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이즈 컬처』 혼자 읽기

D-29
크라우스_아인슈타인은 특허국 직원이었지만 동시에 고도의 과학교육을 받은 사람이었고, 당시의 과학 발전 과정에 깊숙이 개입해 있었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아인슈타인의 사례로 인해 사람들이 누구나 과학자가 될 수 있다는 비현실적인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오늘날의 세계에서는 누구나 과학자가 되는 일이 점점 더 현실성이 없어지고 있죠.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그것은 과학적 경험을 통해 과학적 과정의 일부가 되는 것입니다. 이는 우리 사회에 필수적이기도 하죠.
사이언스 이즈 컬처 - 인문학과 과학의 새로운 르네상스 13장 누가 과학을 하는가, 노엄 촘스키 & 에드워드 윌슨 & 스티븐 핑커 외 지음, 이창희 옮김
제레미젠코_ 그렇습니다. 미국 국립과학재단이나 글로브 프로젝트에 “과학자처럼 생각한다는 것은 무엇인가?”를 묻는다면 이들은 아마 교육 활동을 예로 들겠죠. 그러니까 어린이들을 내보내서 온도나 강수량을 측정하게 하는 것과 같은 활동들 말입니다. 기본적으로 이것은 저임금 노동이죠. 대학원생을 고용하는 것보다 싸니까요. 그리고 이런 활동은 어떤 측면에서 보든 창의적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사이언스 이즈 컬처 - 인문학과 과학의 새로운 르네상스 13장 누가 과학을 하는가, 노엄 촘스키 & 에드워드 윌슨 & 스티븐 핑커 외 지음, 이창희 옮김
크라우스_ 동의합니다. 가장 중요한 경험은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이 이런 경험을 했으면 좋겠는데) 옳다고 굳게 믿었던 것이 틀렸다는 사실이 증명되는 것을 목격하는 것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이런 경험이 가장 유익하며 가장 위대하고, 가장 중요한 진보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특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경험을 하면 마음이 활짝 열리죠.
사이언스 이즈 컬처 - 인문학과 과학의 새로운 르네상스 13장 누가 과학을 하는가, 노엄 촘스키 & 에드워드 윌슨 & 스티븐 핑커 외 지음, 이창희 옮김
제레미젠코_ 이렇게 되면 누가 어떻게 과학에 참여하느냐에 대한 문제로 돌아옵니다. 환경과학이나 경계층물리학 석사 또는 박사학위도 없고, 논문을 출판한 적도 없는 일반인들이 어떻게 물질적 증거를 손에 넣거나, 의문을 제기하거나, 기존의 과학적 사실을 활용할 수 있을까요? 바로 이런 점 때문에 문화세계에서 과학이 물질적 증거에 대한 독점권을 갖는 것입니다.
사이언스 이즈 컬처 - 인문학과 과학의 새로운 르네상스 13장 누가 과학을 하는가, 노엄 촘스키 & 에드워드 윌슨 & 스티븐 핑커 외 지음, 이창희 옮김
스펜서 웰스_ 세계화를 비롯한 단일문화 때문에 인류의 다양성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몇 세대가 지나도 같은 유전자가 여전히 존재하겠지만 모두 뒤섞여서 줄기를 찾기가 어려워질 것입니다. 사회적으로는 아주 좋은 일일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는 인류의 역사라는 큰 틀에서 볼 때 비교적 최근에 발생한 변화의 패턴, 그러니까 유전적으로 인류를 정의하는 패턴을 지워버린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사이언스 이즈 컬처 - 인문학과 과학의 새로운 르네상스 14장 인간이란 무엇인가, 노엄 촘스키 & 에드워드 윌슨 & 스티븐 핑커 외 지음, 이창희 옮김
윌 셀프_글쎄요, 선생님의 작업과도 관계가 있는 얘긴데, 스스로의 경험을 스스로에게 알려주는 사색의 힘에 정신을 쏟다 보면(저술가는 당연히 그래야 하지만) 언어, 그리고 언어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가 절대적으로 중요하고 필수적인 요소가 됩니다.
사이언스 이즈 컬처 - 인문학과 과학의 새로운 르네상스 14장 인간이란 무엇인가, 노엄 촘스키 & 에드워드 윌슨 & 스티븐 핑커 외 지음, 이창희 옮김
셀프_제임스 조이스가 좋은 예죠. 조이스는 고향을 떠나 분노한 이방인으로 살기도 했고 동시에 언어에 뛰어난 재능이 있어 여러 개의 언어를 구사할 능력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가 남긴 최고의 작품은 하나의 방언, 하나의 장소, 하나의 시점, 하루라는 요소 등으로 넘칩니다. 이보다 더 철저히 지역적일 수는 없죠. 그리고 이 작품은 철저히 걷기를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작품 속의 어떤 인물도 바퀴 달린 운송수단을 쓰지 않습니다. 수렵채취인의 모습이죠.
