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독후감ㅎㅎ 잘 읽었습니다. 첫 번째 단편부터 이렇게 길게 남겨주시니 너무 감사한데요, 독후감 계속 나오는 거 맞...지요? ^^
[무슨서점 × 책방밀물]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같이 읽기
D-29

김새섬

무슨
누구는 값싼 단가에는 저렴한 품질로 대응한다고, 콩 심은 데 팥이 날 순 없다고 강변했지만 결국 자기 작품, 자기 농사라 생각하면 콩값을 받고도 팥을 심어야 했다.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 월급사실주의 2023』 p,311 최영 <이해와 오해가 교차하는 방식>, 김의경 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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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나라마다 문화마다 관행이 달랐다. 그 관행은 결국 권력의 문제였다. 세상 어디에서나 마찬가지인 힘의 논리. 누가 강자인가 하는 오래된 이야기일 뿐이었다.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 월급사실주의 2023』 p,321 최영 <이해와 오해가 교차하는 방식>, 김의경 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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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 용돈벌이라는 말이 음절 하나하나 희정씨의 귀에 박혔다.
아, 나는 이제 용돈벌이나 하는 사람이 되어버렸구나!
번역을 하고 말고가 문제가 아니었다. 이것은 희정씨가 이 세상에 존재하고 있다는 증명의 문제였다. ”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 월급사실주의 2023』 p,331 최영 <이해와 오해가 교차하는 방식>, 김의경 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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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로 지정된 대화

무슨
다들 긴 연휴 즐겁게 보내시고 일상 복귀 힘차게 하셨나요?
무슨과 밀물은 1주년 행사 준비에 마지막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각종 준비와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네요.
이 독서 모임도 이틀 남았군요.(이는 행사도 곧이라는 소식!) 행사 준비로 그 사이에 못 들어 올까봐 미리 인사를 남깁니다. 이곳에 글을 남겨주신 모든 분들, 글은 남기지 못하셨지만 함께 책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행사 날 혹은 북토크 때 뵐 수 있다면 좋겠네요! 오시면 꼭 아는 척 해주시기:)
모두들 모임에 참여해 주신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무슨
저는 최영 작가의 소설이 여러모로 인상 깊었습니다. 구성도 흥미로워 각 주인공의 상황을 하나씩 정리해가며 읽었네요. 처음엔 한 사람의 이야기 인 줄 알고 읽다가 '어, 아까 이 사람이 시킨 메뉴는 이게 아닌데' 하고 다시 되짚어본;;; 각기 다른 등장인물이 나온다는 걸 그제서야 깨달았지 뭔가요.
비슷한 분야의 직업이어도 조금만 더 깊이 들여다 보면 각자의 상세 직무가 다르고 처한 상황이 다르다는 것을 카페에 앉아있는 세 명의 노동자를 통해 굉장히 입체적으로 그려주셨더군요. 빛이 산란하여 교차하듯 서로가 서로의 자리를 톱니바퀴처럼 채우는 노동자들, 노동자의 자리는 반드시 다른 노동자가 채우게 되어있는 당연하고도 어쩐지 씁쓸한 현실이 사무쳤습니다.
소설 시작 부분에 나오는 '자기 앞에 놓인 무수한 길 중에서 최단 시간 경로를 따라나선 빛 알갱이는 자신도 모르게 직진하고야 만다. 자신의 의지라고 오해하면서.' 라는 문장이 소설을 읽기 전엔 무슨 말인가 싶었는데, 다 읽고 나서 다시 읽으니 조금이나마 이해가 되는 느낌입니다.
제목처럼 내내 이해와 오해를 교차하며 읽었네요.

김새섬
시트콤 같은 전개가 저도 재미있었어요. 같은 카페에 앉아 있지만 환한 빛 가운데 앉아있는 사람, 어둠 속에 있는 이, 그 사이에 있는 사람 등 각자의 자리를 통해 현재 상황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직업이 언어를 옮기는 일이라는 것도 재미있었어요. 외국어를 옮기는 업을 하는 노동자들의 경우 오해가 없도록, 이해가 잘 되도록 하는 것이 첫 번째일텐데 막상 작업자들의 삶 속에선 무수히 많은 오해들이..

김새섬
“ 하나의 시리즈를 여러 번역가가 에피소드별로 나누어 공동 번역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등장인물들이 서로 반말을 했다가 높임말을 했다가, 이모가 어느 순간 고모로 변해 있고, 장인어른보고 당신이랬다가 아버님이랬다가, 한마디로 ‘퍽fuck’ 이었다. ”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 월급사실주의 2023』 <이해와 오해가 교차하는 방식> 중에서, 최영, 김의경 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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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새섬
“ 번역이 완료된 원고를 넘기고서 석 달이 지나도록 번역료가 들어오지 않았다. (중략) 전화를 할까, 문자메시지를 보낼까 수차례 고민을 하다 이메일이 제일 낫겠다 싶어 편집자에게 장문의 글을 썼다. 요즘 날씨부터 시작해서 편집자와 출판사의 안부도 묻고 희정씨 자신은 무탈하게 지내고 있다는 얘기도 간략히 하고, 아무튼 뜸을 한참 들인 다음 어렵사리 번역료가 들어오지 않았다는 말을 꺼냈다. 받을 돈을 받고자 하는 것인데도 오히려 자신이 빚꾸러기가 된 느낌이었다. ”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 월급사실주의 2023』 <이해와 오해가 교차하는 방식> 중에서, 최영, 김의경 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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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새섬
<섬광> ‘밤의 벤치’ ‘오늘의 이슈’ 처럼 이 작품도 여기도 아니고 저기도 아닌 곳에 속한 이들의 노동 현실을 고발합니다.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기 전까지는 특성화고 학생들의 상황이 그렇게 열악한지 부끄럽지만 잘 몰랐어요. 학생들이니까 쉬엄쉬엄 서툰 솜씨로 흉내 좀 내다가, 직원들이 일하는 것 옆에서 지켜보다가 그냥 집에 가는 거 아닐까 생각했거든요. 저의 이해가 턱없이 부족했지요. 이슈가 부각된지도 오래인 것 같은데 지금은 많이 개선이 되었을까요?
차반석 선생님이 나쁜 사람으로 묘사되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차반석이 하는 이야기는 모두 옳은 이야기이고 좋은 이야기에요. 동시 에 “어떤 것에도 연결되어 있지 않고 아무것도 가리키지 않는 말” 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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