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북클럽] 9. <마키아벨리의 피렌체사> 함께 완독해요

D-29
2-1. 2권에서는 엄청난 갈등을 다루고 있기에.. 저는 반대로 그 와중에 있었던 평화에 집중해봤습니 다. 어쩌면 평화의 조건을 만들기까지는 어렵지 만 그 조건을 지키자는 합의가 모여졌을 때는... 평화가 곧잘 유지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2권에서 느꼈던 분열의 원인은 물론 너무 일반화시켜서 해석한 부분도 있을테지만 부족 본능 혹은 내집단 편향으로 생각됩니다. 인간의 이분법적 사고는 예나 지금이나.. 결코 고쳐질 수 없는 고유한 특성 같기도 합니다.;;;
1권이 천년의 이야기, 2권이 100년의 이야기라 조금은 덜 어렵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짧은 기간동안에도 수없이 많은 갈등과 체제변화에 머리가 아픕니다...ㅎㅎㅎ
왜 셰익스피어가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로미오와 줄리엣을 썼는지 알 정도로 가문간의 권력 투쟁이 대단하네요. 단테가 어떠한 상황에서 쫓겨났는지도 나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조선시대의 서인과 동인, 남인과 북인이 싸우다 서인과 남인이 남는 등(정확하지 않은 정보일 수 있음 주의) 어디를 가나 정치판은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쇼라는 건 불변의 원칙 같습니다. 167p 코르소는 명성을 쌓을 목적으로 항상 힘 있는 자들의 의견에 반대했고, 평민을 자기편으로 만들기 위해 그들의 마음이 어느 쪽으로 기우는지 살피다가 그게 어느 쪽이 됐든 자신도 그쪽으로 영향력을 행사했다. -> 본인이 진정으로 무엇을 추구하는지는 중요하지 않고, 그저 상대편을 물리치기 위한 행동에만 치우는 방식이 고대나 지금이나 변함 없습니다. 또한, 후반에 시민과 자신의 추종자들에 의해 선출?된 발테르 공작을 보며, 잘못된 선택이 우리의 삶을 얼마나 망가뜨리나도 현재 상황에 비춰 보며 읽었습니다. 202p 그들으 자신들의 수치(공작)가 점점 가까이 다가오는 것을 보며, 그토록 증오하는 자에게 서둘러 경의를 표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드디어 뭔가 연표의 고리에서 해방된 기분이었습니다. 본격적으로 피렌체를 알아가게 됩니다. "카포 아 코사 파타 capo ha cosa fatta" 구엘프와 기벨린의 줄다리기가 선명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명문 귀족가문의 경쟁은 어느 나라에서나 있었으니 그러려니 했는데 평민회와 그 수장의 활동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상대적으로 성리학으로 사농공상의 계급이 명확했던 우리나라를 생각하면 이 도시국가들은 계급이 존재한다 하더라도 힘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시스템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참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2-2. 제2권을 읽으면서 인상 깊었던 문장을 적어주세요.
시간이 자유를 향한 열망을 없앨 수 없다는 것은 너무나 분명합니다. 우리는 결코 자유를 누리지 못했지만, 선조들이 남긴 기억만으로 자유를 사랑하게 된 이들에 의해 도시의 자유가 되살아나고, 또 그렇게 자유를 회복시킨 이들은 어떤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이를 꿋꿋하게 지켜내는 이야기를 자주 듣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폭력적인 정부가 선한 군주를 수장으로 갖는 일은 불가능합니다. 선한 군주는 얼마 못 가 폭력적인 정부를 닮아가거나, 아니면 폭력적인 국가가 재빨리 선한 군주를 파멸시킬 것이기 때문입니다.
마키아벨리의 피렌체사 - 자유와 분열의 이탈리아 잔혹사 제 2 권 p. 197,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하인후 옮김
“네 아비한테 돌아가 전해라. 상처는 칼로 치유되는 게 것이지, 말로 치유되는 게 아니라고.”
마키아벨리의 피렌체사 - 자유와 분열의 이탈리아 잔혹사 2권,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하인후 옮김
칸첼리에리 가문의 베르타카가 한 말이 듣기에는 멋있게 들리는데 실은 정말 바보 같은 말과 행동이어서 기억에 남습니다. 저런 상황에서 저런 말을 듣고 아이의 손이 잘리면 복수를 하지 않을 수 없을 거 같네요.
교황들은 늘 이탈리아 내에서 큰 권력을 획득한 이들을 두려워했으며, 심지어 교회의 지지를 통해 권력이 강화된 이들조차 시기해 언제나 그들을 파멸시키려고 애썼다. 이탈리아에서 일어났던 잦은 혼란과 변화는 모두 그 결과였다. 다시 말해 어느 한 군주가 강력해지면 그에 대한 두려움으로 교황들은 약한 다른 군주를 강하게 만들었고, 그 약한 군주가 강해지자마자 다시 그 강해진 군주를 시기해 그를 무너뜨리려고 온갖 노력을 다했다.
