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함께 읽기] #번외. <변화의 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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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현대의 업적이 가장 중대한 변화이며 현대 이전 시대는 변화가 거의 없는 정적인 시대였다는 가정을 허상이라고 생각한다. 특정한 발전이 20세기에 정점에 도달했다고 해서 그것이 20세기에 가장 빠른 속도로 변화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게다가 우리의 본능은 이 허상을 더욱더 공고히 한다. 우리에게는 두 눈으로 직접 보았든 텔레비전으로 보았든 직접 본 사건을 과거의 사건보다 우선시하는 본능이 있기 때문이다. 과거의 사건을 직접 겪은 이는 아무도 남아 있지 않다.
변화의 세기 - 서양 천 년을 바꾼 결정적 사건들 들어가는 말, 이언 모티머 지음, 김부민 옮김
11세기는, 가톨릭이 단순히 아이가 태어날 때 세례를 해주는 신앙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어떻게 죽을지 좌우하는 거대한 조직체로 변화한 시기다.
변화의 세기 - 서양 천 년을 바꾼 결정적 사건들 11세기, 이언 모티머 지음, 김부민 옮김
화제로 지정된 대화
@모시모시 님은 벌써 시작하셨네요. 오늘(10월 30일)부터 『변화의 세기』 읽기 모임 시작합니다. 이번에는 제가 매일 읽는 분량을 말씀드리면서, 조금 느슨한 일정으로 가보려고 합니다. 『권력과 진보』나 『위어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가독성이 좋은 책이니까 부담 가지지 말고 즐겁게 따라오세요. 오늘은 '들어가는 말' 함께 읽습니다.
955년부터 1100년까지, 서방 기독교 세계는 두 배로 커졌다. ...... 이 시기 동안 서유럽 대부분이 기독교 신앙을 받아들이고 기독교식으로 살아가게 되었다. ...... 이 변화의 중요한 요인은 폭력적인 이웃 국가에 대항하여 자국을 안정화하거나 새로운 땅을 정복해 자신의 권위를 높이려는 욕망이 지배자들 사이에서 퍼져나갔다는 점이다. 자국을 안정화하거나 새로운 땅을 정복하려면 동맹이 필요했는데, 가톨릭교회는 기독교 국가들끼리 상호 신뢰 관계를 형성하게 하는 도덕 체계를 제공했다. 더 많은 군주가 기독교 신앙을 받아들이자 눈덩이 효과가 일어났고, 교회는 점점 더 강력하고 매력적인 존재가 되었다. 그러면서 각 지역의 이교도 신앙들은 힘을 잃어갔다. 여기에 덧붙여 지배자들은 실질적으로 독재권을 주는 종교를 받아들이는 것이 이로움을 깨달았다. 가톨릭교회는 군주의 권위를 강화해주었으며, 사회적 계급을 구분하는 철학을 제공함으로써 군주가 더 쉽게 왕국을 안정화하고 통제할 수 있게 했다.
변화의 세기 - 서양 천 년을 바꾼 결정적 사건들 p.33-34 ch.11세기, 이언 모티머 지음, 김부민 옮김
11세기는, 가톨릭이 단순히 아이가 태어날 때 세례를 해주는 신앙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어떻게 죽을지 좌우하는 거대한 조직체로 변화한 시기다.
변화의 세기 - 서양 천 년을 바꾼 결정적 사건들 p.40 ch.11세기, 이언 모티머 지음, 김부민 옮김
(철학사에서 칸트나 흄과 비교해서 비중이 작은) 볼테르와 루소를 더 중요하게 다룬 이유는 그들이 퍼뜨린 메시지가 우연히도 18세기 정치 사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칸트가 거의 언급되지 않는 이유는 모차르트가 거의 등장하지 않는 이유와 같다. 즉 지난 3세기 동안 일어난 주요 변화 가운데 칸트의 유산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1879년에 바스티유 감옥을 습격한 파리의 혁명가들은 귀족들에게 칸트의 '정언 명령'을 따르라고 요구하지 않았다. 프랑스 혁명의 주도자들에게 영감을 준 것은 바로 루소의 사회계약론이었다.
