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길지기]#6 <사피엔스>

D-29
이 단락을 읽으며 오히려 현재에 감사하게 되고, 앞으로를 기대하게 되네요. 무한한 가능성이 펼쳐진 미래.
역사는 결정론으로 설명될 수도 예측될 수도 없다. 역사는 카오스적이기 때문이다. 너무나 많은 힘이 작용하고 있으며, 이들 간의 상호작용은 너무 복잡하므로, 힘의 크기나 상호작용 방식이 극히 조금만 달라져도 결과에는 막대한 차이가 생긴다. 그뿐만이 아니다. 역사는 이른바 ‘2단계’ 카오스계다. 카오스계에는 두 종류가 있다. 1단계 카오스는 자신에 대한 예언에 반응을 하지 않는 카오스다. 가령 날씨는 1단계 카오스다. ... 2단계 카오스는 스스로에 대한 예측에 반응하는 카오스다. 그러므로 정확한 예측이 불가능하다.
사피엔스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340-341쪽. 3부-13. 성공의 비결,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오 카오스에도 단계가 있군요. 오늘도 이렇게 새로운 걸 알게 됩니다.
역사는 정확한 예측을 하는 수단이 아니다. 역사를 연구하는 것은 미래를 알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의 지평을 넓히기 위해서다. 우리의 현재 상황이 자연스러운 것도 필연적인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이해하기 위해서다. 그 결과 우리 앞에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더 많은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다.
사피엔스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342쪽. 3부-13. 성공의 비결,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역사를 공부하며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말아야한다라는 역사 선생님의 이야기가 떠올리며 다른 관점인 이 단락을 읽었습니다. ‘그래서 그런 일이 벌어졌어’ 라고 필연적으로 해석하는 역사책이나 제 생각의 흐름을 다시 바라볼 수도 있을듯해요. 역사책은 제가 식견이 짧다보니 주체적으로 해석하기 쉽지 않을 듯 하지만... 이래서 다양한 관점을 접해보라고 하나봐요.
역사의 선택은 인류를 위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 역사가 인류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작동한다는 증거는 없다. 왜냐하면 우리에게는 그런 이익을 측정할 객관적 척도가 없기 때문이다. 문화에 따라 무엇이 선인지에 대한 정의가 달라지는데, 어느 쪽이 옳은지를 판단할 객관적인 척도는 우리에게 없다.
사피엔스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343쪽. 3부-13. 성공의 비결,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점점 더 많은 학자들이 문화를 일종의 정신적 감염이나 기생충처럼 보고 있다. ... 우연히 출현해서 자신이 감염시킨 모든 사람을 이용하는 정신의 기생충에 더 가깝다. ... 문화적 진화는 ‘밈’이라고 불리는 문화적 정보 단위의 복제에 기반을 두고 있다. 성공적인 문화란 그 숙주가 되는 인간의 희생이나 혜택과 무관하게 스스로의 밈을 증식시키는 데 뛰어난 문화다.
사피엔스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343-344쪽. 3부-13. 성공의 비결,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당연하다고 믿었던 내 신념도 의심해보기
진화와 마찬가지로 역사는 개별 유기체의 행복에 무관심하다.
사피엔스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346쪽. 3부-13. 성공의 비결,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이 문장을 보고는, 그래도 저는 개인이기도 한 지라 ‘역사가 그렇단 말이지? 그럼 나라도 내 행복 잘 챙겨야지.’라고 생각했답니다. 사회의 거대한 흐름에 무심코 흘러가지 않고 깨어 있으며 순간순간의 행복을 느낄 거에요.
