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함께 읽기] #41.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D-29
그냥 원하면 돼. 하지만 무언가를 진심으로 원한다는 건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야. 시간이 걸릴지도 몰라. 그사이 많은 것을 버려야 할지도 몰라. 너에게 소중한 것을. 그래도 포기하지 마. 아무리 오랜 시간이 걸려도, 도시가 사라질 일은 없으니까.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p. 15,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홍은주 옮김
첫째로는, 이렇게 스커트를 입고 있으면, 네, 왠지 내가 아름다운 시의 몇 행이 된 듯한 기분이 들어서랍니다.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홍은주 옮김
전 이 문장이 너무나 깊게 오랫동안 남아있는 중입니다. 아름다운 시의 몇 행이 된 듯한 기분이 든다'라는 느낌이 너무 참신하고 아름다웠거든요. 지금 내게 그런 느낌이 들게 하는건 뭐가 없을까 그 뒤부터 찾아보고 있는 중인데, 아직 발견하지 못하고 있어요, 하지만 언젠가 저런 느낌을 한번 꼭 느껴볼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어서 오랫동안 간직하고 싶은 문장이기도 합니다.
1Q84를 1권부터 다시 읽으면서 이 소설과 닮은 점을 찾아보는 뜬금없는 사람인데요. ㅎ 미미한 거 하나.. 역자는 양윤옥, 홍은주 서로 다른데.. 공통으로 '적확하다'란 표현이 간간히 등장합니다. '정확하다'가 아니고요.... '적확하다'라면 '정확하게 맞아 조금도 틀리지 아니하다'라는데... 뜻이 더 센 이 어휘(굳이 이렇게까지 세게 강조할 대목들은 아니던데...)가 일본어 원본에서 따라온 게 아닐지 궁금해지기도 하네요. 일어판으로 읽으신 분들께 여쭙고 싶네요!!!!
적확과 정확은 들어맞는 틀이 있느냐 없느냐의 뜻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확'이라는 단어는 옳고 그름을 다루기 때문에 들어맞는 틀이 없습니다. '정확'하게 쓴 글자, '정확'한 자세 등을 보면 100% 이렇게 해야 한다 하는 정답은 없지만 어떤 식으로 보여지는 것이 '정확'의 범주에 들어가는 것인지는 알 수 있지요. '적확'은 맞다고 생각하는 부분에 틀림없이 들어가야 합니다. 여기에 옳고 그름은 없습니다. 볼트와 너트를 생각하시면 됩니다. A볼트는 A너트에만 들어가죠. B의 너트가 비슷하게 생겼다고 해서 들어가진 않습니다. 물론 개인적인 해석이지만, 적확이라는 단어가 좀 더 자신의 위치에 아주 딱 맞게 들어선 느낌을 주지요 ㅎ
와우.. ㅎㅎ 이렇게 '적확'하게 차이를 짚어내시니!!! 그 '틀'을 생각해보니 정말 잘 맞아들어가고 쉽게 이해할 수 있네요. 하필 막 읽은 대목도 안온님 주장과 뭔가 호응이 됩니다. ㅎㅎ "덴고는 그 세계의 지리를 정확히 이해했고 적확하게 올바른 루트를 선택할 수 있었다."(Q, 1권-378쪽)... 이를테면 정성적이면서 이해에 가까운 '정확'과 정량적이면서 선정에 가까운 적확... ㅎ
다른 얘기입니다. '1Q84'나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이나 두 소설 모두 바로 '패럴렐 월드'(Q, 1권-232) 즉, 평행세계 또는 평행우주일 텐데요.. 저는 이런 단어의 뜻을 충실히 따라선지 이 평행세계가 아주 아주 먼 거리 또는 아주 먼 행성에 있는 동일한 '수평'의 평면 위에 존재한다고 생각하는데요. 막상 소설의 주인공들이 평행세계들을 오가는 방법은 '수직' 이동입니다. '1Q84'의 아오마메는 도시고속도로에서 지상으로 비상계단을 타 고 내려오면서 다른 세계로 서서히 빠져들며, '도시/벽'의 나는 돌연 구덩이로 낙하하거나(벽, 196쪽) 깊은 웅덩이로 뛰어들거나(벽, 218쪽) 하류에서 상류로 서서히 거슬러(느리게 수직 이동하는....) 또 다른 세계에 옮겨갑니다. 또 도서관 2층 집무실에서 반지하 작은 방으로... 아래로 수직으로 내려가도 색다른 존재와 특이한 대화가 펼쳐집니다. 이건 마치 전근대 시대의 '구원'이나 '강림'처럼 수직인 것일까요? 흥미롭게 읽어가고 있습니다!!!
나는 그저 이 현실이 나에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느낄 뿐이다. 이 장소의 공기가 내 호흡기에 맞지 않는다, 라고 바꿔 말해도 될 정도로. 이대로 여기 머무르면 머지않아 숨쉬기도 힘겨워질 것이다. 그러니 한시라도 빨리, 다음 역에서 이 전철을 내리고 싶다―내가 바라는 건 오직 그뿐이다. 무조건적으로 필요한 것, 그러지 않으면 안 되는 것.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2부,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홍은주 옮김
아마, 여기 계신 분들 가운데는 스티븐 킹은 안 읽으시는(안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것 같은데요. (저는 하루키보다는 스티븐 킹을 좋아합니다.) 작년(2022년) 가을에 나와서 최근 번역된 킹의 신작(『페어리 테일』)도 우리 세계와 연결된 가상 세계 모험 이야기를 다뤄서 저는 이 책과 묘하게 겹쳤어요. 이 책은 '잭과 콩나무' 같은 서양 민담부터 러브 크래프트 같은 저자의 서양 고전 공포 소설 좋아하시는 분에게는 '아!' 하는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 작품이에요. 킹의 다른 작품처럼 읽는 재미와 감동까지 있으니, 하루키와는 다른 분위기의 색다른 이야기를 읽고 싶으신 분들에게 추천해요.
