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무아무아』 혼자 읽기

D-29
드레이크 방정식의 가장 큰 한계 중 하나는 외계 지성체에 대한 논의를 정착시키기 위해 고안된 공식인데도 다른 문명들이 다양하게 남길 수 있는 탐지 가능한 흔적 중 하나일 뿐인 통신 신호에만 근시안적으로 초점을 맞췄다는 데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오무아무아 10장 우주 고고학, 아비 로브
프랭크 드레이크는 방정식의 첫 번째 변수인 N을 우리 은하 안에서 성간 통신에 필요한 기술을 가진 종의 수로 정의했다. 그는 방정식의 마지막 변수 L을 그러한 종들이 탐지 가능한 신호를 생성할 수 있는 시간으로 정의했다. 간단히 말해서 드레이크 방정식은 의사소통을 위한 의도적 노력만이 외계 문명을 탐지하기 위해 찾을 수 있는 유일한 대상이라는 가정에 맞춰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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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외계 문명이 무의식적으로 존재를 알리게 되는 많은 방법이 있고, 우리가 새로운 기술을 발견함에 따라 이런 증거를 찾을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의 수도 증가하고 있다. 검색 범위를 어떻게 재정의해야 할까? 달리 말하면, 무엇을 찾아야 할까? 그리고 어디를 들여다봐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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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와 비슷하게 보이는 외계 행성들만이 우리가 생명을 찾을 수 있는 유일한 장소는 아니다. 내가 박사 후 연구원인 마나스비 링검과 함께 수행한 추가적 연구는 생명의 화학 반응을 찾을 만한 또 다른 매우 유망한 장소를 제시한다. 이른바 갈색 왜성의 대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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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색 왜성은 태양 질량의 7%도 안 되는 작은 크기다. 그리고 다른 별들을 밝게 (그리고 뜨겁게) 태우는 핵반응을 지속시킬 충분한 질량을 가지고 있지 않으므로 행성 수준의 온도까지 식을 수 있다. 그 결과 갈색 왜성을 돌고 있는 구름 속 작고 단단한 입자의 표면에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하게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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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색 왜성에서 멈출 필요는 없다. 녹색 왜성을 검사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이 왜성은 반사광에 광합성을 하는 식물의 꼬리표인 ‘붉은 가장자리’를 보여 준다. 우리의 계산에 의하면 태양과 유사한 별 주위를 도는 녹색 왜성들이 우주 생물학적 아피코만을 찾는 데 가장 적합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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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다른 문명들이 통과하지 못할 만큼 특별히 높은 지능 기준선에 있는 것이 아닐 가능성에 대한 증거는 곳곳에 있다. 신문과 당신 바로 옆에 있는 화면 그리고 끝없이 새로 고침 되는 뉴스피드만큼이나 가까이 있다. 지능의 진정한 표지는 자신의 복지를 증진하는 것이지만 우리의 행동은 너무나 자주 그와 반대다. 세계에서 가장 긴급한 뉴스 기사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보면 우리가 세상에서 가장 똑똑한 종이 될 수 없다는 충분한 증거를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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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이전 세기는 물론이고 오늘날에도 집단적 복지에 초점을 맞춘 적이 거의 없다. 현재 우리는 다른 나쁜 습관들도 많지만, 특히 탄소 중립 에너지같이 복잡하거나 백신처럼 우려되거나 재사용 가능한 가방을 가지고 쇼핑하는 것처럼 분명한 문제들에 있어서 장기적인 이익보다는 단기적인 이익을 반복적으로 택한다. 그리고 우리보다 더 똑똑하고 포식적인 문명이 있을지 걱정조차 안 하고 전파를 통해 1세기 넘게 우리의 존재를 끊임없이 은하 전체에 방송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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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한 줄로 요약한다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외계 문명의 구조물이 2017년 우리 곁을 지나친 것 같다는 매우 합리적인 가설과 그 근거’라고 요약하겠습니다.
