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읽기] 조지수 장편소설 <마지막 외출> 함께 읽어요!

D-29
1주차 (~p.75) 읽고 있던 책을 먼저 완독하고 읽기 시작하느라 늦어져서 1주차는 많이 읽진 못했네요^^;; 비즈니스라고 칭하는 두 사람의 관계가 교수와 학생(제자)이라는 신분 때문에 선입견이 먼저 생겼는데 읽다 보니 교수의 지적인 카리스마는 저였어도 매혹 됐을 것 같아서 점점 수긍(?)이 되고 있습니다. ㅎㅎ 평소 철학을 가까이 하진 않지만 나름 철학자들에 대한 공부도 했었고,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이기도 해서 철학적인 이야기를 하는 게 저에게는 굉장히 흥미롭네요.
철학과 관련한 부분에 흥미가 있으시면 재미있으실 거 같아요. 천천히 읽으시면서 즐거운 시간되셔요! :)
다른 일정으로 26일까지 책을 못 읽게 되어 죄송합니다. 27일부터 읽어서 조금 늦은 1회차 올리겠습니다~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으니 천천히 읽어나가셔요. :)
조지수 장편소설 <마지막 외출> 함께읽기가 시작되었습니다. ▶2주차(11/24~12/3): 289쪽~512쪽(‘재회’ 챕터 끝) 서로의 생각과 감상을 나눌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중요한 것은 어떤 사건에 대해 내가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가에 달려 있게 된다.
마지막 외출 346쪽, 조지수 지음
철학이라는 것이 결국 인간의 생각과 행동에 서사를 부여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K교수의 사랑에 대한 지론 역시 마찬가지이구요. 사실 처음에는 '뭐 이런 인간이 다 있어?'라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현재 끝까지 다 읽은 상태라 더 이야기하고 싶지만 여기서 줄이겠습니다 :)
당대의 세계관과 이념은 개인에게 큰 영향을 끼치지요. 물론 그것을 포착하느냐 모른 채 흐름 속에서 살아가느냐 아니면 시대착오 속에서 머무르느냐에 따라 삶은 달라지겠지만요. 즐거운 시간이셨길 바랍니다! 3주차 들어가면 편하게 이야기 들려주셔요~ :)
뒷부분은 앞부분에 비해 잘 넘어가는것 같아요. 그러다보니 이미 다 읽어버려서 2주차에 뭔가 쓰기가 애매합니다. 1주차에 왠지모르게 설득되지않았던 주인공들의 사랑이 여전히 불편하기는 하지만, 제가 이해하고 안하고를 떠나서 세상에는 다양한 형태의 사랑의 존재하니까요. 아마도 다양한 형태의 관계들 속에 본질적인 무언가를 말하고자 하셨던게 아닐까…생각합니다. 떠들고 싶은 이야기들이 있지만 다음주로 미루겠습니다. ^^
다양한 형태의 관계와 사랑, 그 속에서의 본질적인 것에 대해서. 라는 평이 인상적입니다. 다름에서 느껴지는 불편함도 인정하고 수용하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닌 거 같아요. 즐거운 시간이셨길 바랍니다! 3주차 들어가면 편하게 이야기 들려주셔요~ :)
2주 차 감상입니다. 주인공이 선배와 D와의 이별을 한 후 결혼과 출산 그리고 다시 선배를 만나기 까지 의 내용이 펼쳐지는데요. 주인공의 선배에 대한 사랑은 숭배에 가깝다고 보여지네요. 이 소설이 사랑에 관한 내용이라면 아름답지도 않고 이해되지도 않지만, 한 여성의 삶에 대한 서사라면 공감 할 수 도 있습니다. 자신이 동경하는 모습을 갖춘 이성, 지적 수준이 높고 지식에 대한 열망이 강한 사람에 대한 무한한 존경으로 사랑은 시작되었고, 그 사랑이 현실에서 성취하기 어렵기 때문에 그 마음을 간직하고 살아가게 된다는 것. 선배와의 사랑이 선배에 의해서가 아니라 그녀의 마음 속에 잠재되어 있는 안정이라는 덫 때문에 이뤄지지 않았을 수도 있겠죠. 그녀의 물질적인 것과 더불어 현실에 발 닿지 않는 지식에 대한 허영 또한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입니다. 육체적인 욕구의 해소를 위해 비윤리적인 만남을 이어가는 것도 채워지지 않은 삶의 갈망을 대신할 수 있는 것에 육체적 욕구 또는 이성에 대한 만남일 수 있겠죠. 그녀의 마음과 그녀가 사랑하는 대상인 선배에 대한 생각으로 저도 사랑이라는 주제를 다시 한번 고민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책 틈틈이 등장하는 날카로운 시선 또한 좋습니다. 선택이 중요한 게 아니라 선택 후에 결과를 만들어내려는 의지가 중요하다는 것, 직업이 생계의 문제와 더불어 자기 완성의 의미가 있다는 것 등이 제게는 마음에 와 닿네요! 남은 분량은 좀 더 여유 있을 때 천천히 읽어보고 싶네요.
