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상 가장 아이러니한 관계

D-29
안녕하세요. 마브입니다. 내일부터 ‘모녀의 세계’ 책모임이 시작됩니다. 다들 책 준비 되셨나요?? 책 준비가 되셨다면, ‘모녀의 세계’ 라는 제목으로 이 책에 기대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이 있는지 나눠봐요.
어릴적부터 성인이 된 지금까지, 엄마와의 관계에서 항상 이해가 되지않는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제가 이기적인 건지 아님 엄마세대와의 세대차로 인한 문제인건지 늘 마음속 한구석에 의문을 가지고 있었는데요,이번에 '모녀의세계' 를 읽으면서 조금이나마 엄마와의 관계를 이해하게 되는 시간이었음 합니다.
책 읽기를 시작하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이 무엇인가요?
안녕하세요! 모임이 시작된 지금, 여러분은 책을 읽기 시작하셨나요? 하루에 10페이지 20페이지를 읽고, 마음에 남은 문장을 나눠봐요.
회사에서 심리상담을 받고 있어요. ‘욱 하는 성질 죽이기’로 시작했는데 ‘나를 돌아보기, 나의 감정 살피기’로 시작하면서 엄마와의 관계도 많이 이야기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상담사 선생님이 제가 엄마가 ~ 했다는 것을 너무 당연히 여기고, 그 방식을 100% 옳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그때의 순간을 생각했을때 ‘엄마가 ~했으면 다 괜찮은거야’ ‘나는 괜찮아야만했어’ 의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는거죠. 다른 딸이면 섭섭할 수도 있었던 일들이 나는 괜찮았다, 그리고 지금 잘 컸다로 포장되어있는거 같아요. 그때의 엄마도 엄마는 처음이라 실수했을수도 있고, 100% 옳지는 않을텐데 내가 너무 그 방법을 답습한다는것을 내 아이가 열살이 다 되어가서야 알아가고 있네요.
저도 심리상담을 받고있어요. 작가 김지윤님과 같은 경험인데, 수면장애로 받기를 결정한 상담에서 결국 엄마와의 갈등에 대한 상담으로 이어지더라구요. 내 불면은 기저에 있는 불안인데, 그게 엄마와의 관계에서 비롯 된 것이라구요. 벌써 상담을 2년 정도 받고있는데, 지금은 엄마와 나의 관계를 제 3자의 눈으로 보기 연습을 많이 하고있습니다. 엄마도 사람이고 나도 사람이고, 기질이 다를 수 있으니까요.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것들도 많을테구요. 책의 첫 챕터에서 작가와 엄마의 관계, 우리자신과 엄마의 관계를 공감하면서 읽을 수 있는 장면들을 많이 보여줍니다. 첫 챕터를 읽으면서 가장 많이 든 ‘감정’은 무엇이었나요?
저도요. 저는 늘 엄마의 그런 취급이 당연하고 나는 괜찮다고 생각해왔죠. 엄마 주변에서 "어우! 너 너무 아들, 딸 차별하는거 아니야?" 라는 말을 종종 하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늘 웃기만 했어요. 괜찮다고 생각했거든요. 당연하다고 생각했고, 저는 잘 컸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남편이 그러더라고요. 이제는 좀 마음껏 살라고, 너 하고 싶은 대로 다 하라고. "나 마음대로 하고 있는데?" "아니야, 당신 맨날 가족들 눈치 봐. 당신은 몰라도 나는 알아." 그때 왈칵 했어요. 하하... 그래서 알았어요. 유년기 때부터 채워지지 않은 마음이 있었고, 그건 앞으로도 채우기 어려울 거라고. 나의 굳어진 성질은 변하기 어려울거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남편을 만나 나의 부족함과 비어있던 구멍을 발견했으니 잘 다독이며 살 수 있지 않을까.... 뭐 그런 마음으로 찬찬히 책을 읽어가고 있답니다.
나를 이런 식으로 사랑하는 친구가 실재한다면 어떤가. 무섭고 정상은 아니게 느껴질 것이다. 그런데 엄마들이 이런 행동을 한다면 그건 다 정상으로 치부된다. 왜냐면 엄마니까. 사랑하니까.
