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함께 읽기] #번외. <위어드>

D-29
'문화'와 '심리학'을, 또는 '심리학'과 '생물학'을 결코 분리해서 생각할 수는 없다. 문화는 우리 뇌의 연결 구조를 물리적으로 바꿈으로써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을 규정하기 때문이다.
위어드 - 인류의 역사와 뇌 구조까지 바꿔놓은 문화적 진화의 힘 40, 조지프 헨릭 지음, 유강은 옮김
이로써 신경과학과 전 지구적인 심리학적 다양성에 관한 질문은 문화 진화와 역사에 관한 질문으로 바뀐다.
위어드 - 인류의 역사와 뇌 구조까지 바꿔놓은 문화적 진화의 힘 조지프 헨릭 지음, 유강은 옮김
머릿말의 사례가 흥미로우면서도 문화와 생물학의 관계를 효과적으로 설명하고있네요. 심리학, 생물학, 인류학 등을 모두 아우르는 분석이 인상적입니다. 머릿말을 읽고 목차를 봐도 살짝 아리송했는데, @YG 님의 안내글이 전체 구조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어요. 감사합니다.
개인적으로 1871년 이 당시에 이렇게 정확하고 세세한 인구조사가 시행된 게 신기하네요.. 그런데 그 당시에 이루어진 문화적 차이에 의해서 생물학적 변화가 이루어졌다는 인과관계로 보기에는 여전히 근거가 좀 부족하지 않나 싶은데요.. 아직은 머릿말이어서 근거가 정확히 안 나와서 너무 일반화하는 기분이 들지만.. 앞으로 어떻게 그 근거를 제시할지가 궁금해지네요.
죄송한데 저는 이걸 1월에 세일 때 산 kindle 원서로 읽고 있어서 인용은 원서대로 할게요. Literacy changes people's biology and psychology without altering the underlying genetic code. Culture can and does alter our brains, hormones, and anatomy, along with our perceptions, motivations, personalities, emotions, and many other aspects of our minds.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9월 26일)과 내일(9월 27일)은 파트 1의 1장을 함께 읽어봐요. 1장에서는 '위어드'가 다른 문화권과 또렷하게 다른 특징을 일별한 (헨릭의 연구를 포함한) 선행 연구를 쭉 나열하고 있습니다. '앗, 이건 어디서 본 것 같은데?' 하고 고개를 갸우뚱했다면, 맞습니다. '심리학계의 구루'로 불리는 대가 리처드 니스벳의 영향을 많이 받은 연구랍니다. 헨릭도 니스벳과 함께 연구했던 적이 있고요. 그의 대표작 『생각의 지도』(김영사)는 아주 유명하죠. 『사람일까 상황일까』(심심)는 심리학계의 고전입니다. 많은 분들이 좋아하는 저널리스트 말콤 글래드웰 글의 상당수는 『사람일까 상황일까』의 사례 연구를 쉽게 풀어쓴 것일 뿐이죠. 니스벳 책 가운데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책은 『마인드웨어』입니다. 혹시 가족, 친척, 지인 가운데 대학생이 있다면, 꼭 이 책을 추천해 주세요. 생각하는 법을 알려주는 아주 좋은 책입니다.
생각의 지도 - 동양과 서양, 세상을 바라보는 서로 다른 시선동.서 사고방식의 차이를 논증하는 책. 문화심리학자인 저자는 여타 학문에서는 인지하고 있지만 심리학적으로 생소한 동.서양인들의 심리적 차이에 대해 다각도로 분석, 학문의 측면에서 이론화했다. 동양은 전체를 종합하는 반면 서양은 분석하는 경향을 보이고, 동양은 경험을 중시한다면 서양은 논리를 중시한다.