사랑이라는 주제에 대해 다시 한번 자신의 생각을 고민해볼만 하다고 말씀해주신 부분에 공감해요. 욕망, 허영과 같이 삶에서 경계해야할 것들에 대해서도 여러 생각이 듭니다. 천천히 읽으시면서 즐거운 독서로 마무리하시길 바라요~ :)
2주차 (p.76 ~p.341) p.341_ 부디 남편에게 '네게 있어 나는 무엇이냐?'고 묻지 않기를 바라. 왜냐하면, '내가 네게 무엇인가보다는 내가 나 스스로에 대해 무엇인가'가 일차적으로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야. 사랑은 서로 간의 진정한 독립에 기초해. 독립이 없으면 유대도 없어. 항상 스스로가 될 수 있기를 바라. 느끼는 바가 많았던 구절입니다. 읽으면서 소유와 독점을 사랑이라고 생각한, 내가 '나'이기 보다 상대가 원하는 사람이 되고자 했던 철없던 20대 때의 연애가 많이 떠오릅니다. ^^;; 철학적인 내용으로 인해서 술술 읽히는 책은 아니지만 읽으면서 '배운다'는 느낌이 들어요.
다른 사람에게 맞출 수 있는 능력, 적절한 가면 착용은 연애 말고도 전반적으로 원만한 사회 생활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부분인 거 같아요. 하지만 그게 지나치면 자신을 또는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바를 잃을 수도 있죠. 과거의 모습을 떠올리게 되는 건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
이 소설은 어쩌면 모든 독자의 것은 아닌 듯합니다. 우선 철학적 측면에 있어서 그렇습니다. 이 소설은 대학에서 만난 두 명의 주인공, 즉 철학과 재학생과 철학/예술사 교수 사이의 사랑과 좌절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전개 과정에서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주제인 철학에 대한 얘기가 빠질 수 없습니다. 이 철학적 주제에 관해 저자는 현대의 분석철학과 실존주의에까지 밀고 나갑니다. 가장 세련되고 난해한 철학적 주제들이 등장합니다. 그래서 쉽게 이해할 수 없었고 많은 부분 다시 읽어야 했습니다. 두번째는 도덕적 문제입니다. 두 사람의 사랑에 대해 윤리적 문제의식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 부분에 대해서 저는 저자를 옹호하고 싶습니다. 예술에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시대착오이고 논점을 이탈한 것 아닐까요? 나보코프의 롤리타는 소아성애라는 일종의 질병이라 할 만한 부도덕성을 깔고 전개됩니다. 그러나 어떤 문학 평론가도 이를 소설의 주요 요소로 간주하지 않을 것입니다. 세번째는 정치성향의 문제입니다. 저자가 상당한 정도 좌파 운동권 인사들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반박을 하고 싶다면 저자의 논리에 대한 것이 되어야하지 않을까요? 정치적 견해 차이가 무조건적 비판의 대상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저는 문학은 단지 언어의 문제이고 표현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저자의 언어구사는 매우 독특하고 또 탁월합니다. 이것은 그의 전작 나스타샤에서도 또 그의 수필집에서도 그렇습니다. 그의 문체는 간결하고 명석하고 날카롭고 우아합니다. 또 많은 부분에서 시적이기도 합니다. 주인공이 결혼 편 피날레에서 탄원하는 부분이나 출산 편 피날레의 독백 부분은 이런 소설의 특징을 가장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저는 저자의 이런 문학적 성취를 높이 사고 싶습니다. 문학의 가치는 저자도 소설에서 언급한 것처럼 언어의 구사, 즉 표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우리말이 이렇게 아름답게 쓰일 수 있구나 감탄하곤 했습니다. 스토리는 단순하고 건조합니다. 그러나 이 소설은 그 표현으로 풍요롭습니다. 그래서 저는 소설 감상에서 스토리를 주된 관심으로 삼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주인공의 운명의 전개보다는 그 운명의 전개 ‘양식’에 관심을 갖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양식이 곧 언어 그 자체일 것입니다. 저는 이 소설을 여러 번 읽어야했습니다. 어려운 소설이지요. 그러나 매 순간 저를 매혹하고 눈길을 머물게 하는 것은 바로 그의 우아한 표현들이었습니다.