페어리테일 1-2 세트스티븐 킹의 장편소설 『페어리테일』이 황금가지에서 출간되었다. 유산으로 마법의 우물을 상속받게 된 평범한 고등학생 ‘찰리 리드’가 반려견, ‘레이더’를 살리기 위해 우물 속 동화의 세계로 뛰어들며 겪는 모험담을 그린 소설로, 출간 즉시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에 등극하였다. 제목에 걸맞게 「럼펠스틸스킨」, 「잭과 콩나무」, 「오즈의 마법사」, 「아기돼지 3형제」 등 다양한 동화들을 오마주하면서도 스티븐 킹 특유의 재해석을 선보여 “‘동화’라는 제목
러브크래프트 전집 세트에드거 앨런 포와 함께 공포 문학의 아버지로 인정받는 작가 H. P. 러브크래프트의 전집. 이 세트는 공저작을 비롯한 러브크래프트의 전 작품과 그와 함께 레이 브래드버리, 할란 앨리슨, 프리츠 라이버 등 현대 장르문학을 일군 작가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친 작가 클라크 애슈턴 스미스의 작품집 『클라크 애슈턴 스미스 걸작선』을 포함하여 총7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림 동화 1전 세계 ‘이야기의 이야기의 진짜 이야기’로 불리는 『그림 동화』 특별판이 그림 형제 생전 마지막 판본인 1857년 7판 정본 완역으로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동양 여성 최초로 괴테 금메달을 수여한 전영애 역자가 1권과 2권을, 한국과 독일 문학의 가교 역할을 하는 김남희 역자가 2권을 공동으로 번역했다. 이번에 출간한 『그림 동화』는 스위스 민담, 동화 연구가인 알프레드 메설리 전 취리히 대학교 사회문화학과 교수가 자문을 맡아 원전 번역의 깊이를
드라큘라(Dracula)(일러스트판)고혹적인 일러스트와 함께 읽는 불멸하는 고전 『드라큘라』 환상 문학의 고전이자 여전히 독자들을 매혹하는 걸작 『드라큘라』가 세계적인 일러스트레이터 페르난도 비센테의 작품을 담은 고급 장정으로 선보인다. 이 일러스트판은 1992년 이세욱 번역가가 번역한 한국 최초의 완역판을 꼼꼼히 다듬어 새로 펴낸 개역판이기도 하다. 호러 소설의 대명사이자 수많은 뱀파이어 창작물의 원천이기도 한 『드라큘라』는 발간 당시에도 파격적인 서사로 인기를 누렸으나 세월이
앗 이거 인터넷서점에서 보고 관심이 갔었는데 읽으셨군요. ㅎㅎ 저는 스티븐킹은 <빌리 서머스>만 읽었는데 다음책으로는 이거 읽어볼까봐요. Jyp는 싫어하시겠죠?
『빌리 서머스』와는 다른 매력의 이야기지만, 즐겁게 읽으시리라 확신합니다.
스티븐 킹의 무서운 얘기들 별로 안좋아하지만 일단 도서관에서 빌려는 놨어요. ^^;
이 책은 무섭다기보다는 한 편의 동화이자 판타지예요. "그리고 항상 양심을 나침반 삼으려무나." 『피노키오』의 '푸른 요정'의 조언이 이 책의 중요한 모티프입니다. :)
오. 스티븐킹 하나도 안읽었는데 페어리테일로 시작해볼까 싶기도하네요.
한 권도 안 읽어 보셨다면 작년(2022년)에 나온 『빌리 서머스』(황금가지)를 더 추천합니다. :) (제게는 '2022 올해의 소설'이었어요.)
구입완료. 이렇게 또 개미지옥으로 들어가는것인가. 새로운 작가와의 만남은 언제나 즐겁습죠. :)
불확실한 벽..은 책의 두께가 무색하게도 한 번 발동걸리니 단숨에 다 읽어 버렸어요. 하루키 작품은 띄엄띄엄 읽어서 하루키 월드를 잘 안다고는 할 수 없지만, 낯익은 모티프들이 나올때마다 반가웠습니다. 책 다 읽고 들으려고 미뤄두었던 책걸상 팟캐부터 시작해서 가만히 되새겨봐야겠어요~
뒤늦게 읽기 시작했습니다. 작가 후기를 먼저 읽고 인트로를 읽었습니다. 하루키 소설은 어느새 읽고 싶어서 읽는다기 보다는 마이클 코넬리 소설처럼 익숙한 맛이라 읽네요. 외국 여행 중에 한식 메뉴를 찾는 어떤 으르신의 소설 같은 느낌이네요.
어쨌거나 인생은 장기전이다. 그 길에 아무리 큰 슬픔이 있더라도, 상실과 절망이 기다리더라도, 한 걸음 한 걸음 착실하게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p.389,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홍은주 옮김
되도록 그런 것에 가까이 가지 않게끔. 가까이 가면 반드시 안 을 들여다보고 싶어지지. 그 유혹을 물리치는 건 보통 일이 아닐세.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홍은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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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의 누워서 쓰는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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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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