마키아벨리의 피렌체사 - 자유와 분열의 이탈리아 잔혹사 2권,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하인후 옮김
이 가혹한 처벌을 본 중간 계층의 시민들은 모두 경악했지만 귀족과 하층민은 만족해했다. 악을 기뻐하는 것은 하층민의 본성이고, 귀족은 이 처벌로 그동안 수없이 당하기만 하던 평민에게 복수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마키아벨리의 피렌체사 - 자유와 분열의 이탈리아 잔혹사 2권,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하인후 옮김
시민들은 공화국의 안녕을 사랑하는 이들의 충고를 받아들여, 피렌체에서 추방된 모든 시민을 불러들여 도시를 재통합하기로 했다. 그리하여 쫓겨난 지 6년 만에 구엘프는 피렌체로 돌아왔고, 기벨린 역시 최근의 악행을 용서받고 조국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하지만 공화국의 선을 사랑한 이들의 의도와 달리 기벨린은 구엘프와 시민들의 증오를 받았다. 구엘프는 추방당한 세월을 잊을 수 없었고, 시민들은 기벨린 치하에서 겪은 폭정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로 인해 어느 한쪽도 마음 편히 쉬지 못했다.
-어느 한 군주가 강력해지면 그에 대한 두려움으로 교황들은 약한 다른 군주를 강하게 만들었고, 그 약한 군주가 강해지자마자 다시 그 강해진 군주를 시기해 그를 무너뜨리려고 온갖 노력을 다했다. -각자가 상대한테서 정부를 빼앗으려 애쓰다가 마침내 그들 모두 권력을 잃고 말았다. -구엘프와 기벨린은 거의 소멸했지만, 모든 도시의 귀족과 평민 사이에 널리 퍼진 오랜 갈등은 피렌체에서도 여전히 불타오르고 있었다. 평민들은 법에 따라 자유를 게 살기를 원하고, 귀족들은 법을 매개로 평민들을 지배하기를 원하기 때문에 양측이 오랫동안 서로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어찌 보면 불가능하다. -도시는 다시 평민과 귀족, 기벨린과 구엘프, 비앙키와 네리 간의 해묵은 원한들로 혼란스러웠다. 그 결과 온 도시가 무장했고, 싸움은 끊이질 않았다.
전하, 이곳과 같은 도시에서 자유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숙고해 보셨습니까? 어떤 폭력으로도 굴복시킬 수 없고 어떤 이익으로도 대체할 수 없으며, 아무리 긴 시간이 지나도 소멸하지 않는 자유라는 이름이 얼마나 강력한 것인지 생각해 보셨습니까?
마키아벨리의 피렌체사 - 자유와 분열의 이탈리아 잔혹사 p.195,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하인후 옮김
발테르 공작에게 시뇨리 몇 명이 간언한 내용의 일부인데, 평민들의 투쟁은 진정 귀족이나 평민이나 층민이나 모두 자유를 평등하게 누릴 권리를 수호하기 위함일까요? 아니면 귀족 대신 도시 권력을 쟁취하기 위함일까요? 궁금하네요.
합의문을 읽어가다 공작의 권한이 1년이라는 대목에 이르자, 듣고 있던 군중이 "아 비타 A Vita (평생), 아 비타!"하고 연거푸 외쳤다.
마키아벨리의 피렌체사 - 자유와 분열의 이탈리아 잔혹사 p.200,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하인후 옮김
이 부분은 읽으면서 실소가 터졌네요. 공작과 아무 연관이 없는 군중이었다면 민중의 어리석음을 아주 잘 보여주는 사례가 될 터이고, 공작이 정치적으로 심어 놓은 사람이라면 교활한 정치 술책이라고 봐야겠지요. 제지하던 시뇨리들은 얼마나 어이가 없었을까요? 기껏 1년으로 협의해서 상황을 유예시키고자 했는데, 종신이라니요. 어리석은 군중들은 그 뒤의 내용을 보면 결국 대가를 치렀지요. 현대 사회에서도 이미지만 챙기며 그저 공허한 구호만 외치는 정치인에게 속아 넘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야겠습니다.
전하, 이곳과 같은 도시에서 자유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숙고해 보셨습니까? 어떤 폭력으로도 굴복시킬 수 없고 어떤 이익으로도 대체할 수 없으며, 아무리 긴 시간이 지나도 소멸하지 않는 자유라는 이름이 얼마나 강력한 것인지 생각해 보셨습니까?
마키아벨리의 피렌체사 - 자유와 분열의 이탈리아 잔혹사 p195,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하인후 옮김
고대인들은 이 일을 쉽게 했다. 그들은 자신들이 정복했거나 비어 있는 것을 알게 된 지역에 '콜로니'라는 이름의 새로운 주민들을 보냈기 때문이었다. 이런 방법은 새로운 도시의 건설로 이어져 정복한 지역을 더 안전하게 만들고 버려진 곳을 주민들로 채웠으며, 사람들을 그 지역의 구석구석에 배치했다. 이로 인해 더 편하게 살게 된 사람들은 자연히 그 수가 급증했으며, 공격은 더 신속하게 그리고 방어는 더 확실하게 할 수 있었다.
마키아벨리의 피렌체사 - 자유와 분열의 이탈리아 잔혹사 p122,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하인후 옮김
그때부터 그리스도력 1215년까지, 피렌체는 이탈리아를 호령했던 이들의 운명을 따랐다. 그 시대에 피렌체를 지배했던 자들은 우리가 앞서 총론에서 살펴본 것처럼 처음에는 샤를마뉴의 후손이었고, 그 뒤에는 베렝가르들이었으며 마지막에는 독일의 황제들이었다. 이 시기 내내 피렌체 시민들은 그들을 지배하는 강자들에게 억눌려 인구를 늘리지도 또 기억에 남을 만한 가치 있는 일을 이루지도 못했다.
마키아벨리의 피렌체사 - 자유와 분열의 이탈리아 잔혹사 p126,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하인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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