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읽기] 조지수 장편소설 <마지막 외출> 함께 읽어요!

D-29
조지수 장편소설 <마지막 외출> 함께읽기가 시작되었습니다. ▶3주차(12/4~12): 513쪽~에필로그 어느덧 마지막 주차입니다. 12월의 즐거운 독서 시간이 되시길 바라요!
2주차에 지정 범위를 넘겨 끝까지 읽어버리는 바람에 2주차의 감상평을 남기지 못했습니다. 책을 다 읽고 나니 많은 생각이 들어서 나름의 정리 시간이 필요합니다. 3주차 마무리하면서 감상평을 남기겠습니다.
네~ 괜찮습니다. 천천히 남겨주셔요. :)
초반보다 뒤로 갈수록 몰입도가 높아지는 느낌입니다. 몇몇 분들이 적어주셨듯이 장벽이 확실한 글이지만, 잘 견뎌내면 방대한 취향과 흥미로운 통찰력이 재미있어요. 이미 사라진 것도 아직 오지 않은 것도 부재를 뜻하기에, 사랑의 실재는 오직 현존으로만 말할 수 있겠습니다. 언어의 한계 때문에 말할 수 없는 공간이 분명히 있잖아요. 부재의 현전이 무가 아니듯, 이것이나 저것이라 표현할 수 없지만 사랑이 현존으로 현전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영속이나 소유처럼 잡히지 않는 것은 놓아두고, 순간순간에 열성을 다하면 그게 바로 사랑이 아닐까 싶어요.
예. 이 책에서의 사랑은 확실히 실존주의 이념에 기초하네요. 갈수록 재밌네요.
매순간 갱신하는 삶을 사는 것, 혹독하기에 힘들다면 적어도 그러려고 노력하는 것. 정말 어려운 일 같습니다.
실재의 부재로 남은 건 현존이라는 말씀이 와닿습니다. :) 순간에 영원이 있다는 말과 통하는 지점 같아요. 잡을 수 없는 것은 놓아주고 순간에 충실한 삶과 사랑을 하자는 말씀이 인상적입니다. 있는 그대로를 사랑하는 삶을 생각해보게 되네요. 함께읽기로 좋은 말씀 들려주셔서 감사해요! :)
앞부분에 비해서는 술술 잘 읽히는 편입니다. 그렇게 쉽게 책장이 넘어갔던 이유는 앞서 반복되어 나오는 철학 이론들도 익숙(?)해지고 주인공들의 서사도 시간과 함께 쭉쭉 진행되서 그런거겠지만, 앞부분에서 개인적으로 설득되지 않았던 주인공들의 관계가 언젠가부터 익숙해져 받아들여졌기 때문이었던것도 같습니다. 두 사람의 관계를 이해했다기보다는, 이 이야기로 작가는 다양한 사랑의 형태를 모두 보여주고 싶었던게 아닐까… 플라토닉한 사랑, 소유하는 사랑, 속박되는 사랑, 부모의 사랑, 시간이 흐름에 따라 변하는 모습의 사랑, 시간과 상관없는 신뢰로 뭉쳐진 우정같은 사랑, (현 시대에서는 일반적으로)불륜이라고 불리는 사랑 등등을 말이죠. 그러면서 아무래도 작가가 한국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와 같은 글을 쓰고 싶었던게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소설내내 계속해서 설명되는 철학이론들이 주인공들간 관계에 대한 서사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된다기 보다는, 그 철학을 설명하는 남주의 행동이 어디서 왔는지를 알아차리는 방식 정도로만 사용되는 것 같았고, 일반적인 소설의 스토리전개방식에 익숙해져있는 저같은 ‘일반인’이 봤을때에는 가끔 뜬금없다고 느껴지는 글들도 있었으니까요(예를들면 F교수와 이별할 때, 현실이라면 누가 이별편지를 저런식으로 쓸까 싶은). 