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학교 세계와 시민 '아고라'조 『나의 직업 우리의 미래』 독서모임

D-29
화제로 지정된 대화
책에서 소개되었듯이,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 가운데 비정규직의 비율, 소득 불평등, 저임금 노동자 비율이모두 상위권에 드는 상황입니다. 저는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이유 중 하나가 우리나라의 ‘비정규직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많은 유럽의 국가들은 비정규직을 ‘직업 탐색’, ‘직업 경험’으로 인식하는 반면에 우리나라는 비정규직을 ‘정규직이 되지 못한 경쟁력 없는 노동자’로 바라보는 인식이 만연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낙인효과로 작용하여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계속해서 비정규직 노동시장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여기서 든 생각은 우리나라 또한 서구의 인식을 채택해야한다고 생각하는데 이게 현실적으로 가능한가에 대한 의문이 떠올랐습니다. 거대한 문화적-제도적 개혁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이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무조건적으로 서구의 인식이 맞는 것일까?에 관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층노동시장론] https://m.blog.naver.com/hyosleegiu/220992205923 저는 이 두 시선에 관한 여러분의 생각을 묻고 싶고 1) 우리 사회는 비정규직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이끌어낸다면 우리 사회는 비정규직에 관한 어떠한 인식이 필요할지, 2) 인식이 바뀐다고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양극화 해소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에 관한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1&2) 비정규직을 바라보는 낙인효과에 대해 검색해보니 주로 노동자들의 파업 현장에서 임금 격차나 담당 업무를 바라보는 시선에서 차별이 지속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커다란 벽이 존재한다는 주장과 함께 '낙인효과'가 등장했습니다. 민주유플러스노동조합 노상규 위원장은 연대발언에서 통신망관리 유지보수의 필수적인 업무를 담당함에도 외주업체를 비정규직으로 구조조정한 부당 대우를 지적하였고, 강원도의 한 초등학교에서 일하는 돌봄전담사 송인경씨는 급식 조리나 돌봄 등, 교육 복지의 최전선에서 일하고 있음에도 '여자들의 일'이라는 편견 탓에 그저 '밥 하는 아줌마'로 낮춰보고 합당한 임금도 받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기업 내부의 여러 업무에 근무하는 비정규직 및 정규직에 대해 너나 할 것 없고, 중요도의 높낮이를 따질 필요없이 모두가 기업을 이끌어나가는 각각의 전문가로 인식할 필요성과 상호 존중의 태도가 필요하며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기업의 선순환을 위해 근속기간을 보장하거나 해당 기간에 대한 보상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예리, "LGU+ 19년 만의 파업 “비정규직 출신 낙인 해소하라”", <미디어오늘>, 2019.10.28. https://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3272 김민제, "학교 여성 비정규직 “‘밥 하는 아줌마’ 낙인…합당한 임금 달라", <한겨레>, 2023.03.08. https://www.hani.co.kr/arti/society/schooling/1082740.html
