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북클럽] 9. <마키아벨리의 피렌체사> 함께 완독해요

D-29
" ... 달랑 『군주론』을 읽고 마키아벨리를 이해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왕십리까지 와서 서울을 봤다고 자랑하는 시골 양반의 허세와 같다. 그가 생애 마지막에 심혈을 기울여 쓴 책 『피렌체사』를 읽어야만 마키아벨리 사상의 전모가 드러난다. 무릇 한 사람의 생애에 대한 평가는 그의 마지막 장면까지 지켜보고 내려야 한다. 모든 것을 가졌던 사람이 모든 것을 잃어버렸을 때 깨달음을 얻는다. 그것이 바로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리어왕』이 드러내고자 하는 주제였다. ..." <우리 사회에 작은 희망을 선물하는 마키아벨리의 생애 마지막 역작> (p5, 김상근 연세대 신학대학 교수 추천사)
... 마키아벨리는 그의 마지막 작품 『피렌체사』에서 군주제와 공화제 사이의 양자택일을 강요하지 않는다. ... 평민들의 자유를 추구했던 공화정 시대를 향해 자유를 지키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알고 난 다음에 자유를 추구하라고 경고했다. 피렌체 군주제의 실체였던 메디치 가문을 향해서는 시대의 변화를 직시하라는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공화정이냐, 군주정이냐의 선택을 놓고 마키아벨리를 ‘평가’하거나 ‘절하’하는 것은 그를 잘 모르고 하는 소리다. 마키아벨리는 괘념치 않았다. 그가 주장하고 싶었던 것은 한마디로 ‘시대의 요청’이었다. 그 시대가 무엇을 요구하는지 잘 성찰하라는 것이다. ...
마키아벨리의 피렌체사 - 자유와 분열의 이탈리아 잔혹사 <우리 사회에 작은 희망을 선물하는 마키아벨리의 생애 마지막 역작> p7, 추천사(김상근),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하인후 옮김
내가 이 책을 눈여겨본 것은 이제 유럽의 변방 같은 이탈리아, 그리고 피렌체에 관한 관심보다는 바로 그 찬란했던 로마제국의 행방이었다. 게르만족의 남하로 제국이 무너지고, 황제와 기독교 세력의 충돌을 거쳐 19세기 이탈리아로 통일될 때까지의 잃어버린 고리다. 로마가 망해서 사라진 것이 아니라, 나름의 생존을 통해 현재까지 올 수 있었다는 단서를 독자 여러분도 『피렌체사』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마키아벨리의 피렌체사 - 자유와 분열의 이탈리아 잔혹사 <그 찬란했던 로마제국의 행방에 대한 단서> p11, 추천사 (이문열),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하인후 옮김
그 어떤 공화국의 분열도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겠지만, 그래도 피렌체의 분열은 특히 더 관심을 기울일 만하다. 우리가 아는 대부분 다른 공화국은 단 한 번의 분열로 사정에 따라 흥성하거나 파멸했으나, 피렌체는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계속해서 많은 분열을 겪었기 때문이다. ... 그런 분열들로 피렌체는 어떤 도시에서도 전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많은 사람이 죽거나 추방당했고, 또 많은 가문이 파괴됐다. 그러나 사실 이런 분열의 결과보다 우리 도시의 힘을 더 극명하게 보여 주는 증거는 없다고 생각한다. 확실히 이런 분열은 가장 강력하고 위대한 국가마저 한순간에 파괴할 수 있지만, 오히려 우리 도시는 이로 인해 끊임없이 강화됐다고 할 수 있다.
마키아벨리의 피렌체사 - 자유와 분열의 이탈리아 잔혹사 <서문> p21~22,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하인후 옮김
진실로 그토록 많은 고결한 이들의 선혈 위에 세워진 제국의 붕괴에는 군주들의 나태함과 대신들의 불충이 적지 않았고, 제국을 공격한 자들의 용기와 집요함 역시 결코 부족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붕괴에는 하나가 아닌 많은 부족이 관여했다.
마키아벨리의 피렌체사 - 자유와 분열의 이탈리아 잔혹사 <제1권> 제1장, p29,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하인후 옮김
책의 부제에서도 잘 드러나다시피, 이 책의 키워드는 '자유'와 '분열'인 것 같습니다. 특히 로마제국의 붕괴, 그리고 샤르데나 공화국의 통일에 이르기까지 1,000년 넘는 기간 크고 작은 도시국가로 나뉘었던 시기, 그 중에 피렌체를 중심으로 한 역사이니 더욱 그렇습니다. 제1권은 로마 이후 밀라노 공국과 나폴리 왕국, 베네치아 공화국 같은 경쟁세력과 주변의 종속된 소도시들의 이야기를 집약적으로 보여주다 보니 지루한 측면이 있네요. 다만 그 시기에 이만큼 역사를 정리하고 또 상상해 엮어내는 솜씨는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1-1. 마키아밸리는 이탈리아, 그리고 도시의 주권을 외부인이 간섭하는걸 부정적으로 보고 경계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주권의 행사를 중요시하고 외부의 개입으로 사건의 향방이 바뀌는 것을 강조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전근대 인물임에도 사건을 최대한 서술하고자하는 현대인과 유사한 관점도 느껴졌습니다.
