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 이름 붙이기> 그믐에서 함께 읽고 수다 나눠요

D-29
이 부분과 그 아래 예시를 읽으며 감탄했었습니다. 우리는 정말로 자연스럽게 몇 가지 개체만 보고도 특정 개체군을 모두 묶어 부를 수 있게 되잖아요. 어떤 것을 다른 어떤 것과 분리하는 것이 정말로 우리에게 어떤 방식으로든 심겨 있었던 것이었어요. 저는 그것을 유전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의외로 뇌의 특정 영역에서 이 부분을 담당하는 게 있다는 것에서 또 놀랐었습니다. ps. 뇌의 특정 부분이 담당하게 되었다는 것 자체가 유전적 진화의 일환일까요
‘분류’의 의미를 생각해보면, 우선 어떤 기준이 있어서 이를 잣대로 비슷한 것과 차이 나는 것들을 묶는 행위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이것이 모든 유기체라면(어쩌면 무기체도?) 지니고 있는 특성일 것 같습니다. 미시적인 수준에서 거시적인 수준까지요. 그리고 인류의 지성사애서 중요한 화두 하나는 ‘같음’과 ‘다름’을 판별하는 일인 것 같은데, 이것이 결국 ’분류하기‘의 전통과 다를바 없다는 생각도 들어요. 심지어 단세포 생물이든 다세포 생물이든, 혹은 개체든, 집단이든 ‘나와 너’의 구분, ‘나와 타자‘를 구분하는 문제는 생존을 위해서도 아주아주 중요한 문제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뒤에 가서 나오지만, 생존과 직접적 관련이 없는 것에도 우리는 본능적으로 분류를 한다고 하더라구요. 음식에 든 독의 유무나 위험한 동물과 그렇지 않은 동물 등 우리의 생존과 직결된 것도 분류해왔지만, 새의 모양만 가지고 분류를 한다든지, 관목과 교목을 나눈다던지 하는 건 사실 생존과 크게 직결되지 않음에도 분류를 한다는 것에서 정말로 '본능적 분류 욕망'같은 게 있나 했어요.
뒤에 또 어떤 내용들이 나올지 기대가 되네요~^^
우선 나는 내 물고기들을 되찾고 싶다. 알고 보니 나는 뱀들과 새들과 물방울을 튀기는 매혹적인 물고기들로 가득한 세계를 내게 보여줬던 유년기의 숲에서 마음껏 활개 치는 움벨트와 함께하던 그 시절, 처음부터 올바로 알고 있었다. 그러니 비록 과학을 대단히 존경하는 사람이기는 해도 나는 물고기가 존재한다고 주장해야겠다.
자연에 이름 붙이기 p.44, 캐럴 계숙 윤
이미 분기학자들로 인해 '어류'가 존재하지 않음이 증명되었고, 또 그렇게 분류하여 사용중에 있는데 과연 작가님은 어떻게 과학을 신뢰하면서 '어류'를 부활시킬지 기대가 되더군요. 저는 이부분을 읽으며 가슴이 뭉클해지기까지 했어요 ㅎㅎ
화제로 지정된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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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캐럴 계숙 윤이 책(20p)에서 이 책을 썼던 2009년까지 무려 20년간 <뉴욕 타임즈>에 글을 기고했다고 되어 있어서, 혿시나 하고 <뉴욕타임스 과학>(열린과학, 2018)을 찾아 봤더니 저자가 쓴 글 한 꼭지가 있네요. (제목: 최초로 새로운 종의 탄생을 재현하다) 잘 이해가 안 되지만 진화 기작에 관한 실험 같습니다. 이 책에 따르면, 잡종 해바라기를 가지고 한 실험에서, “진화가 과학자들이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반복과 예측이 가능함을 입증”했다고 나옵니다. 진화가 철저히 모종의 ‘우연’에 따른 결과라고 여겨져왔는데, 반대로 진화가 결정적이어서 예측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와서 놀란 것이겠지요. 하지만 또 뒤에서는 ‘진화의 예측 불가능성 개념이 흔들린 것은아니고, 변화무쌍한 대규모 환경과 상호작용하며 변화가 일어나는 경우는 문제가 완전히 달라진다.’라고 정리하고도 있습니다. 실험의 의미에 대해서는 명확히 이해가 안가서 다시 살펴봐야 겠네요. 아무튼 저자가 기고한 이 글은 1996년 5월 8일자 <뉴욕 타임스>기사로 나옵니다.