모녀의 세계 - 사랑한 만큼 상처 주고, 가까운 만큼 원망스러운 25, 김지윤 지음
화제로 지정된 대화
아들은 둔 엄마가 어린 연인에게 실연을 당했다고 좌절하는 것과 달리, 딸을 둔 엄마는 기르던 개에게 물린 것 같은 충격을 받는다.
모녀의 세계 - 사랑한 만큼 상처 주고, 가까운 만큼 원망스러운 28p, 가야마 리카<딸은 엄마의 감정 쓰레기통이 아니다>p111, 김지윤 지음
위 문장을 읽고 저는..음.. 조금 충격을 받았고, 울적했어요. 내가 ‘충실하게 귀여움을 떠는 주인만 아는 강아지’ 정도였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참여자분들은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엄마의 옷들이 그대로 있으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아...다행이다. 엄마가 안갔어.” 내가 그처럼 조속히 귀가했던 이유는 엄마가 도망가지 않은 ‘무사한 하루’를 조금이라도 빨리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모녀의 세계 - 사랑한 만큼 상처 주고, 가까운 만큼 원망스러운 P044 버림받을지도 모른다는 불안, 김지윤 지음
오늘의 문장은 소제목 ‘버림받을지도 모른다는 불안’ 에서 가져왔습니다. 소중하게 생각하는 존재가 나를 버릴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그에서 기인한 - 내가 소중히 여기는 이 관계가 곧 깨질 것만 같아 노심초사 하며 괴로워 하는 나날들과 선택들이 우리에게도 있었나요?
"왜 저는 그날 울지도 않고 그날 이후로도 그 사건에 대해 단 한 번도 말하지 않았을까요? 겨우 다섯 살이었는데." "아마 그날이 처음이 아니었을지도 몰라요. 엄마에게 말해도 소용없다는 어떤 내적인 좌절감이 그 이전에 이미 형성되었을 가능성이 있어요."
모녀의 세계 - 사랑한 만큼 상처 주고, 가까운 만큼 원망스러운 김지윤 지음
이 문장.. 진짜 마음이 아리더라구요. 아이가 이미 체념했다는 느낌에 제가 그 감정을 느끼는 기분이었어요.
"이토록 크나큰 상실감을 안겨줄 만큼 나를 사랑해준 소중한 존재가 내 인생에 존재했다는 그 사실이 더 중요한 일이 아닐까. 사랑이 남기는 여운은 상실보다 더 크니까 말이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은 챕터2 조율에 대해서 처음 이야기 해 보고자 합니다. 작가는 처음에 첫째 딸로서의 특징들을 이야기해요. 1. 부모로서의 자질을 갖춘다. 2. 책임감 있는 지도자의 면모를 갖춘다. 3. 걱정을 많이 하는 완벽주의자가 된다. 4. 조직적이고 지배적인 특성을 가진다. 5. 솔직하며 올바른 의견 제시를 잘한다. 6. 엄마의 정서적 공감자 역할을 한다. 저는 첫째 딸이지만 어느정도는 공감하고, 어느정도는, 엇 나는 아닌가본데..? 하는 의문도 가지게 됩니다. 여러분은 소위 K-장녀의 특성 6가지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도 어느 정도는 공감했고, 또 어떤 부분에서는 제가 그 위치를 스스로 거부했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한 평생 가족들의 경조사를 챙겨왔어요. 초등학교 때부터 어버이날, 부모님 결혼 기념일, 부모님 생신, 남동생 생일. 케이크랑 꽃다발을 늘 제가 샀어요. 명절에 친척들한테서 받은 용돈으로 말이죠. 그러다가 남동생이 대학생이 되어서 처음으로 엄마 생신 케이크를 사왔죠. 제가 산 거랑 남동생이 산거랑 케이크가 2개가 생기게 된 날이었죠. 