 이것이 출산율 증가로 이어지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저출산 정책으로 주거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느냐가 과제로 남을 텐데, 일단 생각나는 것은 교육비 지출 감축입니다. 신혼부부가 수도권을 선호하는 이유는 직장과 거주지 문제도 있겠지만, 자녀 교육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가계지출에서 교육비 차지하는 비율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고 합니다. 월세 혹은 대출을 통한 전세 및 매매가 보편적인 주거형태일 텐데, 대출을 받는 것 역시 매달 이자가 나가므로 월세와 다를 바가 없다고 친다면 교육비 문제만 해결이 되어도 주거에 보탤 수 있는 경제적 여건이 마련될 수 있을 것입니다.
- 이호준, "식비·주거비보다 더 든다…가계 짓누르는 ‘사교육비’", <경향신문>, 2023.06.25.
https://m.khan.co.kr/economy/economy-general/article/202306252142035#c2b
- 한병규, "가계 교육비 지출 11분기 연속 증가", <한국교육신문>, 2023.11.28.
https://www.hangyo.com/news/article.html?no=100500
끝으로 같은 책에 인용된 프랑스의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의 말을 옮깁니다. 우리가 이런 문제에 관해 이야기해야 할 이유를 대신 말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라 인상 깊었습니다.
"우리는 결정된 채로 태어나지만, 자유로운 상태로 생을 마칠 수 있는 작은 기회를 갖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는 사유하지 않는 상태로 태어나지만, 주체가 될 수 있는 아주 작은 기회를 갖고 있습니다."(5쪽)
세습 자본주의 세대 - 88만원 세대는 어쩌다 영끌 세대가 되었는가?80년대생들이 경험한 한국 자본주의의 축복과 고통. 1980년대생들이 경험한 한국 자본주의의 축복과 고통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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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로 지정된 대화
손승열
위에서 김서연 님께서 문제를 전달했듯이 저도 그러한 문제에 대하여 공감하고 걱정하고 있습니다.
저출산과 관련된 문제들은 단기적으로는 정부와 사회가 적극적으로 대응하여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는 문제들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출산율의 증가를 촉진하고 지속가능한 정책을 통해 인구구조의 변화에 대비하는 방향으로 대처해야하는 어려움이 있을 것 입니다.
앞에서 김서현 님께서는 정책의 방향에 대하여 질문을 던지셨다면, 저는 변화적인 측면에서 질문을 던지고 싶습니다.
1)출산율 감소로 학생 수가 감소하면서 교육체계와 노동시장의 변화가 생길텐데, 어떤 변화가 있을 것이고 이에 맞는 대처 방법이 무엇인지 이야기해보고 싶습니다.
2)노동시장에서는 인력 수급에 점점 어려움을 겪기 시작할텐데, 노동시장에서 젊은 부부나 젊은 청년들에게 어떠한 지원이 이루어저야 할 것 인가에 대하여 이야기 해보고 싶습니다.
임지호
2)
한국경제인협회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대학생 취업 체감도가 '작년보다 어렵다'는 의견이 증가했습니다. 한국경제인협회의 다른 조사에 따르면 올해 대학 졸업생의 예상 취업률은 49.7%에 그쳤습니다. 또한 대학생들은 취업 준비 과정의 어려움으로 (1) 경력직 선호 등에 따른 채용 기회 감소(26.3%) (2) 원하는 근로조건에 맞는 좋은 일자리 부족(22.6%) (3) 실무 경험 기회 확보 어려움(17.2%) 등을 꼽았다고 합니다.
- 이수기, "조기퇴직·이직 열풍 잦아들고, 이젠 ‘리텐션’이 대세", <중앙일보>, 2023.12.05.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12329
뿐만 아니라 퇴사하고 재취업을 준비하는, 이른바 이직 준비생들도 일자리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쉬었음 청년 실태조사 주요 결과'를 발표했는데, '쉬었음'은 취업자·실업자가 아닌 비경제활동인구 중 중대한 질병이나 장애는 없지만 쉬고 있는 이들을 뜻합니다. 이 중 과반인 57%가 이직을 위해서 쉬었다고 밝혔습니다.
정부는 이에 따라 경력 개발을 위한 긍정적 '쉬었음'보다는 직장 내 갈등에 따른 퇴사자나 퇴사 이후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하는 '쉬었음' 청년을 상대로 정책 지원을 할 계획이라고 하는데, 저도 여기에 동의합니다. 우리 사회에는 실패를 위한 안전장치가 필요합니다.
- "‘그냥 쉰 청년’ 57%는 사실 “이직 준비 중”", <해럴드경제>, 2023.11.15.
https://news.heraldcorp.com/view.php?ud=20231115000046
안영민
1)
학령 인구 감소에 따라 기반이 부실한 대학부터 문 닫는 현상이 일어날 것이고 이미 시작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따라 산업 발전을 이끌 생산성이 충만한 청년들이 받을 수 있는 고등교육의 경쟁력이 감퇴하겠습니다. 디지털 교육의 보편화와 학령 인구 감소에 대학의 존립 여부를 위협받는 상황에서 대학들 의 생존 전력 중 하나는 '평생교육'이 될 수 있습니다.
