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사/책증정] 철학이 당신의 일상을 새롭게 만들어줄 거예요 <더 좋은 삶을 위한 철학>

D-29
땡스님, 발제 감사해요! 정말 중요하고도 어려운 질문을 남겨주셨네요! 1) 당장 뉴스만 보아도 내로남불과 피장파장의 오류를 쉽게 찾을 수 있을 듯해요. 자신의 약속과 신념을 손쉽게 뒤집는 정치인, 메시지보다 메신저를 공격하는 사람들, 편가르기와 혐오로 가득 찬 댓글란들... 그냥 지켜보기에도 힘이 드는 이런 상황은 '나는 일단 옳다' 또는 '내가 옳지 않을 수 있지만 그렇게 보이고 싶지 않다'라는 생각 때문에 벌어지는 것 같습니다. 겸허한 반성과 너그러운 용서, 이런 것들이 우리 사회에서는 점점 사라지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얕보이면 죽는다, 라는 생각이 주류가 되는 데에는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환경과 상황이 어려워지고, 여유가 없어지는 데 원인이 있는 것 같습니다. 서로를 적으로 만드는 사회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는 제도와 정책, 정치와 경제 대리인(행정가, 정치인, 기업가들)들이 갈등 해소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생각해요. 너무나 당연한 말이라 의미 없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그 간단한 걸 왜 안 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합류가 늦었습니다. 찬찬 톺아가며 이야기 드려볼게요! 피장파장을 사전에 넣어 보았더니 "「명사」 서로 낫고 못함이 없음. 상대편과 같은 행동을 하여 서로 같은 처지나 경우가 됨을 이른다."라네요. 한자어일 줄 알았는데 깜짝 놀랐어요. 마이클님이 말씀하신 '그쪽이야말로주의'를 저는 '지는~'주의라고 부르는데요(억양이 중요합니다). 충돌도 충돌의 기미도 고통스러워하는 순도 백프로 예민한 사람이라 내로남불 피장파장의 기억을 떠올리려는 것만으로도 머리가 아프네요😨 같이 사는 분과 '요즘 사람들은 너무 화가 나 있어'라구 얘기하면서 저도 요즘 사람임을 실감해요. 요즘 사람 얘길 하면서 제가 화를 내고 있거든요. ㅎㅎ 아마도 이것이 내로남불이겠고. 피장파장도 남이야 그러거나 말거나 내가 젤로 아프기때문에 수시로 발생하는 듯 해요. 그러고보면 아픔은 주관인데, 그래서 틀린가 싶기두 하고. 인문학의 위기라고 불리지마는 이만큼 인문학이 널리 쓰인 적이 있나 저 개인적으로는 느낍니다. 에너지 위기를 부르짖으며 어느때보다 에너지를 펑펑 쓰는 시대에 살듯이요. 필요에 의한 인문학의 시대, 라면 필요하지 않을 때에 인문학이나 철학은 어디로 가는걸까요. 일단 저 개인은 매일 출퇴근길에 읽는 인문서, 철학서 한 토막으로 오늘 하루를 삽니다. ㅎㅎ 위기일지언정 소멸은 없다! (어쩌면 늘 위기였다!)
2) '인문학의 위기', 정말 오래전부터 들어왔던 이야기거든요. 저도 @땡스 님과 같은 질문을 여러 번 했었답니다. "정말 인문학의 위기, 철학의 위기인 걸까?" 이 모임을 시작하면서 썼던 이야기처럼, 우리 사회에 인문학과 철학은 왜 필요할까요? 왜 사람들은 계속해서 인문학과 철학의 지혜를 찾아다닐까요? 사실 저도 거기에 막연한 답 외에는 할 수가 없네요. "있으면 좋을 것 같으니까, 그리고 없으면 큰일 날 것 같으니까?" 사실, 철학의 위기라고는 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도 깊고 다양한 사유가 계속되는 현대 사회입니다. 철학은 계속해서 살아 있고, 사유되고, 새로운 철학자들이 등장하죠. 1960년대 이후 해체주의 철학이 유행하면서 고전철학을 다 해체했다 하더라도, 여전히 플라톤과 칸트의 철학은 잘 살아 있습니다. 다만, 우리나라를 한정적으로 둔다면 철학이나 인문학의 인기는 점점 줄어들고 있긴 하지요. 슬프지만 먹고살기에 적합한 학문은 아니니까요. 제가 생각했을 때, 지금 세상에서는 인문학이나 철학의 위기보다는 '시대정신의 부재'가 더 큰 문제가 되는 것 같습니다. 한 사회, 한 나라, 한 문명을 이끌어가는 어떤 시대정신이 언제부터인가는 사라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결국 각자도생의 시대가 왔고, 우리 개인들은 너무나 불안하게 하루하루를 자신만을 믿고 살아가야 할 처지에 놓인게 아닌가 합니다. 그 어떤 사회나 조직이 우리 개인에게 확신과 안정감을 주지 못하는 시대, 어쩌면 그래서 우리가 더욱 철학적 사유로 무장해야 하지 않을까요?
