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함께 읽기] #번외. <위어드>

D-29
추석연휴동안 책을 다 읽었습니다. 1부는 <권력과 진보>에 비해 잘 안 읽혀서 읽기 힘들었지만 2부 부터는 잘 넘어가서 무난하게 읽었습니다. 처음에는 “위어드”란 집단만 우월하다는 인상을 받아서 읽기 불편했지만 뒤로 갈수록 내용이 흥미로워서 재밌었습니다. <호모사피엔스>도 읽고 싶어졌어요~ 1부 인간의 심리와 사회의 진화론 “앞으로 중세 카톨릭교회가 결혼과 가족에 관한 금지와 규정으로 어떻게 우연히 사람들의 심리를 바꿔놓았는지를 검토할 것이다. 이 금지와 규정 때문에 촘촘하게 상호연결된 서유럽의 씨족과 친족이 작고 허약하며 서로 다른 핵가족으로 분해되었다. 이런 변형 때문에 생겨난 사회적, 심리적 변화는 길드, 자치도시, 대학을 비롯한 자발적 결사체의 급격한 확산을 부추기고 비개인적 시장의 확대를 가져왔으며, 도시의 급속한 성장을 자극했다.”(89쪽)
2장에서 인간심리와 제도의 공진화를 다룬 부분, 제도를 심리와 연관시킨 내용이 접해보지 못한 내용이라 흥미로웠습니다. 제도를 다룬 부분에선 제도에 따라 국가의 성공과 실패가 갈라진다는<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란 대런 애쓰모글루의 책도 떠올랐어요~ “제도는 바뀌고 심리는 적응한다.” “우리의 사회성과 심리는 대부분 제도에 좌우되기 때문에 동시대의 사회성과 인간의 다양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간 제도의 역사를 탐구할 필요가 있다.”(147쪽) “종교는 신뢰를 높임으로써 교역을 촉진하고, 정치적 권위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자기 씨족이나 부족으로부터 ‘모든 무슬림’같은 더 큰 상상의 공동체로 초점을 이동시킴으로써 사람들의 공동체 관념을 확대했다.”(178쪽) 종교제도가 교역 증가(경제성장)나 범죄감소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 “여러 나라에서 정해지지 않은 내세에 대한 믿음은 경제적 생산성 증대 및 범죄감소와 관련이 있다.”(202쪽) “신의 욕구와 처벌, 자유의지, 내세에 관한 믿음이 심리에 미치는 영향은 반복적 의례 관행과 결합해서 사람들의 충동성과 속임수 경향을 억누르는 한편, 같은 종교를 가졌지만 낯선 신자들에 대한 친사회성을 높여준다. 이런 심리적 차이는 집단 차원에서 더 낮은 범죄율과 빠른 경제성장으로 이어진다.”(208쪽) 역사에 관한 책들 분량도 많고 뭔가 접근이 어려워서 잘 안 읽어보았는데, 역사적 접근을 한 책들 좀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재밌네요. <변화의 세기>도 기대됩니다.
뒤늦게 시작해봅니다~ 니스벳의 생각의 지도 매우 흥미롭게 읽었는데 이 책도 목차를 보니 흥미롭습니다. 이런 온라인 공간이 있다는걸 오늘 알게 되었어요~
9장 읽었어요, 가장 흥미있고 정리가 잘된 느낌입니다. Ultimatum game 같은 실험들도 신기하고 유럽의 차터시티와 대학같은 voluntary organizations이 상업혁명에 영향을 미친 과정이었다는 것도 흥미로와요.