이지희, "문 닫는 대학 더 늘어난다…대안으로 떠오른 ‘평생교육’ 전환", <UNN>, 2022.10.14.
https://news.unn.net/news/articleView.html?idxno=535320
화제로 지정된 대화
임지호
한 주 조금 넘게 진행된 모임을 이제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그동안 많은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믐에서 건전하고 이성적인 토론이 가능함을 직접 경험하고, 대안적 토론 공 간으로써 그믐의 의의를 재확인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끝으로 그믐에서 첫 모임을 가졌던 저희의 소감을 남깁니다. 앞으로도 건전한 온라인 소통 문화가 그믐에서 계속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임지호
노트북을 켠다. 화면 한쪽에는 그믐, 다른 한쪽에는 신문 기사를 띄운다. 책상에는 노트와 책을 펼쳐 쓸만한 말을 찾아 적는다. 지난 한 주간 하루 일과에서 중요한 루틴이었다. 한 기사(이하경, “나시레마족 주술을 거부하는 서울대발 교육개혁”, <중앙일보>, 2023.11.27.)에서 창조형 교육에 관해 읽었다. ‘정답 없는 과제’를 통해 학생들의 창의성을 기르는 교육으로, 서울대에서 시범 적용 중이라 한다. 우리가 지난 일주일간 나눈 대화는 정답 없는 열린 문제에 관한 토론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가운데 나오는 다양한 이야기를 보면서, 기사에서 언급하듯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하는 태도를 갖게 되었다. 더불어 한 문제에 관해 여러 텍스트를 연결지어 생각하는, 일종의 창의력이 커진 것 같다. 우리도 모르게 창조형 교육을 ‘자기주도학습’하고 있었던 셈이다. 책을 중심으로 정답 없는 문제를 논의하는 것의 의의를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앞으로 이런 문제의식을 느끼는 사람들은 교육계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더욱 많아질 것이다. 우리의 시도가 더 나은 사회의 한 단면을 미리 보여주는 그림이 되길 바라며.
김서연
사이트 ‘그믐’의 특성상 자신의 글을 등록한 후에는 삭제를 할 수 없고
29분이 지난 후에는 수정도 할 수 없었기에 보다 신중하고 논리성에 입각하여
글을 쓰려 노력했던 것 같다. 또한 어떤 조원은 ‘그믐’의 ‘책 꽂기’ 기능을
활용하여 자신의 의견과 관련된 도서를 여러 권 추천해주었는데,
독서 토론이 또다른 독서로 이어지는 현장이었다. 직접 독서 토론 플랫폼에서
사회적 이슈와 관련된 토론을 진행해보니 시쳇말로 ‘뇌피셜’에 입각한 주장이
아닌 정확한 통계 및 기사문을 참조하여 내 주장을 펼칠 수 있었다.
이 점이 온라인 커뮤니티와 댓글창에서 일어나는 댓글 분쟁과 대비되는 점이며,
책이라는 기준점을 두고 사회적 이슈에 대해 논의하니 보다 건전하고 이성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졌다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세계와 시민 프로젝트
활동의 일환으로 시작한 독서 토론이었으나, 논리적인 언어로 이루어진
타인의 의견을 읽고 자료 조사를 하며 내 의견을 펼쳐나가다 보니
흥미를 느꼈을 뿐더러 우리나라 사회 속 문제점들의 인과관계를
이전보다 명확히 파악하게 된 것 같아 얻어가는 것이 많은 활동이었다.
김찬우
부끄럽게도 이 주제를 선택하기 전까지만해도 sns,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이루어지는 불건전한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큰 문제 의식을 느끼지 못했다. 물론 건전하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지만 별 생각 없이 지나쳤던 것 같다. 하지만 활동을 진행하면서 내가 별 생각 없이 지나쳤던 대화들이 얼마나 비합리적이고 부적절한 대화였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앞선 문제의 대안적 공간으로서 온라인 독서 플랫폼을 생각해냈을 때, 처음에는 확신이 없었다. 말로만 들으면 좋은 것 같으면서도 실제로 온라인 독서 플랫폼을 이용해본 경험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려했던 것과 달리, 실제로 해보면서 확신이 생기기 시작했다. 책을 기준으로 사람들과 의견 공유를 하면서 내가 몰랐던 부분도 많이 알아가고 한 쟁점에 대해 편협한 시각으로 바라보던 것에서 벗어나 확대된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 이는 감정적으로 댓글을 쓰는 분위기가 아닌 오히려 차분해지고 타인의 의견을 존중할 수 있는 분위기였다. 세계와 시민의 프로젝트로 진행한것이지만, 거기서 멈추지 않고 이후에도 다양한 책을 읽고 의견을 공유하고싶다고 생각했다. 사실 평소에 책을 많이 읽지 않는데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책의 즐거움을 느꼈고 온라인 독서 플랫폼의 가치 또한 몸소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안영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이루어지는 막장 커뮤니케이션은 컴퓨터 너머에 있는 상대방을 경계하게 만들었고, 그렇게 나는 거대 시스템부터 내 삶 앞에 놓인 사소한 갈등에까지 냉소주의에 빠져들었다. 독서를 매개체로한 사회 문제 토론에 대해 처음엔 인스턴트식 댓글 문화가 주는 쾌락에 비해 소요되는 시간 비용을 따져보았을 때 실효성 없는 대책이 되지 않을까 의구심이 들었다. 하지만 직접 체험해 보니 냉소주의의 무책임함으로 몰랐던 내 삶 가까이 위치한 갈등에 대해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들어볼 수 있었고, 이에 대한 나의 입장을 사려 깊게 정리하기 위해 더 넓은 세상의 유사한 사례와 목소리들을 찾아보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다양한 의견들을 존중하는 태도와 그 속에서 나의 의견을 표출하는 공동체적 말하기 능력을 단련한 느낌이 들었다. 이 활동을 직접 경험하며 독서를 매개체로한 온라인 토론 공간이 충분히 온라인 공간이 가져다주는 이점을 살리면서도 그 이면에 존재하는 존중 없는 무질서를 해결할 대안 공간으로서 디지털 냉소주의를 녹여줄 역할을 수행하리라 믿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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