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읽기] 조지수 장편소설 <마지막 외출> 함께 읽어요!

D-29
철학 수업을 들었던 때를 떠올려보면, 가끔씩 과연 저 교수님은 자신이 하는 말을 정확히 알고 가르쳐주시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곤 했어요. 배움이 부족할 땐 권위에 고개를 숙이게 되잖아요. 저 분이 못 가르치는 게 아니라, 내가 무식해서라면서요. :( 솔직히 잘 모르겠지만 대단한 사람이니 대단한 거겠지~ 라는 것과 아직은 내가 부족해서 잘 모르겠지만 확실히 대단한 사람이야~ 라는 것의 차이는 큰 거 같아요.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인상 깊은 문장들을 만나시길 바라요~:)
삭제한 글입니다. 아예 글창을 없앨수는 없나 보네요. 어쨋든 잘 읽고 있습니다.
‘이별’ 챕터까지 1. 앞서 얘기한대로 작가가 그동안 갖고있던 철학 지식 혹은 독자에게 하고 싶었던 이야기(ex.소설내 여러 ‘서한’들)를 소설의 형식을 빌려 전달하고자 했던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스토리’라고 할만한 부분보다 철학의 비중이 커 보입니다. 이렇게 표현되는 철학지식은 어쨋든 남주의 천재성을 보여주기위한 서술로 보입니다. 그 자체로 충분히 그 학문에서 높은 경지에 있는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지만 오히려 그 천재성을 여주가 ‘그의 천재성’을 운운함으로 확인시키는게 오히려 공감을 떨어트리기도 했던것 같아요. 나이로 학문의 깊이를 판단하는건 옳지 않지만 이제 20대 초반의 대학생인 여주의 입장에서 교수의 천재성을 수업시간 한번 만난것만으로 판단해버린다는 사실에 공감이 되지는 않았던것 같습니다. 이 판단이 맞았다는걸 증명하고 싶기나 했던것처럼 이후에 어떤 책을 냈고, 글을 썼고…등등 서술한 부분도 사족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2. 사실, 이 소설의 주제는 사랑입니다. 사랑이라는게 어떤게 옳고 그르고는 없지요. 다만, 주제와는 다르게 제가 이들의 사랑에 아직까지는 잘 몰입이 안되었던 이유는 주인공의 직업적인 배경때문인 것도 같습니다. 천재성이나 학문적인 성과가 있다면 일반적인 도덕적 테두리에서 벗어난 행동도 받아들여져야 하는가. 예를들면 교수로써 학생과의 연애(연애도 아닌 성적쾌락을 만족하기 위한 관계)를 가져도 되는 것인가에 대한 생각들, 그럼에도 그럴 수 밖에 없었다는 상황이 (여주의 씨니컬한 성격이 만들어진 배경이나 남주의 우울증을 겪을정도로 괴로운 학문적 탐구, 한번만난 아기에 대한 애정과 돌봄..등을 알개되면서) 설득됐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습니다. 남앞에 서로의 감정을 숨기는 ‘애절하고 숨겨진 소중한 사랑’ 보다는, 호칭을 ’선배‘로 바꿨다고 해서 그 관계가 변하는건 아니지않나? 하는 생각이 깔려서, 그래도 되고 안되고의 도덕적 기준을 떠나서 내내 불편했던 듯 합니다. 어쩌다보니 이렇게 삐딱하게 정리하기는 했지만 내용중 철학에 대한 이론이라든가, 감정의 세밀한 묘사에 감탄한 부분도 많습니다. 이런 감정의 세밀한 흔들림을 어찌 글로 이렇게 표현했지? 하는 부분들. 아직 반도 안읽었기때문에 앞으로 진행될 내용도 기대하면서 계속 잘 읽겠습니다.
삐딱한 정리라는 말씀에 웃음이 지어졌어요~:) 불편하게 느껴지셨던 부분이 있으심에도 감상을 정리하시면서 공유해주셔서 감사해요! 말씀해주신 좋은 점들이 더 많이 발견되면서 재밌게 읽어나가시면 좋겠습니다.
