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맨》 가제본 함께 읽기

D-29
447쪽, 이건 정말 주제넘은 의견일 수도 있는데요... ‘척주’는 옆에 한자와 뜻풀이를 함께 병기해주면 어떨까요. ‘척추’의 오타로 여길 분들이 꽤 있을 거 같아서요.... ^^
아, 요건 생각 못했네요. 좋은 아이디어 감사합니다!
455~456쪽, 정말 흥미진진하게 읽고 있습니다! 인류의 선조들은 두 발로 아주 잘 걸었군요. 침팬지 같지 않게. 그리고 네 발이 아닌 두 발로 걷게 된 이유가 섹스 때문이라니. 455~456쪽에서는 그냥 연구자의 충격적인 깨달음 단계인데, 이 아이디어가 어떤 공격을 받는지 혹은 폐기되지는 아닌지 뒤가 정말 궁금합니다.
464쪽, 저자가 아르디의 발견과 함의를 축으로 중간 중간 해부학, 분자생물학, 발생학 같은 관련 학문 설명을 하는데 무척 요령이 좋습니다. 이걸 따로 따로 들었으면 그다지 흥미를 느끼지 않았을 것 같거든요. 그런데 꼭 필요한 지점에서 딱 적당하게 설명해주니까 재미있게 듣게 됩니다. 이번에는 비교유전체학이라는 생소한 학문이 나오네요.
맞아요. 저자가 소설처럼 읽히면서도 지식을 조금이라도 떠먹을 수 있게 고민을 많이 했다고 하더라고요.
466쪽, [여러 연구에 따르면, 고릴라 계통은 인류 조상과 침팬지가 갈라지기 시작한 뒤에도 여전히 두 종과 이종교배를 했다. 이 말은 종 분화는 여러 차례의 인구집단 고립과 재혼합으로 채워진 길고 긴 서사에 가깝다는 의미다. 인류와 침팬지 사이에 단일한 최종 공통 조상이 있어서 어느 순간 바로 두 계통으로 갈라진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질척하고 지저분한 결별이었다.]
474쪽, [하지만 화석을 여러 해 동안 연구한 연구자들은 이런 생각이 전부 틀렸다고 결론 내렸다. 인류 조상은 오늘날 생존해 있는 어떤 유인원과도 비슷한 단계를 전혀 거치지 않았다. 현생 아프리카 유인원은 ‘타임머신’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들은 조상을 찾는 한 편의 추리소설에서 진짜 범인에 쏠려야 할 주의를 흐트러뜨려 잘못된 결론으로 이끌었을 뿐이었다. 이상하게도, 실제 마이오세 조상의 흔적 일부는 현생 아프리카 유인원보다 인간에게 더 잘 보존되어 있었다.]
485쪽, 저자가 ‘핵폭탄 투하’라는 비유를 썼을 정도로 충격적이고 거대한 발표가 있고 흥분한 해외 언론의 기사가 쏟아져 나올 때 도대체 난 뭘 하고 있었던 건가, 왜 난 몰랐지, 하는 생각이 듭니다. 95퍼센트는 제 탓이지만 5퍼센트 정도는 과학 기사에 관심이 적은 한국 언론 탓도 해봅니다. 결국은 돌고 돌아 제 친정 비판이 되네요. 2009년 10월이면 산업부 기자를 할 때구나... 그런데 동아일보는 과학 분야 기사를 산업부에서 쓰는데.
491쪽, [인간들은 숲의 황폐화와 개발, 밀렵을 통해 남은 유인원들마저 멸종을 향해 몰고 가고 있었다. 제인 구달이나 리처드 도킨스, 재레드 다이아몬드 같은 선각자들은 ‘대형 유인원 프로젝트’를 만들어 포획된 침팬지와 보노보, 오랑우탄, 고릴라에게 ‘인간다움’의 권리를 요구했다. 이 캠페인은 인간과 유인원 사이의 선이 흐릿해져야 가능한 캠페인이었다. 〈사이언스〉의 기자 존 코헨이 《올모스트 침팬지》를 썼을 때, 한 유명한 침팬지 연구자는 그에게 환경보호론자들은 인간과 침팬지의 차이를 강조하는 설명에 화를 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아르디는 야생동물 고기를 노리는 사냥꾼과 비슷한 수준의 환영을 받았다.] 헐. 이런 공격도 받았군요.