파트2는 내용이 새롭고 눈이 가는 구절들이 많아서 재밌게 읽었습니다. 교회의 '결혼가족강령'이 근대로 나아가는 데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 점, 지금은 당연하게 생각되는 제도들이 전체적인 인류역사상으로 볼 때는 독특한 제도라는 점이 기억에 남습니다. “교회의 ‘결혼 가족 강령’은 유럽의 친족기반 제도를 잠식함으로써 사람들의 충성을 둘러싼 주요한 경쟁자를 제거하는 동시에 수입을 창출했다. (249쪽) “일부일처혼은 남성 간의 경쟁을 억누르고 가족 구조를 바꿈으로써 남성의 심리를 변화시킨다. 이 변화는 범죄와 폭력, 제로섬적 사고를 줄이는 한편 폭넓은 신뢰, 장기적 투자, 꾸준한 경제적 축척을 장려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진다.”(365쪽) 일부일처제가 호르몬(테스토스테론)을 억제하여 경쟁심과 위험감수, 보복추구, 범죄율을 낮추고, 비개인적 신뢰와 자기규제를 높인다니. (가족)제도가 생물학적 호르몬, 심리, 범죄율에 영향을 끼친다는 점은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제도의 중요성에 대해 자꾸 생각하게 하는 책인 것 같아요.
읽기 시작했다가 이러저러하게 손놨다가 다시 읽고 있어요. 궁금한 게 있는데요, 휴리스틱이라는 단어가 아무 각주도 없이 쓸만큼 널리 알려진 단어인가요? 저만 처음 보는건가요?
아, 이 책의 독자라면 심리학에 어느 정도 사전 지식이 있으리라 생각하고 그냥 썼던 게 아닌가 싶어요. 휴리스틱은 어떤 상황을 마주쳤을 때 자기 경험이나 직관에 의존해서 즉각적으로 판단하는 경향, 어림짐작하는 일을 가리키는 것이고요. 2000년인가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심리학자(겸 행동 경제학자) 대니얼 카너먼과 아모스 트버스키의 연구로 널리 알려졌죠.
생각에 관한 생각 - 우리의 행동을 지배하는 생각의 반란!2002년 심리학자로는 최초로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행동경제학’의 창시자이자, 세계에서 7번째로 영향력이 막강한 경제학자(〈이코노미스트〉 선정, 2015)인 대니얼 카너먼의 기념비적인 저작. 최신판에는 번역과 편집을 보강해 세계적인 석학의 이론과 연구 결과를 더욱더 흥미롭고 충실하게 선보인다.
『생각에 관한 생각』은 많이 읽어보셨을 텐데. (혹시 안 읽어보신 분들이 많다면, 이 책도 벽돌 책 읽기 후보로 올려두죠.) 저는 이 책을 읽으신 분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 있어요. 대니얼 카너먼과 아모스 트버스키가 행동 경제학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만드는 과정과 그 사이에 있었던 둘 사이의 우정과 갈등 등을 미국의 경제 전문 저널리스트 마이클 루이스가 기록한 『생각에 관한 생각 프로젝트』입니다. 이 책 너무 감동적이어서, 저는 마지막에는 울었어요. :(
생각에 관한 생각 프로젝트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대니얼 카너먼과 그의 단짝 아모스 트버스키. 행동경제학으로 발전한 그들의 연구는 《생각에 관한 생각》으로 출간되어 세계적 반향을 일으켰다. 성향이 극과 극으로 달랐던 두 천재에 대한 숨겨진 이야기가 세계적 작가 마이클 루이스의 탄탄한 사전 조사와 유려한 필치로 드라마틱하게 펼쳐진다.
소개 해주신 책 모두 읽어보고 싶습니다. 위어드도 너무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교회에 더 오랫동안 노출된 도시일수록 더 빠르게 성장했으며, 참여적 통치 구조를 발전시킬 확률도 높았다.
위어드 - 인류의 역사와 뇌 구조까지 바꿔놓은 문화적 진화의 힘 404쪽, 조지프 헨릭 지음, 유강은 옮김
지금까지 종교와 친족, 시장에 관해 살펴본 것처럼, 제도는 우리의 사회심리를 중요한 방식으로 형성할 수 있다.
위어드 - 인류의 역사와 뇌 구조까지 바꿔놓은 문화적 진화의 힘 410쪽, 조지프 헨릭 지음, 유강은 옮김
집약적 친족 기반 제도의 붕괴는 도시화와 자유도시 및 자치도시의 형성으로 나아가는 문을 열었고, 이 도시들은 더 많은 자치를 발전시키기 시작했다. 흔히 상인들이 지배한 도시의 성장은 시장 통합 수준을 점점 높였고, 우리가 추론하는 바에 따르면 비개인적 신뢰, 공정성, 협동의 수준도 끌어올렸다. 이런 심리적, 사회적 변화가 일어나는 동안 사람들은 개인의 권리, 개인의 자유, 법치, 사유재산의 보호 같은 개념에 대해 숙고하기 시작했다.
