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4쪽, [이 싸움은, 군대식 용어로 비대칭 교전이었다. 아르디 팀은 인류 계통에서 가장 오래된 화석에 접근할 수 있는 우선권이 있었고, 적들은 그렇지 못했다. 논쟁이 한창일 때 리치먼드와 스트레이트는 화이트가 가장 좋은 증거를 제시하면 문제를 풀 수 있지 않냐고 말했다. 비밀에 싸인 아르디피테쿠스를. 하지만 아르디 팀은 아르디피테쿠스의 손을 공개하길 거절했다.]
아르디 팀이 아르디피테쿠스의 손을 공개하기를 거절한 이유가 짐작은 갑니다. 이런 논쟁에 휩쓸려 정말 중요한 연구가 방해받지 않을까 우려하는 마음이지 않았을까 싶네요. 그런데 그러면 애초에 논쟁은 왜 걸었는지. 자신들의 반박 시기를 좀 더 차분히 기다려도 되지 않았을까요.
💀《화석맨》 가제본 함께 읽기
D-29
장맥주
장맥주
에티오피아 연구자와 외국 연구자의 갈등도, 에티오피아 정부와 발굴팀의 갈등도, 아르디 팀과 다른 팀의 갈등도 다 양쪽 모두 처지는 이해는 가는데 참 꼬이네요. 다들 자신들에게 너무나 중요한 일이어서 한 치의 양보 가능성조차 내비치기 싫은가 봐요. 땅을 판다는 점, 정부를 포함해 이해관계자가 엄청 많다는 점, 이해관계자들이 절대로 양보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저는 뜬금없이 재개발이 생각나네요. ^^;;;
장맥주
363~364쪽, [구세계원숭이는 보통 척추를 지면과 평행하게 하는 횡위보행 자세로 움직인다. 반면 유인원은 몸통을 곧게 세우는 직립보행 자세로 나무에 오른다. 키스의 이론에 따르면, 척추를 지면과 평행하게 한 원숭이가 곧게 세운 유인원으로 바뀔 때 인체 형태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 다시 말해, 직립 자세는 나무에서 일어났다. 인류의 조상이 그가 아시아에서 본, 활갯짓하는 긴팔원숭이처럼 나뭇가지 아래에 매달렸기 때문이다(긴팔원숭이의 팔은 다리보다 약 30퍼센트 길다).]
장맥주
374쪽, [화석 컬렉션이 늘어가면서, 또 이 같은 저항이 생겨나면서 미들 아와시 팀은 접근권 이슈에 대해 홀로 맞서는 처지가 돼버렸다. 2003년에 슈워츠와 태터솔은 결국 책을 출판했고(60개 지역에서 화석을 조사했으며 세 팀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팀으로부터 허가를 받았다), 그 들은 그 책에서 미들 아와시 팀을 “편집증에 가까운 보호주의로 벽을 두르고” 자신들의 발견을 보호하는 소수 그룹 중 하나로 지목했다.]
처음에는 분명히 아르디 팀의 주장이나 원칙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읽는 저도 뭐가 뭔지 모르겠습니다.
장맥주
392쪽, [인간의 손은 영장류 손을 조금 수선한 정도지만, 발은 완전히 리모델링된 것이다.]
그렇군요. 여러 가지 신기한 사실들 많이 배웁니다.
장맥주
399쪽에 나오는 라티머 박사의 고교 시절 데이트 상대 너무 불쌍하지 않습니까? 얼마나 무서웠을까요. ^^
장맥주
401쪽, [유인원의 발에 대해 기록한 최초의 해부학자는 에드워드 타이슨이라는 17세기 영국인이었다. 그에 대해 알려진 사실은 거의 없지만 “스스로를 순결에 바친” 엄숙하고 진지한 독신자로, 가장 큰 기분 전환 거리는 죽은 동물을 절개하고 내장에 구멍을 뚫는 일이었다. “그의 연구는 그의 가장 큰 즐거움이었다”라고 한 지인은 적었다. “그 외에 그가 때때로 한 일이라곤 낚시뿐이었다.”]
현대에 살았다면 연쇄살인마로 의심된다고 신고당하셨을 듯... 낚시하러 시골 많이 다니셨을 텐데...
장맥주
407쪽, [“그 뒤 컴퓨터가 도입됐어요. 그때부터 사람들은 뼈를 측정해서 그 정보를 컴퓨터에 집어넣으면 나타나는 열세 가 지 색상의 아름다운 그래프가 뭔가 진실에 가까울 거라고 생각합니다. 으으으.” 그는 비웃는 듯 불편한 소리를 냈다. “그렇게 해서 얻는 것은 카오스에 가까운 무언가일 뿐이에요.”]
제가 파워포인트에 대해 느끼는 바가 정확히 이러합니다. 그런데 요즘은 강연할 때 파워포인트 없이 하겠다고 하면 이상한 사람, 혹은 게으른 사람 취급 받더라고요.
장맥주
또 주제넘게 의견을 내봅니다. 계속해서 ‘본원적’이라는 단어가 등장하는데, 아마 primitive의 번역이겠지요? 저는 primitive가 고인류학에서는 어떤 화석 인류 혹은 영장류의 하위분류를 특정해서 가리키는 개념인 거 같다고 짐작하며 읽었습니다.
