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사/책증정] 철학이 당신의 일상을 새롭게 만들어줄 거예요 <더 좋은 삶을 위한 철학>

D-29
어느새 4일 남았네요. 다른 모임 보다 뭔가 기간이 짧았던 거 같기도 합니다. 참여자들이 발제하면서 진행하는 그믐 모임은 처음이었던 거 같은데 마이클 님이 잘 이끌어주셔서 꽤나 괜찮은 이야기들을 나눈 거 같네요.
메롱이님, 정말 힘이 되는 말씀입니다! 추석이 끼고 해서 모집 기간도 길었고, 책 배송도 늦었는데 여러분께서 정말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시고 참신한 질문들을 던져주셔서 모임이 잘 진행되었습니다. 정말 감사드려요. 저는 철학이라는 소재가, 또는 책이라는 매체가 다른 형태의 미디어로도 얼마든 변신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요즘 잘되는 게임이나 영화를 보면 인문학적 소재를 끌어와서 모티브로 활용하거나 스토리의 정합성을 강화하기도 하죠. 이 책을 읽은 뒤 기억나는 소재나 아이디어가, 여러분들이 하시는 일에 조금이나마 의미 있게 활용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게 제 바람입니다. 남은 시간 동안도 즐겁게 이야기 나누시죠!
꼭 필요한 선의 상한선은 어디인가?"라는 질문은 덕 윤리에서 답할 문제로 보인다. 칸트와 밀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묻는 반면 아리스토텔레스는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가'를 질문한다.
더 좋은 삶을 위한 철학 - 천사와 악마 사이 더 나은 선택을 위한 안내서 5장- 도덕적 완벽함 p.159, 마이클 슈어 지음, 염지선 옮김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 제가 여쭙는 날이지요! 속도가 느려 2부 5장에 머물고 있네요. 앞서 문장수집에 쓴 선의 상한선에 대해 여쭙고 싶었습니다. 궁금증) 무엇을 해야 하는가? 혹은 어디까지 베풀어야 하는가? 저는 어려서 만화영화를 즐겨 봐서 그런지, 의로운 부모님을 두어 그런지는 모르지만 실체없는 영웅주의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기회만 된다면 재난현장에서 누군가를 구하거나, 정의에 투신(?)해야겠다는 생각을 왕왕 해요. 이번처럼 전쟁의 포화에 수백, 수천명이 죽었다는 기사를 보기라도 한 날이면 여러날이 괴롭습니다. 이건 제 예민함이나 쉽게 공감하는 기질 때문일는지도 모르겠고요. 오늘 위 내용을 읽다가 문득 그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가족보다 밖에 잘하는 사람도 일종의 공리주의적 행동양식을 따르는 것일까? 누구에게나, 두루 잘하려면 높은 확률로 제 가까운 누군가... 가족, 연인, 절친 등등에게 소홀해지기가 쉽잖아요. 아님, 소홀하지 않았더라도 '특별함'을 원하는 관계에서는 에너지가 두루 분산되면 맘 상할테구요. 저희 아버지께서도 집에 있는 살림을 헐어 밖에다 잘하는 유형의 사람이셨는데, 사람 좋고 정 많아 그러시다는 것 알면서도 가족들은 늘 서운했고요. 왜 간혹, 빚을 져서 선행한다든지 측은한 마음에 감당못할 숫자의 강아지를 기른다든지... 하는 예도 있잖아요. 타인에게 얼마만큼의 마음을, 도움이나 희생을 하는 것이 옳을(!)까요. 중용이란 무엇일까요. 혹은 자신을 헐어서라도 다른 이를 돕거나 살리는 사람을 우리는 탓할 수 있을까요?
사나님, 사려 깊은 발제와 질문 감사합니다! 인용해주신 책 속 부분도 정말 좋네요! 제가 살짝 덧붙인다면, 칸트(의무론)와 밀(자유론)은 행동주의 윤리학을 이야기하는 것이고, 아리스토텔레스(덕 윤리)는 성품론을 이야기한다고 보면 좋을 것 같아요. 현대로 올수록 철학자들은 타고나는 질적 요소보다는 행동에 더 무게를 두어 고민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제안해주신 질문에 대해서는,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어떤 사람이 ‘좋은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게 되는 기준은 한 가지가 아니라 여러 가지라고요. 누구나에게 좋기만 한 사람일 수는 없듯이, 상황과 조건, 관계에 따라 좋은 삶으로서의 평가는 다면적으로 나올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 점에서 약간은 허무하고 억울할 수 있지만, 저는 ‘대체로 좋은 사람’ 또는 ‘대체로 악하지 않은 사람’이 되는 게 현실적으로 적절한 윤리적 한계이지 않을까 해요. 특별히 어떤 사람에게는 엄청 좋거나, 특별히 어떤 사람에게 원수 지지 않는, 대체로 좋은 삶이 말이지요.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긴 한데 이번 책들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들이 이런 식이라서 책이 더 풍부해지는 것이겠지요. 삶의 문제가 이런 식으로 답이 없긴 하고요. 행위자의 의도를 확인해봐야할 거 같습니다. 빚을 지고 선행한다든지 감당 못할 강아지를 돌본다는 든지 하는 행위의 일부분은 '덕'의 의도에서 나오는 경우라기보다는 그저 개인의 어떤 강박에서 발현되는 경우도 많은 거 같아서요.
