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클럽/책 증정(선착순)] 윤고은 《불타는 작품》 함께 읽고 이야기해요!

D-29
작가의 말에서 이 문장이 참 좋았어요
@은행나무 서평 업로드한 링크는 여기에 올리거나 인스타그램 DM으로 보내면 될까요??
넵 인스타 DM으로 보내주세요!!
"로버트 리터러시?" 그는 형식미를 중시하기 때문에 길고 고전적인 문장을 나열합니다. 단어 하나하나에 모두 의미 부여를 할 필요는 없습니다. 단지 그가 좋아해서 넣은 장식적 요소들도 있으니까요.
불타는 작품 122p, 윤고은
예술작품을 감상할 때도 나름의 리터러시가 있는 것 같아요. 그걸 이해하면 감상의 폭이 넓어지죠. 저 완독한 지금 이 부분을 다시 보니, 우리가 소설을 읽을 때도 많은 부분에 의미를 부여하며 읽는게 아닌가 생각이 드네요. 하지만, 소설의 묘미는 자의적 해석이 열려있나는 것이니 독자의 상상의 나래를 뭐라 할 필요는 없겠죠.
🔖우리의 대화는 이렇게 네 개의 게이트를 거쳐야 가능했다. '로버트->블랙박스-대니>영-영 통역사->영-한 통역사 -나.' 문학도 마찬가지로 제3세계 언어 경우에는 3,4단계를 거치기도 하잖아요. 원작에서 작가가 의도했던 부분이 희석되거나 오역도 충분히 있을 수 있지요. 단지 문학 번역을 제2의 창작이라고 하여 해석의 여지를 열어두기도 하지만 말을 다차 통역하는 건 순간적이고 임의적이라..좀 위험한 면도 있는 것 같네요.
로버트의 편지에서 오만과 힐난이 일종의 양식, 즉 로버트 리터러시(불필요한 장식)라고 했는데 그렇다면 그 편지를 읽는 사람은 오만과 힐난을 문장의 뉘앙스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양식이니깐, 그냥 편지지의 무늬처럼 받아들이잖아요. 불필요한 장식이라는 걸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저는 통역과 로버트 리터러시 부분을 읽으며 작가님이 예술의 형식보다 그 함의,의미를 말하려는지 넘겨짚게 되더라고요. 벨라스케스의 시녀들을 오마주한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은 시녀들의 인물들을 다른 공산품들로 대체하잖아요. 인물이라는 형식은 사라지고 의미는 유지한 채 다른 것으로 대체된다는듯이요. 암튼, 생각하면 할수록 꼬리가 길게 물리게 되네요.
눈을 질끈 감고 널털털 흔들리는 동안 머릿속의 무언가가 뒤섞였는지 조금 재미난 해석이 하나 더 떠올랐다. 라틴어로 index는 금서 목록을 가리키는 말이니까, 로버트는 금서목록이다?
불타는 작품 212p, 윤고은
로버트는 너무 예민해서 아침의 로버트와 저녁의 로버트가 달랐고 비 올 때의 로버트와 태양아래의 로버트가 달랐다. 그랬기 때문일까, 함께 산책한 로버트가 오롯이 한 마리의 대타였는지 아니면 여럿이 조합된 형태인지 아니면 원래 로버트 자신이였는지도 구분하기 어려웠다. 구분해야 한다는 생각 자체를 품을 필요가 없었다. 며칠 후에는 내가 "저도 오늘 좀 피곤해서 대타를 쓰고 싶어요"라고 말할 정도로. 대타는 익숙한 부품이 되었다.