그런데 한국어 ‘본원적’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구체적인 대상을 특정 한다기보다는 그냥 중요하고 근본적이라는 의미로 붙이는 수식어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래서 412쪽 [“젠장, 인간은 본원적인 존재였어요!”] 같은 문장이 상당히 어색하게 들립니다. 책 안에서는 정말 유레카를 외칠 순간인데 한국어 독자에게 감흥이 확 와 닿지가 않네요. 아예 ‘본원적’에 해당하는, 일반적으로는 쓰지 않는 학술 용어로 바꿔주면 차라리 낫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고인류학도 번역도 정말 무지한 주제에 조심스레 적어봅니다.
장맥주
427쪽의 [‘본원적’이라는 말에 대한 오래된 개념이 부정됐다.]를 읽으면서도 같은 생각을 했어요. ^^;;;
슿
제안 감사합니다. 역자께서 번역 초고부터 쭉 '본원적'으로 일관되게 써주셨고, 편집자인 저도 '원시적'이라는 말이 (사전상으로는 그런 의미가 없지만) 보통 부정적 맥락에서 많이 쓰이니 이 편이 낫겠다 싶어서 따로 확인받진 않았는데, '본원적'으로 가더라도 짚고 넘어가야겠단 생각은 드네요.
장맥주
무지렁이의 의견을 귀담아 들어주셔서 제가 감사합니다. ^^;;;
세이
아,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저도 고민했는데, 초반에 학술어로 역자주를 넣는 게 어떨까 합니다. 다른 말로 대체하기가 까다로운데요. 1. 국내 고인류학계에서 실제로 primitive를 본원적이라고 표현하고 있고 2. 가장 대중적 번역어 인 '원시적'은 선입견을 유발할 수 있어서입니다. 참고로 저 말의 반대어는 derivative로 파생적이라고 쓰고요. 둘이 섞인 것은 모자이크적이라고 합니다. ㅎ
슿
네엡. 주석 여부는 팀에서 같이 논의해보고 결정하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읽으면서 말씀하신 1, 2가 잘 느껴져서 읽는 데 무리가 없었어요.
장맥주
무지렁이의 의견을 귀담아 들어주셔서 제가 감사합니다!! *100 왠지 뿌듯하네요. ^^ 모자이크적.... 용어가 재미있네요.
장맥주
413쪽, [러브조이와 라티머가 아르디의 심오한 메시지를 이 해하기까지 여러 해가 걸렸다. 인류와 유인원의 공통 조상에 대한 옛 이미지는 잘못된 생각에 기인한 것이었다. 그들은 이미 알고 있던 동물학 지식에 낚인 나머지 미지의 동물 쇼를 상상하는 데 실패한 것이었다. 다리뼈를 펼쳐놓자 마이오세 유인원부터 아르디를 거쳐 인간에 이르기까지 세 점 사이의 관계를 보기가 좀 더 수월해졌다. 현생 아프리카 유인원이 갑자기 아웃라이어처럼 보였다. 현생 유인원은 우리의 공통 조상의 유골이 되기에 적합하지 않았다. 차라리 인간과의 공통 조상에서 분리된 뒤 그들만의 특수한 방향으로 진화했다고 보는 게 나았다.]
아프리카 유인원은 우리의 조상과 별로 닮지 않은 존재였군요!
장맥주
421쪽, [남은 선택지는 하나, 밤에 일하는 것이었다. 동료들이 다 집에 간 뒤, 스와는 하루 여덟 시간을 추가로 일했다. 때로는 전철이 운행을 멈춘 뒤까지 일했고, 그럴 때면 박물관 근처 호텔에 들어가 두어 시간 잠을 자고 아침 일찍 되돌아왔다. 주간에 해야 할 업무가 시작되기 전에 화석을 좀 더 복원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숙박비를 자비로 충당했다. 일본에서는 연구비로 호텔에서 숙박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그는 여름방학 3주도 두개골 복원에 바쳤다. “말 그대로, 집중 작업 기간이죠.” 그가 설명했다.]
저는 이렇게 일할 수 있는 사람을 제가 부러워하는지 두려워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일단 저는 아무리 꽂힌 일도 이렇게 매달리지는 못합니다.
장맥주
427쪽, [연구자들은 여러 해 뒤 아르디의 두개골을 상세 히 복원하면서, 인류의 가장 가까운 친척 유인원과 닮지 않은 특징을 발견하곤 정반대로 충격을 받았다. 침팬지는 큰 주둥이와 튀어나온 송곳니, 넓은 앞니를 갖고 있었다. 아르디의 입은 좀 더 짧고 가늘었으며 저절로 날카롭게 벼려지는 송곳니와 넓은 앞니가 없었다.]
장맥주
441쪽, [연구자들은 초파리와 쥐, 인간 등 다양한 동물이 수억 년이 흐르는 동안에도 거의 변화하지 않은 기초적인 ‘연장통 tool kit’ 유전자를 공유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쥐의 눈 유전자를 드로소필라 초파리에 그대로 넣으면 정상적인 겹눈(과 많은 시각 수용체)을 만들수 있다. 비슷한 다리 형성 유전자가 파리 날개와 물고기 지느러미, 닭의 날개, 그리고 인간의 사지를 형성했다.]
학문적으로 중요한 실험인 건 알겠는데 실험 결과물을 상상하고 싶지가 않네요...
장맥주
25장 제목 ‘필주 조건’은 멋진 초월 번역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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