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사/책증정] 철학이 당신의 일상을 새롭게 만들어줄 거예요 <더 좋은 삶을 위한 철학>

D-29
1)속으로는 나쁜 생각을 하면서 겉으로는 평생 바르고 착한 일을 한 사람이 더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저렇게 행동해서 사람들의 삶과 사회를 좋은 방향으로 바꾸는데 도움을 줬다면 그것만으로도 의미 있지 않을까요. 2) 피해보는 사람이 없다면 나쁠 거 없죠~ 주말에 침대에서 쉬는 건 주중의 나의 에너지를 위한 투자입니당:)
화제로 지정된 대화
어쩌다 보니 처음 발제를 하게 되었는데요 읽어도 계속 방황하는 주제가 윤리철학인거 같아요. 완독하고 다시 보고 있는데도 잘 모르겠어요. 그래서 더 재미있고 또 읽어도 지루하지 않기도 하지만요.. 내일이 가기 전에 먼저 질문 올리겠습니다. 처음이니 쉬운 걸로 가볼게요. 1장 - 좋은 사람의 조건 - '아무 이유 없이 친구의 얼굴을 후려쳐도 될까'에서 저는 '아무 이유 없이'가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어요. 여러분은 어느 정도의 이유까지면 친구의 얼굴을 후려쳐도 된다고 생각하시나요? 반대로 여러분은 어느 정도의 이유까지는 친구가 저의 얼굴을 후려쳐도 된다고 생각하시나요? 여러분의 좋고 나쁨의 선이 어디까지인지 궁금합니다.^^ (저는 친구가 약속시간을 몇 시간 어기고 연락도 안된다면 친구의 얼굴을 후려쳐도 된다고 생각하고요. 반대로 제가 친구몰래 친구의 애인을 만나다 걸리면 친구가 저의 얼굴을 후려쳐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애플망고 님과 마찬가지로 선과 악에서 '약속'이 중요한 기준이라고 생각합니다. 약속에는 사회적으로 정해진 약속, 사람이라면 지켜야 하는 기본적인 약속, 상대와의 개인적인 약속 모두 포함해서요! 따라서 1시간을 넘기는 과한 지각, 사회적으로 비난 받아도 마땅한 바람 피우는 행위, 다른 사람을 정신적 신체적으로 고통받게 하는 행동 등은 나쁨의 선에 해당한다 생각합니다. 그런 행동을 한다고 해서 후려친다면 그것 또한 나쁨의 선에 해당되지 않을까 생각도 드네요. '후려친다' 말이 꽤나 아프게 때리는 느낌이라..
'후려친다'라는 말은 아마 영어에서 자주 쓰이는 표현 'punch someone in the face'를 번역 하는 과정에서 생긴 거 같아요. 아무래도 우리는 얼굴을 후려치는 행동은 보통 하지 않으니까요. 김치로 싸다구를 때리는 건 허용범위지만요ㅋㅋ 아마 우리말로 의역하면 '등짝스매싱' 정도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날카로우십니다. 원서의 표현히 정확히 'punch my friend in the face'거든요! 번역자도 처음에 어떻게 우리말로 바꿔야 할지 고민하셨을 거예요.
마음이 아니라 뇌가 불안한 겁니다라는 책을 읽었는데 일단 두부의 충격은 치매를 유발할 수가 있어서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얼굴을 후려치는 행위는 지양해야할 거 같습니다. 머리 대신 명치를 후려치도록 하죠. 저는 가급적 명치를 가격하는 일은 없겠지만 친구가 알고보니 방화범이라든지 음주운전을 한다든지 트롤리 딜레마 레일 분기 스위치를 만지작거린다든지 등등 범죄 행위를 시도한다면 명치를 가격해서 행동불능 상태로 만들 거 같네요.
마음이 아니라 뇌가 불안한 겁니다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정신과 의사로 칭송받는 다니엘 G. 에이멘이 오직 행복을 위한 두뇌 건강 안내서를 출간했다. 30여 년간 155개국 225,000명 이상의 뇌 스캔을 연구한 에이멘 박사는 ‘쉽게 행복해지는 뇌’와 ‘불행에 취약한 뇌’가 따로 있음을 발견했다. 이 책은 인간의 두뇌를 다섯 가지 기본 유형(균형 잡힌 뇌, 즉흥적인 뇌, 집요한 뇌, 예민한 뇌, 신중한 뇌)과 열한 가지 복합 유형으로 나누고, 각각의 유형별 취약점과 특질, 뇌
근데 저도 바람 피우는 건 맞을 만한 것 같아요.
저는 사람과 사람 간에 누가 보더라도 선을 세게 넘었을 때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어지간한 것은 나도 실수할 수도 있고 하기때문에 그냥 넘어가는 편이예요. 근데 도저히 인간으로서 해서는 안되는 행동이나 말엔 얼굴을 후려칠 수도 있을 듯요.
