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서점 × 책방밀물]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같이 읽기

D-29
안녕하세요~! 우선 책방밀물과 무슨서점 1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 책을 자주 읽지는 않지만 꾸준히 읽기를 바라고, 또 다양한 생각들을 서로 공유받는 시간을 좋아해서 참여합니다! 노동에도 관심이 많아서 책도 모임도 기대하며 꼭 완독하며 참여하겠습니다
축하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사실 고작 1년이라 이래도 되나 싶었지만 ㅎㅎㅎ 밀물과 함께 신나게 행사 준비하다 보니 되려 앞으로 달려나갈 힘이 만들어지는 듯 합니다. 함께 책 읽어주시니 더욱 힘이 나고요. <귀하의 노고에...>는 제목부터가 모든 노동자들을 향한 응원같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1년 내내 듣고 싶던 말이기도 했고요:) 한 편 한 편 읽어가다 이따끔씩 그믐에 들러 글 남겨주세요!
"이거 마저 마치고. 내가 갈 때까지 버터줄 거야. 괜찮아, 괜찮을 거라고." 할머니는 구부정한 자세로 밥에 스팸을 올리는 일을 한 시간 동안 반복한 뒤 퇴근했다.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 월급사실주의 2023 p.43 - 김의경 <순간 접착제>, 김의경 외 지음
저는 이 문장 보면서 할머니의 마음은 어떤 거였을까 생각해봤어요. 괜찮을거라고 믿는 혹은 믿고 싶은 맘였을까.. 아니면 지금 당장 달려가서 맞닥뜨리기 겁나는 두려움였을까 하고요. 아마도 둘 다였을것 같아요. 그래서 퇴근 전까지의 그 한시간이 전혀 다른 시간의 밀도였을것 같고요.
저는 저 대목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두려움으로 인한 '회피'의 감정이 크게 느껴지더라고요. 나라면 이 상황에서 어땠을까... 괜찮을거라 믿고 싶어도 그대로 일을 할 수 있었을까, 순간 패닉이 오진 않았을까 같은 여러 생각에 한참 사로잡혀있었네요. 그런 의미에서 여운이 강하게 남았던 부분이었습니다.
첫 번째 소설 마지막 즈음, 위 문장에서 잠깐 울컥했습니다. 늘상 허리 굽히는 일을 하다, 결국엔 허리가 굽어 구부정한 자세로 다니시던 저희 외할머니 생각이 나서요. 외할머니께서도 돌아가실 때까지 일을 하셨기에.... 소순 할머니는 그날 이후로 왜 나오지 않으신걸까, 이런 저런 상상을 하다 최근들어 불어난 고민에 까지 생각이 이어졌습니다. 과연 나는 언제까지 일을 할 수 있을까, 지금보다 더 나이가 들어서는 무슨 일을 해야 할까,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같은 고민들이지요. 당장에 답을 구할 수 있는 고민이 아님에도 매일 같이 하게 되는 고민들. 첫 소설을 읽으며 다시금 떠올려 봅니다.
첫 작품으로 너무 무겁고 힘든 글이었지요? 저한테는 좀 과하게 버거운 느낌도 드는 글여서 곧장 다음 작품으로 못 넘어 가겠더라고요. 언젠가 아주 힘들었던 때를 떠올려봐도 당시에 나 뿐 아니라 내 주변의 모든 이들이 다 힘들었던 적은 없었던것 같은데, 소설 속 인물들은 본인 뿐 아니라 주위 모두가 어려운 상황이니 그 속에서의 일상이 더 중첩되어 갑갑했을것 같아요. 그래서 저한텐 순간접착제가 떨어지고 싶어도 못떨어지게 하는 벗어날 수 없게 하는 뭔가로 느껴졌답니다. 붙잡고 싶고 잡아줄수 있는 것인 동시에요.
붙잡고 싶은 것을 잡아주는 것! 저도 딱, 그렇게 느꼈습니다. 어떤 방법으로든 붙잡고 싶은 것, 살면서 한번쯤은 찾아오는 이런 순간들에 마침맞는 접착제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면서요. 돌이켜보면 그런 순간들에 필요한 접착제가 어떤 형태로든 찾아왔던 것 같기도 합니다. 작가님이 제목도 이런 의미에서 지으신 걸지 궁금해지네요 ㅎㅎ
붙잡고 싶은 것을 잡아주는 것인 동시에, 어쩌면 떨어지고 싶어도 떨어질 수 없게 하는 걸로도 읽혔답니다. 할머니의 아픈 딸이나 예은의 아픈 엄마나 할머니와 나, 예은이 다닐 수 밖에 없는 삼각김밥 공장까지도요. 어쩌면 나와 예은도 가끔은 서로로부터 떨어져 더 나은 곳으로 가고 싶다 느꼈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너무 귀한 서로이지만 상처가 나더라도 떨어지고 싶다는 생각이 저라면 들어을 것 같아요. 아주 오래 전에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그 상황을 다 지나왔는데도, 가끔씩 거기서부터 온전히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순간을 종종 겪었거든요. 당시에 저는 새로 산 구두를 신고 또각또각 새 길을 걷고 있는데, 어떤 기억과 상황은 새 구두에 진흙을 묻게 하는 것 같은? 그런 기분이 들었답니다.