1. 소셜 미디어의 발달이라고 하면 그렇고 왜곡으로 갈수록 양극화되어가는 정치 테마 안에서 이런 부분이 유별나게 노출되곤 하는 거 같습니다. 2. 유머와 철학적인 정론을 겸비함이 이 책의 가장 큰 미덕 같은데 그 사이의 갭이 다서 넓게 느껴지더군요. 인문학, 철학의 효용에 대해 아직 그 누구도 명확하게 규정내리지 못한 거 같단 생각을 하고 있는데 우리가 살고 있는 고도화된 자본주의 사회에서 더더욱 그런 거 같단 생각이 듭니다.
1. 내로남불, 피장파장 모두 상대의 언행을 전제한다는 점에서 아주 무의미한 것은 아니나, 결국 담론의 본질 외 요소에 과도하게 주목한다는 점에서 의사결정과정을 방해하는 오류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에 맥락 없는 선악이 어디 있겠느냐만은, 그런 오류가 발생했을 때 참고하는 정도가 최선이 아닐까요. 2. 철학은 언제 어느때고 쓸모있었다! 아니, 근간이 되지 않았던 적이 없다! 고 주장하는 사람입니다. 철학은 그 특성상 어쩌면 유사 이래 위기가 아니었던 적이 없었을지도요... 현대사회에서 철학 또는 인문학 그 자체의 위기라기보다는 그에 대한 인식이 너무 치우쳐있는 것이 가장 심각한 문제로 지적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거칠게 말하면 자기 머리로 생각하는 사람을 인정하지 않는 풍조가 급격히 확산된 것이 작금의 현실이 아닐까요. 기술 또는 응용학문과 다르게 철학은 결국 세상을 보는 눈, 행동과 사고의 근간이 되는 기본적 토대를 형성하고 논박하는 학문입니다. 결국 돈이 들고 당장 죽기 직전, 조금의 여유도 없는 삶으로 몰아가는 현실 정치가 개선되지 않으면 인문학의 위기, 생각하는 존재의 고갈, 신념-없음의 후폭풍은 피할 수도 대응할 수도 없는 일이 되겠지요...