결국 이 소설을 통해 현재, 동시대의 통상적인 도덕이나 윤리와 상관없는 ‘사랑의 여러가지 모습’을 매개로 작가가 그동안 연구해온 철학이론의 방향과 입장을 대중에게 설명하고자 하셨던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내용중에 ‘필명으로 자전적인 내용의 소설을 쓴다“는 남주의 이야기에 저는 살짝 작가님을 대입해보기도 했습니다.) 저에게는 개인적으로 소설 자체의 이야기에 몰입되기 보다는 작가가 말하고 싶었던 게 이게 맞나? 작가는 뭘 말하고 싶었던 걸까?...를 더 생각하면서 읽었던 소설이었습니다. 생각을 많이하게 하는 글이 좋은 글이라는 걸 어디선가 봤는데, 덕분에 스스로 많이 들여다보면서 읽고 생각했던 시간이었습니다. 책들은 다 그 읽는 시기가 따로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같은 책도 20대에 읽었던 느낌과 30대, 40대에 읽은 느낌이 완전히 다르다는 걸, 살아온 나이가 다양해지다보니 경험해보고서야 완전히 알겠더군요. 이 책도 옆에두고 꾸준히 다시 읽어보면 다른 감상이 생기게 되지않을까 싶습니다. 모두 좋은 시간 되시기를..
시기에 따라 같은 책도 다르게 읽힌다는 말씀에 공감해요. 아마 많이들 공감하실 거라 생각합니다. :) 20대 초반에 읽으면서 내팽겨쳤던 책을 10년 뒤에 다시 읽을 때 인생 책이 되기도 하고, 반대로 무척 좋았던 책도 시간이 흘러 다시 읽어보니 이전과는 전혀 다르게 느껴지기도 하죠. 그 차이가 단순히 나이들어감, 성장함 때문이라곤 할 수 없겠지만, 확실한 것은 '변화'인 거 같아요.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변화하고 있으니까요. 독서의 방향을 작가의 의도쪽에 두고 읽는다는 것은 차원이 높은 독서 방식인듯 합니다. 감상에서의 '거리두기'는 지대한 관심 속에서의 무관심 같은 거니까요. 영화에서도 감독의 의도를 하나의 감상 기준으로 놓고 보면 기술적인 부분과 디테일한 표현들이 눈에 들어오는 것처럼 '왜 이렇게? 굳이? 어떤 의도로?'라는 질문을 하게 되죠. 물론 정해진 답은 없습니다. 스스로 찾아가는 과정에서 남는 것들이 저마다의 답일테죠. 큰 흐름 속에 담긴 의도와 방식을 Yee님의 견해로 잘 설명해주셔서 감사해요. 시간이 좀 더 흘러 또 수많은 변화를 거친 후 책을 펼쳤을 때 그땐 또 어떤 감상을 하시게 될런지 궁금하네요. 함께읽기로 좋은 말씀 들려주셔서 감사해요! :)
소설은 언어와 표현으로만 이뤄지는 게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서사와 등장인물의 캐릭터에서 공감 되지 않는 부분들과 주요 내용인 화자와 선배의 사랑이 제 마음을 움직이지는 않았습니다. 그 허들만 지나고 나면 몰입도가 높아지며 세상과 사회와 인간에 대한 저자의 다른 시선들이 느껴집니다. 물론 한 남자에 대한 한 여자의 사랑도 조금씩 이해되는 부분이 있구요. 서양철학과 예술에 대한 조예가 있는 사람들에게는 좀 더 좋은 소설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읽는 과정이 어렵고 힘들었지만 사회와 사랑에 대한 다양한 생각들을 할 수 있어서 좋은 시간 이었던 것 같습니다.
