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길지기]#6 <사피엔스>

D-29
이런 것은 우리가 좋아하는 스토리가 아니다. 우리는 약자가 이기는 것을 보고 싶어 한다. 하지만 역사에 정의란 없다. 과거에 존재했던 문화 대부분은 늦든 이르든 어떤 무자비한 제국의 군대에 희생되었고, 제국은 이들 문화를 망각 속에 밀어 넣었다. 제국도 마침내 무너지지만, 대체로 풍성하고 지속적인 유산을 남긴다. 21세기를 사는 거의 모든 사람은 어디가 되었든 제국의 후예이다.
사피엔스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P. 272 <사피엔스> 제 3부 인류의 통합 11장 제국의 비전,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인류의 모든 문화는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제국과 제국주의 문명의 유산이며, 어떤 학술적, 정치적 외과수술을 한다 해도 환자를 죽이지않고 제국의 유산만을 도려낼 수는 없다.
사피엔스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P. 291 <사피엔스> 제 3부 인류의 통합 11장 제국의 비전,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문화적 유산이라는 까다로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정말 알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어떤 길을 택하든 그 첫걸음은 이 딜레마가 복잡하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과거를 극단적으로 단순화해서 선인과 악당으로 나누는 것은 아무 소용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일이다. 물론 우리가 보통 악당들의 뒤를 따른다는 사실을 기꺼이 인정하려는 것이라면 이야기가 좀 다르겠지만.
사피엔스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P. 294 <사피엔스> 제 3부 인류의 통합 11장 제국의 비전,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글로벌 협력 없이 인류는 이러한 도전 과제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어 보인다. 협력을 어떻게 해나갈지는 아직은 지켜봐야 한다. 폭력적인 충돌과 새로운 정복 제국의 강요를 통해서 이루어질 수도 있고, 아니면 보다 평화로운 방법을 찾아낼 수도 있다. 키루스 시대 이후 2,500년 동안 수많은 제국은 인류의 이익에 도움이 되는 보편적인 정치 질서를 구축하겠다고 약속해 왔다. 그러나 전부 거짓말로 끝났고, 실패했다. 진실로 보편적이었던 제국, 모든 인류에게 유익했던 제국은 단 하나도 없었다. 앞으로의 제국은 잘 해낼 수 있을까?
사피엔스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P. 296 <사피엔스> 제 3부 인류의 통합 11장 제국의 비전,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오늘날 종교는 흔히 차별과 의견충돌과 분열의 근원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실상 종교는 돈돠 제국 다음으로 강력하게 인류를 통일 시키는 매개체다. 모든 사회 질서와 위계는 상상의 산물이기 때문에 모두 취약하게 마련이다. 사회가 크면 클수록 더욱 그렇다. 종교가 역사에서 맡은 핵심적 역할은 늘 이처럼 취약한 구조에 초월적 정당성을 부여하는 데 있었다.
사피엔스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P. 298 <사피엔스> 제 3부 인류의 통합 12장 종교의 법칙,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첫째, 언제 어디서나 진리인 보편적이고 초인적인 질서를 설파해야 한다. 둘째, 이 믿은을 모든 사람에게 전파하라고 강력히 요구해야한다. 달리 말해, 종교는 보편적이면서 선교적이어야 한다.
사피엔스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P. 299 <사피엔스> 제 3부 인류의 통합 12장 종교의 법칙,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일신론자들은 다신론자들에 비해 훨씬 더 광신적이었고, 전도에 헌신하는 경향이 있다. 어떤 종교가 다른 신앙의 정당성을 인정한다면 그것은 그 신이 우주의 최고 권력이 아니든지, 그들이 신으로부터 우주의 진리를 부분적으로만 전수받았든지 둘 중 하나였다. 일신론자들은 자신들이 단 한 분밖에 없는 신의 모든 메시지를 갖고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다른 모든 종교를 도저히 인정할 수 없었다. 지난 2천 년간 일신론자들은 모든 경쟁상대를 폭력으로 말살시킴으로써 자신들의 힘을 강화하려는 노력을 되풀이했다.
사피엔스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P. 310 <사피엔스> 제 3부 인류의 통합 12장 종교의 법칙,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요즘 유럽인들은 질서를 회복하기 위해 고문하고 처형하지 않는다. 그 대신 범죄자들을 최대한 ‘인도적’이라고 생각하는 방식으로 처벌함으로써, 인간으로서 그의 존엄을 지키고 심지어 회복시킨다. 살인범의 인간성을 존중함으로써 모든 사람은 인간의 존엄섣ㅇ을 다시 되새기고, 질서는 회복된다. 우리는 살인범을 보호함으로써 그의 잘못을 바로잡는다.
