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이 고통을 대하는 방식, 자신을 치료하는 방식이 와 닿았습니다. 아주 천천히, 고통 받을 관계들을 미리 조절하고 차단도 하면서 그리고 고통의 근원? 에 대한 감지 능력까지 생기면서.
[박소해의 장르살롱] 5. 고통에 관하여
D-29
미스와플
박소해
저는 경과 태의 관계가 처음에는 경의 복수 같았는데... 읽다보니 나중에는 그게 아니라 경과 태 두 사람 다 온기를 필요로 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반면 현과 경의 관계는 현이 경을 위해서 일방적으로 희생하는 것 같아서 처음에는 불편했는데... 읽어나갈수록 이거야말로 진정한 사랑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박소해
@모임
여러분 이 소설에 나오는 것과 똑같은 부작용 없이 고통을 완전히 없애주는 약이 발명된다면...
드시겠습니까?
궁금합니다. ^^
미스와플
저는 음...약은 얻는 게 있고 잃는 게 있다고 생각해요. 무섭습니다. 고통을 완전히 없애주고 나한테 무얼 줄까... 그런 생각이 들어서요.
미스와플
애니메이션 날씨의 아이 에서 남자주인공이 신에게 이렇게 기도하잖아요. 신께 부탁합니다. 우리에게 아무것도 주지도 가져가지도 말아주세요!
박소해
일단 제 대답은... 저는 안 먹을 것 같습니다. 겁이 많아요. 부작용 없다고 하면 더 겁낼 것 같습니다.
bookulove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약이 있다면 부작용이 없더라도 복용하진 않을래요. 고통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모든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인간이 된다는 것도 무서운 일인 것 같아서요.
예스마담
전 마약이라도 먹겠습니다!
박소해
마담님! 요즘... 용태는 좀 어떠세요 ㅠ
예스마담
좀전에도 말씀드렸지만 화상의 고통이 괜찮아질만 하니까 어깨가 아파서리..
미스와플
느껴보지 못하여 이렇게 말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드네요. ㅜㅜ
bookulove
내가 겪지 못한 고통에 대해서는 조심히 말하거나 아예 말을 하지 않는 게 나은 것 같기도 해요 ㅠㅠ
박소해
ㅠㅠ
파랑나비
@예스마담 무슨 약이든 먹고 낫겠다는 말이 왜
이리 가슴아프게 들릴까요. 얼른 낫길 바라요.
메롱이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때도 그렇고 2차 대전 독일군의 전격전이라고 불리는 블리츠 때도 군인들에게 마약을 지급했다고 들었습니다. 매우 특별한 조건에서는 전략적으로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거 같긴한데 한 개인의 인간성을 망가뜨릴 거 같아요.
생각해보니 슈퍼 히어로 가운데 고통을 못 느끼는 히어로가 나오긴 하네요. 제시카 존스에서도 나왔던 거 같기도 하고. 갓오브워의 발두르라는 인물도 고통을 못 느끼다가 죽음 직전에야 고통을 느끼고 만족해했던 거 같네요.
미스와플
갑자기 고통이란 뭘까 하는 근본적이고 철학적인 의문이 드네요..
메롱이
아기의 탄생과 같은 생명의 순간에 아기도 그렇고 엄마도 세상에서 가장 극한의 고통을 느끼게 되잖아요. 이런 부분도 참 아이러니한 거 같습니다.
메롱이
아주 현실적으로 생각하면 마라톤을 하면 달리는 내내 고통스러운데 고통이 감지되어야 그나마 속도도 조절하고 치명적인 부상을 막을 수 있을 거 같긴 하네요. 고통을 못느끼면 무한대로 달리다가 어딘가 뼈가 부러지거나 연골이 찢어질 거 같습니다.
파랑나비
고통이 없다면 인간의 인간다움이 고통과 함께
사라질 것 같아요. 인생은 고통과 권태를 오락가락 하는 시계추라고 쇼펜하우어는 말했는데, 고통이 사라지면 인간으로서의 정체성도 사라진다고 생각합니다.그러므로 약이 있어도 안 먹겠습니다. 인간으로 남아 사람답게 살거예요. 외계인이나 뭐 그런 부류가 되고 싶지 않아요.
메롱이
칙센트미하이의 불안과 권태 사이의 flow 이론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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