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밤] 16. 하루키 읽는 밤 @수북강녕

D-29
기억이란 때때로 내게 가장 귀중한 감정적 자산 중 하나가 되었고, 살아가기 위한 실마리가 되기도 했다. 큼직한 외투 주머니에 가만히 잠재워둔 따뜻한 새끼 고양이처럼.
일인칭 단수 79p,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홍은주 옮김
이 문장 무척 따스하네요...! 이 책이 읽어보고 싶어졌습니다.
그때 그는 비로소 모든 것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 영혼의 맨 밑바닥에서 다자키 쓰쿠루는 이해했다. 사람의 마음과 사람의 마음은 조화만으로 이어진 것이 아니다. 오히려 상처와 상처로 깊이 연결된 것이다. 아픔과 아픔으로 나약함과 나약함으로 이어진다. 비통한 절규를 내포하지 않은 고요는 없으며 땅 위에 피 흘리지 않은 용서는 없고, 가슴 아픈 상실을 통과 하지 않은 수용은 없다. 그것이 진정한 조화의 근저에 있는 것이다
[그믐밤] 364
좋은 문장이 너무 많네요 제가 읽을 때는 그냥 넘어갔던 문장들도, 이렇게 올려 주신 것을 곱씹어 읽으니 더 의미 있게 다가옵니다 ♡
@스마일씨 하루키가 다작을 하긴 했나 봐요. 제가 하루키 책을 막상 제대로 읽은 건 몇 권 안 되지만 그래도 다 들어는 봤다 라고 자부했는데 '무말랭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책이 있었는 줄은 몰랐네요.
한 달째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읽고 있어요. https://www.gmeum.com/meet/849 이 모임에서 김지운 편집자님 이야기처럼 저도 이상하게 초반부 몰입이 안 되서 어려웠어요. 편집자님 표현에 따르면 '하루키 특유의 리듬감에 올라타는' 게 저 역시 쉽지 않았는데 2부로 넘어가니 한결 낫긴 하네요. 10월에 워낙 바빴는데 주인공의 팔자 좋은 삶이 왠지 샘이 났다고 해야 할까요. 회사 동료의 추천으로 누구나 바라는 조용한 동네 도서관 관장직으로 쉽게 취직, 전임 관장 고야쓰 씨의 무한 신뢰. 그럴 때마다 <먼 북소리>를 읽으며 달래고 있습니다. 에세이 속의 하루키는 저처럼 분노가 많아 그의 소설 주인공과는 달리 친근하게 느껴지네요. (특히나 이탈리아 여행기에선 짜증을 넘어선 원한이 느껴지기도 ㅎㅎ)
분노가 많고 짜증을 넘어선 원한이 느껴진다는 이야기에 현웃 했습니다. 먼 북소리 꼭 읽어봐야겠어요!
"로마라는 곳은 이탈리아에서도 상당히 특수한 도시다. 이곳에서는 아무리 주의해도 아무리 상식적으로 행동해도 그것을 뛰어넘는 재난이 어김없이 닥쳐오는 것이다." <먼 북소리> 450쪽 남유럽 여행이 너무 하고 싶을 때 한 번씩 읽으면 좋을 책입니다. ^^ 올라오는 여행 욕구 가라앉히기에 좋은 책. 특히 이렇게 하루키가 이를 갈게 된 데는 이탈리아를 떠나기 전날 아내가 가방을 날치기 당한 사건도 큰 이유가 되는데요. 당시 그 가방에 여권,비행기 티켓, 여행자 수표등 다음 날 여행지를 떠나기 때문에 필요한 모든 것들이 다 담겨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단순히 절도 때문에 마음이 상한 것은 아니고 당시 아내가 가방을 뺏기지 않으려고 도둑이랑 실갱이를 했는데 대낮에 주위에 사람도 많은데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나 봐요. "주변에는 몇 십 명이나 되는 사람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모두 못 본 척 딴청을 피우고 있었다" 라고 나오거든요. 그래서 이 사건으로 아주 로마에 정나미가 뚝 떨어진 듯 합니다.
@김새섬 사실 어떻게 보면 미리 다 정해 놓은 '낙하산' 관장인 셈인데요 ㅎㅎ 하지만 실제로 상당히 애매한 상황에 놓이기도 하고 정말 커다란(어려운) 선택을 해야 하기도 하니 쉽지만은 않은 삶이 아닐까 싶어요 저는 도서관장보다는 사서 선생님이 좋아 보이는데, 하루키 작품 속 『해변의 카프카』에 나오는 오시마 씨 같은 사서가 되고 싶지만, 실제 사서의 고충은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 2』만 봐도 알 수 있더라고요 ^^
[세트]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 1~2 세트 - 전2권
이것 이상은 없다라고 말할 수 있을만한 완벽한 음악과 연주를 들으면서 운전을 하다간, 눈을 감고 그대로 죽어버리고 싶어질지도 몰라
해변의 카프카 - 상 - 개정판 216p 슈베르트의 D장조 소나타,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춘미 옮김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에도 '우물' 이 두 번이나 등장해요. 반가운 마음에 보고합니다. 2부에서 주인공이 그 도시에서 현실로 돌아오는데요, 새로 살게 된 집의 정원에 지금은 쓰지 않는 우물 등장 (270쪽) 일하게 된 도서관 건물 뒤에도 커다란 옛 우물이 있고요. (299쪽) 흠...하루키는 '우물'을 작품에 상당히 자주 등장시키는군요.