(1&2) 저는 비정규직에 대한 인식 전환과 관련한 내용을 논의하기에 앞서, 제가 생각하는 우리나라 비정규직 비율이 높은 이유와 이것이 왜 문제시되는 지 짚고 넘어가고 싶습니다. 저는 우리나라 비정규직 비율이 높은 이유가 '기업의 이윤 추구'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찬우 님이 말씀해주신 비정규직에 대한 낮은 인식 때문에 비정규직 노동자가 비정규직 노동 시장이라는 쳇바퀴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의견에 동의합니다. 다만 이것이 우리나라 높은 비정규직 비율의 주된 원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기업이 과도하게 이윤을 추구하다 보니 기업 입장에서는 낮은 임금을 줘도 된다고 판단하는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지 않는 것입니다. 높은 비정규직 비율이 우리나라에서 문제시되는 이유는 임금 격차의 심화 때문이고, 임금 격차로 인해 사회의 양극화가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여기서 필요시되는 해결책은 단순히 비정규직의 비율을 줄이기 위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이 아닌, 비정규직과 정규직 간의 임금 격차를 줄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코로나19 이후 전반적인 임금 상승 속에 정규직 노동자 임금은 유달리 더 올랐습니다. 지난해 임금 상위 20%(5분위)의 임금총액은 한해 전보다 8.3% 늘어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습니다. 이처럼 코로나19 회복 과정에서 정규직·고임금 노동자의 임금이 많이 늘어날 동안 비정규직·저임금 노동자의 임금 인상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여 임금 격차가 더 벌어졌다고 합니다. 다시 김찬우 님의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면 저는 인식이 바뀐다고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양극화 해소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높은 비정규직 비율,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양극화 해소에 필요한 것은 비정규직에 대한 인식 개선이 아닌 노동자를 보호하는 노동정책 개선 및 정규직 임금 상승률에 견줄 수 있는 비정규직 임금 인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방준호, "정규직-비정규직 임금 격차, 4년 만에 다시 커졌다", <한겨레>, 2023.05.23. https://www.hani.co.kr/arti/society/labor/1092991.html 방준호, "비정규직이 사회 양극화 원인…51%가 “임금 격차 해소해야”, <한겨레>, 2023.04.11. https://www.hani.co.kr/arti/society/labor/1087443.html
(1) 제 생각에 비정규직에 관한 인식을 전환하기 위해서는 먼저 기회의 평등과 최소 수준에 대한 합의가 선행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유럽 국가들이 비정규직을 '직업 탐색'으로 바라볼 수 있는 것은 사회적으로 이 두 가지가 보장되기 때문일 것입니다. 일단 부자든 가난하든 평등한 교육 기회가 주어지고, 실직과 같은 노동시장의 변화를 겪어도 일종의 '패자부활전'을 할 기회가 있으니까요. 또한 대기업 중심으로 기업이 정규직 인건비 증가에 대응하여 하청 문화를 만들면서 되려 고용의 양과 질이 곤두박질치는, 일종의 '자충수'를 둔 것도 비정규직에 관한 안 좋은 인식을 만들어 낸 원인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자신들의 자리를 지켜낸 정규직 노조가 지속 가능한 지위 유지를 위해 나날이 늘어가는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해 눈 감았던 역사도 포함해서 말이죠. (이 내용은 위의 책 『세습 중산층 사회』의 6장 '세습 중산층의 기원'과 에필로그'의 내용을 바탕으로 제 생각을 정리한 것입니다) (2) 높은 연봉의 안정적인 일자리를 누가 마다할까요. 하지만 개인의 선택이 그렇게 강요된 것은 구조적 문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비정규직과 정규직 양극화는 시스템의 문제로 볼 수 있겠습니다. 시스템의 변화가 선행된다면 인식도 변화할 것이고, 나아가 양극화를 조금씩 줄여나갈 수 있지 않을까 감히 짐작해 봅니다.
세습 중산층 사회 - 90년대생이 경험하는 불평등은 어떻게 다른가날카롭고 신선한 시각으로 20대의 불평등 문제를 심도 있게 꿰뚫는 책이다. 취업시장을 중심으로 불평등의 본질에 성큼 다가선다.