뉴욕타임스 과학 - 질문, 발견, 탐구에 관한 150년간의 이야기13년 동안 《뉴욕타임스》의 과학 섹션 <사이언스타임스>의 편집장으로 일한 데이비드 코코런이 천문학, 수학, 물리학, 지구과학, 생물학, 의학 등 13개의 분야로 나눠 신중하게 고른 기사들로, 지난 한 세기 동안 과학계에서 주목받은 발견, 실패, 수수께끼를 폭넓게 다루고 있다.
진화가 예측가능한 부분이라고 하셔서 모든 게 정말로 다 결정되어있는 것인가 했다가, 자연에서의 진화와 실험실에서의 진화는 예측의 규모가 다르다는 것에서 안심했네요ㅎㅎ 자연에서의 진화 방향의 예측은 날씨의 예측과 비슷하지 않을까요. 큰 가능성의 방향은 알 수 있지만 너무나도 많은 변수로 확답을 내릴 수는 없는... 그런거요ㅎ
아이스나인님(아님 빙구님?... 기분 나쁘실 수도 있으나..ㅜㅜ)의 관련 글 요약을 흥미롭게 읽다가.. 막상 좀 무서웠는데.. 저도 안온님처럼 결론적으로는 안심이고요...ㅎ.. '결정'이라는 말이 때론 너무나도 섬뜩한 나머지.. 그리고 좋은 책 하나 또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연계스러운 책을 언젠가는 많이많이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결정론은 늘 섬뜩한거 같습니다ㅋㅋ
ㅋ 가족중에 저보고 빙구라고 한 적이 있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ㅋ <뉴욕 타임스>에 소개된 실험이 당시 과학계에서 큰 충격을 주는 결과였던 모양입니다. 많은 과학자들이 ‘본성 vs 양육’ 혹은 ‘유전 vs 환경’의 논쟁이 철 지난 이야기라고 말하고 있으나 일반 독자 입장에서는 여전히 흥미로운 주제입니다. 어쨋든 과학계의 결론은, 유전적 영향과 환경적 요인이 밀접하게 상호작용한다 정도가 아닐까 싶은데요, 신문 기사의 실험들은 유전의 메커니즘이 강하게 영향을 미치는 여건이었으리라 이해해봅니다. 무엇보다 저자가 ‘물고기’를 어떻게 복원시켜나갈지 궁금해지네요.
아마 가진자들은 유전적이거나 유전적 영향이 더 크길 바랐을지도 모릅니다ㅎㅎ 그래야 기득권과 자산의 되물림이 쉬워지니까요. 윤리와 사회도덕이 어떻고저떻고 해도 결국 자기 자신이나 자식에게 유전자 주입이나 변형을 시도할 것은 거의 명백할거라고 봐요.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의 우생학이 우생유전학 이런걸로 해서 다시 부활하겠죠ㅎ
나는 종의 모든 부분에서 약간씩의 가변성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충격을 받았다네. 여러 개체에서 동일한 기관을 엄밀하게 비교해볼 때면 언제나 약간의 차이를 발견하게 돼. 그러니 미세한 차이를 가지고 종들을 분류하는 건 언제나 위험한 일이라네."
