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다음 소희'가 생각난 단편이었어요. ㅜ
[무슨서점 × 책방밀물]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같이 읽기
D-29

스마일씨

Jonas
이 영화 저도 관심은 있었는데 차마 보러갈 엄두까진 안났답니다. 보고나서 맘이 불편할 것 같은 영화는, 봐야지! 하고 맘먹기까지 꽤나 시간이 걸려요. 결국 머뭇거리다 타이밍을 놓쳤답니다. 저는 은유 작가님의 <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이 떠올랐어요. 개인적으로 은유 작가님의 다른 에세이보다 이 책과 <있지만 없는 아이들> 같은 르포들을 더 좋아하는데, 읽고 나서 꽤나 큰 충격이었답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첨으로 생각해본 것 같아요. 아.. 우리 부모님, 삼촌 고모 세대가 아닌 내 또래 집단이나 이후의 주변인들 중엔 특성화고교 졸업생이 없구나 하고요. 중학교 졸업 이후 내 주변은 갈수록 좁은 바운더리 안에서만 이루어진 거였구나.. 아무리 대졸 취업률이 어렵다 해도 그 안의 표본 집단에조차 포함되지 않는 사람이 여전히 많구나 처음 생각해봤어요.

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한 사람의 죽음을 규명하고 애도하는 작업에서 나아가, 그와 직간접적으로 얽힌 사람들의 삶과 일, 그들이 붙들려 있는 슬픔과 분노, 기억과 희망을 생생하게 담아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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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새섬
<광합성 런치> 작년과 올해 정말 물가가 많이 오른 것 같아요. 딴 이야기이긴 한데 과일도 정말 비싸지 않나요? 이제는 1만원 정도 점심도 먹을 게 막 많은 거 같지 않아요. 그리고 식대가 너무 오르니까 누군가 만나서 밥을 사주는 것도 이젠 좀 부담이더라고요. 예전같으면 니가 밥사면 내가 차 사고, 이런 식의 만남도 괜찮았던 거 같은데 이젠 3명 정도 밥 사주려면 5만원씩 나오니…
저는 예전 회사에서 ‘식권대장’이라는 앱을 제공해서 그걸로 점심을 먹었는데 그 생각도 나고 그랬네요. 두유랑 과자도 탕비실에 구비해둔 걸 보면 소설 속 회사는 먹는 걸로는 그렇게 나쁜 회사는 아닌 것도 같고 그랬습니다. ㅎㅎ

무슨
그런 앱이 실제로 있군요! 전 예전에 종이 식권을 받아쓰다가, 어느 순간부터 키오스크가 생기고 그걸 이용해 현장에서 결제해 먹었던 기억이... ㅎㅎ
탕비실은 일부러 안 만든다는 회사도 있더라고요. 직전 회사에서 비치해 둔 다과가 동나기 전에 가져다가 자기 서랍에 넣어두는 직원들을 보고 다소 씁쓸했던 기억도 있습니다.

Jonas
저는 코로나의 순기능 중 하나로 밥값 1/n의 일상화를 뽑아요. ㅎㅎ 분명 몇년 전까지만 해도 더치페이를 얘기하면 삭막한 분위기였는데 카카오의 1/n기능덕도 있고 각자 주문한거 계산하는것도 이젠 일상이 된것 같거든요. 테이블 주문부터 각자 계산하는 기능도 있더라구요. 분명 연장자라는 이유만으로 계산하던게 꽤나 부담였을것 같은데 이건 좋은 변화같아요ㅎ

김새섬
이렇게 형식적인 설계로 만들어지는 집에 문제가 없을 리 없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고 문제가 되진 않는다.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 월급사실주의 2023』 <기초를 닦습니다> 중에서, 김의경 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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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nas
여담으로 자주 가는 동네 카페에 갔다가 "명절 연휴 잘 보내세요~"하고 인사하려 했는데, 연휴에도 한시간 단축 운영만 하고 추석 당일에도 오픈이라 벽에 붙어 있네요. 차마 인사드릴수도 없는;
가끔은 유럽처럼 일요일엔 법으로 문 닫고 일괄 쉴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다 싶어요. 물론 현실성 없지 만.. 주1회라도 모두가 조용히 쉴수 있는 세상이 그렇게 어렵단게 씁쓸합니다