13장을 읽고. 3부의 마무리 장이어서 그런지 얇지만 묵직한 장이었습니다. 이번 장을 읽고 더욱 느끼는 건데 마치 드라마처럼 작가가 장의 끝 부분에서 흥미진진, 궁금해지게 만들고 자세한 내용은 다음 장에 계속~ 이러는 것 같아요. 계속 다음 챕터를 궁금하게 하는 능력까지 있다니. 3부는 돈, 정치, 종교 특히 ‘정치, 종교는 웬만하면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 꺼내지마’ 라는 우스개소리도 있을만큼 민감하고 개인에게 밀착되어 있는 신념이기도 한데 다른 분들은 어떻게 읽으셨는지도 궁금하네요 ㅎㅎ 모임도 반 이상 왔네요. 후반도 화이팅하시게요! 모두 좋은 밤 좋은 날 되세요 ㅎㅎ
@사락 님의 문장 수집에 덧붙인 글들을 재밌게 봤습니다. 문장 수집의 글을 보고 사락님의 들을 또 보며 제 머릿속에 있는 생각도 짧게나마 정리해보네요. 남은 모임 화이팅이요!!
기원전 첫 밀레니엄 동안, 보편적 질서가 될 잠재력이 있는 후보 세 가지가 출현했다. 세 후보 중 하나를 믿는 사람들은 처음으로 세계 전체와 인류 전체를 하나의 법 체계로 통치되는 하나의 단위로 상상할 수 있었다. 적어도 잠재적으로는 모두가 '우리' 였다. '그들'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최초로 등장한 보편적 질서는 경제적인 것, 즉 화폐 질서였다. 두 번째 보편적 질서는 정치적인 것, 즉 제국의 질서였다. 세 번째 보편적 질서는 종교적인 것, 즉 불교, 기독교, 이슬람교 같은 보편적 종교의 질서였다. '우리 대 그들'이라는 이분법적 진화적 구분을 처음으로 어찌어찌 초월했고 인류의 잠재적 통일을 내다볼 수 있었던 사람들은 상인, 정복자, 예언자 들이었다. 상인들에게는 세계 전체가 단일시장이었으며 모든 인간은 잠재적 고객이었다. 이들은 어디에서나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경제질서를 세우고 싶어 했다. 정복자들에게는 세계 전체가 단일 제국이었고 모든 인간은 잠재적 신민이었다. 예언자들에게는 온 세계에 진리는 하나뿐이었으며 모든 인간은 잠재적 신자였다. 이들 역시 어디에서나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질서를 세우려고 노력했다.
사피엔스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p. 246-247 <사피엔스> 제 3부 인류의 통합 9. 역사의 화살,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9장은 제 3부가 어떻게 전개 될 것인지에 대한 글로 마무리 했습니다. 이미 여러분들의 글을 본 전 어느정도 예습을 한 상태로 들어가기는 하지만 막상 책을 읽으니 다시 새하얀 종잇장이 되어 시작하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처음같은 마음으로 10장을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이런 원리 덕분에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무역과 산업에서 효과적으로 협력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해롭지 않아 보이는 이 원리에도 어두운 면이 존재한다. 모든 것이 변환 가능할 때, 그리고 신뢰의 기반이 익명의 동전과 별보배고등일 때, 돈은 지역 전통, 친밀한 관계, 인간의 가치를 부식시키고 이를 수요와 공급의 냉정한 법칙으로 대체한다. 인간 공동체와 가족들은 늘 명예, 충성심, 도덕, 사랑처럼 '돈으로는 살 수 없는' 것들에 대한 믿음을 기초로 삼았다. 이런 것들은 시장 영역의 바깥에 있었으며, 돈으로 사거나 팔려서는 안되는 것들이었다. 설령 시장이 값을 잘 쳐주겠다고 하더라도, 어떤 것은 그냥 해서는 안된다. 부모는 아이를 노예로 팔아서는 안 되고, 경건한 기독교인은 대죄를 범해선 안 되고, 충성스러운 기사는 영주를 배반해서는 안 되며,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부족의 땅을 낯선 사람에게 팔아서는 절대로 안 된다.