변화의 세기 - 서양 천 년을 바꾼 결정적 사건들 19쪽, 이언 모티머 지음, 김부민 옮김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10월 30일)과 내일(11월 1일)은 11세기 편을 읽습니다. 하루에 20쪽 정도만 읽으면 되는 짧은 여정입니다. 지난 밀레니엄의 첫 100년을 한 번 정리해 보시죠. 이때 중국에서는 북송과 요나라(거란)가, 한반도에서는 고려가 있을 때였죠. (2023년 11월 11일부터 KBS에서 방송하는 사극 <고려 거란 전쟁>의 시간적 배경이 바로 11세기 초반입니다. :) )
11세기, 본문을 읽다보면 정신없기도 하다가(세계사 잘알못이라.. 모르는 인물들이 종종 출현하니..) 목차가 바로 키워드라는 것을 알겠어요. 11세기 - 서방 교회의 성장 / 평화 / 노예제 폐지 / 구조 공학 - 구조 공학이란 근현대의 기술이 아니라는 건 이집트의 피라미드 건축을 통해서 과거의 수학적 발달이 훨씬 크다는 걸 알 수 있었지만 종교로 이동하는 권력 .. - 가톨릭교회는 군주의 권위를 강화해주었으며, 사회적 계급을 구분하는 철학을 제공함으로써 군주가 더 쉽게 왕국을 안정화하고 통제할 수 있게 했다- 의 모습을 저 네 단어가 나타내 주네요.
11세기는 비잔티움 제국의 전성기이도 한데요. 노리치의 『비잔티움 연대기』 2권이 바로 이 시기를 다루고 있습니다(전3권).
비잔티움 연대기 2 (반양장) - 번영과 절정<시칠리아의 노르만인들>, <아토스산>, <베네치아의 역사> 등의 저술한 역사가 존 줄리어스 노리치의 방대한 비잔티움 연대기. 천년제국 비잔티움을 다스린 88명의 황뿐 아니라 수십 개의 이민족을 다스린 성군과 폭군, 영웅과 악당의 이야기를 20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분량에 담았다.
그리고 뜬금 없지만, 혹시 『신이 선택한 의사』(1986)라는 소설이나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뮤지컬 <더 피지션>을 들어본 적이 있으실까요? 11세기 초 런던의 소년이 의술을 배우고자 중동(지금 이란의 이스파한)까지 가는 모험을 그린 소설인데요. 11세기 유라시아 대륙의 서쪽을 소설로 접하고 싶다면 이 소설이 아주 그럴듯한 선택지라서 언급합니다.
[세트] 신이 선택한 의사 : 더 피지션 1~2 세트 - 전2권국제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노아 고든 장편소설. 독일에서만 500만 부가 판매되었으며, 35개국에서 1,000만 부가 판매된 베스트셀러이다. 영화 [더 피지션]과 뮤지컬 [더 피지션]으로 제작되었으며, 1992년 독일 골든 펜 상을 수상하였다.
그렇게 기독교는 유럽 중부의 핵심 지역에서 북유럽, 동유럽, 남유럽으로 급속히 확장하고 있었다. 이는 '살인하지 말라'는 계명을 매일같이 어긴 결과였다.
