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돌책 <지대넓얕> 혼자 읽기 도전 - Part 3

D-29
벽돌책으로 만난 <지대넓얕> -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합본의 제3권에 해당하는 '0'파트입니다. 총 3권의 합본이기에 3개월의 목표로 각 권을 한 달씩 목표로 잡았지만, 1,2파트 모두 10여일 이상 남기고 완독하는 기쁨을 누렸습니다. 이제 남은 마지막 파트 '지대넓얕 0' 부분도 29일을 목표로 하되, 그 안에 완독하리라 다짐합니다! 혼자 읽기 파이팅!!
프롤로그 이 부분은 지대넓얕 0에 해당한다. 작가는 파잔(코끼리의 영혼을 파괴하는 의식)에 대해 설명하며, 우리는 결국 어느 순간에는 매맞는 코끼리였고, 또 어느 순간에는 몽둥이를 든 자에 속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수긍하게 한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우리가 고민해야 할 것은 피해자이냐 가해자이냐를 떠나서 우리의 영혼이 이미 파괴된 것은 아닌가에 대한 심각한 경고 메시지를 인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문학이란 것이 바로 그런 경고에 대한 답이 아닐까. 현대인들이 고전을 펼쳐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고, 위대한 스승을 만나고 그들의 지혜를 배워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위대한 스승들과 거대 사상들을 중심으로 다룬다고 한다. 특히 결론은 세계와 자아의 통합으로서의 일원론인데, 이 과정을 7개 주제로 나눠서 다룬다. 우주, 인류, 베다, 도가, 불교, 철학, 기독교.
준비 운동 - 세계의 구조화와 판단 중지 본격적으로 읽기 전에 알아야 할 개념을 소개한다. - 세계의 구조화: 눈 앞에 펼쳐진 세게를 구조적으로 파악하는 방법. 근본적인 구조에 따라 수많은 개체로 분류한다.여러 기준이 있을 수 있으나 가장 일반적인 구분은 자아(세게를 경험하는 주체)와 세계(자아가 경험하는 세계)로 나눈다.(이원론) - 판단중지: 세계에 대한 우리의 믿음과 선입견을 멈추는 태도다. 사람은 누구나 색안경을 쓰고 세상을 바라본다. 국가에 따라, 개인에 따라 선호하는 것들이 있고, 그에 따라 또 색안경을 쓰고 바라보게 된다. 그래서 우리에겐 판단중지가 필요하다. 진리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방대한 지식도 필요하겠지만, 실제로는 용기가 필요하다. 우리 자신이 가지고 있던 세계관을 내려놓을 용기. 내가 믿는 진리가 거짓일 수도 있음을 인정하는 용기.
우주 - 우주의 탄생(왜 인간은 우주를 이해하려 하는가) 우주 탄생의 기록은 <구약>성서에 기반하여 이해하는 사람이 전 인류의 절반이 넘는다고 한다. 물론 종교적 설명에 대한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은 빅뱅이론에 더 친숙하다. 나는.. 창조론을 믿고, 과학적으로 밝혀진 빅뱅이론 역시 결국은 창조론에서의 현상을 뒤늦게 인간이 발견한 것이라고 믿는 편이다. 부제에 이미 언급된 것 처럼 인간은 왜 우주를 이해하려하는 것일까? 두 가지 답변이 가능한데 작가는 '자아의 존재 속에서 우주적인 의미를 찾기 위함'이라는 답변을 중심으로 다룬다.
우주 - 시간 이전의 시간(다중 우주와 평행 우주) 첫 부분에서부터 공감하며 웃음이 나왔다. 어린 시절에 누구나 천문학자였다는 말. 나 역시 초등학교 4학년때의 꿈은 천문학자였으니까. 그렇기에 우주에 대한 책이나 드라마나 영화에 대한 친근감이 먼저 생긴다. 그렇다고 깊이 공부하고 싶진 않고 그저 저명한 과학자들 덕분에 민간인으로서 우주에 한 걸음 더 쉽게 다가갈 수 있음에 감사할 뿐이다.^^ 최근까지의 과학적 성과에 따르면 우주는 시간적으로 빅뱅을 앞서 있고, 공간적으로는 여러 우주와 중첩해서 존재하는 것을 추측하게 한다. ● 다중우주론: 우주는 유니버스가 아닌 멀티버스라는 것. 비엔나 소시지를 닮은 형태. 다시 두 가지로 나눠서 다중 우주(수많은 독립적인 우주가 존재)와 평행 우주(하나의 우주에서 무수히 분화되는 방식으로 존재)라고 한다.