사람일까 상황일까되풀이하고 있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생각의 지도》로 동서양의 차이를 과학적으로 입증한 미시간대학교 심리학과 석좌 교수 리처드 니스벳과 ‘기본적 귀인 오류’라는 사회심리학 핵심 개념을 만든 스탠퍼드대학교 심리학 교수 리 로스는 《사람일까 상황일까》에서 동조, 이타성, 갈등 해결, 집단 행동 등 60여 년간 진행된 사회심리학의 주요 연구들의 의미를 짚어내며 ‘성격보다 상황이 인간의 행동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역설한다. 누구나 어떤 종류든 개인의
마인드웨어말콤 글래드웰이 “내 인생의 가장 영향력 있는 사상가이자, 내 세계관의 원천”이라고 찬사한 그가 이번에는 인간의 인지 과정에서 일어나는 불완전한 허점을 파헤치고 합리적 추론을 이끌어내는 생각의 작동 원리를 심도 있게 밝힌 수작 『마인드웨어』로 돌아왔다. ‘마인드웨어’란 사람이 문제를 해결하거나 의사결정을 하는 데 생각이 어떻게 작동되는지를 정리한 과학적 ‘추론 규칙’의 총체라고 할 수 있는데, 그 추론 규칙을 일상과 비즈니스 문제에 폭넓게 적용하는
그러나 대중적인 논픽션 작품만이 아니라 교과서와 학술 저널에 실린 자료의 대부분이 실제로 인간 심리에 관해 말해주는 게 아니라 WEIRD의 문화심리를 반영할 뿐임이 드러났고, 많은 심리학자와 경제학자들은 여전히 충격을 받거나 부정한다. 경고의 목소리가 나온 지 오래된 지금도 실험 연구 참가자의 90퍼센트 이상이 여전히 WEIRD다. 그렇지만 좋은 소식은 몇몇 학문 분야의 연구자들이 이 문제에 전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과학적 장비가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위어드 - 인류의 역사와 뇌 구조까지 바꿔놓은 문화적 진화의 힘 p.89, 조지프 헨릭 지음, 유강은 옮김
학교에서 논문 준비할 때 자조적으로 했던 말들이 생각났습니다. 통계 설문 대상이 해당 학교 학부생들인 경우가 대다수여서 논문의 결론은 대학생에게만 유효할 거라는 얘기들을 했었어요. 해부학과 관련된 사례들도 떠올랐고요. 해부학용 시체 대다수가 빈자들의 것이다 보니 특정 장기가 위축돼 있었다고 하죠. 이 상태를 '정상'으로 본 의사들은 나중에 부자들에게서 그 장기 비대증이 많다는 걸 발견하게 됐는데요. 사실은 부자들 장기의 크기가 '정상'이었던 거죠. WEIRD를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를 인간 보편의 것으로 인식하려는 시도도 같은 맥락으로 보였습니다.
맨 처음에 나온 '나는 ....'에 대한 답을 10개 쓰는 거 실은 얼마전 부모교육에서 강사가 물어본 건데요. 신기하게도 거기 있는 대부분의 부모님들이 '나는 ...의 엄마다' 등 관계 및 역할에 관한 답을 대부분 쓰셨는데 저는 제 직업, 취미, 성격 등에 관한 답을 대부분 채웠습니다. 어쩌면 제가 좀 개인주의 서양 문화에 익숙한 (어렸을 때부터 미국과 유럽 쪽에서 오래 살았거든요) 것의 영향인가?도 생각했지만.. 근데 대부분 그 부모교육에 있던 분들이 전업주부여서 그런 게 아니었나 싶기도 했어요. 과연 이걸 여성과 남성, 전업주부 및 직장인, 기혼과 미혼, 연령그룹별로 조사해보면 어떤 차이가 있을지도 생각해봤습니다. 결국 이런 연령 및 사회적 역할 등도 우리의 사고방식 및 태도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요? 니스벳의 책들 안그래도 생각의 지도 읽어보고 싶었는데 마인드웨어도 나중에 읽어봐야겠네요.
한국에 돌아왔을 때 또는 외국에서도 엄마나 기타 한국 사람들과 이야기할 때 이런 벽을 느낀 적이 많았어요. 딱히 무례하게 얘기한 것도 아니고 그저 제 생각이 다른 것을 얘기했을 뿐인데 '내가 니 친구니? 엄마나 어른들한테 그렇게 말하라고 어디서 배웠어?'하는 식으로 혼나곤 했죠. 그런 식으로 자주 데여서(?) 그런지 유럽에서 고등학교 다닐 때는 선생님들과 편하게 질문하고 토론하곤 했는데 한국에서는 되도록 선생님들과 말을 안 섞도록 했어요.
오늘 밑줄 친 곳은 Shame is rooted in a genetically evolved psychological package that is associated with social devaluation in the eyes of others. 근데 이 책은 유전적이지 않은 문화적인 차이에 의해 영향을 받은 신경학적 정신적 변화를 얘기하려고 하는데 갑자기 genetically evolved라는 말이 나와서 갸우뚱하네요.
작년부터 거의 일 년에 걸쳐 윌리엄 제임스의 <심리학의 원리>를 읽었습니다. 세 권으로 된 책을 읽으면서 읽는 것도 아니고 안 읽는 것도 아닌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었는데요. 이 책은 두툼한 두께에 비해 아직은 읽는데 큰 어려움은 없네요. 본문에 언급된 테스트도 흥미로웠구요. 물론 나는 ( )다,란 질문에 저의 특성이나 추상적안 답변보다 관계를 드러내는 답변이 먼저, 아니 거의 자동적으로 나와버리긴 헀습니다만 성장할 때의 환경이나 교육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죄책감과 수치심, 인내심에 대한 대목이 인상적이었어요.
저도 수치심/죄책감 부분이 인상적이었어요. (읽으면서 다들 고개를 한번씩은 끄덕이시지 않았을까 생각이듭니다.)