사피엔스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P.328 <사피엔스> 제 3부 인류의 통합 12장 종교의 법칙,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2단계 카오스는 스스로에 대한 예측에 반응하는 카오스다. 그러므로 정확한 예측이 불가능하다. 시장이 그런 예다. 만일 우리가 내일의 석유 가격을 1백 퍼센트 정확히 예측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개발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석유 가격은 예측에 즉각 반응할 것이고, 해당 예측은 실현되지 않을 것이다. 현재 가격이 배럴당 90달러인데 내일 1백 달러가 될 것이라고 절대적으로 옳은 컴퓨터 프로그램이 예측한다면 어떻게 될까? 거래인들은 그 예측에 따른 이익을 보기 위해 급히 매입 주문을 낼 것이고, 그 결과 가격은 내일ㄹ이 아니라 오늘 배럴당 1백 달러로 치솟을 것이다. 그러면 내일은 어떤 일이 일어날까? 아무도 모른다.
사피엔스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P. 341 <사피엔스> 제 3부 인류의 통합 13장 성공의 비결,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그러면 왜 역사를 연구하는가? 물리학이나 경제학과 달리, 역사는 정확한 예측을 하는 수단이 아니다. 역사를 연구하는 것은 미래를 알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의 지평을 넓히기 위해서다. 우리의 현재 상황이 자연스러운 것도 필연적인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이해하기 위해서다. 그 결과 우리 앞에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더 많은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다. 가령 유럽인이 어떻게 아프리카인을 지배하게 되었을까를 연구하면, 인종의 계층은 자연스러운 것도 필연적인 것도 아니며 세계는 달리 배열될 수도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
사피엔스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P. 342 <사피엔스> 제 3부 인류의 통합 13장 성공의 비결,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인간은 자신도 모르는 새 숙주 역할을 하고 있다는 말이다. 바이러스 같은 기생체는 숙주의 몸속에서 산다. 이들은 스스로를 복제하며 숙주에서 숙수로 퍼져나가고, 숙주를 먹고 살면서 약하게 만들고 심지어 죽게 할 때도 있다. 숙주가 기생체를 퍼뜨릴 만큼 오래 살기만 하면, 기생체는 숙주의 상태에 거의 신경을 쓰지 않는다. 바로 이와 같은 방식으로 문화적 아이디어는 인간의 마음속에 산다. 증식해서 숙주에서 숙주로 퍼져나가며, 가끔 숙주를 약하게 하고 심지어 죽이기도 한다. 기독교의 천상의 천국이나 공산주의자의 지상낙원에 대한 믿음 같은 문화적 아이디어는 인간으로 하여금 그것을 전파를 위해서라면 목숨까지 걸고서 헌신하게 만든다. 해당 인간은 죽지만, 아디어는 퍼져나간다.
사피엔스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P. 344 <사피엔스> 제 3부 인류의 통합 13장 성공의 비결,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사회과학에서도 게임이론의 비호 아래 비슷한 주장이 흔히 이야기된다. 게임이론은 다수가 참여하는 게임에서 어떻게 모두에게 해가 되는 시각과 행동 패턴이 뿌리를 내리고 퍼져나가는지를 설명해준다. 유명한 예가 군비 경쟁이다. 군비 경쟁은 참여하는 모든 당사국들을 파산시키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군사력의 균형을 실제로 바꾸지도 못하면서 말이다. 파키스탄이 첨단 항공기를 구입하면 인도가 동일한 조치로 대응한다. 인도가 핵폭탄을 개발하면, 파키스탄도 그대로 따라한다. 파키스탄이 해군력을 확장하면, 인도가 그에 대응한다. 이 과정의 끝에 다다르면, 힘의 균형은 과거와 크게 달랄지지 않는다. 그동안 교육과 의료에 투자할 수 있었을 수십억 달러가 무기의 구입과 개발에 사용되었을 뿐이다.
사피엔스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P. 345 <사피엔스> 제 3부 인류의 통합 13장 성공의 비결,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1. 무지를 기꺼이 인정하기. 현대 과학은 라틴어로 표현하면 ‘이그노라무스 ignoramus -우리는 모른다’에 기반을 두고 있다. 우리가 모든 것을 알지는 못한다고 가정하는 것이다. 더욱 중요한점은 우리가 안다고 생각하는 것이 우리가 더 많은 지식을 갖게 되면 틀린 것으로 드러날 수도 있음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어떤 개념이나 아이디어, 이론도 신성하지 않으며 도전을 벗어난 대상이 아니다. 2. 관찰과 수학이 중심적 위치 차지. 무지를 인정한 현대 과학은 새로운 지식의 획득을 목표로 삼는다. 그 수단은 관찰을 수집한 뒤, 수학적 도구로 그 관찰들을 연결해 포괄적인 이론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3. 새 힘의 획득. 현대 과학은 이론을 창조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는다. 이론을 사용해서 새 힘을 획득하고자 하며, 특히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자 한다.
