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밤] 16. 하루키 읽는 밤 @수북강녕

D-29
오오 모르고 있던 책 하나 더 알아갑니다, 고맙습니다. 저는 하루키 책에 나오는 음악 중 찾아서 들어보고 여러번 듣는 건 ‘a summer place’ 가 유일합니다. 다른 음악들은 책을 읽다가 찾아서 들어보면 오히려 몰입을 방해하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제가 ’엘리베이터 음악‘ 을 좋아해서 그런건지도 모르겠네요.
아무튼 여기까지 쉬지 않고 계속 달려온 것은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나는 내가 지금 쓰고 있는 소설을 나 스스로도 좋아하기 때문이다. 이 다음 나 자신의 내부에서 나올 소설이 어떤 것이 될지 기다리는 그것이 낙이기 때문이다.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제4장 | 나는 소설 쓰는 방법의 많은 것을 매일 아침 길 위에서 배워왔다' p.127,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임홍빈 옮김
주어진 개개인의 한계 속에서 조금이라도 효과적으로 자기를 연소시켜 가는 일, 그것이 달리기의 본질이며, 그것은 또 사는 것의(그리고 나에게 있어서는 글 쓰는 것의) 메타포이기도 한 것이다.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제4장 | 나는 소설 쓰는 방법의 많은 것을 매일 아침 길 위에서 배워왔다' p.128,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임홍빈 옮김
아직 책 찬찬히 읽는 중이긴 하지만, 예전에 조금 읽었을 때에 포스트잇으로 표시해둔 좋았던 문장들 중 두 개를 올려봅니다 :)
도서관 말고 내가 가야 할 장소는 없다. 이토록 간단한 사실을 왜 지금껏 알아차리지 못했을까?
[그믐밤]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p.235
출판사에서 일을 하던 주인공이 새 직장을 구하면서 하는 말.
옛날 옛적에, 어느 곳에 소년과 소녀가 있었다. 소년은 열여덟 살이고, 소녀는 열여섯 살이었다. 그다지 잘생긴 소년도 아니고, 그리 예쁜 소녀도 아니다. 어디에나 있는 외롭고 평범한 소년과 소녀다. 하지만 그들은 이 세상 어딘가에는 100퍼센트 자신과 똑같은 소녀와 소년이 틀림없이 있을 거라고 굳게 믿고 있다.
[그믐밤] 4월의 어느 맑은 아침에 100퍼센트의 여자를 만나는 것에 대하여
그 가련한 젊은 샐러리맨이 고스란히 받아들여야 했던 이중의 심각한 폭력에 대해, 아무 관계도 없는 사람이 '이건 이상한 세계에서 온 것' '저건 정상적인 세계에서 온 것'이라고 이론적으로 구분하여 설명한들 당사자에게 그것이 무슨 설득력을 가질 수 있을까. 그들에게는 그 두 종류의 폭력을 여기와 저기로 구별하여 생각하는 일 자체가 불가능할 것이다.
언더그라운드 『언더그라운드』 p.15,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억관 옮김
어떻게 쏠것인가 하는 것은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문제와 거의 비슷하다. 어떻게 여자를 꼬드길 것인가, 어떻게 싸움을 할 것인가. 초밥집에 가서 무엇을먹을 것인가, 그런 것들 말입니다.
밸런타인데이의 무말랭이 - 개정판 34p,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난주 옮김, 안자이 미즈마루 그림
밸런타인데이의 무말랭이 - 개정판<일간 아르바이트 뉴스>에 연재한 90여 편의 에세이를 모은 작품집이다. ‘시티 워킹’이란 주제로, 학생 시절부터 작가가 된 지금까지 하루키가 겪어온 도쿄와 근교 생활에 대한 단상들을 담았다. 글의 내용을 재치 있게 살려낸 안자이 미즈마루의 삽화와 부록으로 실린 두 사람의 대담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이다.
우리 인생에는 가끔 그런일이 일어나. 설명이 안 되고 이치에도 맞지 않는, 그렇지만 마음만은 지독히 흐트러지는 사건이. 그런 때는 아무 생각 말고, 고민도 하지 말고, 그저 눈을 감고 지나가게 두는 수밖에 없지 않을까, 커다란 파도 밑을 빠져나갈 때 처럼
일인칭 단수 48p,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홍은주 옮김
일인칭 단수한일 양국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는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여자 없는 남자들』 이후 6년 만에 선보이는 소설집. 작가 특유의 미스터리한 세계관과 감성적인 필치, 일인칭 주인공 '나'의 시점으로 진행되는 작품이라는 공통점을 지닌 단편 여덟 편을 모았다.
기억이란 때때로 내게 가장 귀중한 감정적 자산 중 하나가 되었고, 살아가기 위한 실마리가 되기도 했다. 큼직한 외투 주머니에 가만히 잠재워둔 따뜻한 새끼 고양이처럼.
