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모임 힘찬] 1. 소설 보다: 가을(2023) 함께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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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지성사 | 소설 보다: 가을(2023) 함께 읽어요! <독서모임 진행 일정> ■ 10/1~10/7 | 김지연, 「반려빚」 단편&인터뷰 읽기 - 인상 깊은 문장과 감상평을 자유롭게 나누기 (필수) - 글을 읽고 같이 생각해보았으면 하는 이야기 나누기 (선택) ■ 10/8~10/14 | 이주혜, 「이소 중입니다」 단편&인터뷰 읽기 - 인상 깊은 문장과 감상평을 자유롭게 나누기 (필수) - 글을 읽고 같이 생각해보았으면 하는 이야기 나누기 (선택) ■ 10/15~10/21 | 전하영, 「숙희가 만든 실험영화」 단편&인터뷰 읽기 - 인상 깊은 문장과 감상평을 자유롭게 나누기 (필수) - 글을 읽고 같이 생각해보았으면 하는 이야기 나누기 (선택) ■ 10/22~10/28 | 독서모임 마무리 - 세 편의 단편 중 가장 좋았던 단편과 이유 나누기 (필수) - 독서모임 소감 나누기 (필수)
소설 보다 : 가을 2023독자에게 늘 기대 이상의 가치를 전하는 특별 기획, 『소설 보다 : 가을 2023』이 출간되었다. 《소설 보다》는 문학과지성사가 분기마다 ‘이 계절의 소설’을 선정, 홈페이지에 그 결과를 공개하고 이를 계절마다 엮어 출간하는 단행본 프로젝트로 2018년에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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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우리 독서모임에서는 평어를 사용하려고 해! 평어 사용 관련해서는 아래 기사들을 참고하면 돼. 1) “팀장님” 대신 “혜진”으로 불러줘…‘예의 갖춘 반말’의 실험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042180.html 2) 교수와 학생의 ‘반말 수업’…말이 열리자 생각도 열렸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061011.html
화제로 지정된 대화
책 꽂기와 문장 수집, 대댓글 기능을 잘 활용하면 더 좋을 것 같아 ㅎㅎ 내일부터 함께 즐거운 독서하자!
화제로 지정된 대화
■ 10/1~10/7 | 김지연, 「반려빚」 - 인상 깊은 문장과 감상평을 자유롭게 나누기 (필수) - 글을 읽고 같이 생각해보았으면 하는 이야기 나누기 (선택) 안녕! 이번 주는 김지연 작가의 「반려빚」을 읽어보려고 해. 미리 안내한 것처럼 읽으면서 나누고 싶은 인상적인 문장과 감상평을 자유롭게 댓글로 달아주고, 같이 생각해보았으면 하는 이야기 있으면 함께 나누자. 문학과지성사 홈페이지에 올라왔던 <이 계절의 소설 선정의 말>을 스포일러 지정해서 올려둘게. 꼭 읽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읽을 거면 혹시나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으니 단편을 다 읽은 후에 읽으면 좋을 것 같아.