남동생 여자친구가 케이크 사가라고 한소리 했던 모양이에요. 그날 엄마는 "아들이 사온 케이크 진짜 맛있다." 라고 말씀하셨어요. 이때껏 한번도 들어본 적 없는 '케이크가 맛있다'는 말이었죠. 저는 그때 무슨 생각을 했냐면요, '엄마는 내가 사온 뚜레쥬르 보다 파리바게트 케이크를 더 좋아하시는구나.' 하하하! 그럴리가요. 그 뒤로 제가 파바 케이크를 열심히 사왔지만 엄마는 케이크가 맛있단 소리를 단 한번도 하지 않으셨어요. 심지어 동생이 사왔던 똑같은 케이크를 사왔어도 마찬가지였죠. 엄마 입맛에 맞는 케이크는 동생이 사온 케이크니까요. ㅎㅎ 음... 장녀를 바라보는 시선이 꼭 엄마한테만 있진 않는 것 같아요. 저는 남동생하고 아빠가 저에게 바라는 역할이 있다는걸 알고 깜짝 놀랐었거든요. 20대 후반 쯤에 남동생한테 들었던 말이, "누나! 주말에 남자친구만 만나지 말고, 예전처럼 엄마 모시고 영화관도 가고 좀 그래!" 하더군요? 정작 엄마 본인은 저랑 영화보면 재밌다는 말 한마디 안하는 사람인데. 아들하고 영화 한편 보면 그게 인생영화 될 사람인데 말이죠. ㅎ 그리고 어느날은 아빠가 "얌마. 너는 엄마 건강 안 챙기고 뭐하냐? 주말에 엄마랑 운동도 다니고 좀 그래!"..... "아빠 등산 다닐 때 엄마랑 같이 가세요." 하니까 엄마는 느려서 속도가 안 맞다고 하시더라구요. ㅎ 아빠랑 남동생은 엄마가 주말에 혼자 있는게 마음에 걸렸었나봐요. 본인들은 주말에 여친 만나고 등산 나가시면서 엄마를 챙기는건 내 몫이라고 미루면서 말이죠. 그리고 엄마는 "내가 오죽하면 대출을 받겠니?"라시며 내 앞으로는 빚을 차곡차곡 쌓으시고, 아들 앞으로는 청약적금을 차곡차곡 쌓으시더라고요. ㅎㅎ 이제는 엄마, 아빠, 남동생한테 "실망이다." 라는 말을 듣고 살아요. 그냥 그 모든 기대와 역할을 내려놓고.... 차근히 제 자신만을 돌보는 중이랍니다.
맞아요. 여기저기서 맞이, 특히 장녀에게 바라는 역할들이 많죠. 집안 분위기가 좋지 않으면 장녀가 잘 못해서~, 동생들이 잘 하지 못해도 장녀가 잘 못해서, 라는 탓을 듣죠. 이 현실을 빨리 인지하고, 인정하고, 내려놓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푸른태양님이 말씀하신 것 처럼.. 집집마다 다 같은 일들이 있는걸까요...? 그래서 저는 엄마 생일에 케이크는 무조건 남동생보고 사 오라하고, 아빠한테 돈을 받아서 꽃다발을 사서 어머니 친구들 보는데서 '아빠가 사다주라고 돈 주더라' 를 했어요. 모든건 제가 만들었지만, 공은 그들에게 돌아가죠. 이런 생각을 하다보니, 저도 나중에 엄마가 되면 똑같이 내 딸, 아들에게 보여지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하기도 했답니다....ㅎ
그러므로 장장커플의 생존을 위해서는 결국 서로에 대해 심리적으로 잘 이해하는 관계의 기술이 필요한데, 그것이 바로 '냅두기(내버려두기)'이다.냅두기 기술은 장장커플이 서로의 영역을 지키며 평화롭게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이상적인 회복과 화홥은 불가능하다.
모녀의 세계 - 사랑한 만큼 상처 주고, 가까운 만큼 원망스러운 P.105, 김지윤 지음
(...)결정적으로 도와달라는 말을 못해요. 자꾸 혼자서만 해결하려고 하고요. 또 사실 누가 도와주면 너무 어색하기도 합니다.
모녀의 세계 - 사랑한 만큼 상처 주고, 가까운 만큼 원망스러운 p.113, 김지윤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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