3주차에 걸쳐 이뤄진 함께읽기 동안 들려주신 말씀들이 기억에 남습니다. 서사와 등장인물에 대한 공감이 어려움에도 책에 담긴 세상을 바라보는 여러 시선을 짚어주며 설명과 감상을 들려주셔서 감사해요! 사랑이라는 주제와 관련해 다시 한번 고민해본 좋은 시간이셨길 바랍니다. 허들을 넘으시면서 결승점으로 함께 들어와주신 점도 감사해요! :)
*교보문고에 리뷰 작성 완료했습니다~
1부에서는 선배에 대한 여주인공의 사랑, 작가님이 이야기 하고 싶은 철학 이야기가 반복되어 포기할까도 생각했는데, 모임장님의 따뜻하고 열린 태도에 감동해 마음을 다잡고 2부를 시작했습니다. 2부에서는 D와의 폭력적 이별과정, 남편, 시어머니, 아이에 대한 이야기가 다채롭게 펼쳐져 꽤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특히 카르텔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경멸하는 남편의 사교 모임과 속물적 인간의 속성에 대해 그릴 때는 제 얘기하는 줄 알고 얼굴이 뜨거워졌습니다. 선배의 삶의 면모는 제 짧은 소견으로는 니체+비트겐슈타인의 방식과 많이 닮아 있는데, 서양 예술사? 전체를 선배가 천재적으로 아우르는 부분은 작가분의 로망이 이런 거구나 하며 읽었고요. 단, 책은 각자 읽는 사람들이 주관적으로 읽는 것이고, 이해할 수 있는 영역, 느끼는 영역은 각자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의견이 있으면 부정적 의견도 있을 수 있으니 그런 부분은 서로 이해하는 마음으로 공유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부분에서 모임장님 리스펙트!) ^^ 마지막 3주차 분량이 남아 있는데, 기대됩니다.
읽는다는 것, 그중에서도 문학 작품을 읽는다는 건 인간이 가진 능력 중 상당히 고차원적이고 많은 에너지를 쏟는 일일 것입니다. 그런데 거기에 더해 그 감상을 글로 쓴다는 것은 그야말로 용기와 의지까지 동원되어야 하죠. 그런 점에서 존경받으실 분들은 이번 함께읽기에 참여해주신 여러분들이라 생각해요. 책을 출간한 출판사의 모임장으로서가 아닌 저역시 한 명의 독서가로서 다양한 감상들을 읽으며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 siouxsie님께서 끝까지 함께 읽으시려는 모습이 리스펙트!! 입니다~ :) 남은 독서도 편한 마음으로 즐거움이 남는 시간이 되시길 바랍니다.
마지막 책장을 덮으며... 오래된 드라마 [파리의 연인]이 떠올랐네요ㅎㅎ 다른 분들께서 올리신 글들을 보며 저는 작품의 표면만 갉작이며 읽은 거 같아 부끄러움이 앞서기도 합니다. 그래도 저의 감상을 올려보자면, K교수를 향한 A의 사랑은 맹목적으로 보였습니다. K교수의 기나긴 말 끝에는 A의 [나는 이 말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다] 와 같은 반응이 꽤 많이 나오더라구요. '응. 나도 그래'라며 읽어내려갔습니다. 인간을 동일한 존재로 만들려는 순간 폭력이 발생하죠. A는 어느새 K교수에게 자신과 동일한 방식의 사랑을 강요하게 되더라구요. 사랑과 섹스는 별개라고 당당히 선언하던 K교수도 물들어 버린 사랑에서 어쩔 수 없이 무너져 버리구요. 개인주의적인 남자와 이기적인 사랑을 하는 여자의 서로 맞닿을 수 없었던 사랑 이야기였습니다. 사르트르에 따르면, 징표가 지니는 의미를 선택하는 자는 바로 나 자신이라고 하죠. 그런 의미에서 사랑의 의미도 내가 선택하는 것. 비슷한 사랑의 정의를 내린 사람과의 만남은 그럭저럭 평화롭겠지만 사랑의 정의가 다른 사람과의 만남은 전쟁같은 사랑일 수 밖에 없지요. 결국 징표의 해독에 대해서는 전적인 책임을 진다는 점에서 A도, K교수도 지독한 실존주의자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다독하는나날님의 감상평을 읽으며 '응. 나도 그래.' 라는 부분에서 웃음지었습니다. 드라마 얘기에서도요. :) 그래서 재밌는 감상평이 이어지겠다고 생각한 순간, 들려주시는 감상평은 통찰이 느껴지는 문장이었습니다. 