1주차 지정 범위인 '이별' 챕터 끝까지 읽고 씁니다. 더 읽어나가고 싶은 흡입력과 궁금함이 가득하지만 정해진 곳까지만 우선 읽었어요. 사실 잠시 숨을 고르고 싶단 생각도 들었습니다. 저만의 느낌을 비유를 들어 표현해보자면, 아직 동 틀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새벽녘의 캄캄한 호숫가에 서서 어디까지가 어두운 공기고 어디서부터가 차디찬 물인지 알 수 없는 암흑 속에서 맨발로 더듬어가며 호수 안으로 걸어들어가는 듯 합니다. 살을 뚫고 들어와 뼈를 시리게 만드는 한기를 느끼면서 물 속으로 걸어갑니다. 두렵고 무섭습니다. 지금은 무릎 정도인데, 이제 곧 배를 지나 가슴을 적시고 머리까지 완전히 잠기게 될 거 같은 무거운 감정이 그냥 슥슥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가는 문장들 속에서 느껴집니다. 앞으로 전개될 이야기의 방향이 비극일 거란 예상은 충분히 할 수 있어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무엇이 비극이고 무엇이 희극이란 말인가? 라는 생각도 드네요. 그 점에서 '세빌리아의 이발사' 편이 제일 기억에 남고 좋았어요. 여주인공은 자신의 삶도 이 유쾌한 희극처럼 되길 바랐겠죠. 하지만 처한 현실은 비극. 이 비극에서 나를 꺼내 줄 구원자로 여겨지는 선배는 내가 원하는 말은 해주지 않아요. 그 말들은 꿈인지 환상인지 그저 자신의 바람인건지 모를 모호함 속에서 남죠. 그리고 '나는 도대체 어떤 종류의 괴물인가?'라며 갑자기 터져나오는 깊은 자책. 그리고 처음부터 내가 보고 경험한 오페라는 허상이었다는 듯한 묘사. 내 손에 남은 건 천국의 문을 열어주었을 오페라 티켓 대신 허름한 모텔의 문을 연 싸구려 콘돔. 비극을 선택한 건 나 자신이라고 자책하는 묘사를 과연 그날의 진실은 무엇이었는지 아무도 모를 애매함으로, 마치 다른 우주의 다른 나의 선택처럼 느껴지게 그 경계를 흐리게 처리한 것이 인상적이었어요. '이별'의 선택은 당연한 수순이었을 거예요. 삶을 무의미로 받아들이기엔 소유에 대한 욕망이 너무 크니까요. 빈 곳을 채워서 얻는 만족감에 대한 열망은 돈, 땅, 주식 같은 물질적인 것에만 적용되는 게 아닐테니. 선배와의 이별을 상징하는 원피스를 아무렇지도 않게 입고 다녔다는 부분은 여주인공이 향한 현실에의 욕구가 거의 본능에 가까운, 타고난 것임이 잘 드러나는 장면이었어요. '아무 생각이 없었다.' 연인과 헤어진 후 받은 선물을 내다버리는 사람이 있고 상자에 넣어 보이지 않는 곳에 치워버리는 사람도 있고 당사자에게 돌려주는 사람도 있고 그런 게 무슨 상관이냐며 그냥 쓰는 사람도 있죠. 몇 만원짜리 책 선물이야 쉽게 내다버릴 수 있겠지만 몇 백만원짜리 귀금속은 어떨까요? 그렇더라도 나라면 조금의 고민도 없을 거란 말은 거짓말일 거 같아요. 사실 그건 중요하지 않죠. 문제는 그 후인 거 같은데, 보통은 자신의 행동에 대해 눈을 감게 되잖아요. 합리화하는 게 자신의 마음을 지키는 것이니까. 여주인공은 그러지 않네요. 저렇게 사는 건 너무나도 어렵고 고통스러운 일일 거 같아요. 아니면 그게 건강한 것일까요? 소설이 과거의 기억들을 되짚어가는 형식인 터라서 일기장에 쓴 아주 사적인 기록 같은 느낌인데, 저는 제 일기장에서도 그렇게 적나라하게 발가벗진 못할 거 같습니다. 감상을 적다보니 생각이 많아지네요.
수년 전에 '세빌리아의 이발사' 오페라를 직접 본 적이 있습니다. 이야기보다도 음악이 너무 흥겹고 즐거웠어요~:) 음악을 사전에 잘 알고 있었더라면 더 재미있게 오페라를 감상할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많이 있었습니다. 예술 작품에서 작가 의도나 기법, 표현 방식 등에 대해 생각해보려는 시도는 감상의 폭을 넓혀주는 거 같아요. 앞으로 이어지는 독서에서도 여러 것을 느끼시는 시간이 되시길 바라요~:)
https://blog.naver.com/vaneem/223260845635 독서 시작 인증샷 입니다~
1주차 감상입니다 프롤로그엔 철학을 전공한 실종수사관이라는 콘셉트가 신선했습니다. 심지어 제가 좋아하는 ‘경제적 여건상’ 어쩔 수 없었다는 설정. 실종 수사 대상인 여인의 일기장이 작품의 주요 내용인 것도 몰입도를 더했습니다. 그런데 두둥....읽으면 읽을수록..... 위에 있는 댓글들이 칭찬일색인 것을 보고(제가 잘못 읽었을 수는 있겠지만) 좀 당혹스러웠습니다. 작가님이 이 책을 통해 철학적으로 하고 싶으신 이야기가 많은 것도 알겠고, 주인공이 선배를 얼마나 사랑하는지도 알겠고, 어떤 사회적 현상에 대해 굉장히 분노하고 계시는 것도 알았습니다. 그런데, 본인이 분노하시느라 독자가 분노할 틈도 주시지 않았으며, 과도한 여주인공의 사랑에 제가 파묻혀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섹스와 사랑의 감정은 별개라는 것, 이제 알았으니 그마아아안~~) 동어반복이 많고(강조하고 싶은 문장이 아니라, 불필요한 정보전달식 문장) 예를 들면, ‘그는 학교 근처에 있는 하숙집에 살고 있었다.’라든가 ‘그는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었다.’ 등 이미 언급한 정보가 챕터가 시작될 때마다 나오는데, ‘이런 문장들을 뺐으면 50쪽은 줄었겠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인문학책 읽다 보면 (독자들이 혹시라도 까먹을까 봐?) 앞에서 나온 내용 반복해 주는데, 딱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소설을 분석하면서 읽는 타입도 아니고, 두꺼운 책을 좋아하는데 앞으로 남은 400p가 계속 이런 식으로 진행된다면 조금 힘들 것 같네요. 책 지원해 주셔서 감사한 마음으로 읽어야 하는데, 이런 글 올려 죄송하고, 이건 그야말로 제 사적인 의견이니 영향 받지 않고 재미있고 감동적으로 읽으시는 분들은 즐기며 읽으셨으면 합니다. 저도 힘을 내서 끝까지 읽어 보려 합니다!