“천문학을 공부하게 되면서 당신의 종교적 믿음, 즉 신에 대한 믿음이 어떤 식으로든 바뀌었나요?” 《뉴요커》의 한 기자와 오무아무아에 대해 인터뷰하면서 이런 질문을 받았을 때 처음에는 당황했다. 왜 나를 종교적이라고 가정하는가? 나는 세속적이었고, 지금도 그렇다.
오무아무아 11장 오무아무아의 내기, 아비 로브
하지만 CNN과 인터뷰하면서부터 이런 질문들을 받는 데 대해 감사하기 시작했다. 할당된 시간이 거의 끝나갈 무렵 인터뷰 진행자는 나에게 “우리가 외계 문명을 처음 접했을 때 그들이 종교적이기를 바라나요, 아니면 세속적이기를 바라나요?”라고 물었다. 그러고 나서 그는 한 문장으로 대답할 수 없는 문제라는 것을 깨달았는지 시간적 제약을 이유로 내가 꼭 대답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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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대답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런 종류의 질문 샘에 대해 전보다 더 많이 생각해야 한다. 오무아무아는 우리에게 경외할 만한 가능성을 제시했고, 우리는 전통적으로 경외감과 투쟁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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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세기에 걸쳐 우리 문명은 신화에서부터 과학적 방법에 이르기까지 우리에게 경외감을 불러일으키는 것들을 이해하기 위한 수단들을 발명해 왔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서 그러한 많은 것들이 인간이 경험하는 ‘기적’의 대열에서 일상의 대열로 옮겨 갔다. 이는 대부분 과학의 진보에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어떤 사상 규범도 독선과 맹목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없으며 이는 신학자들뿐만 아니라 과학자들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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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나는 우리가 결국 접하게 될 외계 지성체 중에는 실존주의자가 몇 명 있을 것이라고 상상하게 되었다. 그것이 환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인류의 지성사가 지구상에 실존주의학파의 사상을 꽃피워 그 뒤에 무엇이 올지를 알려 주었듯이, 외계 지성체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생각한다. 나는 그들도 우리 못지않게 기적의 대열에서 일상의 대열로 옮길 수 없는 생명의 가장 완강한 미스터리와 맞서며 보냈을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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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의미보다 더 근본적인 미스터리는 없다. 우리 중 몇몇은 햄릿 역에 캐스팅되었고, 몇몇은 로젠크란츠와 길든스턴 역에 캐스팅되었지만 우리 모두 대본 없이 무대 위에 올라서는 느낌을 경험했다. ‘이게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전혀 찾지 않는 사람은 드물다. 내 생각에는 자의식이 있는 존재 역시 그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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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시절 나는 실존주의 철학자들, 특히 알베르 카뮈의 인도를 받았다. 카뮈의 작품들 중 가장 공감한 것은 《시지프 신화》였다. 그리스 신화에 따르면 시지프(시시포스)는 신들로부터 영원히 무거운 돌을 언덕 위로 굴려 올리는 형벌을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시지프가 바위를 정상 가까이 가져가면 바위는 다시 굴러 내려갈 뿐이다. 카뮈는 이것이 설명할 수 없는 세계를 이해하려다 영구 순환에 걸린 인간의 부조리한 상태와 유사하다고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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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의식이 있는 생명의 공통적인 상황, 즉 왜 그러는지 전혀 알지 못한 채 태어나고 죽는 것은 부조리하다고 카뮈는 믿었다. 나는 우리처럼 지적 한계에 얽매여 있는 다른 자의식이 있는 존재들도 같은 결론에 도달하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생명은 부조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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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조리에 직면해서 거만하게 굴기는 어렵다. 겸손이 더 적절한 자세다. 인류가 경이로운 것에 직면했을 때 겸손을 기른다는 증거를 더 많이 발견할수록 외계 문명으로부터 같은 태도를 기대할 수 있는 이유가 더 많아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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