변화의 세기 - 서양 천 년을 바꾼 결정적 사건들 p.29, 이언 모티머 지음, 김부민 옮김
11세기 읽었는데 쏙쏙 내용이 들어오네요. 소제목이 곧 주제인데다 친절한 요약 정리도 있습니다 ㅎㅎㅎ
가톨릭교회의 진정한 승리는 일반 대중에게 권위를 행사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변화의 세기 - 서양 천 년을 바꾼 결정적 사건들 p.40, 이언 모티머 지음, 김부민 옮김
화제로 지정된 대화
11세기 편 읽으시면서 많은 분이 '아!' 하셨을 것도 같아요. 『위어드』 읽고 나서 이 책을 이어서 보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던 이유가 두 번째 밀레니엄의 세상의 변화에 대한 감각이 겹치거든요. 『위어드』에 좀 더 살을 붙이는 책읽기라고나 할까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내일(2일)과 모레(3일)는 12세기 편을 읽습니다. 역시 하루 20쪽 분량의 부담 없는 일정입니다. 이 부분에서도 『위어드』의 내용과 겹치는 부분이 계속해서 등장합니다. '시토 수도회'가 등장하고 중세 사회(특히 유럽)에서 수도회가 했던 역할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위어드'의 분석적 사고 방식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아벨라르의 사고방식이 어떻게 등장해서 '12세기 중세 르네상스'를 이끌었는지도 나옵니다. 『위어드』를 읽으신 분들은 『변화의 세기』 중세 부분은 정말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의심은 탐구로 이어지고, 탐구는 진리로 이어진다'는 금언을 남긴 이가 바로 아벨라르였다. 그리고 아벨라르는 논리를 종교에 적용하는 것에 '신학(theology)'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변화의 세기 - 서양 천 년을 바꾼 결정적 사건들 77쪽, 이언 모티머 지음, 김부민 옮김
아벨라르와 엘로이즈의 연애 이야기는 정말 유명해서 국내에도 (구하기는 쉽지 않지만) 여러 책이 나와 있답니다. 『생의 한가운데』로 유명한 루이제 린저가 쓴 책(『아벨라르의 사랑』)도 있고, 영국의 유명한 역사 다큐멘터리 제작자가 쓴 책(『내 사랑의 역사』)도 있어요. 둘 사이에 오간 편지를 모아 놓은 책(『아벨라르와 엘로이즈』)도 있답니다. 12세기의 스캔들이었던 모양이에요. (네, 저는 사실 '뒷담화 전문가'입니다.)
내 사랑의 역사 - 엘로이즈 & 아벨라르서구에서 로미오와 줄리엣에 버금가는 금지된 사랑의 주인공으로 이름을 남긴 12세기의 수녀 엘로이즈와 수도승 철학자 아벨라르의 삶과 사랑을 돌이켜본다. 소설 같은 사랑 이야기에 치열한 철학적 공방과 정치적 소용돌이가 함께 어우러져 재미를 더한다.
아벨라르의 사랑중세 프랑스 철학자 아벨라르와 엘로이즈의 사랑을 재해석한 작품. 아벨라르와 엘로이즈의 사랑으로 태어난 아스트롤라비우스는 뛰어난 지적 능력으로 파리로 유학을 떠나 아버지인 아벨라르를 만나지만 그냥 지나친다. 자신의 출생에 의문을 품게 된 아스트롤라비우스는 부모의 불행한 사랑의 전모를 알게 된다.
아벨라르와 엘로이즈프랑스 수도사와 수녀가 주고받은 사랑의 편지를 담은 책이다. 아벨라르와 엘로이즈의 편지는 중세 시대에 수도사와 수녀 사이에 오고 간 사랑의 편지라는 점에서 주목되는 작품이다. 또한 아벨라르가 엘로이즈를 사랑한 죗값으로 거세당하는 등, 그들의 특이한 사랑의 배경으로 인해 이들의 편지는 더욱 눈길을 끈다.
요즘 서양미술사 중세편을 읽으면서 온라인서점 장바구니중세 역사책을 쓸어 넣고 있는 중인데 (최근에 갑자기 중세 시대 역사책이 많이 나오더라구요) 딱 어울리는 책이네요. YG님 추천 아니었으면 그냥 지나쳤을 책입니다. 이안 모티머 책도 처음이구요. 교보에서 ‘들어가는 말’을 읽어 보다가 마음에 남는 구절들이 있어서 바로 사왔습니다. <위어드>랑 <권력과 진보>는 완독에 실패했지만, 이 책은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YG님께서 추가 리스트 넣어 주시는 거 너무 좋아요. 계속 계속 리스트 던져 주세요! 위에 있는 책들도 장바구니에 넣고 있는 중인데.. 노리치의 <비진티움 연대기>는 3권 박스 세트로 사서 몇 년 책장에만 묵혀 두었다가 박스 그대로 중고로 팔아버린 아픈 기억이 -.-;;; 얼마 전에 더숲 출판사에서 한 권짜리로 비잔티움 역사책이 나왔던데 그걸 구입할까 생각 중이었습니다.
위의 포스팅을 하고 나서, 제가 그믐에 아이디를 2개나 만들었다는 (예전 것이 있는 지 모르고 다시 만들었나봐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아이디 하나로 통일하려니 게시글은 삭제가 안되는 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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