이 계절의 소설 선정의 말 | 문학평론가 홍성희 김지연의 「반려빚」에는 두 가지 믿음이 있다. 한 사람이 처한 상황과 상태에 대한 수치화된 믿음과 그러한 ‘셈’으로는 움켜쥘 수 없는 마음에 대한 믿음. 소설은 후자의 힘이 훨씬 강했던 관계에 빚과 상환금, 이자, 신용 점수 같은 단어들이 깃들어버렸을 때 믿음이라는 말의 영역이 어떻게 협소해져 버릴 수 있는가를 저리게 보여준다. 믿음이라는 말의 맥락이 ‘뒤바뀌’고, ‘망하’고, ‘잘못되’어 버리는 곳에서는 다른 단어들 역시 그 의미를 재편하게 된다. 반려자와의 세계를 꿈꾸었던 ‘정현’에게 ‘짝이 되는 동무’ 라는 의미의 ‘반려伴侶’가 그 모습 그대로 배반(반려反戾)과 거절(반려返戾)을 내포하게 되는 것은 그런 때이다.‘반려빚’이라는 말에는 그리하여 언제나 일종의 상실이나 가능하지 않음의 감각이 새겨져 있다. 「반려빚」이 오늘 이곳의 모습을 세심히 그려내고 있다면, 그것은 부동산 임대 환경과 전세 사기 피해, 그와 직결된 청년 세대의 부채라는 시의성 있는 주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반려빚’이라는 조어는 반려동물, 반려식물, 반려돌, 반려사물 등 ‘인생을 함께하는’ 관계에 관한 청년 세대의 감각이 어디로 나아가고 있는가를 돌아보게 한다. 단지 그 현상에 ‘반려빚’이라는 항목을 더하는 것이 아니라, ‘반려’라는 말을 거듭 사용할 때 그 어휘에 담긴 관계의 양상을 우리가 어떻게 재편하고 있는지를 대면하게 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것은 신용 점수의 세계에서 상실된 것으로 여겨지는 ‘믿음’을 우리가 어떤 방식으로 회복하고자 하는가의 문제와 무관하지 않다.‘반려빚’이라는 명징하고 직접적인 제목을 앞세워 이 소설이 묻게 하는 것은 어쩌면 ‘반려’를 바라고 꿈꾸는 마음에 이미 새겨져 있는 ‘빚’의 작동방식인지도 모른다. 진짜 아끼는 마음과 두고 죽을 수 없는 마음에 대한 이야기들 사이에서 소설 속 ‘반려’의 관계는 언제나 일방적이다. ‘목줄’을 쥔 쪽이 산책의 방향이나 관계의 끝을 결정하고, 목줄에 메인 쪽은 상대방과 자신 사이의 차이를 이해와 포기의 방식으로 감내한다. 정현의 꿈에서 반려빚이 쥐고 있는 목줄은 현실에서 그가 ‘부채감’이나 ‘호구’ 같은 언어를 덧대어 서일의 손에 거듭 쥐여 주고 싶어 하는 것이기도 하다. 「반려빚」이 어떤 관계에서든 목줄에 메인 자의 위치에서 ‘반려’에 관해 말한다면, 그것은 “너무나 믿고 싶어서 도저히 그럴 수가 없”는 마음 그대로, 믿을 수 없는 대상을 온힘으로 믿어버리는 것이 자신을 믿는 유일한 방법처럼 여겨지는 마음의 배경을 더 오래 묻고 싶기 때문은 아닐까. 이를테면 스스로를 믿을 수 없는 사람으로 체감하게 만드는 신용 점수가, 혹은 네가 나를 믿지 않아도 나는 너를 믿는다는 서일의 말이 정현에게 발휘하는 위력의 이유와 그 반복 자체에 관해서 말이다.셈이 없는 위치로서의 ‘0’은 이미 항상 셈에 포함되어 있는 수이기도 하다. ‘반려’도 ‘0’도 ‘믿음’만큼이나 뒤바뀌고, 망하고, 잘못되어 버린 곳에서 사용되는 단어라면, 중요한 것은 그러한 말들을 움켜쥐려는 마음이 우리를 재차 어느 곳으로 밀어 넣는가를 생각하는 일일 것이다. “마침내 0이 된” 홀가분함과 “그저 0인 채로 오래” 있기를 바라는 무서움 사이에서 반려-빚의 세계는 내내 연어 먹을래? 물어올 것이기 때문이다. 「반려빚」의 물음은 그렇게 다시, 연어처럼, 돌아간다. 링크: https://moonji.com/monthlynovel/34379/
빚이야말로 정현이 잘 돌보고 보살펴 임종에 이르는 순간까지 지켜보아야 할 그 무엇이었다. 빚 역시 앞으로 수년간은 정현의 옆자리를 떠나지 않고서 머무를 것이고, 정현이 죽었나 살았나 그 누구보다도 계속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볼 것이다. 빚이야말로 정현의 반려였다.
소설 보다 : 가을 2023 p.13, 김지연.이주혜.전하영 지음
그날 밤 꿈에 정현은 반려빚과 함께 산책을 나갔다. 목줄을 쥔 쪽이 반려빚이었던 것이 좀 다르긴 했지만 개와 산책하는 것도 이와 비슷하리라 생각했다.