1. 제가 가장 크게 느끼는 내로남불은 '우리 가족을 나만 욕할 수 있어. 난 우리 가족 욕해도 넌 우리 가족 욕하면 안돼'입니다. 저도 이 내로남불에서 자유로울 수 없거든요. 가족이야말고 가장 사랑해주고 사랑받을 존재지만 가끔 날 힘들게 하는 가족구성원이 있을 때 다른 사람들에게 험담을 늘어놓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럴 때 그 사람이 '야 네 가족 ㅇㅇ이 너무하네, 정말 xx야.' 라고 하면 눈이 뒤집힙니다. 2. 저는 이 책이 어려운 철학을 그나마 쉽게 풀어쓴 것 같아 좋습니다. 그래서 이런 철학책이 정말 귀하죠. 철학의 위기를 이런 책으로 타개해 가며 쉽게 다가간다면 조금 더 우리는 철학적인 대화가 가능하지 않을까 꿈꿔봅니다. (물론 윤리철학을 안다고 해서 완벽하게 윤리적인 사람이 될 수 는 없겠지만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10/16 발제합니다. 사회 자연발생설(초파리처럼요...)이 아닌 계약을 통한 사회 형성은 그 참여 주체가 합리적인 판단 능력을 갖출 것을 요구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공정하고 합리적인 계약에 동의하고 그 조건을 조정할 인지능력을 전제한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일상에서 쉽게 알 수 있듯 사회 구성원 모두가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행동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파괴적인 행동과 가치관으로 사회 체제를 붕괴시키려 한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고, 각자의 가치관이 타협 불가하게 충돌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보이지요. 여기서 출발해, 참여자 선생님들의 생각을 여쭙고 싶습니다. 1. 사회계약에 불성실하게 참여하는 이, 즉 ‘다수가 합의를 통해 결정했다’고 여겨지는 공중도덕에 적극적으로 반하는 이에 대하여, 우리는 그를 사회에서 격리 또는 추방하는 것 외에 어떤 방법을 시도할 수 있을까요? 2. 신앙을 포함하는 특정 가치관이 어떤 특성을 가진 성원을 동등하지 않은 주체로 간주하는 것에 대해 사회는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까요? 1과 마찬가지로, 누군가를 사회에서 격리 또는 추방하지 않고 공존하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1/2. 무리 생활을 하는 인간의 본성상 사회에서 격리 또는 추방이 가장 치명적인 형벌이라고 들었던 거 같습니다. 뾰족한 답은 없습니다만 사회라는 시스템이 가져야할 주요한 덕목 가운데 하나가 '관용'인 거 같습니다. 명확한 답을 찾기 어렵다보니 약간 이상론적으로 빗겨가네요.
Eins님의 발제 감사합니다! 아주 심도 있는, 그러면서 일상 생활과도 밀접한 질문을 가져와주시리라 기대하고 있었어요. 사회계약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셨네요? 1. 한 공동체의 일원이라면 반드시 동의한다고 간주하는 것은 '법'일 듯합니다. 다만 공중도덕의 경우 조금 어렵네요. 법이 아니라면 '다수가 합의를 통해 결정했다'고 확정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단순히 공중도덕을 어겼다고 해서 불이익을 강제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격리나 추방 말고 해당 위반사항을 법적으로 금지하는 조치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2. 신앙의 문제는 또 어렵네요. 만약 신앙을 포함한 가치관의 충돌이 어떤 사람의 안전이라 생명을 위협하는 결과로 이어지는 사회는 정말 건강하지 않을 겁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불가항력으로 가치관의 충돌에 의해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사회 조직이나 국가가 그런 충돌로부터 개인을 보호해야 할 텐데, 그렇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는 거죠. 저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충돌 방지 시스템을 국가가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10월 17일, 발제 겸 함께 나누고 싶은 내용입니다. 1) 1부 4장 <배려의 계약>에서 저자는 스캔론의 계약주의를 논하며 "다른 사람을 돕는 것’은 크고도 막연한 생각이지만 그 목표 없이는 ‘윤리’가 존재할 수 없다."(p.134)에 동의한 듯 합니다. 또 계약주의에 덧붙여 아프리카의 ‘우분투’ 개념을 언급하며 “사람은 다른 사람을 통해 사람이 된다.”(p.137)며 계약론을 꽤 옹호합니다. 한편, 저자는 계약주의는 살만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최소한의 기준선만 제공할 뿐이며 그 기준선에 도달했을 때 자신과 세상을 더 좋게 만들고자 좀 더 수고를 할지 안할지는 개인의 선택(p.142)이라고 하죠. 가뜩이나 지금 우리는 ‘선택 장애’라는 말을 어렵지 않게 접하고 있는데요, 여러분들은 ‘자신과 세상을 더 좋게 만들고자’ 수고할 지 안할 지를 선택할 때 어떤 기준을 갖고 계십니까? 혹여 지금까지 기준이랄 게 없었다 싶으면 이 책의 내용 중 향후 어떤 것에 더 집중할 것 같으세요? 그 이유도 말씀해 주시면 감사겠습니다. 2) 2부 7장 <잘못의 무게>에서 저자는 ‘사브 차주와 허리케인 카트리나’ 사례를 들며 “우리를 깨닫게 한 것은 철학이나 이론이 아니었다. 그냥 대화하다가 알게 된 것이다. 우리의 행위를 소리 내 말하는 간단한 행동으로 그 행위에 문제가 있다는 결론에 다다랐으”(p.205)며,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한다면 대화라는 간단한 행동이 강력한 힘”(p.206)을 발휘한다는 대목에서 제 경우 크게 공감했습니다. 일상에 치이다보면 철학이 너무 광대무변해서 차라리 아무 생각을 안하고 싶을 때가 많은데 저자의 의견대로 대화를 통해 철학의 부재를 어느 정도 대체제로 취할 수 있을 듯도 합니다. 그런데 저는 대화가 생각보다 쉽지 않은 데요, 정치적 성향이나 유사종교 관련자와의 대화가 특히 그러했습니다. 여러분들의 대화를 통한 성공 경험에 기반한 대화의 기술을 공유해 주시면 귀 기울여 듣고 실천해 보려 합니다. 감사합니다.
