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밤] 16. 하루키 읽는 밤 @수북강녕

D-29
부동(不動)의 ‘일정 수의 사람들’ 여기 그믐에 있어요. ~~ ‘일정 수’가 부동이면 좋겠는데 점점 줄어드는 것만 같아 많이 슬픕니다. 이렇게 이야기를 나눠주시는 @북카페안온 님 같은 분들이 너무 귀하고 감사하네요.
정말 독서인구가 확 줄었나봐요. 오늘 아독방 사장님도 인스타 피드 올리셨던데..😥 저는 노는데가 주로 그믐이나 글방, 북스타그램이라 피부로 못 느꼈는데 친구들만 봐도 책 안 사요. 만원에 육박하는 커피는 사먹어도 말이죠.
이거 정말 공감합니다. 저도 서점과 북카페, 네이버독서카페를 자주 드나들어서 독서인구가 많은 줄 알았는데 제가 그런 곳만 다녀서 많이 보였던 거더라구요 ㅋㅋ
일정 수의 사람들이 유지가 되고는 있는 것 같은데, 그 독서의 형태가 웹소설 웹툰 등으로 많이 바뀌는 것 같습니다. 제가 국민학생 때 취미에 독서라고 적어서 냈더니 선생님이 학생들이면 다 책을 읽고 모두가 하는 건 취미라고 적는게 아니다 라고 지적하셨습니다. 요새는 제가 취미가 독서라고 하면 사람들이 아 책을 좋아하시는 구나... 라고 하면서 신기해 하곤 합니다. 슬픈 현실이긴 하죠.
누군가가 우리를 그려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고향을 멀리 떠나온 서른여덟 살의 작가와 그의 아내. 테이블 위의 맥주. 그저 그런 인생, 그리고 때로는 오후의 양지 바른 곳을.
[그믐밤] <먼 북소리> 304쪽
연고도 없고 어떤 조직에도 속하지 않은 채, 홀로 이국 땅에서 살아가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힘든 일이었다. 젊었을 때는 어떻게든 해나갈 수 있겠지만 나는 이제 그리 젊지도 않다. 나는 서른일곱에 일본을 떠나 어느덧 마흔이 되어 있었다. 돌아갈 때가 된 것이다.
[그믐밤] <먼 북소리> 497쪽
저 오늘 일정 두 개 펑크내고 집에 박혀서 하루키씨가 좋아한 재즈곡들을 찾아 듣고 있어요. 좋네요. 😊 하루키 에세이 포레스트 인 재즈 속 음악 모음 https://youtu.be/GQC42X4yD_M?si=8vxGHATWw1j2GHdI 엘라와 듀크의 It don't mean a thing https://youtu.be/myRc-3oF1d0?si=gegnEwosG8EYQWtI
화제로 지정된 대화
☾ 하루키와 함께 먹고 마시는 시간 🍜🍣🍸🍺 - 1st @구수박 님이 알려주신 덕분에 'mtl 한남'에 마련된 '하루키 스페이스'에 다녀왔어요 ^^ 피콜로 라떼와 비건 바나나 브레드, 비건 블루베리 크럼블을 먹고, 전시된 하루키의 책들을 구경했답니다 문장카드와 코스터, 포스터도 조금 챙겨왔는데요 ♥ 맛있는 것을 먹고, 선물이 될 만한 것도 챙겨왔으니, 오늘은 먹는 문제를 내보려고요 단답형 퀴즈 두 개가 나갑니다 한 분이 하나씩만 맞춰 주시면 됩니다 정답만 맞춰 주셔도 좋고, 관련된 책 이야기를 함께 나눠 주셔도 좋습니다 자, 그럼 시작합니다~~~! Q1. 하루키의 첫 장편소설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에는 '나'보다 더 강렬한 인물이 등장합니다 바로 '쥐'인데요 '쥐'와 '나'는 맥주를 한없이 마셔대기도 하지만, '쥐'는 팬케이크에 '이것'을 부어 먹기도 합니다 일본의 하루키 동호회에서는 매년 가을 하루키가 노벨문학상 수상에 실패하면 같은 방법으로 팬케이크를 먹는다고 하지요 '쥐'가 팬케이크에 부어먹은 '이것'은 무엇일까요? Q2. 