사피엔스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P. 356 <사피엔스> 제 4부 과학혁명 14장 무지의 발견,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이들의 계산에 따르면, 1765년에는 ‘사망한 스코틀랜드 교회 목사들의 배우자와 자녀를 위한 대비 기금’의 자본은 총 58,348파운드가 될 것이었다. 이 계산은 놀랄 만큼 정확하였다. 실제로 그해가 되었을 때 기금의 자본은 예측보다 단 1파운드 적은 액수 58,347파운드였다!
사피엔스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P. 366 <사피엔스> 제 4부 과학혁명 14장 무지의 발견,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이 단락 정말 신기했어요 ㅎㅎㅎ
계산 오차가 1파운드밖에 안된다는게 정말 놀라웠어요. 전 이제 더하기 빼기 밖에 못하는데.. 수학은 대단합니다.👍
뇌 연구에 수백만 달러를 더 할애한다면, 모든 공항에 최고로 세련된 fMRI 스캐너가 설치되어 사람들의 뇌에서 분노와 증오에 찬 생각을 즉각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정말 그게 가능할까? 아무도 모른다. 생체공학적 파리와 생각을 읽는 스캐너를 개발하는 게 현명한 선택일까? 꼭 그렇지느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여러분이 이 글을 읽는 동안 미 국방부는 위의 예를 비롯해 이와 비슷한 아이디어들을 연구하기 위해서 나노기술 연구소와 뇌 연구소에 수백만 달러씩을 송금하고 있다.
사피엔스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P. 372 <사피엔스> 제 4부 과학혁명 14장 무지의 발견,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영국 왕 에드워드 1세(1237~1307)와 그의 왕비 엘리노어(1241~1290)가 좋은 사례였다. 그들의 자녀는 중세 유럽에서 제공받을 수 있는 최고의 환경과 양육 여건을 누렸다. 왕궁에 살면서 음식을 마음껏 먹었고, 따스한 옷을 입었다. 좋은 벽난로와 가장 깨끗한 물, 수많은 시종, 최고의 의사가 있었다. 엘리노어 왕비가 낳은 열여섯 명의 아이에 대해 기록은 이렇게 전하고 있다. 1. 1255년에 태어난 이름 없는 딸은 출생 시 사망했다. 2. 딸 캐서린은 한 살 혹은 세 살에 사망했다. 3. 딸 조앤은 생후 6개월에 사망했다. 4. 아들 존은 5세에 사망했다. 5. 아들 헨리는 6세에 사망했다. 6. 딸 엘리노어는 29세에 사망했다. 7. 이름 없는 딸은 생후 5개월에 사망했다. 8. 딸 조앤은 35세에 사망했다. 9. 아들 알폰소는 10세에 사망했다. 10. 딸 마거릿은 58세에 사망했다. 11. 딸 베렌게리아는 2세에 사망했다. 12. 이름 없는 딸은 출생 직후 사망했다. 13. 딸 메리는 53세에 사망했다. 14. 이름 없는 아들은 출생 직후 사망했다. 15. 딸 엘리자베스는 34세에 사망했다. 16. 아들 에드워드.
사피엔스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P. 382 <사피엔스> 제 4부 과학혁명 14장 무지의 발견,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돈은 제국 건설과 과학 진흥에 필수적이었다. 하지만 돈이 이 모든 일의 궁극적 목표일까, 아니면 단지 위험한 필수품일 뿐일까? 근대사에서 경제의 진정한 역할을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어떻게 돈이 국가를 세우고 망하게 하며, 새로운 지평선을 열고, 수백만 명을 노예로 만들고, 산업의 바퀴를 돌리고, 동식물 수백 종을 멸종으로 몰아갔는지에 대해 기술한 두꺼운 책은 많다. 하지만 근대 경제사를 알기 위해서 정말로 이해할 필요가 있는 단어는 하나밖에 없다. '성장'이란 단어다. 좋을 때나 나쁠 때나, 아플 때나 건강할 때나, 근대 경제는 마치 호르몬이 넘쳐나는 십대처럼 성장해왔다. 찾을 수 있는 모든 것을 먹어치우고, 우리가 짐작하는 것보다 늘 몇 센티미터 더 많이 자랐다.
사피엔스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431,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해가 뜨고 지는 주기 대신에 시계에 맞춰 살기를 강요한 것이다. 이처럼 대수롭지 않았던 시작은 결국 몇십 분의 일 초까지 똑같이 맞추는 세계적 시간표의 네트워크를 낳았다. 방송매체는 세상에 등장하면서-라디오를 시작으로 TV가 나타났다-시간표의 세상을 열었고, 시간표의 주된 강요자이자 복음 전도사가 되었다. 라디오 방송국이 처음으로 한 일 가운데 하나가 시보 방송이었다. “삐삐 삐-” 소리는 멀리 떨어진 주거지나 바다의 선박에서 시간을 맞출 수 있게 해주었다. ... 오늘날 모든 뉴스 방송의 첫 순서를 차지하는 것은 시간이다.
사피엔스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500쪽. 4부-18장. 끝없는 혁명,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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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의 누워서 쓰는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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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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