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핑커_ 방금 말한 것처럼 기쁨의 버튼이 존재한다면, 회화나 음악 같은 예술 형태가 왜 태어났는지도 설명하기가 쉬워집니다. 이런 예술 형태는 적응의 산물이 아니라 진화의 부산물이겠죠. 그러나 픽션의 내러티브를 생각해보면 적응상의 이점도 있는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인간 모두가 겪는 한 가지 문제는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 있어서 무수한 가능성의 조합에 어떻게 대처하는가입니다. 예를 들어 내가 열 가지 행동 가운데 하나를 하면 상대방은 내 행동 하나에 대해 열 가지 반응을 보일 수 있고, 이렇게 해서 나온 상대방의 백 가지 행동 하나하나에 대해 나는 열 가지 반응을 보일 수 있으며…… 이런 식으로 계속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의 능력으로는 도저히 예측할 수 없는 경우의 수가 폭발적으로 발생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사람들이 가상의 상황을 머릿속에 그려본 후 이에 대해 가상의 반응을 해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픽션의 역할입니다. 그러면 사람들은 이런 상황을 현실에서 직면했을 때 어떻게 해야 할지를 예측할 수 있습니다. ”
『사이언스 이즈 컬처 - 인문학과 과학의 새로운 르네상스』 2장 의식의 문제, 노엄 촘스키 & 에드워드 윌슨 & 스티븐 핑커 외 지음, 이창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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