우주 - 우주 너머의 우주(우주가 여러 개라는 몇 가지 모델) 다중 우주를 4가지 레벨로 구분한다. ○ 레벨 1 - 우주 너머의 텅 빈 영역을 또 다른 우주로 이해하는 입장 ○ 레벨 2 - 수많은 거품 우주 ○ 레벨 3 - 슈뢰딩거의 고양이 가설에서 파생되는 우주론 ○ 레벨4 - 수학적 우주 가설 이에 더하여 브레인 우주론까지! 오늘날까지 가장 진지하게 다뤄지는 우주론은 레벨2,3 그리고 브레인 우주론이다.
우주 - 차원에 대하여(0차원에 대한 상상) 차원은 위치를 말하는 데 필요한 좌표의 수를 의미한다. 1차원은 선의 세계, 2차원은 면의 세계, 3차원은 입체의 세계(일반적인 사물과 인간), 4차원은 두 가지로 나눈다. - 공간 3차원과 시간 1차원이 합쳐진 상태의 4차원은 현재 우리의 모습이다. 인간은 입체로 존재하고 시간이 흐름에 따라 노화되기 때문이다. - 공간 3차원과 공간 1차원이 합쳐진 상태의 4차원은 사실상 상상 불가다. 5차원은 공간 3차원에 시간 2차원이 더해진 상태.... 그럼 0차원은 무엇일까? 시간과 공간이 0인 동시에 영원한 시간과 무한한 공간을 의미할 수도 있다니 너무나 인비롭다. 마치 영화에서 시간을 멈춘 순간을 의미하는 걸까? 작가는 우리가 차원의 숫자가 결코 우주의 크기가 아님을 강조한다. 분명한 건 우리의 상상 그 이상으로 우주는 더 복잡하고 심오하기 때문이다.
우주 - 다중 우주론이 해결하는 문제(우주가 하필 지금의 모습인 이유) 거대한 우주는 마치 인간이 탄생할 수 있도록 미세하게 조정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837쪽) 이는 신의 개입을 결정적으로 보여주는 말이다. 그러나 현대 과학은 설령 신의 존재와 능력을 믿더라도 우주에 대한 탐구를 멈추지 않는다.
우주 - 인간 중심 원리( 우주의 존재 이유와 인간) 왜 하필이면 이런 상태의 우주에 인간이 존재하는지 인간의 존재로부터 역으로 추론하는 설명 방식이다. 우주라는 건 인간이 이곳에 존재하게 되었기에 그 의미를 갖는 것이라는 입장으로 이해된다.
인류 - 인간과 문명 138억 년의 시간을 살펴본다. 우주가 탄생하고, 지구가 탄생하고, 생명이 탄생하기까지. 특히 화학적 진화론을 제시하지만 사실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미 창조론을 신뢰하는 나로서는 과학자들의 호기심을 이해하지만 생명의 탄생과 우주의 신비는 그저 발견한 걸 인정하는 수준에서 인간 이상의 절대적 존재의 능력을 경외하는 자세를 갖는 게 가장 현명할 것 같다. 게다가 우리가 알 고 있는 물질적 세계는 결코 모든 세계를 아우르는 개념이 아니기에 그저 일부인 국가, 사회, 문명, 문화 등에 매여서 세계를 정의내리는 건 너무나 우물 안 개구리를 자처하는 일이다. 세계에 대해 배웠으니 이제는 자아를 이해하고, 세계와 자아가 관계맺는 법을 알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베다 - 우주와 자아 인도 사상의 근간을 이루는 <베다>는 4천년 전 인도 서북부 지역에 정착한 아리아인의 경전이다. 그 전통이 이어져서 힌두교까지 내려온다. 특히 인도 사상에서 기억해야 할 개념은 범아일여. 자신의 내면 깊이 침잠함으로써 체험적으로 얻어야 하는 진리를 말한다. 이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나의 마음과 나의 마음이 그려낸 세계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네 밖에 펼쳐진 광활한 우주의 실체와 네 안에 펼쳐진 자아의 본질은 궁극으로 하나다."(958쪽) 지혜로운 사람은 범아일여의 지혜가 깨달음과 해탈에 이르는 길임을 알고 있었으나 언어적 차원이 아니라 체험적으로 이해하려고 했다. 오늘날의 인문학에서 다루는 세 가지 주제를 모두 담고 있는 개념이기도 하다. '범'은 '세계란 무엇인가?'라는 주제에 대응하고, '아'는 '자아는 무엇인가?'라는 주제에 대응하고, '일여'는 세계와 자아의 관계는 무엇인가?'라는 주제에 대응하기 때문이다.