불타는 작품 306p, 윤고은
완독했습니다. 8부에서 대니의 말을 읽고 있자니 내용과는 별개로 로버트에 관련한 진실을 안이지만 알았던 것 같지는 않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부분의 작가들이 안이치의 처음 생각처럼 놀랐겠지만 크게 이의를 달지 않았을듯 합니다. 대니와 최 부장의 말대로 입주 작가들에게 '로버트'가 그랜드캐니언에서 사진을 찍었던 로버트이든 몇 번째 대타든 무슨 상관이 있겠어요. 그들에게 작품 활동을 할 여건이 마련되고, 작품이 팔리고, 유명 작가가 될 탄탄대로가 펼쳐지면 그뿐일텐데요. 웨딩드레스를 입은 여자가 사실을 밝히지 않았던 것처럼, 입주 작가들 역시 굳이 사실을 아는 체 할 필요성을 못 느꼈겠다싶습니다. 안이지가 로버트와 함께 식사와 산책을 한 횟수가 유독 많았다고 하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생각해보면 눈치를 못 채는 게 더 이상할 지경아닐까요... . 대니가 생각하는 로버트 재단이 존재해야 하는 목적성이 정말 예술가 후원가 전부였을까라는 의구심, 진품과 위작에 대한 생각들을 해봐야겠습니다.
로버트에 관련한 진실을 알게 된 작가가 안이지가 처음이 아니라는 생각은 못해봤는데 호디에님 댓글 보니 흥미롭네요 ㅎㅎ 로버트 재단의 유지를 위한 ‘복제’가 섬뜩하게 느껴졌어요.
아무래도 개와 사람의 노화와 평균 수명이 다르잖아요. 빌 모리 때부터 감안하면 적지 않는 시간이 흘렀을테고, 안이지가 입주했을 무렵에는 로버트가 자해까지 시도한 것을 봐서는 인간으로 치면 노인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저도 개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신체능력 등을 감안할 때 어쩌면 대타를 내보내는 횟수가 점점 늘어났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ㅎㅎ
‘로버트가 더는 로버트를 수행할 수 없으므로 개가 되었다. 늙고 병든 서커스 개. 소각하시오.’ 라고 말한 부분이 생각나서 슬프네요 ㅠㅠ ‘로버트의 불멸’로 로버트라는 개의 행복보다 로버트 재단이 얻고자 한 게 더 컸을까요? 처음에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도 다시 읽으며 살펴보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ㅎㅎ
불타는 작품만이 진짜 라고. 불타고 있을 때, 그 순간의 화력만이 사람의 영혼을 움직인다고. 그런 의미에서 화염을 피해 밖으로 나온 건 진짜일 수가 없다고.
불타는 작품 p341, 윤고은
저는 이 작품의 주제가 두개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예술이란 무엇인가, 특히 예술의 가치는 어떻게 매겨지는가 그리고 두번째는 진짜와 가짜는 어떻게 구분되는가. 제 나름의 생각으로는 마지막에 다소 애매하게 끝나는 이유가 두번쨰 주제에 대해 독자가 고민하게 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DEX에서 수취한 박스의 내용도 밝히지 않아 슈뢰딩거의 로버트(?) 가 되게 만든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DEX라는 공항명이 그렇게 연결될 줄은 몰라서 깜짝 놀랐어요 ㅎㅎㅎ index라는 단어에 뜻이 그렇게 많은지도 이번에 알았네요 ㅎㅎ
아직 5장에서 머물러 있는데 빨리 완독을 향해 가야겠어요. 저번주 토요일에 제가 속해 있는 북클럽에서 이 책을 집중해서 읽고는 소개를 좀 했는데 다들 흥미로워 하더라고요. 제가 말을 좀더 조리있게 정리해서 했다면 더 좋았을텐데 라는 아쉬움은 남았지만.. 다 읽고 나서 리뷰는 잘 쓸 수 있기를🙏🏻
화제로 지정된 대화
완독을 향해 가고 계신 분들이 많네요..!! <불타는 작품>은 다 읽은 뒤 앞의 이야기들을 곱씹어보면 처음 읽었을 때와 전혀 다른 이야기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은행나무출판사 유튜브에 윤고은 작가님의 인터뷰 영상이 있는데요. 작품을 쓸때 느꼈던 부분을 잘 요약해 설명해주셔서, 작품을 읽기 전에도 읽은 후에도 보기 좋은 콘텐츠 같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9JQyh-fxzh8&t=131s
오 인터뷰 영상이 있었네요! 잘 보겠습니다 ㅎㅎ
완독 후에 영상을 보니 궁금했던 부분들이 해소되는 느낌도 있네요. 이런 식의 기획은 좋은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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