작가님의 전작 <나스타샤>를 알고 계신 독자님이시군요.:) 어쩌면 모든 독자의 것은 아닌 것 같다는 말씀에 동의합니다. 전작에 비해 어렵다고 느껴질만한 부분들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 부분은 독자의 몫이라고도 생각합니다. 남겨주신 감상평을 읽어보니 이번 소설은 '현대소설'이라는 점을 알고 계신 거 같아요. 단순히 시대적 동일성에 의해 현대소설은 아니죠. 즉, 지금 시대의 모든 문학이 현대의 세계관과 양식을 공유하고 있지는 않다는 것입니다. '언어와 표현'에 대해 언급도 해주셨는데, '소설은 이야기의 문제가 아니라 단지 언어의 문제'라고 말한 스테판 말라르메의 말이 떠올랐습니다. 지워질 것을 전제로 창조되는 포스트모더니즘 소설로 느끼고 이해하신 것이라면 작가님의 의도에 맞을 거 같아요. 특별할 것이 전혀 없는 '사랑'이라는 흔하디 흔한 주제와 진부하고 뻔한 서사여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으니까요. :) 세밀하게 넘쳐나는 이야기의 향연, 묵직하게 전달되는 공감 속에서 번개가 치듯 번쩍이는 언어적 유희와 같은 것들이 만들어짐과 동시에 해체되고 있습니다. 이미 읽으셨을 것 같지만, 존 파울즈 <프랑스 중위의 여자>도 추천드립니다.
조지수 장편소설 <마지막 외출> 함께읽기가 시작되었습니다. ▶3주차(12/4~12): 513쪽~에필로그 어느덧 마지막 주차입니다. 12월의 즐거운 독서 시간이 되시길 바라요!
2주차에 지정 범위를 넘겨 끝까지 읽어버리는 바람에 2주차의 감상평을 남기지 못했습니다. 책을 다 읽고 나니 많은 생각이 들어서 나름의 정리 시간이 필요합니다. 3주차 마무리하면서 감상평을 남기겠습니다.
네~ 괜찮습니다. 천천히 남겨주셔요. :)
초반보다 뒤로 갈수록 몰입도가 높아지는 느낌입니다. 몇몇 분들이 적어주셨듯이 장벽이 확실한 글이지만, 잘 견뎌내면 방대한 취향과 흥미로운 통찰력이 재미있어요. 이미 사라진 것도 아직 오지 않은 것도 부재를 뜻하기에, 사랑의 실재는 오직 현존으로만 말할 수 있겠습니다. 언어의 한계 때문에 말할 수 없는 공간이 분명히 있잖아요. 부재의 현전이 무가 아니듯, 이것이나 저것이라 표현할 수 없지만 사랑이 현존으로 현전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영속이나 소유처럼 잡히지 않는 것은 놓아두고, 순간순간에 열성을 다하면 그게 바로 사랑이 아닐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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