poiein님, 발제 감사합니다! 독서모임이 진행되면서 점점 질문의 난도가 올라가는 것 같아요! 여러분께서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셔서 정말 기쁩니다. 오고가는 이야기 속에서 여러분 각자께서 얻어가실 아이디어들이 많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1) 저는 이 책을 읽고 고민을 하시는 모든 분들이, 이미 자신 스스로와 세상을 더 좋게 만들고 싶은 생각에서 시작을 하셨다고 믿습니다. 이미 수고로움을 선택하신 거지요. 실제 일상에서 나 한몸 건사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지만, 이미 고민하고, 시도하고, 실수를 했을 때는 고치려고 하고, 이 책에서 저자가 이야기하는 것처럼 많은 일을 행동으로 옮기시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작은 범위에서는 남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 선택에서 시작을 하겠지만, 그게 더 나아가서는 내가 수고롭더라도 배려의 계약을 실천해나가는 것까지 발전하리라 믿습니다.
2) 대화의 기술이라니요! 정말 흥미로운 이야기를 꺼내주셨네요. 정말이지, 대화는 어려운 문제인 것 같습니다. 제가 한창 공부했던 해석학이라는 학문이 있었습니다. 해석학은 처음에는 책을 해석하는, 그러니까 책에 담긴 저자의 의도와 뜻을 온전히 꺼내려는 학문이었는데요. 시간이 지나가면서 해석학은 사람 자체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학문으로 발전한 것 같습니다. 말하자면 책이, 그리고 말이, 말씀이, 대화가, 곧 한 사람 또는 인간 자체의 의미와 뜻으로 이어지게 되는 거죠. 너무 복잡한 얘기라 여기서 마무리하고,,, 그래서 저는 독서가, 그리고 대화가 인간 자체를 이해하는 연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디서 읽은 말인데요, “말하는 것의 반대는 듣는 것이 아니라, 기다리는 것“이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이 말을 듣고 좀 크게 감명받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주로 대화 중에 기다리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저는 대부분의 일이 할 수 있는 일, 해야하는 일, 해도 되는 일의 속성을 어느정도 각각 갖는다고 생각해요. 또한 대체로 해야하는 일과 할 수 있는 일의 영역이 겹칠 때 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일이라고 판단하고요. 말씀하신 것처럼 '세상을 더 좋게 만드는 일' 정도의 수준은 아니지만,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면, 있다한들 그것이 내 욕심에 그친다면 한다- 정도의 기준을 갖고 살고자 합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2부 8장 [착하게 사는 건 피곤해] 아인 랜드는 ‘자신의 행복을 삶의 도덕적으로 목적으로 하면 그 밖에 다른 모든 것(다른 사람의 행복까지)을 감수하고 라도 자기 행복을 최대화해야 한다.’라며 ‘합리적 이기주의’ 개념을 펼쳤습니다. 해가 거듭할수록 자신의 행복만 중시하는 사람이 더 많아졌고 그래서 전에 없던 사건사고(칼부림 등)가 발생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사람이란 완벽할 수 없기에 윤리적 무결함을 유지하기는 힘듭니다. 질문) 윤리적 무결함과 합리적 이기주의 사이에서 개인이 작은 도덕을 위반하는 행위(윤리적 무단횡단)의 기준을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을까요? 선생님들만의 윤리적 피로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작은 도덕을 위반하는 행위의 기준(혹은 경험)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반대로 개인의 판단력을 믿지 못해 국가가 사소한 도덕적 기준까지 모두 법으로 정한다면, 사건사고는 감소하겠지만 윤리적 피로감이 상당할 거 같네요. 저는 지하철에서 운 좋게 자리에 앉았는데 제 앞으로 어르신이 오신다면, 평소에는 자리를 양보하지만 너무 피곤한 날에는 못본 척 눈을 붙였을 때가 있었습니다. ‘이 정도는 좋은 일 계좌에서 출금해도 돼.’라고 생각하면서요. 제 행동이 작은 도덕을 위반한 행동이라고 볼 수 있을지, 합리적 이기주의에 가까울지 생각하며 반성하게 되네요..