무슨
“ 구린 회사였다. 그런데 재미있는 회사이기도 했다. 좋은 회사 였느냐를 묻는 게 아니라 회사를 좋아했느냐를 묻는다면 '그렇다' 고 대답할 것이다. 어느 정도나 좋아했느냐를 묻는다면 가족이나 친구들과 있는 시간보다 회사에 있는 시간을 더 좋아했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사람도 재미있었고 일도 재미있었다. 적어도 2020년 이전까지는 분명히 그랬다. ”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 월급사실주의 2023』 p.171 장강명 <간장에 독>, 김의경 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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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nas
저도 이 문장들 참 좋았습니다. 회사는 구릴지언정 일도 사람도 좋았다고 말할 수 있는 시간을 보낸게 부럽더라고요ㅎㅎ 저는 워낙 오래되서 기억이 안나는 건지.. 열심히 했고 결과적으로 많이 배웠지만, 사회생활 초반에 직장 생활을 즐기지는 못했던것 같거든요. 그저 바짝 얼어서 뭔가 잘 못할까봐 속으로 끙끙거리며 아등바등했던 기억이 더 크다보니, 그때가 좋았다! 일도 사람도! 라고 얘기할수 있는건 부러웠어요. 오히려 "힘들고 어려웠다. 구린 회사는 아녔지만" 이라 써얄것 같네요.ㅎㅎ 뭐가 더 나은건지 -.-a

무슨
ㅎㅎ저 문장 자체도 그래서 좋다는 건지 아니라는 건지 싶지만, 대부분의 회사원이 저런 마음으로 회사를 다니고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적어도 팬데믹 이전까지는...

무슨
“ 생각이라는 게 어디에서 떠오르는 걸까, 다른 사람들에게도 생각이 이런 식으로 떠오를까, 문장 형태로 떠오르지 않는 생각은 생각이 아닌 걸까, 생각하기도 했다. 나는 기근을 겪었고, 앞으로도 기근이 몇 번 더 찾아올 거라고 생각했다. 이번에는 운이 좋았다. 내가 딱히 잘나거나 뭘 잘했던 건 아니었다. 다음번에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
p.203 장강명 <간장에 독> ”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 월급사실주의 2023』 김의경 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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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저도 집에 있는 묘르신의 말랑한 배를 만지며 여러 상념에 빠지곤 하는데요. 내용과는 상관없이ㅎㅎ 문득, 나는 문장 형태로 생각을 하는지 이미지 형태로 생각을 하는지 돌아보게 되더군요. 그러다가 '다음번에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문장에서 가슴이 덜컥. 역시 나는 문장으로 생각하는 것인가....
화제로 지정된 대화

무슨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서유미, 이서수 작가와 함께하는 북토크가 어젯밤 마감되었습니다.
생각보다 빨리 마감되어 두 작가님의 인기를 실감했네요! 새로운 조합의 북토크이기도 하고, 진행이 무려 그믐 대표님이라 많이들 관심 가져주신 것 같습니다:) 신청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무슨
“ 저들은 내 사정을 봐주지 않는데, 왜 나는 저들에게 질질 끌려다녀야 하는가. 같은 법이 누군가에게는 어렵게 적용되고 누군가에게는 쉽게 적용되는 현실이 억울했다.
지난 몇 년간의 서울살이를 돌아보니, 마치 이길 수 없는 숨바꼭질의 술래가 돼 아무런 소득 없이 뛰어다닌 꼴이었다. ”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 월급사실주의 2023』 p.234 정진영 <숨바꼭질>, 김의경 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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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 실장은 진심인지 자기 회사의 이익을 위해선지 모르지만, 여하튼 너무 급하지도, 너무 느리지도 않게 배달 업무를 수행하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내 사전에 '너무 급하게'란 없다. 급해야만 한다. ”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 월급사실주의 2023』 p.251 주원규 <카스트 에이지>, 김의경 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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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연휴철이 되면 더더욱 급해질 분들을 떠올리며 읽었습니다. 너무 급하게가 아니라 급해야만 한다니.... 진정 노고에 감사드려야 할 분들..
<카스트 에이지>는 소설 속에서 던지는 이 시대의 화두가 너무 많아 정신이 혼미할 정도였습니다. 판타지 같은 현실, 회피하고 싶은 사실들... 이런 소재로 글을 써낸 사람은 또 얼마나 고난 했을지 생각해 봅니다. 실상을 파헤치고 밝혀내지만 그것을 당장에 바꿀 수는 없는 사람의 마음. 서유미, 이서수 작가님도 그런 마음을 직면하며 쓰신 거겠지요.

Jonas
오늘 마침 한겨례에 주원규 작가님의 초단편 소설이 실렸네요.
https://n.news.naver.com/article/028/0002658267?sid=110
사교육 현실을 테마로 한 연작들인데 월급사실주의동인 작가님들 대부분 참여하세요. 서유미작가님도요.

무슨
역시 소화하기 쉽지 않은 주제들이네요. 입안이 씁니다...ㅜ

Jonas
"실상을 파헤치고 밝혀내지만 그것을 당장에 바꿀 수는 없는 사람의 마음"이란 표현에 또 한번 마음이 저릿하네요. 얼마전에 책 검색을 하느라 실수로 "당신"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라고 치고는 새삼 느꼈어요. "귀하"라는 표현이 가진 그 존중과 마음을 노동을 하는 모든이가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요.

무슨
그러고보면 '귀하'라는 단어 자체를 요즘 많이 쓰지 않는 것 같네요. 서로의 직업에 대해, 노고에 대해 알려고 하지 않는 분위기가 그 단어를 잃어버리게 한 것은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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