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다 읽었는데, 생명 중단권이 개인에게 있다는 제 의견을 굳히게 되었고, 그러나 병이나 사고로 의견표현이 불가능한 상황에선 어떻게 되는 것인지에 대한 저의 평소 의문/걱정은 해소되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현재 우리나라에선 하나마나한 걱정이란 생각이 드네요. 애초에 선택의 여지가 없으니까요.
[책걸상 함께 읽기] #39. <나는 죽음을 돕는 의사입니다>
D-29
호두언니
YG
네, 저도 이 책을 읽고서 생명을 중단할 권리가 개인에게 있다는 제 의견이 더욱더 굳어졌어요. 그린을 포함한 캐나다 의사도 바로 그 문제를 고민하는 듯해요. 방송에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저는 일부 부작용이 걱정되더라도 일단 조력 죽음 제도를 도입하면서 바른 방향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병(치매)이나 불시의 사고로 의사 표시가 불가능한 상황을 염두에 두고서 지금 연명 의료 대상이 될지 말지를 사전에 정해서 의사 표현을 해두는 것과 같은 일이 가능해 보입니다.
호두언니
스페인이 22년에 조력 사망이 합법화되어 유럽에서 다섯번째로 조력 사망이 합법화된 국가가 되었군요. 이슈가 되는 사건이 있어야 사회에서 논의가 시작되는가봅니다. 위에 적은 영화의 실제인물 라몬 삼페드로의 경우 25살때부터 30년동안 사지마비 상태로 살았고, 조력사망을 허가해달라는 요구가 법정에서 거부되자 사적인 생명중단을 감행합니다. 열한명이 각자 세밀하게 쪼개서 약을 사고, 컵을 준비하고, 약을 컵 에 붓고, 빨대를 꽂고, 컵을 옮기는 등의 일을 나눠서 하고, 라몬 삼페드로는 틀어놓은 카메라 앞에서 이것은 나의 의지고 아무런 타인의 강요도 없었다는 발언을 한 뒤 약을 스스로 마십니다. 발언 뒤 죽음에 이르는 과정은 녹화되었고 이 영상이 이십초 가량 스페인 tv에서 방영되면서 큰 파장이 일었고요.
Oncoazim
방송 잘 들었어요. 이제 전자책 다운받아 읽기 시작하려구요. 저는 기본적으로는 지금상황에서의 의사조력자살을 반대하는 의사입니다. 다만 죽음에는 여러 경로가 있는데요. 비교적 그 길이 짧고 예측가능한 죽음 (암 사망)의 경우에는 돌봄의 질 개선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길이 수년-수십년에 이르고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특히 치매의 경우가 가장 문 제일 것 같아요) 더 나은 돌봄의 제공만으로는 환자 본인의 존엄성을 지키는 데 한계가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YG
앗, 안녕하세요. 요즘엔 통 댓글 안 남기셔서 '책걸상' 떠나신 줄 알았어요! :) 캐나다에서도 비슷한 상황이더라고요. 주로 중증 질환 치료를 하시는 의료인 가운데는 호스피스 의료(완화 의료)의 강화를 강조하시면서 긴장 관계가 있는 것 같아요. 다만, 캐나다는 한국보다 훨씬 더 호스피스 의료가 잘 되어 있고, 그린도 호스피스 의료를 중요한 선택지로 권유하는 모습도 여러 차례 나옵니다. 책 읽고도 의견 주시면 좋겠네요.
Oncoazim
앗 YG님이 저를 기억하시다니 영광입니다^^ 사실 한동안 안듣다가 요즘 다시 돌아왔어요. 지금 초반부 읽고 있는데 처음엔 노인환자 진료 경험도 없는 산부인과의사가 최초의 의료조력사망시행자가 되다니 좀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반면 호스피스나 노인의학 하시는 분들은 오히려 이 분야가 말씀하시는 이유로 더 뛰어들기 어려웠기 때문인 것 같긴 해요. 그래도 절차를 지키면서 차분하게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법률적 문제도 검토하면서 진행하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오늘 의대생들 대상으로 이 주제로 수업을 했는데 일부는 오히려 치매나 식물인간에게도 본인동의없이 의료조력사망이 허용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가지고 있어서 당황스러웠어요. 자기결정권이 가장 중요한 전제라는 것을 좀더 강조해서 얘기했어야 한다는 생각이 뒤늦게 드네요. 내년 강의때는 YG님을 초빙해도 될까요? ㅎㅎ
YG
아! 다시 돌아오셨다니 반갑습니다. 수업 시간의 의대생의 반응이 중요할 것 같아요. 이런 제도를 둘러싼 사회적 논의가 빨리 이뤄져야 한다는 이유도, 어느 순간에 사회 경제적 편익만 생각하고, 공리주의적으로 도입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은 위기감이 들기 때문이거든요. 초대해 주시면 언제든 환영입니다. 하지만, 제가 그럴 만한 자격이 되는지 모르겠어요;;;
세바공
글쓰면 참여되는줄 모르고 다섯번이나 들락날락했네요 ㅋㅋㅋ 사람을 살리기로 선서한 의사의 조력죽음에 종사하게된 동기가 너무 궁금해서 읽어보려구요^^
바나나
저는....조력자살에 찬성하는 입장을 가지고 있고, 11월 28일 조력자살을 읽고 있는데...이 방 왜 5일밖에 안남은거죠? ^^;;
YG
아, 많이 참여하지 않으실 것 같아서 제가 날짜를 짧게 잡았어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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