언젠가 프랑스인과 독일인이 모두 이탈리아를 떠나고 이탈리아가 온전히 이탈리아인의 손에 맡겨진 때가 반드시 오리라고 예견한 저 운명의 여신은, 외국의 괴롭힘에서 벗어난 교황이 자기의 권력을 강화하거나 마음껏 누릴 수 없도록 로마에 매우 강력한 두 가문, 즉 콜론나 가문과 오르시니 가문을 일으켜 세워, 그들이 가까이에서 계속 교황의 힘을 견제케 했다.
마키아벨리의 피렌체사 - 자유와 분열의 이탈리아 잔혹사 82p, 1권 25장,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하인후 옮김
그러므로 교황의 파문이 기독교도를 위해 행했던 것보다 그 강이 이슬람교도를 위해 행한 호의가 훨씬 더 컸다. 파문은 프리드리히의 오만을 잠깐 억눌렀을 뿐이지만, 그 강의 그의 오만을 영원히 잠재웠기 때문이다.
마키아벨리의 피렌체사 - 자유와 분열의 이탈리아 잔혹사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하인후 옮김
@모임 @그믐클럽지기 "어떤 분열은 공화국에 해롭고, 또 어떤 분열은 공화국에 이롭다는 말은 진실이다. 다시 말해 파벌과 반목을 동반하는 분열은 공화국에 해로우며, 파벌과 반목을 수반하지 않는 분열은 공화국에 이롭다. 따라서 공화국의 설립자는 비록 그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적개심을 다 막을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파벌의 성장에는 대비해야 한다. ... 하지만 불행히도 피렌체의 분열은 늘 파벌을 동반했고, 그 결과 항상 공화국에 해로웠다. 승리한 파벌도 반대 파벌이 아직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을 때를 제외하면 결코 단결되지 않았으며, 도시를 지배한 파벌은 적대적인 파벌이 소멸하자마자, 내부적으로 더는 분열을 자제하거나 이를 막을 두려움이 사라져 버렸으므로 그 즉시 분열했다." ---「7권 제1장」중에서
그러나 죽음이 테오도시우스에게 닥치고, 두 아들 아르카디우스(동로마제국, 재위 395~408년)와 호노리우스(서로마제국, 재위 395~423년)가 아버지의 미덕(능력)과 운명(행운)을 이어받지 못한 채 아버지가 이룩한 제국의 후계자가 되자 이 군주들과 함께 시대도 변했다.....스틸리코....(스틸리코는 408년에 처형 당했다.)....서고트족은 ....이탈리아를 황폐하게 만들고 로마를 약탈했다(410년).
마키아벨리의 피렌체사 - 자유와 분열의 이탈리아 잔혹사 제1권 pp.29~30 ,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하인후 옮김
제국이 동서로 나뉘고 서로마제국의 수도가 라벤나로 옮겨지며 생긴 그리스정교회와 로마교회 그리고 라벤나 교회 간의 분열과 이보다 한층 더 심했던 이단 분파와 가톨릭 분파 사이의 싸움은 여러모로 세상을 불행하게 만들었다. 그 증거가 아프리카였다. ... 반달족의 지배라는 감내하기 힘든 무한한 악 외에도, 그들은 가련한 이들이 믿고 의지하는 신의 품 안에서조차 안식을 구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그들은 어느 신을 의지할지 알지 못한 채 아무런 희망도 도움도 없이 비참하게 죽어갔다.
마키아벨리의 피렌체사 - 자유와 분열의 이탈리아 잔혹사 <제1권> 6장, p40,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하인후 옮김
이때부터 이탈리아 안에서 야만족들이 벌인 전쟁은 거의 다 교황들이 일으켰고, 이탈리아를 황폐화시킨 야만족들은 대개 교황들이 불러들였다. 이런 교황의 행동 방식은 우리 시대에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으며, 지금껏 이탈리아가 분열되어 무기력해진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 그러면 교황들이 처음에는 영적 비난(파문)으로, 그리고 나중에는 면죄부와 결합한 영적 비난과 군대(로마교회군)로 어떻게 무시무시한 동시에 존경받는 존재가 되었는지 이해할 수 있으며, 급기야 이 두 무기(파문과 군대)를 모두 잘못 사용함으로써 어떻게 종교적 권위를 잃고, 또 군대마저 전적으로 남들의 재량에 맡기는 신세가 되었는지 파악하게 될 것이다.