사이언스 이즈 컬처 - 인문학과 과학의 새로운 르네상스 14장 인간이란 무엇인가, 노엄 촘스키 & 에드워드 윌슨 & 스티븐 핑커 외 지음, 이창희 옮김
오늘까지 읽은 부분에서 인상적인 내용을 알려 주세요.
파올라 안토넬리_ 나노물리학[nanophysics]과 나노기술[nano-technology], 그리고 이들이 미래의 과학과 설계 사이에 이루어질 협력 모델을 만드는 게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가도 비중 있게 다루었습니다. 정말로 흥미로운 일은 하버드대학의 피터 갤리슨이 이야기한 것입니다. ‘나노제조[nanofacture]’라는 생각인데요, 이 생각에 따르면 과학자들은 모두 설계 전문가가 되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나노제조에서는 사물을 원자 단위로 제조할 수 있기 때문이죠.
사이언스 이즈 컬처 - 인문학과 과학의 새로운 르네상스 15장 프랙털 건축, 노엄 촘스키 & 에드워드 윌슨 & 스티븐 핑커 외 지음, 이창희 옮김
에롤 모리스_그런데 인간은 대단히 복잡한 문제에 부딪히면 뭔가 간단한 설명에 대한 근본적인 필요를 느끼는 것 같습니다. 어떤 것이 아주 나쁘고 아주 틀렸다면 사람들은 불안감을 느끼고는 어떻게 하면 여기서 멀어질까를 생각합니다.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하는 거죠. “이 일은 나와는 상관이 없어, 내 일이 아니라고. 다른 사람의 일이야. 하여간 내가 속한 집단의 일은 아니라고.”
사이언스 이즈 컬처 - 인문학과 과학의 새로운 르네상스 16장 윤리, 노엄 촘스키 & 에드워드 윌슨 & 스티븐 핑커 외 지음, 이창희 옮김
모리스_ 나치는 유대인을 죽여도 좋다고 말했습니다. 그들은 유럽인의 생활방식, 유전자 풀, 가치관 등을 위협한다는 이유였죠. 이렇게 해서 나치는 자신들의 행동을 완전히 정당화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그렇게 떳떳한 일이라면 왜 숨기려 할까요? 왜 그런 짓을 한다는 사실을 감추려 할까요? 이것이 복잡한 문제입니다. 이렇게 말할 수도 있죠. 나치는 학살이 옳은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다른 사람들이 이런 행동을 옳다고 보지 않을 것임을 알았기 때문에 스스로의 행동을 숨겨야 했다고요. 그렇다면 나치는 자신들의 행동이 그르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말하는 것과 똑같지 않은가요? 이게 진짜 문제입니다.
사이언스 이즈 컬처 - 인문학과 과학의 새로운 르네상스 16장 윤리, 노엄 촘스키 & 에드워드 윌슨 & 스티븐 핑커 외 지음, 이창희 옮김
모리스_그 보관소에 문서가 하나 있었습니다. 문서의 표면에는 빨간 글씨로 서류의 작성자가 ‘가스실’이라는 단어를 썼음을 책망하는 글귀가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이런 주의사항이 추가됐다는 뜻이죠. “가스실이라는 단어를 쓰지 말라. 이것은 쓰면 안 되는 단어이다. 다시는 사용하지 말라.” 이것을 보면 나치가 자신들의 행적을 감추기 위해 어떤 투자를 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사이언스 이즈 컬처 - 인문학과 과학의 새로운 르네상스 16장 윤리, 노엄 촘스키 & 에드워드 윌슨 & 스티븐 핑커 외 지음, 이창희 옮김
모리스_ 정확히 얘기하면 놀란 것은 아니고, 그저 도덕성이라는 게 다음 두 가지의 결합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죄송합니다”와 “들켜서 죄송합니다”의 결합. 여기에는 항상 두 가지가 결합되어 있습니다. 하나는 당사자, 다른 하나는 세상이 그를 어떻게 생각하느냐죠.
사이언스 이즈 컬처 - 인문학과 과학의 새로운 르네상스 16장 윤리, 노엄 촘스키 & 에드워드 윌슨 & 스티븐 핑커 외 지음, 이창희 옮김
마크 하우저_ 그러니까 그게 정언명령[定言命令]이죠? 선과 악으로 되어 있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어떤 일을 할 때 내 마음이 편한가를 상상해보는 것입니다. 그러고는 내가 한 일을 다른 사람들이 모두 하는 걸 상상해보고 그때도 내 마음이 편한가를 돌아보는 것이죠. 보편화의 과정입니다.