자연에 이름 붙이기 2장 따개비 안에 담긴 기적, p.111 , 캐럴 계숙 윤
이 책의 병합파와 세분파 이야기가 생각나네요. 미세한 차이를 모두 구분해야 한다는 세분파와 적당한 것들을 모두 묶어 하나의 종에 넣어버리는 병합파... 사실 어느 것도 정답이라 할 수 없기 때문에 늘 논쟁이 되는 것 같습니다.
생명에 대한 진화의 관점에서 변이는 실제일 뿐 아니라, 본질적이고 결정적이며 정확히 핵심을 가리키는 것이었다. [...] 생명이 얼마나 가변적인지를, 깔끔한 틀과 범주에 들어가는 걸 얼마나 거부하는지를 분명히 밝혀주는 진실을 알아봄으로써 다윈은 자기도 모르게 분류학을 거의 불가능한 일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자연에 이름 붙이기 2장. 까개비 안에 담긴 기적. p.111-12, 캐럴 계숙 윤
18C 초 지구 전역에서 유럽으로 미지의 생물들이 대규모로 들어오면서 혼란기가 왔다가... 같은 세기 중반에 린네라는 대천재가 단순 명료한 틀로 수많은 생명체들을 알기 쉬운 분류학 체계로 통합, 정리해냈고..... 그러다 19세기 중반이 되면 다윈이라는 위대한 인물이 진화론을 펼치면서 직관 또는 주관에 의한 이전의 분류학에 종말을 고하게 되고.. 이제 국면은 진화의 계통수 하나 말고는 모든 게 의미를 잃어버린 백지로 돌아간 느낌... 정말 갈수록 흥미진진합니다!! ㅎㅎㅎ 3장을 뚜벅뚜벅 걸어갑니다.
제가 봤을 때 이거 번역가님이 번역을 너무 맛깔나게 잘합니다ㅋㅋ 솔직히 이론/지식만 전달하는 번역이었다면 다 못읽을 것 같아요 ㅋ
그니깐요.. ㅎㅎ 원작자 입심이 상당하신데.. 그걸 우리 말글에 맞게 맛깔나게 옮겨주신 분 솜씨에 감탄할 밖에요. 이를테면 지금 막 읽은 ... "이 사람(에른스트 마이어, Ernst Mayr)은 [...] 언제나 자기 생각이 옮다고 확신하는 남자였고, 그에게 회색은 단순히 잘못 본 검정이나 하양에 지나지 않았다." 같은 문장들요.. ㅎ 게다가 이렇게 스스로 잘나신 까랑까랑한 캐릭터들(그 정점은 린네일 테죠...)까지 ㅋㅋ 키득거리며 즐기며 보는 거죠..
저 이책이 너무 재밌어서, 저희 안온 오프라인 모임에서 소개하던 중 '다들 아시겠지만(이 구절이 중요합니다) 유명한 린네랑 다윈의 다른 면을 볼 수 있던 책이었어요!'라고 했는데, 다들 린네가 누구에요? 유명해요? 나만 모르나? 이런 분위기가 형성되어서 뻘쭘했던 기억이 나네요ㅋㅋ 중학교인가 고등학교 공통 과학에 린네를 배웠던 것 같은데 말이죠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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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금, 그믐, 지금
딱히 이번이라고 뭔가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희망할 근거는 없었다.셰익스피어 시대에는 어느 여성도 셰익스피어의 비범한 재능을 갖지 못했을 거예요.횡설수설하는 사람들은 그녀에게 좋은 인상을 주지 못했다.
❄겨울에는 러시아 문학이 제 맛
[문예세계문학선] #01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함께 읽기[그믐밤] 8. 도박사 1탄, 죄와 벌@수북강녕[브릭스 북클럽]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커다란 초록 천막》 1, 2권 함께 읽기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내셔널 갤러리 VS 메트로폴리탄
[도서 증정] 저자이자 도슨트인 유승연과 함께 읽는 <내셔널 갤러리에서 보낸 500일> [웅진지식북클럽] 1.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함께 읽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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