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윈이 인간에 의한 멸종에 관해 알고 있었다는 것은 <종의 기원>에서도 분명히 드러난다. 격변설자들을 경멸하는 여러 대목 중 하나에서 그는 어떤 동물이 멸종에 이르기 전에 반드시 희소해지는 단계를 거치며, “우리는 국지적으로나 전체적으로나, 인간의 개입 때문에 멸절된 동물들이 이런 과정을 겪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라고 썼다. 짧은 언급이지만 그래서 더 시사적이다. 다윈은 이 문장에서 독자들이 그런 “사실”을 이미 알고 있고, 익숙해져 있다고 전제한다. 그 자신은 이 사실이 그다지 주목할 만하거나 문제될 것이 없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러나 인간에 의한 멸종은 여러 이유에서 당연히 문제가 되며 다윈 자신의 이론에도 문제를 일으키는 변수이므로, 그렇게 예리하고 스스로에게 엄격했던 그가 그 점을 알아채지 못했다는 사실은 의아할 따름이다. ”
『여섯 번째 대멸종』 p. 112-113, 엘리자베스 콜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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