위어드 - 인류의 역사와 뇌 구조까지 바꿔놓은 문화적 진화의 힘 411쪽, 조지프 헨릭 지음, 유강은 옮김
교회가 집약적 친족 관계를 파괴한 직후에 사람들은 점차 개인주의적, 독립적, 자기중심적, 비순응적, 관계 유동적으로 바뀌었다. 사람들은 자신의 이해와 필요, 목표에 맞는 자발적 결사체에 가담했다.
위어드 - 인류의 역사와 뇌 구조까지 바꿔놓은 문화적 진화의 힘 447쪽, 조지프 헨릭 지음, 유강은 옮김
네덜란드의 법률가 사무엘 리카르트 <상업일반론>(1781) 중 상업은 인간의 감정에 너무도 큰 영향을 미쳐서 콧대 높고 오만한 사람을 갑자기 친절하고 나긋나긋하게 굽신거리게 변신시킨다. 상업을 통해 인간은 사려 깊고, 정직하고, 예의를 익히고, 신중하고, 말과 행동을 조심하는 법을 배운다.
위어드 - 인류의 역사와 뇌 구조까지 바꿔놓은 문화적 진화의 힘 482쪽, 조지프 헨릭 지음, 유강은 옮김
나는 비개인적 시장이 개인적 특성과 독특한 능력, 개인적 소유를 강조하게 만든다고 본다. 이런 시장은 또한 과시적 소비를 부추긴다. 사람들이 소비재를 자신의 개인적 자질을 나타내는 데 사용하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큰 그림은, 우리의 마음은 종종 여러 세기에 걸친 문화적 진화를 통해, 우리가 마주치는 제도와 기술의 세계에 적응한다는 것이다.
위어드 - 인류의 역사와 뇌 구조까지 바꿔놓은 문화적 진화의 힘 495쪽, 조지프 헨릭 지음, 유강은 옮김
10장까지 읽었는데 5장이 가장 흥미로웠습니다. 종교의 힘 기독교의 힘이 이렇게 큰지 알게되었습니다. 책에도 기독교의 결혼가족강령, 근친상간금기의 이유가 복합적으로 나오기는 하지만 성경 같은거에 이런건 나쁘다 하지 마라 이런 내용이 있는지 궁금하네요. 안그러고서야 이렇게 강력하게 규제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친족사회 해체해서 기독교 사회로 오게하려고 그런걸까요 내용을 더 파고긴 힘들거 같지만 궁금하긴 합니다. P.229 결혼 가족 강령의 이정표를 보면 놀라지 않을수 없습니다.
내가 살면서 연구한 많은 소규모 사회와 농촌 마을에서 발견되는 친절함과 너그러움은 개인 간 관계의 지속적인 그물망을 만들어내고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집약적 친족 기반 제도에 뿌리를 둔다. 이는 인상적인 동시에 아름답지만, 이런 개인 간 친사회성은 관계가 있는 사람에게만 적용되는 친절함과 따뜻함, 호혜성, 그리고 때로는 무조건적 너그러움뿐만 아니라 권위나 공경과 관련된다. 개인 간 친사회성은 내집단 성원들과 그들의 연결망에 중점을 두고 있다. 당신이 그 집단이나 연결망에 속해 있다면 편안하고 안정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경제 실험들은 대체로 특히 금전 거래에서 낯선 사람이나 익명의 타인에 대한 공정한 거래와 정직성을 규정하는 시장 규범을 채택한다. 이런 비개인적 친사회성은 개인 간 연계와 내집단 성원에 대한 자격이 불필요하거나 심지어 아무 관련이 없다고 여겨지는 상황과 맥락에서 나타나는 공정한 원칙, 공평성, 정직성, 조건적 협동과 관련된다. 비개인적 맥락에 지배되는 세계에서 사람들은 커다란 관계망이나 개인적 유대가 아니라 익명의 시장과 보험, 법원을 비롯한 비개인적 제도에 의존한다.