『도불벽』의 전작?이라 할 수 있는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에는 계산사인 주인공이 셔플링 박사인 노인을 만나 노인의 손녀딸이 만든 샌드위치를 먹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 샌드위치는 내가 정한 기준선을 훌쩍 넘었다. 빵은 신선하면서도 쫄깃하고 잘 드는 청결한 칼로 썰려 있었다. 이 샌드위치는 질 좋은 머스터드에, 양상추는 아삭아삭하고, 마요네즈는 수제이거나 수제에 가까운 것을 사용했다. 이렇게 잘 만든 샌드위치는 오래간만이다." '보통 레스토랑이나 음식점에서 나오는 샌드위치의 대여섯 접시 분량' 중 주인공이 삼분의 이를 혼자 묵묵히, 뜨거운 커피와 함께 먹어치운 이 샌드위치에는 ○과 ○○와 ○○가 들어가는데요 이 3가지 재료는 무엇일까요? 좀 어려운가요? 인터넷 검색 찬스는 언제나 열려 있습니다 ^^ *** 맞추시는 분은 수북강녕에 오시면 작은 선물을 드려요 ***
우와 mtl 한남에 있는 하루키 스페이스 다녀오셨군요! :)
Q1. 답은 '메이플 시럽'일까요? 팬케이크 원래 짝꿍은 메이플 시럽인데... Q2. 저도 샌드위치를 엄청 좋아해요. 샌드위치는 망하기가 어려운 음식 같아요. 빵 사이에 이것저것 집어넣으면 뭘 집어넣어도 제법 그럴싸하게 먹을만해 집니다. 단순하면 단순한 대로, 과하면 과한 대로.
으악! 저 궁금해서 검색해봤어요😱😱😱😱😱😱😱😱
ㅋㅋㅋㅋ 검색하면 저런 것도 나오나요? 꿀 아니면 메이플 시럽 아닌가요...비루한 상상력은 여기까지만...
@김새섬 와아~! 메이플 시럽 아니예요 헤헷 오답이 나와서 신이 났답니다 ^^ 힌트는 톡 쏘는 맛이 일품인 음료지요 팬케이크에 부어 먹는다니, 정말 괴식성이 아닐 수 없어요~
모임의 마지막 날, 아쉬움을 달래며 퀴즈의 정답을 밝히고 문을 닫으려고 해요 ^^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에서 주인공은 죽음(소멸)을 앞둔 상황에서, 옷을 사고, 차를 렌트하고, 맥주를 마시고, 공원을 걷고, 밥 딜런을 듣는데요 저는 모임의 끝을 앞두고 퀴즈의 정답을 발표하게 되네요 ㅎㅎ 이 글을 쓴 후 맥주를 마셔야겠어요 ^^ '쥐'가 팬케이크에 부어먹은 것은 바로 '콜라'입니다 그냥 먹기는 쉽지 않을 것 같고요, 맥주를 많이 마셔서 취기가 오르고 아주 신이 났을 때! 한번 시도해 볼 만한 음식이 아닐까 싶네요~
q2는 읽어서 알지용. 햄, 오이, 치즈! 😆 노인은 오이 넣은 것을 좋아해서 그것만 먹어용
@스마일씨 하하 어려운 문제를 먼저 맞추셨군요! 이 작품을 읽고 실제로 햄, 오이, 치즈를 넣어서 만들어 먹어 보았다는 후기들이 적지 않더라고요 질 좋은 머스터드에 아삭아삭한 양상추와 수제 마요네즈를 넣으면 맛있을 것 같아요 게다가 뜨거운 커피도 있으니까요 하루키는 아주 뜨거운 커피와 아주 차가운 맥주에 늘 후한 점수를 주는 것 같습니다 ^^
저도 요런 단순한 샌드위치를 좋아해요. <서쪽 마녀가 죽었다>에도 샌드위치가 나오는데 빵에 버터 살짝 바르고 양상추와 햄, 치즈만 넣고 소금만 살짝 뿌려요. 드레싱 없이요. 그걸 본 이후론, 이렇게 자주 해먹어요. 하루키씨 음식취향이 마음에 듭니다! 힛.