김찬우님의 비정규직 인식 문제에 대해 1) 우리나라의 비정규직 인식에 서구의 인식을 대입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의 비정규직 일자리 비율은 서구에 비해 매우 높은 편이기에 이건 생존의 문제이며 여기서 더 일해도 그만 아니어도 그만의 문제와 다른 성격인 듯 합니다. 2007년 시행된 비정규직 보호법 중 기간제법이 기간제근로자 사용기한을 2년으로 제한해 정규직 전환율을 높이고자 했지만, 오히려 2022년 정규직 전환 비율은 6.3%에 그칠 정도로 2년마다 새로운 직원을 뽑는 쪽으로 기업이 운영되었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자는 한 사업장에서 근무를 지속하지 못하고 정규직 전환하지 않을 경우의 보상이 존재하지 않는 불안감에 시달려야 합니다. 곽래건, "외국인 근로자는 10년까지 근무… 국내 비정규직 2년 족쇄는 여전", 2023.07.06. https://www.chosun.com/national/labor/2023/07/06/JAFC6BVVKRCXNAJ4S5EU7VNFAU/
김찬우님의 비정규직 인식 문제에 대해 2) 인식이 바뀐다고 정규직과 정규직의 양극화 해소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에 관한 질문에 대하여… 저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양극화의 원인이 인식이라고 생각하여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 사회는 비정규직을 낮춰보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시선이 임금 격차, 업무의 차별로 이어졌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1. 근로자의 권리 보장 - 비정규직자도 근로자로 안정된 근로 환경과 적절한 근로 조건을 즐기게 함 2. 노동시장의 고용 형태 다양성 인정 - 노동시장에서 다양한 고용 형태가 존재한다는 인식이 필요 3. 노동시장의 불평등 해소 - 비정규직과 정규직 간의 임금격차 및 근로 조건의 불평등 문제에 대한 인식 등을 통하여 문제를 해결해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굳이 서구적인 인식이 아니라 우리나라에 맞는 바람직한 형태의 인식으로 전환이 필요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런 인식을 끌어내기 위한 방안이 저는 막상 떠오르지 않았습니다…혹시 다른 분들은 이에 대하여 다른 의견이나 방안이 있으신지 여쭙고 싶습니다
서구적인 인식이 아닌 우리나라 사회에 맞는 형태의 인식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동의합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4장 <양극화와 임박한 파국>에서는 우리나라의 낮은 출산율로 인한 단기 파국과 장기 파국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1990~2000년 사이에 갑작스럽게 출생자 수가 늘어난 세대를 '낙타 혹 세대'라고 하는데, 이 낙타 혹 세대가 노동 시장으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노동 시장에 수용되지 못함으로 인해 출산이 늦춰지고 그로 인해 단기 파국이 장기 파국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꽤나 인상깊었습니다. (78~79쪽) 이 대목을 읽으면서 우리나라의 주된 사회 문제인 취업률 문제와 출산율 문제는 결국 서로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있는 문제임을 다시 한 번 느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이처럼 낮은 출산율의 원인은 우리나라 사회가 아이를 낳기를 결정하고, 낳는 주체인 청년들의 삶이 충분히 보장되는 사회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낮은 출산율에 대응하는 정부의 정책들은 근본적인 원인과는 다소 거리가 먼 정책이 대다수라고 생각합니다. 출산에 대한 혜택 제공이라던지, 출산 아동 수당 지원 등 청년들은 "내 코가 석자"라며 출산할 계획이 없는데 정부는 청년들의 출산을 전제로 한 정책들을 내걸고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상황에서 1) 현 대한민국 저출산 정책의 문제점은 무엇인지 (저와 다른 다양한 견해, 의견이 궁금합니다.) 2) 여러분이 생각하는 올바른 저출산 정책의 방향성이 무엇인지 에 대해 이야기해보면 좋겠습니다.
1&2) 출산 강요 정책의 비극을 먼저 알아보는 것도 의미 있을 것 같아요. 루마니아의 독재자 니콜라에 차우셰스쿠는 1967년 노동력 부족을 메꾸고 생산성을 향상시키고자 낙태를 불법화시키고 피임약의 제조, 수입을 금지시키고 아기가 없는 부부에게 강력한 세금을 물리는 등 강력한 출산 의무화 정책을 펼쳤습니다. 감시망을 피해 비밀 임신중절 수술을 받거나 수술비용 부담에 자가수술을 시도하다 사망자가 발생하였고 차우셰스쿠 정권 전복 이후에도 낙태가 자유화되자 산부인과에 의료장비와 약품이 부족한 현상조차 일어났다고 합니다. 또한 10년 사이에 신생아 출산이 40%나 증가했지만 이를 수용할 능력이 없어 고아원이 포화되고 실업율이 증가하는 부작용이 발생하였습니다. 전통적으로 서구권은 출산율 장려 정책으로 루마니아 같은 강경책보다 출산에 대해 혜택을 주는 온건책을 펼쳐왔습니다. 우리나라도 김서연님이 말씀한 것처럼 온건한 출산 장려 정책을 유지해왔지만 앞서 여러 화제에서 등장한 재수, 대기업 선호, 실업율, 비정규직 등으로 결혼 자체의 선호도 감소하고 이에 따라 출산율이 매우 저하된 상태같습니다. 일부 서구 국가에서 출산율이 늘어난 비혼 출산에 대해 우리나라 사회 정서가 용납되는 상상은 현실성이 떨어져보이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결혼할만한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는 방향으로 새로운 움직임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네요.