답변들 잘 읽어보았습니다! 답이 없고, 선생님들 말씀처럼 알 수도 없는 질문에 대한 생각을 곰곰 고민해 나누는 이 모든 과정이 참 다정하다고 느낍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질문에 대한 답을 고민하는 동안 모두에게 선인일 수 있는가, (굿플레이스의) 더그 포셉은 궁극적 선인의 삶을 사는가, 그의 삶에는 그 자신에게 고유한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는가… 등의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저의 결론은 아니오, 아닐 수 있다, 알 수 없다, 입니다. 도덕이 결국 무형의 것인 만큼 정량화된 기준선은 아마 영원히 찾기 힘들겠지만… 불완전을 감내하는 것이 인간의 한계라고 생각한다면 제한적으로나마 답을 낼 수도 있지 않을까요. 선한 의도는 비난할 수 없으나 그 자신이 선한 존재가 되고자(혹은 그렇게 평가받고자) 하는 욕망으로 타인이 마땅히 누려야 하거나 그들에게 양해를 구했어야하는 영역까지 침범했음은 또다른 이기심이다, 라고요.
저는 @Eins 님이 이야기하신 ‘알 수 없다’는 이야기가 인상적입니다! 어쩌면 선인, 선한 사람이란 도대체 무엇이고 누구인지, 혹은 나 또는 다른 사람이 선인인지는 정말이지 알 수 없는 게 맞는 듯해요.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럴 경우 선한 행동을 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요? 저는 이 지점에서 ‘믿음’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사람이나 존재를 믿는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이 행동이 대체로 옳다’라고 충분한 고민과 사례를 통해 믿는 것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 믿음을 계속해서 검증하고 확인해나가는 게, 윤리적 노력이라고 생각해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발제] 책을 읽다가 예전부터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발제를 해보려고 합니다. 자율주행 자동차와 관련된 사고 실험관련 내용입니다. 뭔가 어려울듯 하지만 최대한 쉽게 이야기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상황] 자동차가 브레이크가 고장이 나서 자동차를 강제로 멈추기가 힘든 상황입니다. 자동차는 교차로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납니다. 오른쪽으로 회전하면 교도소에서 죄를 짓고 오늘 출소한 사람을 치게 되어 있고 왼쪽으로 회전하면 차에 타고 있는 내가 죽을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이 차는 어디로 움직이도록 프로그램이 되어야 할까요? 위 내용은 아래 싸이트에 있는 글을 가지고 왔습니다. https://www.moralmachine.net/hl/kr 과연 어떤 규칙을 가지고 자율주행 자동차를 만들어야 할까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 보면 좋을듯 해서 발제내용으로 올렸습니다.
마침 넷플릭스에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가 올라와있어서 봤는데 트롤리 딜레마를 다루고 있더군요. 소년도 그렇다고 어른도 아닌 마일스 모랄레스는 트롤리 딜레마에서 겪게 되는 두 가지 선택지를 동시에 해결 가능하다고 믿고 있고 선배 스파이더맨들은 이것의 불가능성을 지적하며 마일스를 제압하려 합니다. 이번에 콘솔로 나온 스파이더맨2를 플레이하고 싶어졌습니다. 다른 이야기로 빠지긴 했는데 인공 지능이 교도소 출소자의 맥락까지 이해불가할테니 운전자를 보호해야겠죠.
트롤리 딜레마는 영화나 드라마, 게임처럼 여러 매체에서 자주 활용되지요. 그만큼 자극적이고 재미있고 생각해볼 거리를 주는 소재인 것 같습니다. 말씀하신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에서는 트롤리 딜레마를 약간 꼬으면서, 두 가지 선택지를 동시에 선택할 수 있다고 한 것 같군요.
흥미롭네요! 그러면 자율주행을 수행하는 인공지능에게 '가치가 있는 목숨'에 대한 순서를 매겨야 할 것 같은데, 이게 어떻게 가능할 지가 궁금하네요. 그러면 차에 타고 있는 제가 더 '죄많은(!)' 사람이면 저를 희생하게 될까요? 인공지능에게 목숨값을 측정하게 할 수 없다면 아무래도 불가능한 일이 아닐까 싶네요. 말하고보니 인간이라고 목숨값을 잴 수 있나 생각도 들고요.