자신은 떠도는 사람이고 영원히 저기에 속하지 못하리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건 너무 당연한 건데도 경진을 쓸쓸하게 만들었다. 그만둔 지 십오 년이 지났는데도 자신은 안정적인 세계에 속해 있지 않고 바쁘게 걸으며 어딘가에 도달하려 애쓴다는 기분이 몰려오는 순간이 있었다. 그런 마음이 드는 것에 대해 경진은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 월급사실주의 2023 서유미, <밤의 벤치> , 김의경 외 지음
오늘 밀물에서 책 사왔습니다! 북토크 전까지 호다닥 읽어보려구요. 🩶 (자랑하려고 왔습니다 .. 풉 ..) 중간중간 느낀 것들 함께 공유할게요! 💌
@이윤서 잘 읽고 계시죠? 첫 단편 부터 마음이 지르르 한데, 윤서님께 많은 질문과 사유를 남기는 책이 되기를 바랍니다. :)
@이윤서 함께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안녕하세요~ 함께 하게 되어 반갑습니다. 자기 소개를 갈음하여 저도 서유미 작가님의 좋아하는 책 두 권 올려놓고 갑니다. 천천히 읽으면서 틈 나는대로 글 남기도록 할게요.
끝의 시작오늘의 젊은 작가 6권. 서유미 장편소설. 기존의 작품들에 강했던 세태 반영적 성격이 줄어들고 보통 사람들이 한두 번씩은 다 경험하는 이별의 아픔과 상처 그리고 그것들이 극복되는 예민하고 섬세하고 신성하기까지 한 과정을 특유의 서사성과 서정성 짙은 슬프고 담백한 이야기로 표현했다.
틈(은행나무 노벨라 10)있고 날렵하며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독자들을 대상으로 한 형식과 스타일을 콘셉트로 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2007년 《판타스틱 개미지옥》으로 문학수첩작가상을, 《쿨하게 한걸음》으로 창비장편소설상을 받으며 화려하게 등단한 이후 현실 세계에서 방황하며 길을 찾는 인간 군상을 그려온 서유미의 이번 작품은 개인적 상처에 공감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빚어낸 연대의 이야기로, 뜻밖의 순간에 ‘낯익은 삶’의 다른 얼굴을 목격한 한 여성의 균열된 일상을 그리고 있다
@고쿠라29 안녕하세요! 저희 책방에서도 <틈>을 블라인드북으로 선정할 만큼, (사실 지금도) 애정하는 작품이에요. 같은 작가, 같은 책을 좋아하시는 분을 만나 기쁩니다. 공유해주실 문장들도 기다려집니다. 함께해주셔서 감사해요! :)
블라인드북이 뭘까요? 궁금하네요.
아마도 서점에서 제목을 모르게 포장해 놓고 판매하는 책인 것 같습니다. 저도 가끔 동네서점 블라인드북을 사거든요. 책방쥔장의 취향을 알 수 있기도 하고요.😅 무슨 책일까 궁금증으로 언박싱하는 재미도 있고요. ☺️
그렇군요. 블라인드북을 사는 사람들은 아무것도 모른 채 오로지 책방지기의 취향을 믿고 사게 되는 셈이니 책방지기가 선정할 때 굉장히 신중해지겠네요.
@고쿠라29 대표님~! 함께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틈>은 저도 밀물 지기님께 추천 받아 읽을 책 목록에 올려둔 책이었어요. (목록은 점점 길어져만 가고...ㅜ) 먼저 읽어봐야겠습니다. 밀물 블라인드북에 들어있다니(!!) 가서 한 권 사와야 하나....
무슨서점과 책방밀물, 1주년을 축하드립니다 짧은 시간이라 하기엔, 이미 이렇게 좋은 행사를 척척 진행하시는 책방지기님들의 '노고'가 얼마나 컸을지, 짐작만으로도 알 것 같습니다 ^^ 노동자로서 읽기에 가슴 먹먹한 책이었습니다 나눠 주시는 이야기들과 함께 우선 겉으로 꺼내 놓는 것으로 달래 보려고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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