서로의 공감과 이해를 기반으로한 소통을 원한다고 하면서도 상대에게 자신의 욕망을 강요, 투영하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되는데 그 과정이 폭력적임을, 그리고 그로 인해 발생한 사태에 대한 책임은 회피하려 한다는 지적에 공감합니다. 자신의 선택에 대해 책임을 진다는 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죠. 책 제목이 뜻하는 바와 맞닿은 부분 같아요. 실종은 의문의 사라짐이지만 외출은 의도를 가진 사라짐이니까요. 함께읽기로 좋은 말씀 들려주셔서 감사해요! :)
방금 완독했습니다. 선배의 지적 카리스마, 자신만의 확고한 신념과 철학은 매혹적이긴 합니다만, "좋은 사람"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아요. 제자에게 비즈니스 제안이라며 접근한 것부터가 저의 가치관으로는 좋아보이지 않았고, 선배의 '사랑'에 대한 철학이 그녀를 타락하게 만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읽는 내내 들었습니다. 사랑과 섹스는 별개라며 정신적 교감 없이 이어온 잠자리가 결국은 두 사람의 몰락으로 이어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일전에 저의 실패한 지난 연애를 떠올리며 소유하려 했던 점을 반성하기도 했었는데, 한편으로는 상대의 '마음'은 내 것으로 소유 되는 것이 맞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끝내 선배는 무책임했던 것 같아요. 그녀가 선배의 마음을 온전히 소유했다면 파국으로 치닫진 않았을 것 같은데. 긴 감상평은 생각을 좀 더 정리한 후에 해야겠습니다. 좋은 기회 주셔서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재밌네요.
마음을 소유한다는 것은 사랑을 소유한다는 의미와 같은 거 같아요. 소유의 대상이 실체가 없다는 점에서요. :) 현대 철학에서는 그렇게 말해질 수 없고 보여질 뿐인 것들은 침묵 속에서 지나쳐야 할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한 것들을 말할 때 오히려 그것을 망친다고도 하죠. 신의 존재는 모르기에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신앙(신의 성스러움에 대한 희구)일 뿐인 것처럼 사랑에 대해서도 그저 함께함에 대한 희구와 노력만이 있을 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의미 부여가 위선이라는 입장에서는 애정, 섹스, 다정함, 배려, 관심, 따스함, 보살핌, 애틋함 등이 복합적으로 버무려져 사랑으로 불리는 것을 경계하는 것일테고요. 함께읽기를 마쳐주셔서 감사해요! 기억에 남는 독서가 되셨기를 바랍니다! :)
두꺼운 책 드디어 다 읽었습니다. 처음에 스토리 중심으로 생각하니 막장 드라마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마지막 까지 읽고 다시 돌아보니 여러가지로 많이 생각하게 되네요. A의 K교수의 사랑에서 인간이 바라는 욕망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지성을 사랑한 천재 교수, 그런 K를 사랑한 A는 결국 있는 그대로의 사랑이 아닌 소유하고 싶은 사랑이었네요. A가 K로 부터 사랑을 받지 못한 것이 아닌 A의 소유욕망이 파국으로 이어지는 결과가 안타까웠습니다. 책의 많은 양을 차지하는 많은 철학이론은 이런 주인공들이 중간 중간 느끼는 감정을 설명해 주는 것 인듯해요. 많은 양을 읽는데 급급하고 철학에 대해 잘 몰라 제대로 이해 못해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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