nanasand님, 요즘 화제인 자율주행차를 소재로 발제해주셨군요. 감사합니다! 말씀해주신 질문에 대해서 메르세데스-벤츠의 임원이 "우리는 운전자의 안전을 최우선할 것이다"라는 인터뷰를 해서 논란이 되었다고 해요. 여기에 엄청난 비판이 쏟아지자 해당 회사에서는 "공식 입장과 관계 없다"는 성명을 내기까지 했다고 합니다. 제 생각에, 현실에서는 해당 질문과 같은 상황이 벌어지는 일이 흔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도로 위 또는 차에 설치된 안전 장치가 여러 가지가 있을 테니까요. 나의 목숨 vs 다른 사람의 목숨, 두 가지로 선택지가 나뉘진 않을 것 같습니다. 한편, 저는 이 부분에 관심이 갑니다. "죄를 짓고 교도소에서 오늘 출소한 사람"이라고 하는 가치 판단 또는 정보가 주어질 때, 윤리적 선택에 영향을 미칠까요? 이 말은 곧 '죽거나 피해를 보아도 마땅한 사람'이 있다는 말이니까요. 혹시나 그런 사람이 있을 수 있더라도, 그에 따른 처벌은 우리 개개인이 내려야 하는 게 아니라 사회적으로 합의된 규칙에 따라 판단하는 게 상식적으로는 맞을 것 같습니다.
선택하기 어렵네요. 자율주행이 인간의 삶에 반드시 도입되어야할 상품인지에 대한 회의가 드네요😅 자율주행시 도로 상황을 약 50km 상황까지 모니터링해서 정지할 수 있도록 하거나, 급 브레이크 성능을 개선하면 안 되나요? 만약 만약 반드시 하나의 옵션을 골라야하고, 자율주행이라는 새로운 발명이 인간의 삶에 도움이 된다는 신념이 있다면 자살 시나리오를 택하겠어요. 단, 자살시나리오를 택하더라도 보완할 수 있는 대책을 찾아보자고 하고싶어요. 온몸 에어백 모드 이런거? 😁 철학 얘기를 하다가 SF 소설로..
여기와 관계 없는 내용이지만 궁금해서 책을 좋아하는 여러분에게 뭔가 참신한 것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아 묻습니다. 저는 '나는 솔로'를 보고 있고 거기서 영감을 얻어 남녀차이에 대한 글을 지금 쓰고 있습니다. 여러분 중엔 남녀차이에서 가장 큰 게 뭐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여러분께 영감을 얻어 그것을 가지고 글을 계속 이어나가려고 합니다. 감사합니다.
답변 감사합니다. 저는 너무 깊은 걸 물은 게 아니라 현실에서 엄연히 지금 존재하는 차이를 물은 것입니다. 그게 역사적으로 그래서 그런 게 생긴 것일 수도 있고 문화나 사회적으로 그래서 그런 것일 수도 있습니다. 물론 지금 추세가 남녀차이보단 같은 사람으로 대하자이지만 그래도 엄연히 존재하는 차이가 있잖아요. 겉으로 봐서 남자는 여자보다 키가 더 큽니다. 이것은 엄연한 현실이잖아요? 이런 걸 찾으려는 겁니다. 또 여자들끼린 자기 남편과의 잠자리에서 은밀히 한 것조차 공유하며 수다를 떱니다. 그러나 어디 남자들이 그런가요? 뭐 그런 것까지 얘기를 하냐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하지요. 이런 것을 찾아내려는 겁니다, 저는. 하여간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자율주행자동차의 사고 책임이 어디에 있는가… 를 따지는 문제로 이해해 생각해보았습니다. 예외적인 상황, 그러니까 오작동이나 프로그램 오류 또는 사지마비 등 운전자에게 선택권이 없는 경우 등이 아닌 단순 사고 상황이라고 가정할 때에는, 운전자에게 그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대상이 누구든 간에 타인을 죽이고 운전자가 살아야만 할 당위는 없는 셈이겠지요. 올려주신 질문에서는 교도소에서 출소한 사람이었으나 교도소에 들어가기 직전(이송 중)인 사람, 방금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 재소 중에 있는 사람, 심지어 범죄현장에서 갓 벗어난 사람이라 할지라도 개인의 가치는 다른 사람의 생명에 우선하지 않는다고,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현실에서는 가까운 이를 살리고플 수도 있고, 죽어 마땅한 이가 무고한 이에 비해 가벼운 목숨을 지녔다고 여겨지기도 합니다만, 원칙적으로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해요. 참작사유가 아닌, 원론으로는요. 결론적으로, 인간-주행(비 자율주행 방식인 기존 자동차)에서 운전자가 자기보호를 위해 타인을 희생하기로 결정할 수는 있지만 당연히 그럴 권리가 있는 것은 아닌 것처럼 자율주행에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굳이 선택해야 한다면 운전자에게 책임이 발생하겠지요… 운전자를 죽여야만(농담입니다… 진담도 조금 있어요)
언제쯤 완성될지는 모르나... 완전자율주행이 실현되면 자율주행차량의 운전 책임이 운전자에게 없는 경우도 있을 것 같아서요🤔 이것도 관련 법이나 원칙이 촘촘하게 짜여져야겠지요? 만약에 운전 책임이 운전자에게 없다면 인공지능이 똑같은 하나의 목숨을 가지고 판단해야할텐데... 쓰다보니 사고와 동시에 에어백같은 안전 장치가 발동하는 운전자가 위험에 처하는게 그래도 합당하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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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의 누워서 쓰는 서평
무라카미 하루키 -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앨리슨 벡델 - 펀 홈시무라 타카코 - 방랑소년 1저메이카 킨케이드 - 루시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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