소설 보다 : 가을 2023 p.14, 김지연.이주혜.전하영 지음
지금보다 훨씬 더 어릴 때는 돈도 취향의 문제라고 생각하기도 했던 것 같아요. 커피를 좋아하느냐 하는 문제처럼요. 하지만 말씀해주신 것처럼 좋은 커피를 마시려면 돈이 더 드는 세상이니까 취향은 돈과는 분리되지 않는 듯해요. 취향까지 나아가지 않더라도 이제 돈은 생존과 직결된 문제이고 그래서 그저 일상을 적당히 유지하기만 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에 대해 생각하지 않기란 몹시 어렵습니다. 폭우와 폭염과 같은 재난이 일상적인 게 된 세상이라면 더욱 그렇겠지요.
소설 보다 : 가을 2023 p.49, 김지연.이주혜.전하영 지음
무언가를 욕망한다는 것은 그것을 내가 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믿어보는 일인 것도 같고, 그래서 그게 좌절되면 무척 괴롭겠지만 욕망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애쓰는 동안에는 살아갈 맛이 나는 것 같아요. 어쩐지 ‘정현’은 자신이 무엇을 욕망하는지도 잘 모르는 사람이 되어버렸지만 그래도 무언가를 할 수 있다고 믿을 때 행복해지는 사람인 것 같습니다. 그게 좋지 않은 선택이라고 하더라도요.
소설 보다 : 가을 2023 p.52, 김지연.이주혜.전하영 지음
화제로 지정된 대화
처음 소설을 읽을 때, 빚을 ’반려‘라고 표현한 것이 참 신선하다고 생각했어. 언젠가 친구들끼리 우스갯소리로(하지만 진심으로) ’빚은 평생 함께 가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던 적이 있거든. 우리끼리의 이야기가 아니라 이게 소설에서도 말하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면서, 표현이 새롭고 반갑다가도 씁쓸해졌어. ‘반려자’, ‘반려동물’, ‘반려식물’ 등등.. 나에게 ’반려‘는 내가 평생 함께 하고 싶은 대상에게만 붙이는 표현인데, 그런 점에서 ‘반려빚‘은 또 너무 이상하기도 했어. 함께 하고 싶지는 않으니까 말이야. 그러다가도 또 갑자기 ’그런데 빚 없는 사람이 있나? 오히려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빚은 능력이 아닌가? 빚도 상환할 능력이 되는 자격있는 사람에게만 있는 것이니까. 그렇다면 어느 정도의 빚은 평생 함께 가도 괜찮은 존재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들었어. 그래서 나는 소설 속 정현이 좀 다른 의미로 안타까웠어. 정현에게 진짜 빚, 문자 그대로의 돈, 부채가 문제였을까? 물론, 그것도 문제였지. 그런데 만약 서일이 함께 했다면, 서일이 아닌 또 다른 누군가와 깊은 애정을 나누고 있었다면, 나는 정현이 지금처럼 빚에 끌려다닌다고 느끼지 않았을 것 같아. 내게는 이 소설이 ‘빚’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에 대해 이야기한다고 느꼈던 것 같아. 그리고 이 책의 형식적인 측면에서 정말 좋았던 점을 이야기하고 싶었어. 소설 뒤에 작가와의 인터뷰가 들어있는데, 나는 좋은 작품 자체도 좋아하지만, 그 좋은 작품에 대해 나누는 이야기, 해석들을 정말 좋아하거든. 무엇보다도 인터뷰에서 마음에 꽂힌 부분은 ’무언가를 욕망한다는 것은 그것을 내가 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믿어보는 일인 것도 같고, 그래서 그게 좌절되면 무척 괴롭겠지만 욕망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애쓰는 동안에는 살아갈 맛이 나는 것 같’다고 작가가 말한 부분이야. 정현은 빚을 갚았음에도 완전히 행복해지거나 자유로워지지 않잖아. 나는 오히려 빚을 갚아야 한다는 목표가 있었던 정현이 빚을 상환한 정현보다 더 역동적이고, 살아있다고 느끼거든. 물론 그 목표가 빚이 아니라면 더 좋겠지만 말이야. 그래서 이어지는 것이지만, 지금까지는 정현의 삶의 낙이 어쩌면 ‘빚’이었던 것 같아서, 이제 진정으로 사랑할만한, 그럴 가치가 있는 것을 욕망하고 애정하고, 삶의 낙으로 삼았으면 좋겠가고 생각했어. 마이너스(음수)였던 정현이 지금까지는 더 나은 0을 목표로 삼았지만, 앞으로는 플러스(양수)를 다시 꿈꾸고 나아가기를. 무한대로 이어지는 양수의 세계에서 정현이 또 다시 절망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만 그런 욕망하는 삶이 사실 결국 살아가는 전부가 아닐까?