1&2) 저는 현 우리나라의 문제점이 ‘출산을 하면 지원해줄테니 출산을 권장’하는 분위기 인 것 같습니다. 이러한 분위기가 아닌 ‘자발적으로 출산을 하고싶어하는, 하고싶다면 마음 놓고 할 수 있는’ 분위기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제가 프랑스에 갔을 때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문화시설, 출산 후 지원정책들을 직접 보고 들으면서 이런 곳에서 아이를 낳고 기르고 싶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국내의 출산장려정책 또한 근본적인 것에 초점을 맞추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즉 출산을 하고싶게 하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에 힘을 써야한다고 생각합니다. 프랑스의 출산장려정책 https://overseas.mofa.go.kr/oecd-ko/brd/m_8516/view.do?seq=1344159
(1) 저출산 정책과 관련된 기사를 찾아보니 출산 및 양육에 관한 지원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실제로 젊은 부부가 우려하는 것은 가사 노동과 양육에 드는 지출에 대한 부담일텐데, 이를 지원하는 방향이 아닌 직접적 관련이 낮은 사업들이 저출산 예산에 포함되었다고 합니다. - 황지윤, "‘저출산’ 예산 50조원 넘었는데, 출산·양육 예산 비중은 주는 아이러니", <조선일보>, 2023.07.29. https://www.chosun.com/economy/economy_general/2023/07/29/OXM5KBYUBJFTZCCPBPTJ56JISM/ - 이관후, "저출생 막을 생각 없는 ‘저출산 정책’…가사노동 해결하라", <한겨레21>, 2023.10.12. https://h21.hani.co.kr/arti/politics/politics/54505.html 또한 곽윤철(2017)은 우리나라의 저출산 정책에 대해 "출산율 하락의 현상적인 문제해결 위주의 미시적이고 단기적인 정책이나 대책만으로 구성되어 장기간에 걸친 사회구 조적 변화에 기인한 저출산 문제의 경향을 얼마나 변화시킬 수 있을지 정책의 실효성에 대한 근본적 의문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고 지적합니다. - 곽윤철, 「경제적 요인이 가구형성에 미치는 영향 : 상대임금과 주거비 부담을 중심으로」, 국내박사학위논문, 서울대학교 대학원, 2017. https://s-space.snu.ac.kr/bitstream/10371/136695/1/000000146155.pdf
(2) 한국경제연구원의 「소득분위별 출산율 변화 분석과 정책적 함의」라는 자료를 보면, 2010년부터 2019년 사이의 출산율이 저소득층에서 가장 낮았고 하락폭도 가장 컸다고 합니다. - 유진성, 「소득분위별 출산율 변화 분석과 정책적 함의」, <한국경제연구원>, 2022.05.11. http://www.keri.org/web/www/research_0201?p_p_id=EXT_BBS&p_p_lifecycle=0&p_p_state=normal&p_p_mode=view&_EXT_BBS_struts_action=%2Fext%2Fbbs%2Fview_message&_EXT_BBS_messageId=356372 이를 바탕으로 볼 때, 결국 계층 문제로 다시 돌아오는 것 같습니다. 『세습 자본주의 세대』의 저자는 노동으로 모은 종잣돈 만으로는 계층 이동에 성공할 수 없는 현실을 '세습 자본주의 시대'로 명명합니다. 그중에서도 '주거 사다리'가 무너진 상황을 주요 원인으로 지적하는데, 2021년 기준 서울의 평균 아파트 가격은 12억 1,639만 원이라고 합니다. 