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르 카레, 카를라 3부작 읽기 첫번째 - 팅커 테일러 솔져 스파이

D-29
영화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를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아 존 르 카레의 원작을 읽고자 합니다. 영화의 주인공인 영국 정보부의 '스마일리'가 소련의 스파이 '카를라'를 상대하는 이야기를 담은 카를라 3부작을 3번의 모임에 걸쳐 읽고자 합니다. 이 모임은 첫번째 순서로, 3부작의 첫 작품인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를 읽고 감상을 나누는 모임입니다. 이 소설 뿐만 아니라 영화나 스파이 문학 일반에 대한 생각도 함께 나누면 좋겠습니다.
우선 주인공인 조지 스마일리가 키작고 머리숱없고 뚱뚱한 점이 마음이 들었습니다. 스파이하면 흔히 생각하는 이미지와 상반된다는 점에서 새로웠고, 그러한 신체적 특성이 소설이 리얼리티를 추구할 것이라는 선언 같기도 했습니다.
스파이가 너무 잘 생기고 번드르르한 것도 생각해보면 말이 안 되지요. 무릇 스파이라 함은 지하철 1호선에 탔을 때 누구의 기억에도 남지 않는 흐리멍덩한 인상착의와 튀지 않는 신체 조건을 가져야 될 텐데요, 영화 속 주인공들은 키는 구척 장신에 턱시도를 입고 돌아 다니질 않나,,, 이 소설의 주인공 스마일리가 일하는 방식도 참 마음에 드네요. 하루 종일 서류만 들여다 보고 있는 스파이. 정말 현실적으로 느껴집니다.
영화가 보기드문 훌륭한 각색이라 생각하면서도, 원작에서의 배경묘사와 심리묘사를 온전히 살리지는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옛날 소설처럼 묘사가 장황한 편이지만, 대체로 그럴듯하게 느껴지거나 머릿속에 금방 그림이 그려질만큼 섬세합니다.
제가 이 소설을 좋아하게 된 직접적인 이유는 소설가 본인의 첩보기관 경력에 기초해 얻은 리얼함과 소설 전반의 쓸쓸한 정서입니다.
저도 너무 좋아하는 분위기와 장르입니다. 추운 겨울에 기차를 타면 공상에 젖곤 합니다. 보통 저의 시나리오는 세 가지. 1.나는 첩보원이다. 내가 오랫동안 모시던 상사가 이중 스파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나는 롤모델로 그녀를 오랫동안 존경해왔다. 느껴지는 배신감... 2.나는 유능한 첩보원이나 현재는 은둔하고 있다. 그러다 오래 전 상사의 명을 받게 됩니다. 조국의 미래가 자네 어깨에 있네. 핵잠수함이.. 3.나는 유능한 첩보원이나 현재는 은둔하고 있다. 그러다 예전 동료의 연락을 받게 됩니다. 요원들이 살해 당하고 있다. 살인사건을 풀 열쇠는...
저도 함께 읽어보겠습니다. 그믐에 몰랐던 책들이 자주 올라오는데, 이 책은 너무 유명해서 마치 읽은 것만 같은 착각이 들어요. 존 르 카레 책을 몇 권 읽었던 것 같은데 분명 이 건 아니었던 거 같습니다. 그런데 존 르 카레를 많이 좋아하시나봐요. 닉네임이 정말 작가님 헌정이네요. 재밌습니다. ㅎㅎ
참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영화도 각색이 훌륭하니 안보셨다면 한번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볼때마다 새로운 것들이 보이네요. 존 르카레의 다른 책을 몇 권 읽으셨다 하니 금방 몰입하실 것 같아요. 읽으면서 인상깊었던 문장을 공유해주셔도 좋고 다 읽고 나서 감상을 공유해주셔도 좋습니다~
박찬욱 감독이 존 르 카레의 팬이라 팅테솔스 판권을 살까 고민했다고 합니다. 기회가 왔을 때 한 두시간 내에 스토리를 전달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여 결국 포기했다고 합니다. 이후 토마스 알프레드손가 만든 팅테솔스 영화를 본 뒤 스토리를 이해시키지 않더라도 훌륭할 수 있구나 하면서 그럴거면 내가 할 걸 아쉬워했다고 합니다. 존 르카레의 '리틀 드러머 걸'을 드라마화해서 아쉬움이 어느정도 해소되지 않았을까 짐작해봅니다.
책을 먼저 읽어보겠습니다. 지금 극초반인데 처음부터 주인공 스마일리가 딱 나올 줄 알았는데 왠 학교의 선생님과 학생이 나왔습니다.
이 때 듣는 음악은 보통 라흐마니노프로 선정합니다. 기차에서 세 가지 시나리오로 혼자 역할극을 하다 보면 어느 새 서울역에 도착. 잠시 어리둥절하긴 합니다. 여긴 왜 베를린이 아닌가...
책 읽으실 때 틀어 놓으면 좋을 배경 음악 준비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FNHVqjgykoI 카라얀을 BGM 취급해 버리다니...
책 읽으시면서 입을 의상은 바바리 준비했습니다. 이 계절과 어울리지 않는다고요? 흠...원래 바바리는 한국의 어느 계절과도 어울리지 않습니다. 한국에서 바바리 코트가 어울리는 날씨는 일 년에 약 5일 됩니다.
그럼, 전 준비가 다 되었으니 다시 팅테솔스 읽으러 가볼게요~
ㅎㅎ 제대로 준비해주셨네요. 저도 오늘 카라얀을 bgm 취급해봐야겠습니다. 그동안 개인적인 사정으로 업뎃이 늦었네요. 내일부터 꾸준히 올라갈 듯 합니다.
2장인데 스마일리가 바로 등장하는군요.
3장 중에서.. [결국 일정한 시기가 되면 누구나 선택을 해야 한다. 앞으로 나아갈 것인가 아니면 뒤로 물러설 것인가? 현대풍이라는 바람이 불어올 때마다 그 모든 바람에 떠밀려 가지 않는 것도 나름대로 명예로운 것이다. 자신이 가치 있다고 여기는 것을 붙들고 딱 버티는 것, 그 시대의 참나무가 되는 것도 좋은 일이다.]
번역이 엄청 쉽지는 않네요. 그런데 이종인 번역가님의 문제라기 보다는 존 르 카레 다른 책을 읽어본 경험에 비추어 원래 오리지날이 그런 편인 듯 합니다. 저는 외국 소설, 특히 영어권, 유럽권(?) 읽을 때 가끔 헷갈리는게 'A와 B가 어쩌구 저쩌구 했다. 그의 아버지는 엄한 편이다' 라는 문장이 나오면 그의 아버지의 '그' 가 A를 말하는지 B를 말하는지 모르겠는 때가 많던데 다른 분들은 이런 경험이 별로 없으신지 궁금하네요. 보통은 이어지는 뒤의 맥락을 보면 A인지 B인지 이해가 됩니다만, 가끔은 이러한 맥락이 안 나오는 경우도 있어서..
저도 한 문장을 여러 번 읽은 경험이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오리지날이 그런 편이라는 심증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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