피망이 말한 것처럼, 나도 인터뷰의 그 대목이 정말 인상적이었어. 욕망이 좌절된 후의 괴로움보다는 그걸 이루기 위해 애쓰는 동안에 살아 있는 기분이나 활력 같은 것에 대해 생각해 보았고. 정현이 무한대로 이어지는 양수의 세계로 들어갈 수도 있지만, 어쩌면 또다시 음수의 세계로 빠져버릴 수도 있겠지. 하지만 욕망하는 삶에서 언제나 좌절과 희망, 그리고 슬픔과 기쁨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걸 생각해 봤을 때, ‘그런 욕망하는 삶이 결국 살아가는 전부가 아닐까?’라는 피망의 말이 정말 좋다.
그러니까 자신이 내리는 판단을, 그 근거가 될 만한 자신의 감정과 기분을 신뢰해서는 안 됐다. 정현은 서일을 너무나 믿고 싶어서 도저히 그럴 수가 없었다.
소설 보다 : 가을 2023 p.27, 김지연.이주혜.전하영 지음
꿈속에서 정현은 마냥 홀가분했고 깨어서도 그랬다. 마침내 0이 된 기분. 정현은 그 이상을 바라는 것도 이상하게 무섭기만 해서 그저 0인 채로 오래 있고 싶었다.
소설 보다 : 가을 2023 p.42, 김지연.이주혜.전하영 지음
언젠가 내가 '좋아하다'와 '값'을 동시에 생각하는 사람이 되어버릴까봐서가 아니라, 이미 그런 사람인 것 같다는 예감 때문이겠죠.
소설 보다 : 가을 2023 p.46, 김지연.이주혜.전하영 지음
사랑이다/아니다를 가리기 위한 질문이라기보다는, 계기가 돈이든 사랑이든 결국 '정현'에게 필요한 것은 살고 싶어지는 마음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소설 보다 : 가을 2023 p.54, 김지연.이주혜.전하영 지음
화제로 지정된 대화
📖 김지연, 「반려빚」 📝 (23/10/05) 빚과 대출 상환금, 신용 점수 등으로 수치화된 믿음과, 그러한 수치로는 절대 헤아릴 수 없는 마음에 대한 믿음. 어느 것이 진짜 믿음이고 가짜 믿음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그저 다른 종류의 믿음일 뿐이다. 반려라는 단어가 ‘반려伴侶’ 일 때는 생각이나 행동을 함께 하는 짝이나 동무 혹은 항상 가까이하거나 가지고 다니는 물건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지만, ‘배반(반려反戾)과 거절(반려返戾)’(이 계절의 소설 선정의 말 중)의 뜻을 지닌 단어이기도 하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반려빚’이라는 단어가 더 씁쓸하게 느껴진다. 정현은 셈을 하지 않은 채 자신의 마음을 다 주어 ‘여생을 맡길 마음까지도 먹었기’ 때문에 ‘서일의 신용 점수를 만점’(p.20)으로 생각했으나, ‘이제는 그 누구보다 열심히 셈하고 값을 따져 보’(p.41)는 사람이 되었다. 그럼에도 ‘정현은 아직도 서일을 믿고 싶어 하고, 그렇기 때문에 도저히 믿을 수 없다’(p.27)고 한다. ‘반려’가 될 수 있으리라 믿고 사랑했던 사람에게 배신을 당하고도 사랑을 믿는 사람. 결국 정현은 살기 위해 빚에 매달렸고, 또 살기 위해 사랑에 매달렸던 게 아닐까. ‘0인 채로 오래 있고 싶다’(p.42)고 했지만, 사실은 희망하고 욕망하는 사람이지 않았을까. 