이따금 산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강 너머 펼쳐진 나무숲 안쪽에서 보다 가혹한 계절의 도래를 예고하는 날카롭고 통절한 소리를 냈다. 그런 자연의 풍경은 애가 탈 정도의 그리움과 옅은 슬픔으로 내 가슴을 태웠다.
[그믐밤]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p.330
@김새섬 정답입니다! 맞춰 주셔서 우선 박수 드려요 ^^ '우물'에 대한 두려움(『상실의 시대』 나오코), 극복하는 과정(『상실의 시대』 오카다 토오루) 등을 여러 작품에서 다룬 것 같아요 오프라인 그믐밤에서 이 이야기를 해봐도 좋겠네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 내가 애정하는 하루키 작품 속 주인공은~! ★ 오래 만난 커플이 언제 가장 많이 헤어지는지 아시나요? 정답은, '멀리 여행 갔다 왔을 때'라고 합니다 너무 오래 만나서 이제 다 할 걸 다 해보았는데, 특별한 데 가면 좀 나아질까 싶어서 함께 여행을 갔지만, 그 좋은 데를 갔는데도 전혀 좋지가 않은 것을 느끼며,,, 결국, 헤어진다는 것인데요... ☆ 오래 좋아한 작가에 대해 시들해질 때 역시, (작품 활동을 쉬고 있을 때가 아니라) '신간을 냈을 때'가 아닌가 싶은 생각도 문득 듭니다 ^^;;; 이번 하루키의 신간, 『도.불.벽.』이 예전만큼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하는 것 같기도 하고, 큰 감흥을 받지 못하셨다는 분들도 계신 것 같아서요... 자자, 그런 의미에서, "우리 그때 좋았잖아!!!"를 외치며, 추억에 잠기는 시간을 가지면 어떨까요? ♥ 하루키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 중 내 마음을 강하게 끌어당겼던 캐릭터를 소개해 주세요 어느 작품에 등장한 어떤 인물인지, 어떤 점이 좋았는지 나눠 보고 싶어요! 색채가 없는 순례자 '다자키 쓰쿠루'일 수도 있고, 스푸트니크의 성숙한 연인 '뮤'일 수도 있고, 1Q84년을 살아가는 고독한 문장가 '덴고'여도 좋겠습니다 성실한 마라토너 하루키 자신도 괜찮을 듯요 저 같은 경우는 「빵가게 재습격」의 과감한 아내와, 『1Q84』의 명품 킬러 아오마메가 떠오르는데요 좀더 생각해 봐야겠어요~ *** 멋진 인물을 소개해 주시는 분께는 수북강녕 그믐밤에서 작은 선물을 드립니다 ***
우와 새로운 퀴즈(!) 네요 :) 제가 하루키 소설을 그동안 읽은 게 있다면 바로 답을 쓸텐데, 위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안 읽은 지 너무나 오래 되어... ㅠㅠ 읽고 있던 달리기 책을 좀 읽으면서 가장 멋진 인물로 하루키에 대해 써봐야겠어요 :)
@구수박 꾸준히, 그리고 멋지게 달리기를 해내는 하루키 본인의 모습에 매력을 느끼고 존경을 표하시는 분이 많은 것 같아요 참여하는 독서모임에서 1년 가량의 기간 동안 매월 하루키 소설 1권, 에세이 1권을 읽는 모임을 했었어요 그때 많이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다시 살펴보니 아직도 못 읽은 작품들이 있네요 오랜 기간 꾸준히 집필 활동을 해온 작가예요 역시...
와~ 1년이면 소설 12권, 에세이 12권이네요. 대단하셔요. 하루키의 근면하고 성실한 작품 활동도 참 존경스러운 부분이지요. 금전적인 부분만 생각하면 사실 더 안 해도 되잖아요. 유유자적 신비로운 예술가로 남아도 될 텐데 이렇게 끊임없이 작품 활동을 이어간다는 것이 멋져 보여요.
그리고 수북강녕님은 정말 정말 하루키 책을 많이 읽으셨구나, 감탄했어요. 그 내공이 이 질문에서도 확 느껴져요+_+
<렉싱턴의 유령>에 수록된 단편의 주인공 토니 다키타니가 생각납니다. “토니 다키타니의 진짜 이름은, 정말로 토니 다키타니였다” 라는 단편의 첫 문장이 떠올랐습니다. 하루키 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이 그러하듯이, 토니 다키타니도 고독한 인물인데요. 그의 이질적인 이름이 그가 감내할 고독함을 예고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 사람이 한 사람을 깊게 사랑하고 그 사람이 떠나가자 남겨진 인물의 이야기라는 하루키 소설에서 반복되는 스토리라인도 가지고 있는 소설입니다.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의 모습을 이미지화 해서 기억하는 편은 아닌데, 토니 다키타니의 경우엔 다르더라구요. 토니 다키타니를 떠올리면 죽은 아내의 드레스룸 방바닥에 주저앉아 그녀가 남긴 옷들을 멍하니 바라보는 한 중년남성의 모습이 생각납니다.
@동키돈키 토니 다키타니의 독.특.한. 이름에 대한 설명이 작품 앞부분에 나오는데, 그게 '그가 감내할 고독을 예고'하고 있었던 거군요... 뭔가, 채워지지 않는 갈망을 옷 쇼핑으로 갈구하던 어린 아내와, 같은 사이즈 옷을 입도록 고용되었던 젊은 여자와, 아내의 옷뿐 아니라 아버지의 레코드까지 모두 처분해 버린 후 '진짜 외톨이'가 되어버린 토니 다키타니까지, 서로 이해하기도 어렵고 외로움을 해소하기도 어려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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