사이언스 이즈 컬처 - 인문학과 과학의 새로운 르네상스 16장 윤리, 노엄 촘스키 & 에드워드 윌슨 & 스티븐 핑커 외 지음, 이창희 옮김
모리스_ 제 생각은 좀 다릅니다. 그게 정언명령은 아니죠. 그러니까 이런 말을 하는 겁니다. 나는 뭔가를 하면서 다른 사람이 나를 바라보며 ‘저건 틀렸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까를 항상 의식합니다. 그저 사람들이 나를 좋아해주기를 바라는 것인지도 모르죠. 사람들이 나를 악당으로 보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사이언스 이즈 컬처 - 인문학과 과학의 새로운 르네상스 16장 윤리, 노엄 촘스키 & 에드워드 윌슨 & 스티븐 핑커 외 지음, 이창희 옮김
하우저_여기에 관해서는 이기적 유전자라는 견해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인간은 다른 사람들을 항상 의식하는 마음을 진화시켜왔는데, 이는 그것이 자신에게 이익이 되기 때문이라는 주장입니다. 내 행동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반응을 의식하는 이유는 내가 스스로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기 위해서입니다.
사이언스 이즈 컬처 - 인문학과 과학의 새로운 르네상스 16장 윤리, 노엄 촘스키 & 에드워드 윌슨 & 스티븐 핑커 외 지음, 이창희 옮김
하우저 _ 그리고 집단선택 이론도 있습니다. 사람이 이타적으로 행동하는 이유는 집단의 이익이 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죠. 여기에 관해서는 경제학자들이 개발한 흥미로운 ‘경험게임’이라는 것이 있는데, 경제학의 전형적인 시각은 인간이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이기적이고 합리적인 존재라는 것입니다.
사이언스 이즈 컬처 - 인문학과 과학의 새로운 르네상스 16장 윤리, 노엄 촘스키 & 에드워드 윌슨 & 스티븐 핑커 외 지음, 이창희 옮김
톰 울프_윌슨은 훌륭한 동물학자이고 탁월한 저술가입니다. 미안한 얘기지만 도킨스는 지금 진화에 관한 PR맨에 불과하고요. 그는 어찌 보면 여기저기 다니면서 “그분이 오신다”고 외치던 세례 요한과 비슷합니다. 데넷은 물론 철학자이니까 뇌에 대해 뭔가 아는 척하지 않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이 모든 상황으로 인해 이 분야의 논의가 왜곡된 것 같습니다.
사이언스 이즈 컬처 - 인문학과 과학의 새로운 르네상스 17장 자유의지, 노엄 촘스키 & 에드워드 윌슨 & 스티븐 핑커 외 지음, 이창희 옮김
마이클 가자니가_한 가지 놀라운 점은 인간이 특정한 인지 메커니즘을 개발했고, 이를 통해 인간의 행동을 강력히 지배하는 요인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났다는 사실입니다. 이렇게 해서 인간은 동물계와 인간을 잇는 끈을 잘라버렸다고 할 수도 있겠죠. 우리는 어떤 일을 할 수 있고 어떤 행동을 개발해낼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인간이 동물이라는 사실에 뿌리를 둔 경향도 많기는 하지만요.
사이언스 이즈 컬처 - 인문학과 과학의 새로운 르네상스 17장 자유의지, 노엄 촘스키 & 에드워드 윌슨 & 스티븐 핑커 외 지음, 이창희 옮김
울프_ 글쎄요. 저는 모든 픽션에 진화상의 이점, 생존에 유리한 점이 있다는 사실에 반대합니다. 제가 보기에 모든 픽션은 지위와 관계가 있습니다. “난 그저 좋은 도피문학 작품을 읽고 싶어요”라고 말하는 사람은 사실은 지위의 문제에 부딪힌 사람들을 둘러싼 드라마를 찾고 있는 것입니다. 해리포터는 다른 모든 어린이와 마찬가지로 자신을 둘러싼 성인의 세계에 압도당하는 느낌을 받지만 자신만의 방법으로 이를 극복하는데, 저는 그 방법에 관심이 없습니다.
사이언스 이즈 컬처 - 인문학과 과학의 새로운 르네상스 17장 자유의지, 노엄 촘스키 & 에드워드 윌슨 & 스티븐 핑커 외 지음, 이창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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