정현은 다시 ‘0’이 되었지만, 욕망할 줄 아는 사람이기에 다시 마이너스로 가기보단 플러스로 갈 수 있지 않을까. 정현이 새로운 욕망의 대상을 찾을 수 있길, 혹은 새로운 사랑을 찾을 수 있길 바란다. ———————————— 빚을 ‘반려’라는 단어와 결부시켜 ‘반려빚’이라고 표현한 게 굉장히 인상적이라 어떤 내용일지 궁금했는데 굉장히 인상적인 단편이었어. 너무 희망적이지만은 않은, 그렇다고 절망적이지도 않은 결말이 이 글에 딱 알맞은 결말이었다고 생각해. | 언젠가 내가 '좋아하다'와 '값'을 동시에 생각하는 사람이 되어버릴까봐서가 아니라, 이미 그런 사람인 것 같다는 예감 때문이겠죠. (p.46) 인터뷰의 이 구절이 마음에 계속 남더라고. 난 어쩔 수 없는 속물이라 이미 내가 그런 사람이라는 걸 잘 알고 있어. ‘경제적인 면은 확실히 취향과 삶의 방식, 욕망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고 그건 인간관계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는 작가님의 말처럼, 더 좋아하면 더 많은 걸 해주고 싶고, 그러기 위해선 돈이 필요할 때가 많지. 정현도 사랑하는 서일에게 더 많은 걸 해주고 싶어서 자신이 가진 돈을 끌어모아 주었던 걸 거고. 그때 정현은 ‘좋아하다’와 ‘값’을 동시에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었겠지. 이 소설을 읽으며 ‘반려’라는 단어에 대해 많이 생각해 보게 되었어. 꼭 사람이 아니더라도, 정현이 다시 ‘반려’가 될 무언가를 찾아 욕망하고 사랑할 수 있길 진심으로 바라게 되네. ————————————
나도 bookulove처럼 이 소설이 ‘너무 희망적이지만은 않은, 그렇다고 절망적이지도 않은 결말’이라고 느꼈어. 사실 나는 드라마나 영화는 완전 꽉 닫힌 해피엔딩을 좋아하곤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가 않잖아. 그런 점에서 이 소설이 정말 현실과 가까이 닿아있는 소설이라고 느꼈던 것 같아. 함께 안내해준 문학평론가 홍성희님의 <이 계절의 소설 선정의 말> 부분도 좋았어. 나는 ‘반려’라는 단어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지 못했었어. ‘반려’가 반려伴侶’, ‘반려反戾’, ‘반려返戾’ 이렇게 다양하게 의미를 가지고 있고, 그렇기에 또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니 참 다르게 와닿네. 좋은 글을 함께 실어줘서 고마워! 나 역시 ‘반려’라는 단어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는 기회였어.
화제로 지정된 대화
■ 10/8~10/14 | 이주혜, 「이소 중입니다」 단편&인터뷰 읽기 - 인상 깊은 문장과 감상평을 자유롭게 나누기 (필수) - 글을 읽고 같이 생각해보았으면 하는 이야기 나누기 (선택) 안녕! 이번 주는 이주혜 작가의 「이소 중입니다」를 읽어보려고 해. 미리 안내한 것처럼 읽으면서 나누고 싶은 인상적인 문장과 감상평을 자유롭게 댓글로 달아주고, 같이 생각해보았으면 하는 이야기 있으면 함께 나누자. 문학과지성사 홈페이지에 올라왔던 <이 계절의 소설 선정의 말>을 스포일러 지정해서 올려둘게.