이 질문에 답하려고 자꾸 상황극을 떠올려보니...막장 드라마를 쓰게 되는군요. 얼굴을 후려친다=따귀를 때린다라고 생각하면 되는거죠? 이제까지 그러고 싶을만큼 화가 난적은 없었던것 같은데... 친구가 내 남편을 만난다면 따귀를 때릴수도 있겠지만, 분노보다는 좌절이 앞설것 같아서 전투의지가 생길지 모르겠어요. 그런데 친구보다는 남편을 때려주는게 먼저 일것 같아요. 반대로 제가 친구의 배우자와 바람을 피우면 때린다면 맞을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아무리 생각해도 저는 때리는건 안되겠습니다. 차라리 물컵의 물을 뿌린다로 대체하고 싶어요.(논점에 벗어나는 대답을 해서 죄송합니다. 맞고 때리는 모습을 상상하니 몰입이 안되어서요.)
제가 먼저 때렸을 때 자신을 방어 하려고 정당방위로 때린 거면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 경우 또한 마찬가지고요. 하지만 서로 때리지는 않을 거 같고, 때릴 정도로 화날 일이 생기면 그전에 상황을 이야기 하고 안 보거나 손절할 거 같아요.
1) '나쁜 행동'을 하지 않는 '좋은 사람'이 존재한다 생각해요. 좋은 행동에 대해선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 있겠지만 나쁜 행동은 대부분 그냥 알아차리니까. _속으로는 나쁜 생각을 하면서 겉으로는 평생 바르고 착한 일을 한 사람 _속으로는 착한 생각을 하지만 겉으로는 어떤 선행도 하지 않은 사람 누가 더 '좋은 사람'인지 선택해야 한다면, 저는 후자입니다. 전자의 위선을 참기 어렵거든요. 후자는 선행도 하지 않으면서 악행도 저지르지 않을 거라 생각해요. 착한 생각을 하니까. 2)1부의 <중용> 부분을 읽으며 '옳은 일을 위한 적절한 양'(p.47)에서 '적절한'에 밑줄 그으며 한숨을 쉬었어요. 적절하게 옳은 일을 하는 것, 적절한 분노 표출이 정말 어려우니까. 해서 저는 상대방의 말을 끝까지 듣기 위해 입을 악물곤 합니다:)
1) 성품론에 대한 확고한 의견을 갖고 계시군요! 그럼 한번 더 꼬으면 어떨까요? 속으로는 나쁜 생각을 하고 있지만 그걸 확인할 방법이 없다면, 그걸 위선이라고 어떻게 증명할 수 있을까요? 동시에, 평소에 온건하고 예의 바른 주변 사람들이 '속으로는 악한 생각을 하고 있는 거 아냐?' 하는 고민이 생기면 어떡해야 할까요? 2) 그래서 책에서 계속 연습하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도대체 '적절함'의 기준이 뭘까요? 저자 마이클 슈어는 유머러스하게 넘어가려고 했지만("보면 안다" p.48) 그래도 여전히 납득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좋은 의견들이 많군요! 간략히 보탭니다. 좋은 사람이 아니면 일관된 좋은 행위가 나오지 않죠. 또한 덕을 소유했다고 해도 실천하지 않으면 소용없는 일이지요. 즉 덕행이 중요합니다. 습관화된 행위말 입니다. 모자라지도 않고 넘치지 않는 게 중용인데,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앎과 욕망의 변증법적 관계가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공달복님도 좋은 말씀 주셔서 감사합니다! 꾸준히 연습하지 않으면 '일관된' 행위가 나오지 않는다, 라는 말 정말 맞는 것 같아요. 윤리학은 무엇보다도 실천적인 학문이지요. 습관화가 되지 않으면 실제로 좋은 행동을 하는 것은 어려울 듯합니다.
나눠주신 의견들 보는것도 도움이 많이 되고 재밌어요! 좋은 질문들이 많아서 생각하고 대답드린 후에, 제 질문은 10월 14일에 올리겠습니다:) 하루 1장씩 읽는데 흥미로운 내용들이 많아요! 작가님 유머 코드가 저랑 잘 맞는듯해요 ㅎㅎㅎㅎ
책의 유머가 잘 맞으셔서 다행입니다. 호불호가 정말 갈리더라고요! 14일에 가져와주실 질문들 기다리겠습니다~
연휴에 일정이 많아서 부랴부랴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세상에 여기 게시판에도 좋은 말씀이 완전 많군요. 저는 철학분야 책은 읽어도 읽어도 왜 제자리 걸음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습니다. 읽어도 안읽은것 같고, 분명 들었는데 다시 떠올리려면 모호하고...아마 생활과 밀접하게 연결시키지 못하고 있어서 그런것 같아요. 부지런히 뒤따라 가겠습니다.