도가 - 도리와 덕성 노자의 도덕경은 도경과 덕경을 담은 책으로 결국 우주와 자아에 대한 글이다. 제목만 보고 윤리나 정의 에 대한 책이라고 착각해선 안된다고 경고한다. 중국의 혼란이 극에 달하는 시기인 춘추전국시대에 노자가 등장한다. 그는 혼란과 폭력의 원인을 인간의 내면에서 찾고자 했고, 내면에서 우주를 발견하기를 바랐다. 결국 그는 무위의 삶을 추구했고, 범아일여의 가르침과 맥락을 같이 한다. 그는 나와 세계의 관계를 도덕일치로 보았다. 당시 노자 외에도 공자가 등장했는데, 그들의 차이는 사상의 범위를 기준으로 나눌 수 있다. 노자는 도와 덕에 대해 다루고 공자는 덕에 집중한다. ... 아, 지대넓얕 시리즈를 다 읽은 분들 중에는 세 번째인 0부분이 제일 재밌었다고 하는데, 나에게는 그다지 흥미가 많이 생기지 않아서 진도가 자꾸 늦어진다.. ㅜㅜ
불교 - 자아의 실체 불교는 인도 지역에서 시작되어 베다의 세계관 안에서 성장했지만, 인도에 정착하지 못했고, 동아시아 전역으로 확산되었다. 익히 알고 있는 고타마 싯다르타를 기원으로 한다. - 사성제: 고집멸도의 네 가지 진리를 다룬다. 1. 고통으로 가득 찬 세계를 직시하고, 2. 고통의 원인으로서의 무명과 갈애를 이해하며, 3. 갈애를 남김없이 멸함으로써 해탈에 이르고, 4. 열반에 이르는 길로 팔정도를 실천함. *팔정도: 바르게 보고(정견), 바르게 생각하고(정사), 바르게 말하고(정어), 바르게 행동하고(정업), 바르게 목숨을 유지하고(정명), 바르게 노력하고(정근), 바른 신념을 가지고 바르게 마음을 안정시키는 것(정정) -자아와 세계에 대한 관점: 오온(자아)과 연기(세계) - 자아는 고정된 실체가 없고 세계도 고정된 실체가 없다. 즉 무아, 무상. 그런데 이런 사실을 꿰뚫어보지 못하고 집착하게 될 때 고통에 빠진다는 것.(고) 이러한 무아, 무상, 고 세 가지가 불교의 근본 교리인 삼법인으로 정리된다고 한다. ^^
철학 - 분열된 세계 철학은 이미 앞 권에서 철학파트로 읽은 내용을 상기시키면 된다. 세계사의 흐름 속에서 사상이 정치와 역사에 영향을 주었기 때문이다. 스파르타와 펠로폰네소스 전쟁으로 아테네가 위기를 맞는 혼란 속에서 소크라테스가 탄생했고, 제자 플라톤이 추구한 이데아 사상은 2천 년 동안 서양 사상의 근본이 되는 토대를 마련했다. 이원론적 세계관이 탄생하여 서양의 사상과 문화의 기본 틀이 된것이다. 그러나 문제점을 자각하고 극복한 것은 서양에서 18세기에 이르러서였다. 칸트의 관념논을 통해 이원론을 극복하고 일원론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동양에서는 정치적 이유로 서양의 세계관을 받아들였다. 그러다보니 상식적으로 자아와 세계를 분리하고, 세계와 세계를 분리하며, 세계에 대한 실재론적인 태도를 가지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반대로 서양에서는 이원론을 대신할 다원론의 세계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탈근대, 포스트모더니즘의 이름으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기독교 - 교리와 신비 기독교는 동서양을 두루 아우르는 교리가 되었다. 특히 서양에서는 성서가 교양서로 '종교'를 떠나서 필독서가 되기도 한다. 이는 동양에서도 어느 정도 마찬가지다. (사실 불교 경전보다는 성서를 읽는 일이 더 친숙한 느낌이니까.) 기독교는 이원론을 유지한다. 신의 완전무결함은 불완전한 인간으로부터 분리되어 절대적인 존재로 보전되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에필로그 - 이 책이 다룬 것 이 책의 주제는 '위대한 스승들의 거대 사상'이고, 결론은 '세계와 자아의 합일'이다. 이런 결론에 도달하기 위해 1311쪽에 달하는 이 책을 읽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21세기 기술문명의 최전선에서 이토록 오래된 고대의 지혜를 들춰봐야 할까? 