또한 출산율이 높아지려면 먼저 결혼해야 할 텐데, 2021년 기준으로 30대 남성 미혼자는 전체 30대 남성의 50.8퍼센트, 30대 여성 미혼자는 전제 30대 여성의 33.6퍼센트로 각각 2015년과 비교해 6.6, 5.5퍼센트포인트 늘어났다고 합니다. 30대 남성의 절반, 여성의 3분의 1이 미혼자인 것이죠. <동아일보>에서 같은 해에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30대 미혼 남성의 절반이 '결혼 계획이 없는 이유'로 "집값이 너무 올라서"라고 답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신혼집은 남자가 마련해야 한다'는 인식 탓일 겁니다. 반면 취업자 수는 남녀 모두에서 감소했습니다. 앞서 제시한 문제점과 연결 지어 생각해 보면, 결국 주거의 문제가 해결되어야 결혼이 활발해지고, 이것이 출산율 증가로 이어지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저출산 정책으로 주거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느냐가 과제로 남을 텐데, 일단 생각나는 것은 교육비 지출 감축입니다. 신혼부부가 수도권을 선호하는 이유는 직장과 거주지 문제도 있겠지만, 자녀 교육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가계지출에서 교육비 차지하는 비율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고 합니다. 월세 혹은 대출을 통한 전세 및 매매가 보편적인 주거형태일 텐데, 대출을 받는 것 역시 매달 이자가 나가므로 월세와 다를 바가 없다고 친다면 교육비 문제만 해결이 되어도 주거에 보탤 수 있는 경제적 여건이 마련될 수 있을 것입니다. - 이호준, "식비·주거비보다 더 든다…가계 짓누르는 ‘사교육비’", <경향신문>, 2023.06.25. https://m.khan.co.kr/economy/economy-general/article/202306252142035#c2b - 한병규, "가계 교육비 지출 11분기 연속 증가", <한국교육신문>, 2023.11.28. https://www.hangyo.com/news/article.html?no=100500 끝으로 같은 책에 인용된 프랑스의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의 말을 옮깁니다. 우리가 이런 문제에 관해 이야기해야 할 이유를 대신 말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라 인상 깊었습니다. "우리는 결정된 채로 태어나지만, 자유로운 상태로 생을 마칠 수 있는 작은 기회를 갖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는 사유하지 않는 상태로 태어나지만, 주체가 될 수 있는 아주 작은 기회를 갖고 있습니다."(5쪽)
세습 자본주의 세대 - 88만원 세대는 어쩌다 영끌 세대가 되었는가?80년대생들이 경험한 한국 자본주의의 축복과 고통. 1980년대생들이 경험한 한국 자본주의의 축복과 고통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위에서 김서연 님께서 문제를 전달했듯이 저도 그러한 문제에 대하여 공감하고 걱정하고 있습니다. 저출산과 관련된 문제들은 단기적으로는 정부와 사회가 적극적으로 대응하여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는 문제들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출산율의 증가를 촉진하고 지속가능한 정책을 통해 인구구조의 변화에 대비하는 방향으로 대처해야하는 어려움이 있을 것 입니다. 앞에서 김서현 님께서는 정책의 방향에 대하여 질문을 던지셨다면, 저는 변화적인 측면에서 질문을 던지고 싶습니다. 1)출산율 감소로 학생 수가 감소하면서 교육체계와 노동시장의 변화가 생길텐데, 어떤 변화가 있을 것이고 이에 맞는 대처 방법이 무엇인지 이야기해보고 싶습니다. 2)노동시장에서는 인력 수급에 점점 어려움을 겪기 시작할텐데, 노동시장에서 젊은 부부나 젊은 청년들에게 어떠한 지원이 이루어저야 할 것 인가에 대하여 이야기 해보고 싶습니다.