오늘날 심리적 개인주의와 국가의 뷰나 정부의 효율성 사이에서 나타나는 강한 긍정적 상관관계가 일방적인 인과적 과정을 반영했다고 흔히 가정한다. 다시 말해, 경제적 번영이나 자유로운 정치제도가 개인주의를 강화한다는 것이다.
위어드 - 인류의 역사와 뇌 구조까지 바꿔놓은 문화적 진화의 힘 56, 조지프 헨릭 지음, 유강은 옮김
하지만 이 인과 관계가 다른 방향으로도 작용할 수 있을까? 어떤 다른 요인들 때문에 경제 성장과 효율적인 정부에 앞서 좀 더 개인주의적인 심리가 생겨난다면, 이런 심리적 변화가 도시화와 상업 시장, 번영, 혁신, 새로운 형태의 거버넌스가 형성되는 자극제 역할을 할 수 있을까? 간단히 대답하자면 당연히 그렇다.
위어드 - 인류의 역사와 뇌 구조까지 바꿔놓은 문화적 진화의 힘 조지프 헨릭 지음, 유강은 옮김
개인적으로 지도로 나타낸 자료들은 아프리카 대륙의 대부분은 빗금친 (즉 자료가 불완전한) 것도 그렇고 도표 1.4의 Impatience 같은 자료는 중국처럼 관계 지향적인 국가에서도 높게 나타나고 정확성이 떨어지고 비교 평가하기 좀 힘든 자료 같네요. 차라리 도표 1.5처럼 자료를 좀 더 명확히 보기 좋게 했으면 좋았을 것 같았어요. 그리고 어떤 현상의 상관관계가 아닌 인과관계를 밝히기 위해서는 선후관계도 명확히 해야겠지만 무엇보다 교란변수들을 최소화해야할 건데.. 이런 corruption이나 impatience 경향이 나타나는 국가에서 더 가난이나 제도적 문제들이 일어난 건지 아니면 그런 환경이기 때문에 더 사람들이 편법을 노리고 더 참을성이 떨어지는 건지 구분해야할 것 같은데요. 예를 들어 당장 내일이나 내달 소득이 불확실한 나라와 수입이 안정적이고 사회보장제도가 잘 되어있는 나라에서 그런 현재와 미래에 대한 태도, 그리고 공식적인 규범에 대한 태도가 달라지는 것도 고려해야 할 것 같아요.
아, 저도 그 대목이 걸렸는데요. 사실, '마시멜로 실험'은 심리학계 내에서도 다양한 비판이 있었거든요. 헨릭이 그런 연구를 모르지는 않을 텐데. 저자는 자기 논지를 강화하는 쪽으로 자료를 취사선택하고 싶은 욕심에 굴복했나, 싶었습니다. 밑에 제가 도움이 될 만한 제가 정리한 글의 해당 부분을 옮겨 볼 테니 다들 참고하세요. 제가 쓴 『과학의 품격』(사이언스북스, 2019)에 실린 '마시멜로의 배신'의 한 부분입니다.
머리말과 파트1의1장을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처음에는 위어드가 어떤 사람인지 규정하고 심리실험들이 여러가지가 나오니 약간은 끼워 맞추기 같기도 해서 거부감이 들었습니다. 저같은 사람들을 우려해서 인지 저자분이 올려주신 P.57 네가지 중요한 논점을 읽어보니 글의 의도가 이해가 되었습니다. 책 제목의 부제가 현대서구문명의 번영을 가져온 키워드 이니 위어드로 집중이 될수 밖에 없을 거고 그러한 사람들의 심리를 살펴 보면서 다른 나라의 심리도 알아볼수 있으니 아 이런 분석도 가능하구나 하면 읽었습니다. 좋다 나쁘다처럼 이분법적으로 읽으면 안될거 같습니다. 내용중에서 몇분이 이야기 해주신것처럼 죄책감과 수치심 내용이 인상적이었고 나라마다 참 다르구나 싶었습니다. 모임장님이 추천해주신 리처드 니스벳의 책들도 흥미가 가고 읽어 보고 싶습니다.
네, 이 책을 읽고 나서 (비서구권의) 많은 독자가 불편해하는 대목입니다. 저자가 계속해서 자기는 '위어드(WEIRD)'와 다른 문화 사이의 우열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죠. 하지만, 저는 그렇게 우리를 불편하게 만드는 점에서도 이 책은 읽을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계속 함께 읽고서 토론해 봐요. :)
그런데 생각해보면 1차, 2차 세계대전 당시 유럽에서 널리 퍼지던 민족주의, 식민주의 및 인종차별 등의 사상들이 결국 서구의 소속감보다 개인이 중심이 되는 사고방식에서 멀어진 것 같은데 작가는 이걸 어떻게 해석할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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