이 계절의 소설 선정의 말 | 문학평론가 강동호 이주혜의 「이소 중입니다」는 번역가, 소설가, 시인으로 지칭되는 세 친구가 “육지 끝에 살고 있는 철학자를 만나러 가는 길”에 나누는 근황에 대한 대화, 그리고 여행 중에 겪게 되는 몇몇 단편적인 일화를 무심하게 전하는 작품이다. 반려견(번역가), 딸(소설가), 전 남편의 아버지(시인)을 돌봐왔고, 이제는 그들과의 관계에 있어 새로운 전환기를 앞두고 있는 세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특별한 사건적 요소를 발견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독특한 소설적 장면도, 기억할 만한 갈등도 없는 이 소설이 예기치 못한 교통사고로 허무하게 끝맺는 과정에서 모종의 정체 모를 불안과 불길함을 느끼게 만든다는 점은 흥미롭다.아마도 그것은 이 소설의 초점 화자가 취하고 있는 묘한 스탠스, 다시 말해 멀찍이 떨어진 상태에서 세 사람을 조망할 때 가시화 되는 실존적 정동과 관련 있을 것이다. 하이데거라면 염려(Sorge)라고 불렀을 법한 이러한 정조는 죽음을 향한 존재로서 인간이 근원적으로 감당해야 할 실존의 범주에 해당한다. 우리는 대개 삶이 어딘가를 향해 흘러간다고 믿지만, 실상 생이 궁극적으로 도달하는 종착지는 죽음에 지나지 않는다. 물론 우리는 수많은 계획과 목표 속에서 내일을 상상하며 그 사실을 극구 회피하지만, 불현 듯 그것과 대면해야 하는 순간까지 피할 수는 없다.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의 표면상의 주인공에 해당하는 번역가의 자동차 트렁크에 놓여 있는 ‘짐’, “베이지색 담요로 둘둘 싸인 커다란 뭔가”가 확산시키는 불안의 ‘냄새’는 주목할 만하다. “물컹할 것 같기도 하고 단단한 것 같기도 하며, 따뜻해 보이기도 하면서 어딘가 싸늘한 기운을 풍기는 그 짐”이란 무엇일까? 정황상 우리는 그것이 번역가의 반려견 ‘상훈’이라고 추정해 볼 수 있겠지만, 어쩌면 그 짐의 실체가 무엇인지를 따지는 것은 그리 중요한 문제는 아닌지도 모른다. “언제부터 거기 실려 있었는지는 아무도 몰랐”던 그 짐은 시간적 존재로서 늘 죽음에 대한 가능성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인간의 숙명과, 그것이 야기하는 무지와 염려를 환기하는 것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맥락에서 소설의 서두에서 서술자가 제기하는 질문은 의미심장하다. “그 여름 그들에게 과연 내일은 있을까? 그건 우리도 그들도 알 수가 없다.” 죽음의 불안과 삶의 무의미성을 배태하는 토대도 바로 이러한 근원적 불가해성이다. 이 사실을 자각할 때, 우리는 비로소 이 소설의 진정한 주인공이 다름 아닌 시간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모든 것과 상관없이 시간은 내일을 향해 무심히 걸어갈 것이다.” 「이소 중입니다」는 시간적 존재로서 인간이 감당해야 할 근원적 염려를 블랙 코미디적 필치로 탁월하게 형상화 한 수작이다. 링크: https://moonji.com/monthlynovel/34381/
가장 남다른 짐은 역시 서울 톨게이트를 지나면서부터 비릿한 냄새를 풍기기 시작한 트렁크의 짐이겠으나 셋 중 누구도 그 점에 대해 말하거나 묻지 않았다. 대신 그들은 서로에게 가장 짐이 된다고 짐작되는 존재에 대해 안부를 물었다.
소설 보다 : 가을 2023 p.65, 김지연.이주혜.전하영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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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금, 그믐, 지금
딱히 이번이라고 뭔가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희망할 근거는 없었다.셰익스피어 시대에는 어느 여성도 셰익스피어의 비범한 재능을 갖지 못했을 거예요.횡설수설하는 사람들은 그녀에게 좋은 인상을 주지 못했다.
❄겨울에는 러시아 문학이 제 맛
[문예세계문학선] #01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함께 읽기[그믐밤] 8. 도박사 1탄, 죄와 벌@수북강녕[브릭스 북클럽]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커다란 초록 천막》 1, 2권 함께 읽기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내셔널 갤러리 VS 메트로폴리탄
[도서 증정] 저자이자 도슨트인 유승연과 함께 읽는 <내셔널 갤러리에서 보낸 500일> [웅진지식북클럽] 1.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함께 읽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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