사피엔스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P. 267 <사피엔스> 제 3부 인류의 통합 10장 돈의 향기,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다른 사람들이 별보배고둥이나 달러, 혹은 전자 데이터를 믿는다는 사실은 우리 또한 그것들을 믿게 만들기 충분하다. 설령 다른 사람들을 우리가 미워하고, 경멸하고, 조롱하더라도 말이다. 서로의 신앙에 동의할 수 없는 기독교인과 무슬림은 돈에 대한 믿음에는 동의할 수 있었다. 종교는 우리에게 무언가를 믿으라고 요구하는 반면에, 돈은 다른 사람들이 뭔가를 믿는다는 사실을 믿으라고 요구하기 때문이다. 철학자와 사상가와 예언자는 수천 년에 걸쳐 돈을 흉보면서 돈이 모든 악의 근원이라고 매도했다. 물론 그렇기도 하지만, 한편 돈은 인류가 지닌 관용성의 정점이다. 돈은 언어나 국법, 문화코드, 종교 신앙, 사회적 관습보다 더욱 마음이 열려있다. 인간이 창조한 신뢰 시스템 중 유일하게 거의 모든 문화적 간극을 메울 수 있다. 종교나 사회적 성별, 인종, 연령, 성적 지향을 근거로 사람을 차별하지 앟는 유일한 신뢰 시스템이기도 하다. 돈 덕분ㅇ 서로 알지도 못하고 심지어 신뢰하지도 않는 사람들이 효울적으로 협력할 수 있다.
사피엔스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P. 266 <사피엔스> 제 3부 인류의 통합 10장 돈의 향기,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요즘은 언제나 시장이 지배한다는 믿음, 왕과 사제와 공동체가 건설한 댐은 돈이라는 파도를 상대로 오래 버티지 못한다ㅏ는 믿음이 널리 퍼져 있다. 사실 이것은 순진한 생각이다. 흉폭한 전사, 종교적 광신도, 걱정하는 시민들은 계산적인 상인을 거듭 물리치기도 했으며, 심지어 경제를 재편하기도 했다. 따라서 인류의 통합을 순수하게 경제적인 과정으로만 보아서는 결코 이해할 수 없다. 어떻게 수 천개의 고립된 문화가 세월이 가면서 점차 합쳐져서 오늘날의 지구촌을 형성했는지를 이해하려면, 물론 금과 은의 역할을 고려해야 하지만 강철도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사피엔스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P. 268-269 <사피엔스> 제 3부 인류의 통합 10장 돈의 향기,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10장을 읽으면서 돈의 다양한 면을 봤습니다. @사락 님의 말처럼 별보배고둥이 계속 나와 '오오!'하면서 처음에는 몇번이나 나오나 세어 봤다가 나중에는 너무 많이 나와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인도에서 사용했던 화폐였구나 생각하게 만드는 지점이 나왔습니다. 돈이 세상의 많은 사람들에게 믿게 만들고 연결할 수 있지만 앞으로 나올 신념보다는 덜하다고 결론지어졌습니다. 마지막 문단에서 나왔듯이 전사, 광신도, 시민들이 계산적인 상인들을 물리치기도 했다는 것과 강철도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은 다음 11장에 나올 '제국의 비전'편에 대한 이야기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돈 < 제국의 비전 < 종교 이 순으로 인간이 갖고 있는 신념의 크기(?) 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늘날 종교는 흔히 차별과 의견충돌과 분열의 근원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실상 종교는 돈과 제국 다음으로 강력하게 인류를 통일 시키는 매개체다. 모든 사회 질서와 위계는 상상의 산물이기 때문에 모두 취약하게 마련이다. 사회가 크면 클수록 더욱 그렇다. 종교가 역사에서 맡은 핵심적 역할은 늘 이처럼 취약한 구조에 초월적 정당성을 부여하는 데 있었다. (중략) 따라서 종교는 '초인적 질서에 대한 믿음을 기반으로 하는 인간의 규범과 가치체계'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사피엔스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p.298,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우리가 모든 것을 알지는 못한다고 가정하는 것이다. 더욱 중요한 점은 우리가 안다고 생각하는 것이 우리가 더 많은 지식을 갖게 되면 틀린 것으로 드러날 수도 있음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사피엔스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356쪽. 4부-14. 무지의 발견,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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