2) 한국경제인협회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대학생 취업 체감도가 '작년보다 어렵다'는 의견이 증가했습니다. 한국경제인협회의 다른 조사에 따르면 올해 대학 졸업생의 예상 취업률은 49.7%에 그쳤습니다. 또한 대학생들은 취업 준비 과정의 어려움으로 (1) 경력직 선호 등에 따른 채용 기회 감소(26.3%) (2) 원하는 근로조건에 맞는 좋은 일자리 부족(22.6%) (3) 실무 경험 기회 확보 어려움(17.2%) 등을 꼽았다고 합니다. - 이수기, "조기퇴직·이직 열풍 잦아들고, 이젠 ‘리텐션’이 대세", <중앙일보>, 2023.12.05.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12329 뿐만 아니라 퇴사하고 재취업을 준비하는, 이른바 이직 준비생들도 일자리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쉬었음 청년 실태조사 주요 결과'를 발표했는데, '쉬었음'은 취업자·실업자가 아닌 비경제활동인구 중 중대한 질병이나 장애는 없지만 쉬고 있는 이들을 뜻합니다. 이 중 과반인 57%가 이직을 위해서 쉬었다고 밝혔습니다. 정부는 이에 따라 경력 개발을 위한 긍정적 '쉬었음'보다는 직장 내 갈등에 따른 퇴사자나 퇴사 이후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하는 '쉬었음' 청년을 상대로 정책 지원을 할 계획이라고 하는데, 저도 여기에 동의합니다. 우리 사회에는 실패를 위한 안전장치가 필요합니다. - "‘그냥 쉰 청년’ 57%는 사실 “이직 준비 중”", <해럴드경제>, 2023.11.15. https://news.heraldcorp.com/view.php?ud=20231115000046
1) 학령 인구 감소에 따라 기반이 부실한 대학부터 문 닫는 현상이 일어날 것이고 이미 시작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따라 산업 발전을 이끌 생산성이 충만한 청년들이 받을 수 있는 고등교육의 경쟁력이 감퇴하겠습니다. 디지털 교육의 보편화와 학령 인구 감소에 대학의 존립 여부를 위협받는 상황에서 대학들의 생존 전력 중 하나는 '평생교육'이 될 수 있습니다. 이지희, "문 닫는 대학 더 늘어난다…대안으로 떠오른 ‘평생교육’ 전환", <UNN>, 2022.10.14. https://news.unn.net/news/articleView.html?idxno=535320
화제로 지정된 대화
한 주 조금 넘게 진행된 모임을 이제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그동안 많은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믐에서 건전하고 이성적인 토론이 가능함을 직접 경험하고, 대안적 토론 공간으로써 그믐의 의의를 재확인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끝으로 그믐에서 첫 모임을 가졌던 저희의 소감을 남깁니다. 앞으로도 건전한 온라인 소통 문화가 그믐에서 계속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노트북을 켠다. 화면 한쪽에는 그믐, 다른 한쪽에는 신문 기사를 띄운다. 책상에는 노트와 책을 펼쳐 쓸만한 말을 찾아 적는다. 지난 한 주간 하루 일과에서 중요한 루틴이었다. 한 기사(이하경, “나시레마족 주술을 거부하는 서울대발 교육개혁”, <중앙일보>, 2023.11.27.)에서 창조형 교육에 관해 읽었다. ‘정답 없는 과제’를 통해 학생들의 창의성을 기르는 교육으로, 서울대에서 시범 적용 중이라 한다. 우리가 지난 일주일간 나눈 대화는 정답 없는 열린 문제에 관한 토론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가운데 나오는 다양한 이야기를 보면서, 기사에서 언급하듯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하는 태도를 갖게 되었다. 더불어 한 문제에 관해 여러 텍스트를 연결지어 생각하는, 일종의 창의력이 커진 것 같다. 우리도 모르게 창조형 교육을 ‘자기주도학습’하고 있었던 셈이다. 책을 중심으로 정답 없는 문제를 논의하는 것의 의의를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앞으로 이런 문제의식을 느끼는 사람들은 교육계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더욱 많아질 것이다. 우리의 시도가 더 나은 사회의 한 단면을 미리 보여주는 그림이 되길 바라며.