마키아벨리의 피렌체사 - 자유와 분열의 이탈리아 잔혹사 <제1권> 제9장 p50,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하인후 옮김
저 멀리 떨어진 군주들에게는 엄청난 권위를 발휘한 교황도, 자신의 로마 신민들은 결코 복종시키지 못했다. 심지어 오직 교회 문제에만 힘쓰겠다고 약속했지만, 교황은 끝내 로마에서 사는 것이 허락되지 않았다. 이처럼 위험해 보이는 것은 가까이 있을 때보다 멀리 떨어져 있을 때 훨씬 더 무서운 법이다.
마키아벨리의 피렌체사 - 자유와 분열의 이탈리아 잔혹사 <제1권> 제19장 p70,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하인후 옮김
교황들은 때로는 종교를 위해, 또 때로는 자신들의 야심을 위해 새로운 이방인들을 이탈리아로 끌어들여 새로운 전쟁을 일으키는 짓을 결코 그만두지 못했다. 교황들은 어떤 군주든 그를 강력하게 만든 뒤에는 곧 이를 후회하고 그의 파멸을 추구했으며, 자신들이 약해서 계속 보유할 수 없는 지역을 다른 이들이 소유하는 것을 참지 못했다. 반면 군주들은 교황을 두려워했다. 우정의 탈을 쓴 황제들의 거짓 책략에 속아 넘어간 보니파시오 8세나 그 밖의 몇몇 교황을 제외하면, 싸우든 도망가든 항상 교황이 이겼기 때문이었다.
마키아벨리의 피렌체사 - 자유와 분열의 이탈리아 잔혹사 <제1권> 제23장 p78,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하인후 옮김
이들에게 전쟁은 무엇보다도 먹고살기 위해 택한 직업이었기에 그들은 서로를 이해하고 일종의 결속을 맺었고, 상대를 죽이는 대신 시간을 질질 끌어 대부분 전쟁을 이를 벌이는 양측 모두 패자가 되게 만드는 형편없는 기술로 바꿔 놓았으며, 그리하여 마침내 전쟁을 옛 군인의 미덕이라고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아주 평범한 지휘관조차 경멸했을 정도의 부끄러운 수준까지 타락시켜 버렸다. 하지만 놀랍게도 분별력이 없던 이탈리아는 모두가 그들을 찬양했다. 그러므로 앞으로 이 글은 이런 게으른 군주들과 이런 비열한 군대들로 가득 찰 것이다.
마키아벨리의 피렌체사 - 자유와 분열의 이탈리아 잔혹사 <제1권> 제39장 p110-111,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하인후 옮김
마키아벨리의 피렌체사 - 자유와 분열의 이탈리아 잔혹사13~15세기의 피렌체와 주변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유럽 중세 정치, 역사를 총망라한 책으로, 마키아벨리가 죽기 꼭 1년 전인 1526년 교황 클레멘스 7세에게 헌정되었다. 피렌체의 역사는 물론, 이탈리아 반도와 주변국의 정세, 사건을 폭넓게 서술하였다.
1권에 압축되어 있는 역사를 단번에 이해하기 쉽지는 않은데, 대략적으로 도시국가적 성격을 지닌 이태리 내 여러 지역의 세력과 교황 그리고 주변 강국 및 외부 침략 세력 간의 협력, 갈등의 역사가 수세기에 걸쳐 이루어져 왔으며, 결국은 모든 것을 그때그때마다 용병에 의존하는 매우 불안정한 상태가 지속되어져 왔다는 것으로 이해되네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 제2권 ■■■■ 제1권 어떠셨어요 여러분? ‘앗, 너무 어렵네!’ 하고 멈춰계신 건 아니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오늘도 클럽지기는 글을 올려봅니다. (아직 책은 시작도 못 하셨더라도 이 글 읽으시면 ‘여기 있어요’ 등으로 이야기 남겨주셔도 좋아요! 우리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며 계속 같이 읽어봐요) 지난 북클럽에서는 가끔식 제가 특별 질문을 드리곤 했었어요. 그러나 이번 북클럽은 특별 질문이 따로 없어요. 여러분도 이 책을 보셨다시피 책의 분량이 상당하죠! 그래서 이번에는 질문을 추가로 드리는 게 여러분에게 부담이 될 것 같아서, 생략하기로 했답니다 :) 이번 북클럽 제목이 ‘함께 완독해요’에요. 질문을 여러가지 드리고 이야기 나누는 것도 좋지만, 이번 9기는 780페이지의 이 책을 부지런히 읽으면서 ‘함께’, ‘완독’하는 데에 최우선 목표를 둬보려고 해요. 같이 해주실 거죠? 함께하는 20명의 멤버들 모두 끝까지 읽어낼 수 있길 바랍니다! 제2권에서는 피렌체의 기원에서 시작해 아테네 공작의 추방 후 교황과 치른 전쟁까지 펼쳐집니다. 지도도 있으니 같이 보면서 읽어보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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