아니, 공격이라는 표현은 좀 뭣하지만... 어쨌든 분위기가 참 싸했겠군요.
뒷부분을 읽으니 공격이라고 해도 괜찮겠네요.
492쪽, [요컨대, 과학적 세계관이 부딪힌 고전적인 충돌이었다. 과학은 단지 새로운 사실을 추구하는 여정이 아니다. 자연을 해석하는 라이벌 모델과의 경쟁이기도 하다.]
497쪽, [아르디는 동요를 일으키는 화석에 그치지 않았다. 아르디에 대한 분석 내용은 인류 진화에 대해 사람들이 갖고 있던 생각과 연구 방식을 근본적으로 부정했다. 아르디 팀이 제기한 시나리오를 따르려면, 현생 유인원들의 평행진화를 상당부분 인정해야 했다. 많은 사람들은 이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했다.]
499쪽, 그런데 뉴욕대 테리 해리슨의 반론도 499쪽 현시점에서는 제게 꽤 일리 있게 들립니다. 대부분의 화석은 우리의 조상이 아니고, 아르디도 우리의 조상이 아닐 수도 있고, 그런데 화이트 박사팀이 그걸 인류의 기원이라고 보고 그 안에 생각이 갇혀 있었다는 비판.
그리고 여전히 아르디 연구팀에 대해서는 저는 흔쾌히 지지할 수 없는 점이 있습니다. 왜 화석의 공식적인 복제본이나 3차원 스캔 데이터를 다른 연구자들에게 주지 않은 걸까요? 복제에 대해서는 화석이 상할 수 있으니까 그랬다는 설명이 앞에 나오기는 합니다만, 3차원 스캔 데이터는 왜 그랬는지 잘 납득이 안 갑니다. 자신들이 결론을 내리기 전에 비공개로 한 것은 그냥 학계의 경쟁 분위기가 원인이었겠다고 미루어 짐작합니다만, 연구 결과 발표 뒤에도 그런 이유는 뭘까요.
오, 503~504쪽에 걸쳐서 나오는 서술이 제 의문에 대한 답, 혹은 동감 표시가 되겠네요. [의심의 여지없이, 아르디 팀은 자신들의 논문 출판 전략에 대한 대가를 치렀다. 이 이야기의 교훈은 누구에게 묻느냐에 따라 달라졌다. 화이트는 발굴팀이 시간을 더 들여서 메시지를 세련되게 다듬고 메시지도 더 단순화했어야 했다고 교훈을 이해했다. 쏟아낸 논문들이 “기다려온 모든 사람들의 주파수 대역폭을 넘어가버렸기” 때문이었다. 반면 어떤 연구자들에게는 고립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알려주는 객관적인 교훈이었다. 대사제들이 스스로를 너무 오래 교회에 감금했다는 것이다. 더 다양한 관점에 스스로를 드러내지 않음으로써 그들은 자신들의 주장을 대중에게 널리 알리기 전에 충분히 시험할 기회를 놓쳤다. 그리고 그 결과 고통을 받고 있다.]
504쪽, [“만약 그들이 더 일찍 개방 전략, 그러니까 발굴팀이 화석을 연구할 때까지 다른 사람들의 연구를 유예하는 합리적인 조건을 둔 채 화석을 공개했더라면 오늘날과 같은 어려움에 처하지는 않았을 거예요.” 빌 킴벨이 말했다. “사람들은 화석을 보고 그들과 토론할 수 있었겠죠. 그렇게 진행됐어야 했어요.”]
505쪽, [여러 의미에서 그들은 화석 인류였다.] 책 제목 ‘화석 인류’ 어떻습니까? ^^;;;
506쪽, [위대한 독일 물리학자 막스 플랑크는 어느 날 이런 사실을 깨달았다. “새로운 과학적 진실은 상대를 납득시켜 빛을 보게 함으로써가 아니라, 상대가 결국 죽고 새로운 지식에 익숙한 새로운 세대가 자람으로써 승리한다.” 책상 위의 뼈 쪽으로 몸을 숙이면서, 러브조이는 이를 더 냉소적인 말로 의역했다. “과학은, 교수들이 죽어야 전진한다.”]
506쪽, 소소한 오타 신고입니다. [화이트는 그 사진을 보고 다르게 판단별했다.] → [화이트는 그 사진을 보고 다르게 판단했다.] 혹은 [화이트는 그 사진을 보고 다르게 판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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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금, 그믐,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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