보름달24님, 깊은 고민 끝에 달아주신 질문, 정말 감사합니다. 책 속에서도 쉽게 지나칠 수 있는, 그러면서도 정말 중요하고 민감한 문제인 아인 랜드의 합리적 이기주의를 가져오셨네요. 저자 마이클 슈어는 책에서 아인 랜드를 극도 비판합니다. 세상을 더 어렵고 힘들게 만드는 것이 이기주의라는 맥락에서죠. 잠깐 아인 랜드를 변호하자면, 그는 러시아 태생 유태인 출신으로 어려서 러시아사회주의 혁명을 경험했는데요. 러시아의 반유대주의와 전체주의적 분위기에 영향을 받아 개인주의에 대한 깅력한 주징을 하게 되었던 맥락이 있습니다. 다시 돌아와서, 합리적 이기주의는 사회 구성원 모두가 건강한 방식으로 자기 몫을 ‘알아서’ 챙긴다면 사회가 더 좋아질 것이다, 라는 이야기로 저는 이해했는데요. 사실 이것도 다른 몇몇 사상들과 마찬가지로 이상론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결론적으로는, 심각하게 타인의 행복을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만 자신의 행복을 취해야 하고, 그것은 치밀하고 반복적인 사회적 합의에 의해 경계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게 가장 무난한 방식이 아닐까 합니다.
위반이야 셀 수 없이 많이 하지요… 그러나 매번 부끄럽다는 생각을 합니다. 전부는 아니지만, 스스로에게 부끄럽고 싶지 않다는 두려움이 저에게는 반성의 큰 동력 중 하나입니다. 기준이야 개인적인 안전과 욕망이겠지요, 아마도. 반성도 그에 비추어 하게 되고요.. 많은 분들이 그러시리라 생각합니다. 😹
성선설과 성악설의 가치관 선택에 따라 선택되는 시스템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개인의 판단력을 믿지 못해 국가가 사소한 도덕적 기준까지 모두 법으로 정한다면 과연 사건사고는 감소할 수 있을까 싶은 것도 의문이긴 하고요. 고도화된 인공지능과 중국 같은 중앙 집권적인 사회 시스템 안에서 실험해볼 법한 방식 같긴 합니다만 디스토피아가 될지 유토피아가 될지 모르겠네요.
저는 말씀하신 윤리적 피로감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오히려 고지식하게 원칙을 지키는 편이에요🤣 가끔 주변 지인들에게 '나는 아포칼립스 세계가 도래해서 지구에 인간이 나 하나만 남아도 신호등을 지킬거야'라고 말하곤 하는데요. 위반이 없다는 사실이 주는 안락함 때문에... '지키는 나'를 견고하게 '지키려고'합니다...ㅎㅎ
사나님의 말을 들으면 칸트는 분명 좋아할 겁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벌써 독서 모임이 한 주밖에 남지 않았네요! 1부와 2부를 거쳐 다들 잘 읽고 계신가요? 이해하시는 데 어렵거나 막히는 부분은 없을까요? 지금까지 모임에 잘 녹아들어 참여해주시고 계신 여러분 모두께 감사드립니다! 남은 3부도 재밌게 읽으면서 같이 이야기나누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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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의 누워서 쓰는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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