일인칭 단수 79p,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홍은주 옮김
이 문장 무척 따스하네요...! 이 책이 읽어보고 싶어졌습니다.
그때 그는 비로소 모든 것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 영혼의 맨 밑바닥에서 다자키 쓰쿠루는 이해했다. 사람의 마음과 사람의 마음은 조화만으로 이어진 것이 아니다. 오히려 상처와 상처로 깊이 연결된 것이다. 아픔과 아픔으로 나약함과 나약함으로 이어진다. 비통한 절규를 내포하지 않은 고요는 없으며 땅 위에 피 흘리지 않은 용서는 없고, 가슴 아픈 상실을 통과 하지 않은 수용은 없다. 그것이 진정한 조화의 근저에 있는 것이다
[그믐밤] 364
좋은 문장이 너무 많네요 제가 읽을 때는 그냥 넘어갔던 문장들도, 이렇게 올려 주신 것을 곱씹어 읽으니 더 의미 있게 다가옵니다 ♡
@스마일씨 하루키가 다작을 하긴 했나 봐요. 제가 하루키 책을 막상 제대로 읽은 건 몇 권 안 되지만 그래도 다 들어는 봤다 라고 자부했는데 '무말랭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책이 있었는 줄은 몰랐네요.
한 달째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읽고 있어요. https://www.gmeum.com/meet/849 이 모임에서 김지운 편집자님 이야기처럼 저도 이상하게 초반부 몰입이 안 되서 어려웠어요. 편집자님 표현에 따르면 '하루키 특유의 리듬감에 올라타는' 게 저 역시 쉽지 않았는데 2부로 넘어가니 한결 낫긴 하네요. 10월에 워낙 바빴는데 주인공의 팔자 좋은 삶이 왠지 샘이 났다고 해야 할까요. 회사 동료의 추천으로 누구나 바라는 조용한 동네 도서관 관장직으로 쉽게 취직, 전임 관장 고야쓰 씨의 무한 신뢰. 그럴 때마다 <먼 북소리>를 읽으며 달래고 있습니다. 에세이 속의 하루키는 저처럼 분노가 많아 그의 소설 주인공과는 달리 친근하게 느껴지네요. (특히나 이탈리아 여행기에선 짜증을 넘어선 원한이 느껴지기도 ㅎㅎ)
분노가 많고 짜증을 넘어선 원한이 느껴진다는 이야기에 현웃 했습니다. 먼 북소리 꼭 읽어봐야겠어요!
"로마라는 곳은 이탈리아에서도 상당히 특수한 도시다. 이곳에서는 아무리 주의해도 아무리 상식적으로 행동해도 그것을 뛰어넘는 재난이 어김없이 닥쳐오는 것이다." <먼 북소리> 450쪽 남유럽 여행이 너무 하고 싶을 때 한 번씩 읽으면 좋을 책입니다. ^^ 올라오는 여행 욕구 가라앉히기에 좋은 책. 특히 이렇게 하루키가 이를 갈게 된 데는 이탈리아를 떠나기 전날 아내가 가방을 날치기 당한 사건도 큰 이유가 되는데요. 당시 그 가방에 여권,비행기 티켓, 여행자 수표등 다음 날 여행지를 떠나기 때문에 필요한 모든 것들이 다 담겨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단순히 절도 때문에 마음이 상한 것은 아니고 당시 아내가 가방을 뺏기지 않으려고 도둑이랑 실갱이를 했는데 대낮에 주위에 사람도 많은데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나 봐요. "주변에는 몇 십 명이나 되는 사람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모두 못 본 척 딴청을 피우고 있었다" 라고 나오거든요. 그래서 이 사건으로 아주 로마에 정나미가 뚝 떨어진 듯 합니다.
@김새섬 사실 어떻게 보면 미리 다 정해 놓은 '낙하산' 관장인 셈인데요 ㅎㅎ 하지만 실제로 상당히 애매한 상황에 놓이기도 하고 정말 커다란(어려운) 선택을 해야 하기도 하니 쉽지만은 않은 삶이 아닐까 싶어요 저는 도서관장보다는 사서 선생님이 좋아 보이는데, 하루키 작품 속 『해변의 카프카』에 나오는 오시마 씨 같은 사서가 되고 싶지만, 실제 사서의 고충은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 2』만 봐도 알 수 있더라고요 ^^
[세트]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 1~2 세트 - 전2권
이것 이상은 없다라고 말할 수 있을만한 완벽한 음악과 연주를 들으면서 운전을 하다간, 눈을 감고 그대로 죽어버리고 싶어질지도 몰라
해변의 카프카 - 상 - 개정판 216p 슈베르트의 D장조 소나타,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춘미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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