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올해(2023년) 한국 문학의 가장 중요한 사건 가운데 하나를 꼽으라면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문학동네)의 출간을 꼽겠습니다. 지금, 여기의 먹고사는 문제에 주목하는 열한 명의 작가가 모여서 결성한 '월급 사실주의' 동인의 첫 번째 앤솔러지입니다. '월급 사실주의' 동인은 가능한 한 매년 이렇게 앤솔러지를 펴낸다고 합니다.
김의경, 장강명, 정진영 작가가 처음 의기투합하고 다른 작가 여덟 명에게 제안해서 이 프로젝트가 시작했습니다. 열한 작가가 자신이 주목한 먹고사는 문제를 직접 발품을 팔아서 취재하고, 그것을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동원해서 소설로 형상화합니다. 그 작품을 갈무리해서 뜻이 맞는 출판사에서 펴낸 것이죠.
이렇게 탄생한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에는 우리 시대 다채로운 먹고사는 문제가 담겨 있습니다. 팬데믹 시대 삼각김밥 공장 아르바이트, 군대에서 자질구레한 일을 맡아 하는 군무원, 빌라를 짓는 건축사 같은 직업부터 서울에 직장을 잡고 상경해서 집 찾기, 점심 밥값을 둘러싼 직장 안의 미묘한 갈등, 바이러스가 강제한 여행사 구조 조정 모습까지.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에 실린 열한 편의 작품을 함께 읽고 지금, 여기 먹고사는 문제와 소설 이야기를 가볍게 나눠보면 좋겠습니다. 'YG와 JYP의 책걸상'에서는 앤솔러지에 참여한 서유미 작가와 함께 유쾌한 수다도 떨었습니다. 서유미 작가는 가정 방문 학습지 교사의 이야기를 작품에 담았습니다. 서유미 작가와 함께한 수다는 11월 6일(월), 11월 8일(수) 공개합니다.
[책걸상 함께 읽기] #45.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D-29
YG모임지기의 말
바나나
서유미 작가님...마치 오래 알아온 사이신것 처럼 방송 넘 잘하시는데요! 체질이신가...
YG
서유미 작가님, '책걸상' 여건만 되면 고정 게스트로 모시고 싶을 정도로 방송도 잘하시고, 합도 잘 맞았어요.
바나나
하루에 한편씩만 읽어야지...생각하면서 순간접착제를 읽었는데, 첫편부터 좋은걸요. 제목 누가 지으셨을까 주인공들의 형편을 직관적으로 떠올리게 해주는 소품이자 단어라 좋았습니다.
챠우챠우
책이 나오자마자 사서 반 정도 읽었다가 책걸상 듣고 나머지 반을 다 읽었습니다. 이 책에 수록된 서유미 작가님 작품도 너무 좋았는데 방송을 듣고 나니 다른 작품도 찾아 읽고 싶어졌습니다. 이번에도 좋은 책 소개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YG
감사합니다. 즐겁게 읽으세요!
세바공
저도 어두울 것 같아 넘기려다, 작가님 입담에 넘어갔어요. 수확자 완독하고 넘어올께요!
귀연사슴
차례대로 읽고 있는데 혁명의 온도에서 잠시 멈칫했네요. 군대 계급도 문화도 모르니 이해하기가 조금 어려웠어요. 이제 서유미 작가님이 상큼하다고 언급하신 이서수 작가님 단편으로 갑니다. 설정이 귀엽네요.
YG
군대를 다녀왔어도 군무원의 세계를 알기는 어려워요. '혁명의 온도'는 군무원을 등장시킨 대한민국의 첫 소설로 문학사에 기록되지 않을까, 싶어요. :)
YG
다들 스포일러 부담 없이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들 공유하시면 어떨까요?
바나나
군무원의 일은 잘은 모르지만 이 소설에 나타난 처우개선을 위해 혁명?!을 꾀하는 사람들이 뜻을 모으는 절차와 분위기는 비슷한것 같아서 재밌었어요. "퇴근길에 수입맥주와 닭강정을 사고, 넷플릭스와 로켓와우클럽 회비를 내는것에 부감이 없으니 족하다." 는 문장이 무슨 말이지 와닿는것을 보면 동시대에 살고 있구나 느껴져 좋았습니다. 그렇게 심플한 만족으로 지낼수 있는 시절이 길지 않으니 누려도 좋지 않을까. 싶었고요. 주무관님 건승하시길...빌어드리고 싶어요.
롱기누스
밥벌이의 지난함과 소중함을 공감할 수 있는 책이네요. @YG 님 덕분에 오랫만에 좋은 책을 읽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읽은 부분 중 "월요일 아침은 불법추심 업자처럼 염치없이 찾아온다"로 시작하는 혁명의 온도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습니다. 군무원을 경험하지 않았지만 몇 년간의 장교생활을 했기에 많은 부분을 절절히 공감하면서 느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공허한 말장난 보다는 힘있는 문학의 필요성을 주장하셨던 장강명 작가의 말에 공감할 수 있었던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현실에 굳건히 두 발을 딛고 쓴 문학은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기에 힘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월급사실주의가 2023에 그치지 않고 트랜드 코리아 처럼 매년 발간되는 도서로서 정착되길 바랍니다. @장강명 작가님을 비롯하여 이 시대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고 치열하게 글로 풀어내시는 모든 분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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