위어드 - 인류의 역사와 뇌 구조까지 바꿔놓은 문화적 진화의 힘 p. 386, 조지프 헨릭 지음, 유강은 옮김
공동 토지 보유와 조상 의례의 굴레에서 벗어난 사람들은 다양한 결사체에 자발적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상호부조와 사회보험, 안전을 제공하는 종교 조직이 중심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이 조직들이 친족에 기반한 제도들의 몇몇 핵심 기능을 대체했다. 하지만 결국 이런 사회 구조화는 농촌 인구라는 댐에 균열을 만들어서 이탈리아 북부, 프랑스, 독일, 벨기에, 잉글랜드 같은 곳에서 새롭게 형성되던 소도시와 도시로 개인들이 흘러들기 시작했다. 주거와 관계의 유동성이 커진 이 개인들은 길드와 수도원, 종교 단체, 동네 클럽, 대학을 비롯한 여러 결사체에 합류했다. 이 많은 도시와 소도시들 자체가 장인과 상인, 그리고 나중에는 변호사들을 적극적으로 발탁하는 새로운 자발적 조직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새롭게 싹트기 시작한 이 도시 공동체들은 더 나은 기회와 더 많은 특권을 제공함으로써 유용한 성원들을 발탁하기 위해 경쟁하기 시작했다. 시민권, 즉 도시 성원 자격이 있는 사람은 종종 지역 통치자의 징집을 면제받을 수 있었지만, 그래도 공동 방위에 참여할 의무는 있었다. 농노들도 종종 1년만 도시에 거주하면 완전한 시민권을 얻을 수 있었다. 농촌에 둘러싸여 고립된 이 도시들 사이의 경쟁은 규범, 법률, 권리, 행정 조직이 결합해서 더 생산적인 성원들을 끌어들이고 더 많은 번영을 창출하는 것이면 무엇이든 환영했다.
위어드 - 인류의 역사와 뇌 구조까지 바꿔놓은 문화적 진화의 힘 p. 396, 조지프 헨릭 지음, 유강은 옮김
집약적 친족 기반 제도의 붕괴는 도시화와 자유도시 및 자치도시의 형성으로 나아가는 문을 열었고, 이 도시들은 더 많은 자치를 발전시키기 시작했다. 흔히 상인들이 지배한 도시의 성장은 시장 통합 수준을 점점 높였고, 우리가 추론하는 바에 따르면 비개인적 신뢰, 공정성, 협동의 수준도 끌어오렸다. 이런 심리적, 사회적 변화가 일어나는 동안 사람들은 개인의 권리, 개인의 자유, 법치, 사유 재산의 보호 같은 개념에 대해 숙고하기 시작했다. 이런 새로운 관념들이 다른 많은 대안들보다 사람들에게 새롭게 등장한 문화심리에 잘 들어맞았다.
위어드 - 인류의 역사와 뇌 구조까지 바꿔놓은 문화적 진화의 힘 p. 411, 조지프 헨릭 지음, 유강은 옮김
집단 간 경쟁이라는 엔진은, 종종 이기심과 제로섬적 사고, 공모, 족벌주의를 선호하는 집단 내부의 문화적 진화의 힘을 밀어낸다. 사람들이 점차 개인주의적, 독립적, 비순응적, 분석적으로 바뀌면서 여러 자발적 결사체로 갈라지기 시작하고 또 이 결사체들이 경쟁하기 시작한 중세 성기에 WEIRD한 제도적 틀이 발전하기 시작했다. 장기적으로 보면, 영토 국가들 사이의 경쟁은 비폭력적인 집단 간 경쟁의 심리적, 경제적 효과를 활용하고 한 층위로 받아들이는 방법을 발전시킨 국가들에게 유리했다.
위어드 - 인류의 역사와 뇌 구조까지 바꿔놓은 문화적 진화의 힘 p. 458, 조지프 헨릭 지음, 유강은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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