사이트 ‘그믐’의 특성상 자신의 글을 등록한 후에는 삭제를 할 수 없고  29분이 지난 후에는 수정도 할 수 없었기에 보다 신중하고 논리성에 입각하여  글을 쓰려 노력했던 것 같다. 또한 어떤 조원은 ‘그믐’의 ‘책 꽂기’ 기능을  활용하여 자신의 의견과 관련된 도서를 여러 권 추천해주었는데,  독서 토론이 또다른 독서로 이어지는 현장이었다. 직접 독서 토론 플랫폼에서  사회적 이슈와 관련된 토론을 진행해보니 시쳇말로 ‘뇌피셜’에 입각한 주장이 아닌 정확한 통계 및 기사문을 참조하여 내 주장을 펼칠 수 있었다.  이 점이 온라인 커뮤니티와 댓글창에서 일어나는 댓글 분쟁과 대비되는 점이며,  책이라는 기준점을 두고 사회적 이슈에 대해 논의하니 보다 건전하고 이성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졌다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세계와 시민 프로젝트  활동의 일환으로 시작한 독서 토론이었으나, 논리적인 언어로 이루어진  타인의 의견을 읽고 자료 조사를 하며 내 의견을 펼쳐나가다 보니  흥미를 느꼈을 뿐더러 우리나라 사회 속 문제점들의 인과관계를  이전보다 명확히 파악하게 된 것 같아 얻어가는 것이 많은 활동이었다.
부끄럽게도 이 주제를 선택하기 전까지만해도 sns,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이루어지는 불건전한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큰 문제 의식을 느끼지 못했다. 물론 건전하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지만 별 생각 없이 지나쳤던 것 같다. 하지만 활동을 진행하면서 내가 별 생각 없이 지나쳤던 대화들이 얼마나 비합리적이고 부적절한 대화였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앞선 문제의 대안적 공간으로서 온라인 독서 플랫폼을 생각해냈을 때, 처음에는 확신이 없었다. 말로만 들으면 좋은 것 같으면서도 실제로 온라인 독서 플랫폼을 이용해본 경험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려했던 것과 달리, 실제로 해보면서 확신이 생기기 시작했다. 책을 기준으로 사람들과 의견 공유를 하면서 내가 몰랐던 부분도 많이 알아가고 한 쟁점에 대해 편협한 시각으로 바라보던 것에서 벗어나 확대된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 이는 감정적으로 댓글을 쓰는 분위기가 아닌 오히려 차분해지고 타인의 의견을 존중할 수 있는 분위기였다. 세계와 시민의 프로젝트로 진행한것이지만, 거기서 멈추지 않고 이후에도 다양한 책을 읽고 의견을 공유하고싶다고 생각했다. 사실 평소에 책을 많이 읽지 않는데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책의 즐거움을 느꼈고 온라인 독서 플랫폼의 가치 또한 몸소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이루어지는 막장 커뮤니케이션은 컴퓨터 너머에 있는 상대방을 경계하게 만들었고, 그렇게 나는 거대 시스템부터 내 삶 앞에 놓인 사소한 갈등에까지 냉소주의에 빠져들었다. 독서를 매개체로한 사회 문제 토론에 대해 처음엔 인스턴트식 댓글 문화가 주는 쾌락에 비해 소요되는 시간 비용을 따져보았을 때 실효성 없는 대책이 되지 않을까 의구심이 들었다. 하지만 직접 체험해 보니 냉소주의의 무책임함으로 몰랐던 내 삶 가까이 위치한 갈등에 대해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들어볼 수 있었고, 이에 대한 나의 입장을 사려 깊게 정리하기 위해 더 넓은 세상의 유사한 사례와 목소리들을 찾아보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다양한 의견들을 존중하는 태도와 그 속에서 나의 의견을 표출하는 공동체적 말하기 능력을 단련한 느낌이 들었다. 이 활동을 직접 경험하며 독서를 매개체로한 온라인 토론 공간이 충분히 온라인 공간이 가져다주는 이점을 살리면서도 그 이면에 존재하는 존중 없는 무질서를 해결할 대안 공간으로서 디지털 냉소주의를 녹여줄 역할을 수행하리라 믿게 되었다.
작성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책나눔][박소해의 장르살롱] 20. <고딕X호러X제주>로 혼저 옵서예[버터북스/책증정] <오늘의 역사 역사의 오늘> 담당 편집자와 읽으며 2025년을 맞아요[책증정] 연소민 장편소설 <고양이를 산책시키던 날> 함께 읽기[📕수북탐독] 7. 이 별이 마음에 들⭐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도서 증정] 저자이자 도슨트인 유승연과 함께 읽는 <내셔널 갤러리에서 보낸 500일>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중간 참여할 수 있어요!