@스마일씨 하루키의 음악에 대해서는 책이 많은데, 하루키의 음식에 대해서는 몇 권만 있는 것 같아요 그도 그럴 것이 하루키가 올드 팝과 재즈 <<< 클래식에 이르기까지 음악에는 상당히 조예가 깊고, 음식의 경우는 요리연구가 수준이라기보다는 '전혀 마초스럽지 않게 스스로 음식을 잘 챙겨먹는 49년생 아저씨(놀랍지 않나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포인트 중 하나입니다^^)'일 뿐이어서 그렇겠지요 ♡ 그래도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의 '손녀딸' 닉네임을 쓸 정도로 하루키에 빠져 그의 작품 속 음식에 대해 책을 쓴 분도 있을 정도이니, 팬덤이 강력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듯해요 음식 퀴즈, 술 퀴즈가 이어질 예정이라 요기까지만 하겠습니다~ ㅎㅎ
하루키 레시피 -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에서 꺼낸 위로의 요리들본명보다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에 나오는 등장인물 '손녀딸'이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진 차유진 셰프. 그녀가 하루키 작품 속의 요리들, 그리고 하루키가 에세이에서 즐겨 먹는다고 언급했던 요리들을 책 밖으로 끌어내 한바탕 만찬을 연다.
하루키가 내 부엌으로 걸어 들어왔다 1하루키의 소설 속에 등장하는 부엌과 주인공들이 만들어내는 소박하지만 군침을 돌게 만드는 요리들이 작품 배경과 어우러져 한 편, 한 편 맛있는 에세이로 거듭났다. 소설 속 주인공들이 직접 만들어내는 갖가지 요리와 하루키가 평소 즐겨 찾거나 추천하는 요리가 맛깔스럽게 펼쳐진다.
하루키가 내 부엌으로 걸어 들어왔다 2작품 속에서도, 실생활에서도 먹거리에 대한 까탈스러움을 감추지 않는 하루키의 부엌과 요리 미학을 그의 작품들에 녹여낸 에세이집이다. 하루키에 대한 새로운 발견과 함께 그의 작품 속으로 빠져드는 즐거움, 작품 속 음식을 눈으로 보는 즐거움, 맛을 상상하는 즐거움, 직접 만들어보는 재미까지 일석오조의 혜택을 선사한다.
서점을 오가다 이런 책도 발견했어요. 하긴 하루키 정도면 <아무튼> 시리즈에 오를 만도 하지요.
아무튼, 하루키 - 그만큼 네가 좋아아무튼 시리즈의 스물여섯 번째 주인공은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다. <아무튼, 하루키>는 사노 요코의 <사는 게 뭐라고>,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영화를 찍으며 생각한 것> 등을 번역한 이지수의 첫 에세이집이다.
저도 퀴즈를 내도 될까요? ㅎㅎㅎ 갑자기 책 읽다가 퀴즈 거리를 찾아냈어요. ☾ 하루키와 함께 입고 뽐내는 시간 ; 그는 패션에 관한 묘사로도 유명하지요. 가끔 브랜드명이 그대로 나오기도 하고 등장인물들이 입은 옷의 모양이나 재질, 색감 등의 묘사가 뛰어나 상상하는 재미를 주기도 한답니다. 다음은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에 나오는 한 장면입니다. Q. 과연 아래의 코트는 무슨 코트일까요? ------- “전부터 생각했는데, 코트가 아주 멋져요.” 그녀가 내게 말했다. 나는 옆자리에 놓아둔 회색 XX코트를 보았다. “이 코트가요?” 나는 조금 놀라서 말했다. 그리고 다 읽은 조간신문을 접었다. “입고 다닌 지 벌써 이십 년쯤 됐는데. 갑옷처럼 무겁고, 디자인도 구식이고, 심지어 별로 따뜻하지도 않아요.” “그래도 멋져요. 요즘은 다들 똑 같은 다운코트만 입고 다니니까 그런 게 신선해 보이네요.” “그럴지도 모르지만, 이렇게 추운 지방에는 안 맞네요. 내년 겨울엔 새 다운코트를 살까 하던 참인데. 훨씬 따뜻하고 가볍잖아요. 여기서 겨울을 맞는게 처음이라 추위가 이 정도일 줄은 몰랐어요.” “하지만 전 옛날부터 왠지 XX코트가 좋더라고요. 마음이 끌려요.” “그 말을 들으면 코트도 기뻐하겠군요.” 나는 그렇게 말하고 웃었다. ---- 힌트 1. 이번 그믐밤 때 제가 입고 갈 예정입니다. 저도 이십 년 이상 입어온 이 코트가 있어요. (힌트 맞아?) 힌트 2. 남녀노소 모두에게 어울려요. 어린 학생부터 할아버지,할머니까지. (힌트 맞아?) 힌트 3. 앞부분의 여미는 버튼이 독특해요. 한국에서는 단추 모양이 먹는 음식 중의 이것과도 비슷해 ㄸㅂㅇ코트라 불리기도 해요. *** 맞추시는 분께는 그믐밤 때 저도 작은 선물을 드릴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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