왜 일원론의 세계를 알아야 하는 것일까? -실용적인 이유로 본다면 우리가, 많은 현대인들이 고전을 읽어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가 반쪽의 세계밖에 모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외국을 여행하며 여러 경험을 하면서 정작 자기 내면의 가려진 영역으로 나아가려는 노력이 부족한 현대인들이다. -존재론적인 이유로 본다면, 다수의 사람들이 '세계관'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는 것이다. 심지어 세계관 같은 건 없다고 말한다. 작가는 이를 '수감자라는 걸 모르는 수감자와 같다'고 표현했다. 세계관은 일종의 감옥과도 같다. 우리 내면의 감옥. 그래서 누구나 특정 세계관 안에서 탄생하고 성장하고 죽는다. 그러나 바깥으로 나가려는 노력도 하지 않고, 바깥이 있는지조차 상상하지 못한다는 것. 그렇다. 나도 이미 기독교인으로 성장하고 있고, 기독교 외의 세계관에 대한 관심이 없었다. 그저 역사나 철학 시간에 배우는 하나의 이야기이자 역사일 뿐이다. 내가 살아가는 이 세계관 밖에 대한 관심이 때로는 버겁게 여겨지기도 했기 때문이다. 어쩌면 나의 세계관 밖을 바라보고 알아보려고 하지 않기때문에 선입견, 편견이 생기는 것 아닐까? 상대방을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면 절대 가까워질 수 없고, 조그만 일로도 큰 갈등이 될 수 있다는것 아닐까? 문득 지금 전쟁이라는 갈등을 겪고 있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도 떠오른다. 서로의 세계관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에 생기는 갈등의 예시가 아닐까. 1311쪽을 다 읽고 나서야 뒤통수를 맞는 기분이 든다. 모든 타인을 모든 세계관을 다 이해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의구심은 여전히 남아 있는 건 사실이다. 나라는 세계 안에서 살다 죽는 것이 꼭 불행한 것만은 아니니까. 그러나 조금은 변화해야 한다는 걸 느낀다. 타인의 상황을 이해하려는 노력, 다른 국가의 상황을 알아보려는 노력, 다른 세계관을 탐구해보려는 노력은 분명 있다. 작가가 말한 것처럼 잃어버린 절반의 세계인 일원론의 세계는 원래 우리의 것이고 우리가 관심을 갖기 전까지 버려진 곳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것을 향해 나아가려고 노력한 위대한 스승들의 노력은 결코 헛된 것이 아님을 우리 현대인들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을 통해 자아와 세계와 우주까지 모두 연결될 수 있으니까. 마지막으로 작가는 무엇을 할 것인지 강조한다. 1. 세상의 목소리를 의심하라. - 세상의 모든 것들이 다 우리를 위한 거라는 소리 앞에 아니라고 말할 줄 알아야 한다. 2. 시간을 만들어라. - 나만의 시간. 내면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3. 남은 시간을 이용해 내면의 시간을 가져라. 잡다한 생각이 잠잠해지도록 여유를 가져보자. 4. 마음이 가라앉았다면, 깊은 정적 속에서 자기 자신과도 대화하지 않는 침묵의 순간을 경험하라. 편안하게. 5. 많은 날이 지나고 충분히 시간이 흘러 마음을 가라앉히는 데 익숙해졌다면, 그것이 당신의 즐거움이 되었따면, 이제는 현실로 나가라.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사람들을 만나고, 생각을 경청하고, 말을 줄이고, 그 안에서 배우고, 너그러워지라. 6. 계획을 세워라. 남은 삶 전체의 거시적인 계획을. 7. 천천히 나아가라. 계획한 깨달음을 향해 열린 길을 따라 항해하라. 그리하다보면 결국 알게 된다. 세계가 나의 마음이라는 말의 실제 의미를.
화제로 지정된 대화
벽돌책을 보면 독서 의욕이 마구 샘 솟는다. 장강명 작가님은 700쪽 이상을 벽돌책이라고 했다. 그동안은 독서모임에서 함께 읽었지만, 이번엔 혼자 읽기 도전! 그믐 온라인 독서 플랫폼 덕분에 기한안에 읽어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오늘은 기특한 나를 위해 뭔가 선물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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