11월 29일(금) 이번 그믐밤엔 소리산책 떠나요~
[그믐밤] 29. 소리 산책 <나는 앞으로 몇 번의 보름달을 볼 수 있을까>
이번에는 극단 피악과 함께 합니다.
[그믐연뮤클럽] 4. 다시 찾아온 도박사의 세계 x 진실한 사랑과 구원의 "백치"[그믐연뮤클럽] 3. "리어왕" 읽고 "더 드레서" 같이 관람해요[그믐연뮤클럽] 2. 흡혈의 원조 x 고딕 호러의 고전 "카르밀라"
"동물"을 읽습니다 🐋🐕🦍
[현암사/책증정] <코끼리는 암에 걸리지 않는다>를 편집자, 마케터와 함께 읽어요![그믐북클럽] 14. <해파리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읽고 실천해요[진공상태]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이들 모여주세요![성북구 한 책 플랜 비-문학] ③ 『동물권력』 함께 읽기 [그믐북클럽Xsam]19. <아마존 분홍돌고래를 만나다> 읽고 답해요 [그믐북클럽] 4. <유인원과의 산책> 읽고 생각해요
🏆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을 축하하며 작품 함께 읽어요.
[라비북클럽](한강작가 노벨문학상 수상기념 1탄) 작별하지 않는다 같이 읽어요노벨문학상 수상 한강 작가 작품 읽기 [Re:Fresh] 3. 『채식주의자』 다시 읽어요.
국내외 불문, 그믐에서 재미있게 읽은 SF 를 소개합니다!
(책 나눔) [핏북] 조 메노스키 작가의 공상과학판타지 소설 <해태>! 함께 읽기.[SF 함께 읽기] 당신 인생의 이야기(테드 창) 읽고 이야기해요![책증정] SF미스터리 스릴러 대작! 『아카식』 해원 작가가 말아주는 SF의 꽃, 시간여행[박소해의 장르살롱] 5. 고통에 관하여
버지니아 울프의 세 가지 빛깔
[그믐밤] 28. 달밤에 낭독, <우리는 언제나 희망하고 있지 않나요>[서울외계인] 버지니아 울프, 《문학은 공유지입니다》 읽기<평론가의 인생책 > 전승민 평론가와 [댈러웨이 부인] 함께 읽기
'하루키'라는 장르
[이 계절의 소설] 두번째 계절 #2 :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 <마주>[그믐밤] 16. 하루키 읽는 밤 @수북강녕 에이츠발 독서모임 16회차: <기사단장 죽이기> / 무라카미 하루키 저
오늘의 문장 - 은화
오늘의 문장 - 2024년 11월 07일오늘의 문장 - 2024년 11월 01일오늘의 문장 - 2024년 11월 03일오늘의 문장 - 2024년 10월 31일
현대 한국 사회를 조명하는 작품을 작가, 평론가와 함께 읽습니다.
[📕수북탐독] 4. 콜센터⭐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수북탐독] 3. 로메리고 주식회사⭐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수북탐독] 2. 사라지는, 사라지지 않는⭐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수북탐독] 1. 속도의 안내자⭐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
멀고도 가까운 나라, 중국.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6. <마오주의>[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5. <중국필패>[한길사 - 김명호 - 중국인 이야기 읽기] 제 1권[서울국제작가축제X푸른숲] 위화 작가님의 <인생> 함께읽기 챌린지
🎨 책으로 그림 읽기!
[책증정] 미술을 보는 다양한 방법, <그림을 삼킨 개>를 작가와 함께 읽어요.[책 증정] <자화상 내 마음을 그리다> 읽고 나누는 Beyond Bookclub 6기 [웅진지식북클럽] 1.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함께 읽어요[책증정] 《저주받은 미술관》을 함께 읽으실 분들을 모집합니다🖤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지금 읽기 좋은 뇌과학 책 by 신아
[뇌과학책 함께 읽어요] 3. 도둑맞은 뇌[뇌과학책 함께 읽어요] 2. 뇌 과학이 인생에 필요한 순간[뇌과학책 함께 읽어요] 1.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