바나나님, 철학 책을 고르고, 읽고 계신 것 자체가 이미 철학적 활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생각에 철학은 일종의 게임 같아요. 규칙만 알면 그 뒤는 술술 풀려나가는 것처럼 느껴지거든요. 이 모임에서 그걸 확인하실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애플망고님의 첫 발제! 정말 감격입니다. 1부에서 절묘한 부분을 짚어주셨어요. 이 책에서는 '이유 없는 악행'에 대한 고민을 첫 번째 화두로 꺼내온 것인데요, '때리는 것은 나쁘다'라는 기초적인 도덕관념을 한번 고민해보는 내용이었습니다. 저자의 의도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남을 아프게 하는 것은 나쁘다'라는 기초적인 인식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시작해서, '그게 왜 (좋고) 나쁠까' 하는 것을 생각해보도록 하고 있습니다. 사실관계보다는 생각 연습이 더 중요한 대목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애플망고님이 흥미롭게 짚어주신, '이유 있는 폭력'은 정당화될 수 있을까요? 어디까지가 선과 악의 경계일까요? 우리는 가끔 이런 말을 할 때가 있어요. "그 사람은 당할 만했어" "그런 일을 당한 건 자기 업보니까" 그렇다면 당연히 갚아야 할 '정당한 응보'는 필요한 것일까요? 저는 최근 뉴스에서, '팔레스타인-이스라엘' 전쟁을 보면서 끔찍한 생각이 들었어요. 선과 악의 구분이 어려울 만큼 복잡한 응보가 오랜 세월 동안 얽혀 있는 것을 보았고, 이럴 때 어떤 판단을 내려야 할지가 정말 어려웠습니다. '이유 없이 친구를 때리지 않기'는 딱히 어려운 문제는 아니지만, 실제로 우리가 삶에서 맞닥뜨리는 일들은 생각만큼 간단하지가 않더라고요. 여러분들이 겪은 '응보'의 딜레마, 어떤 것이 있을까요? @애플망고 님의 질문과 함께 고민해봐주시면 어떠세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3장 규칙을 지키기만 하면 - 칸트의 정언명령 Categorical imperative이 주제가 됩니다. 정언명령이라는 게 관념적인 어휘라 한자어도 쉽지 않고 영어로 풀어써도 와닿지가 않는 단어이긴 하네요. ‘단정적으로 반드시 해야하는 것’ 정도로 풀어보려고했지만 이것도 애매하긴 합니다. - 정언명령의 개념들을 모아놓으면 이렇습니다. - 정언명령이란 이마누엘 칸트가 규정한 내용으로 도덕적 행동 규칙을 구분할 때 순수이성을 따라야 하며, 이 규칙을 따르고자 하는 확고한 의무감에서 행동해야 한다고 믿는 것. 어떤 상황에서 반드시 따라야 하는 절대 준칙을 찾고 그 준칙대로 행동하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생각. 오로지 중요한 것은 규칙이 무엇이든 따르고자 하는 의무를 고수하는 것이며 준칙은 행동에 따른 결과로 달라지지 않는 것. ‘올바른 규칙대로 행동하는 것=도덕적 행동’이며 ‘규칙을 따르지 않는 것=도덕적 실패’다. 더 이상의 타협은 없다. 타협의 여지도 도망칠 곳도 없고 변명도 통하지 않는다. - 스스로의 준칙에 따라 행동하되 그것은 보편 법칙이 될 수 있어야 한다. - 정언명령은 개인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규칙뿐 아니라 다른 모든 사람도 따를 수 있는 법칙을 찾아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 2000년대 초중반에 돌직구로 말을 하는 사람에 대한 비유가 유행했던 적이 있었고 개인적으로는 이런 솔직함(?)이 미덕으로 칭송받던 커뮤니티에서 잠시 머물러있어본 경험도 있습니다. 도덕적 행동이 전제가 되는 정언명령과는 다소 거리가 먼 시절이었지만 해당 장을 읽으면서 웬지 모르게 그 시절이 떠오르더군요. 구성원 모두가 정연명령에 따라 각자의 고심해서 정제된 도덕율에 따라 행동한다면 세상이 오류 없이 말끔하게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 상상해봅니다. 물론 인간이란 게 그런 존재가 아니라서 이런 이데아에 가까운 조합이 가능할진 미지수 같기도 하고요. - 질문 - 칸트가 살았던 시대와 오늘날은 특히 인간들이 어울리며 살아가는 사회적인 측면에서 많은 차이를 보인다는 생각입니다. 21세기와 같은 다원주의 사회에서도 여전히 정언명령의 가치는 유효한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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