생각했던 방향과 다른 방향으로의 이야기 전개가 더 흥미롭게 느껴지지 않은 점이 아쉬우셨겠어요. 죄송하실 부분은 전혀 아닙니다. 감상은 저마다 다르니까요~:) 감상평을 공유해주셔서 감사해요! 혹시라도 의무감에 읽어나가시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읽다가 멈추게 되는 책들도 있기 마련이니까요~:)
1주차 소감 프롤로그를 읽으면서 탐정물, 추리소설을 상상했어요. '이별'까지에서 읽어 나가면서 이런 개인적 기대를 충족하진 못했네요. 그래도 이야기 전개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해서 술술 잘 읽히긴 합니다. 지금까지 읽은 내용을 정리해 보면 철저히 철학적으로 자기만의 세계에서 자기중심적으로 살아가는 일명 '나쁜남자'와 이쁘고 똑똑하지만 사랑에 매달리는 '어린 여자'의 잘못된 사랑 이야기라 생각됩니다. 흡사 아침 드라마를 보는 듯했습니다. 아마 철학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서 철학적 설명은 머릿속에서 날아가 버리고 등장인물들의 행동만 기억에 남은 탓이 아닌가 싶네요. 결혼이야기 부터는 좀더 현실적으로 공감가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요. 그 이야기에서 깊이 있는 생각을 해보도록 해볼게요.
기대와 달라도 즐거운 시간이 되시면 좋겠어요~!:)
1주차 (~p.75) 읽고 있던 책을 먼저 완독하고 읽기 시작하느라 늦어져서 1주차는 많이 읽진 못했네요^^;; 비즈니스라고 칭하는 두 사람의 관계가 교수와 학생(제자)이라는 신분 때문에 선입견이 먼저 생겼는데 읽다 보니 교수의 지적인 카리스마는 저였어도 매혹 됐을 것 같아서 점점 수긍(?)이 되고 있습니다. ㅎㅎ 평소 철학을 가까이 하진 않지만 나름 철학자들에 대한 공부도 했었고,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이기도 해서 철학적인 이야기를 하는 게 저에게는 굉장히 흥미롭네요.
철학과 관련한 부분에 흥미가 있으시면 재미있으실 거 같아요. 천천히 읽으시면서 즐거운 시간되셔요! :)
다른 일정으로 26일까지 책을 못 읽게 되어 죄송합니다. 27일부터 읽어서 조금 늦은 1회차 올리겠습니다~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으니 천천히 읽어나가셔요. :)
조지수 장편소설 <마지막 외출> 함께읽기가 시작되었습니다. ▶2주차(11/24~12/3): 289쪽~512쪽(‘재회’ 챕터 끝) 서로의 생각과 감상을 나눌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중요한 것은 어떤 사건에 대해 내가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가에 달려 있게 된다.
마지막 외출 346쪽, 조지수 지음
철학이라는 것이 결국 인간의 생각과 행동에 서사를 부여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K교수의 사랑에 대한 지론 역시 마찬가지이구요. 사실 처음에는 '뭐 이런 인간이 다 있어?'라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현재 끝까지 다 읽은 상태라 더 이야기하고 싶지만 여기서 줄이겠습니다 :)
당대의 세계관과 이념은 개인에게 큰 영향을 끼치지요. 물론 그것을 포착하느냐 모른 채 흐름 속에서 살아가느냐 아니면 시대착오 속에서 머무르느냐에 따라 삶은 달라지겠지만요. 즐거운 시간이셨길 바랍니다! 3주차 들어가면 편하게 이야기 들려주셔요~ :)
뒷부분은 앞부분에 비해 잘 넘어가는것 같아요. 그러다보니 이미 다 읽어버려서 2주차에 뭔가 쓰기가 애매합니다. 1주차에 왠지모르게 설득되지않았던 주인공들의 사랑이 여전히 불편하기는 하지만, 제가 이해하고 안하고를 떠나서 세상에는 다양한 형태의 사랑의 존재하니까요. 아마도 다양한 형태의 관계들 속에 본질적인 무언가를 말하고자 하셨던게 아닐까…생각합니다. 떠들고 싶은 이야기들이 있지만 다음주로 미루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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