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해의 장르살롱] 4. 소녀 동지여 적을 쏴라

D-29
ㅠㅠㅠㅠ 정말... 너무 슬픈 책이랍니다. 깊이와 무게에 있어서는... 저 밑 심연까지 나를 떨어트리는 책이에요.
@박소해 <전쟁은--->, 이 책은 책장에 꽂혀 있는데, 제가 산 책이 아니라서 여태껏 읽지 않았어요. 소설을 완독했으니 이 책도 읽어야겠죠. 너무 슬프다고 하시니 망설여집니다.
저도 너무 슬프다니 피하고 싶어집니다...
ㅠㅠ
각오 단단히 하고 읽으셔야 할 겁니다. 책이 아니라... 무슨 낭독집처럼 느껴질 정도로 여자들의 목소리가 내면 깊숙이 울리는 느낌이에요.
슬프고 마음이 무거워지지만 똑바로 봐야만 하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소설이 아니라 현실이라서요. ㅠㅠ
인물 설정이나 이야기 전개 자체에서도 일본 라노베의 익숙한 맛이 느껴졌습니다. 그쪽 기준으로는 정통 노선으로 간다는 느낌? 단지 그 배경이 워낙 무시무시하고 묵직한 실화이다보니 그게 이 작품의 개성을 크게 확립한 것 같아요. 등장인물들의 향후 결말은 몇 가지가 예상되는데, 그 중 어느 쪽으로 갈지, 아니면 제 예상을 화끈하게 배신해 줄지, 그게 아직 다 못 읽은 사람으로서 기대되는 부분입니다. 작가님이 자료 조사를 정말로 열심히 하셨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격수 훈련 과정은 보면서 실제로 저렇게 했겠다는 느낌이 팍팍 왔고요.(물론 몇몇 부분은 소설적인 꾸밈이 있는 듯했지만요.) 하지만 러시아라면 이게 아니라 저거일 텐데? 싶은 부분이 사소한 곳에서 보인 것도 있었습니다. 자료는 세세한 거를 찾기가 더 어려워서겠지만요... 마지막으로, 음... 일본은 이런 무거운 주제도 라노베에서 다룰 수 있다는 점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작가 님이 자료 조사를 충실히 한 부분은 공감 가는 부분입니다. 다만 너무 책으로 자료 조사한 느낌도 있었어요. 군대를 다녀오신 분들이라면 여기서 묘사되고 있는 군대의 풍경이 얼마나 피상적인지가 공감이 되실 거 같긴 하네요.
@메롱이 오, 어떤 점이 피상적으로 느껴지셨을까요?
군생활의 숙소 묘사 특히 아야의 호더를 연상시키는 정리 안 된 숙소 에피소드가 그랬습니다. 이 부분은 아야의 딱부러진 저격수의 일면과 이런 하나쯤 나사 풀린 일상의 모습의 대비를 통한 갭모에적인 요소 어필인 거 같긴 했는데 20세기 초 러시아 군대라도 이런 무질서(?)는 허용이 안 되었을 거 같았습니다.
아마도 대다수 군필자들은 이 부분에서 똑같이 느꼈을 것 같습니다 ㅋㅋ
하하 이건 군필자들만이 느낄 수 있는 디테일이겠군요. ^^
@메롱이 아하! 저도 그 파트가 약간 어색하게 느껴졌어요. 또 하나는, <전쟁은...>은 여자작가가 여자들에 대해 이야기한다면 <소녀 동지여...> 는 남자작가가 여자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소설이지요. 개인적인 편견일 수도 있는데 남자작가가 여자에 대해 이야기할 때 간혹 오류나 이상향의 반영이 엿보이는 것 같아요. (이제 할머니가 된) 러시안 저격병들을 취재했다면 좋지 않았을까... 자료조사가 책 위주로 이뤄진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은 좀 들었습니다만;;;;
남자작가가 여자에 대해 이야기할 때에 대해 말씀주셔서 이 소설에서 다루고 있는 여성주의적인 관점이 저는 좀 너무 관념적이고 여성이 아닌 남성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느낌이 들긴했습니다.
사실 여자작가들도 남자 캐릭터를 다루면서 오류를 많이 내기도 하고, 편견이나 고정관념에 치우칠 때가 많이 있겠죠... 하지만 제가 봤을 땐 작가의 성별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작가의 성별이 캐릭터의 성별과 일치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잘 그려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 더 예민하고 부지런하고 성실한 작가가 더 실감나고 와닿는 캐릭터를 창조해내는 거겠지요.
습관적? 관성적? 으로 쓰다 보면 그런 폐해를 피하기 어려운 듯합니다. 뭐, 솔직히 로망(???)도 섞여는 있을 테고요. 여러모로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겠지요...
그래서... 다른 성별 캐릭터가 주연이거나 주조연 캐릭터일 경우는 인터뷰나 관찰을 통해 상상력을 보완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
저도 에피소드들이 쌓여갈수록 비슷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무래도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겠구나 싶지만요..
저도 그랬습니다. 여성으로서 성장서사인데 뒤로가면 개인적인 복수를 감행하고, 특히나 어릴 적 썸타던 미하일과 예거의 처단이 성장과 성공으로 마무리 지어지는 것 같아 무리라고 생각했습니다. 독일과 소련의 전쟁, 여성저격수와 남성병사의 전쟁 세라피마 자신 마음속의 전쟁 여기서 이기고 지는 것이 없는데 이야기 속에서는 그래도 이기는 걸로 설명되기 쉽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부분이... 작가가 남자분이 맞구나 생각이 들게 했어요. 저라면 미하일을 그렇게 쉽게 죽이지 않고 끝까지 더 이용해서 주인공의 성장통에 써먹었을 것 같아요. 죽여버리다니, 너무 쉬운 결말 아닌가 살짝 아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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