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맨》 가제본 함께 읽기

D-29
427쪽의 [‘본원적’이라는 말에 대한 오래된 개념이 부정됐다.]를 읽으면서도 같은 생각을 했어요. ^^;;;
제안 감사합니다. 역자께서 번역 초고부터 쭉 '본원적'으로 일관되게 써주셨고, 편집자인 저도 '원시적'이라는 말이 (사전상으로는 그런 의미가 없지만) 보통 부정적 맥락에서 많이 쓰이니 이 편이 낫겠다 싶어서 따로 확인받진 않았는데, '본원적'으로 가더라도 짚고 넘어가야겠단 생각은 드네요.
무지렁이의 의견을 귀담아 들어주셔서 제가 감사합니다. ^^;;;
아,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저도 고민했는데, 초반에 학술어로 역자주를 넣는 게 어떨까 합니다. 다른 말로 대체하기가 까다로운데요. 1. 국내 고인류학계에서 실제로 primitive를 본원적이라고 표현하고 있고 2. 가장 대중적 번역어인 '원시적'은 선입견을 유발할 수 있어서입니다. 참고로 저 말의 반대어는 derivative로 파생적이라고 쓰고요. 둘이 섞인 것은 모자이크적이라고 합니다. ㅎ
네엡. 주석 여부는 팀에서 같이 논의해보고 결정하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읽으면서 말씀하신 1, 2가 잘 느껴져서 읽는 데 무리가 없었어요.
무지렁이의 의견을 귀담아 들어주셔서 제가 감사합니다!! *100 왠지 뿌듯하네요. ^^ 모자이크적.... 용어가 재미있네요.
413쪽, [러브조이와 라티머가 아르디의 심오한 메시지를 이해하기까지 여러 해가 걸렸다. 인류와 유인원의 공통 조상에 대한 옛 이미지는 잘못된 생각에 기인한 것이었다. 그들은 이미 알고 있던 동물학 지식에 낚인 나머지 미지의 동물 쇼를 상상하는 데 실패한 것이었다. 다리뼈를 펼쳐놓자 마이오세 유인원부터 아르디를 거쳐 인간에 이르기까지 세 점 사이의 관계를 보기가 좀 더 수월해졌다. 현생 아프리카 유인원이 갑자기 아웃라이어처럼 보였다. 현생 유인원은 우리의 공통 조상의 유골이 되기에 적합하지 않았다. 차라리 인간과의 공통 조상에서 분리된 뒤 그들만의 특수한 방향으로 진화했다고 보는 게 나았다.] 아프리카 유인원은 우리의 조상과 별로 닮지 않은 존재였군요!
421쪽, [남은 선택지는 하나, 밤에 일하는 것이었다. 동료들이 다 집에 간 뒤, 스와는 하루 여덟 시간을 추가로 일했다. 때로는 전철이 운행을 멈춘 뒤까지 일했고, 그럴 때면 박물관 근처 호텔에 들어가 두어 시간 잠을 자고 아침 일찍 되돌아왔다. 주간에 해야 할 업무가 시작되기 전에 화석을 좀 더 복원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숙박비를 자비로 충당했다. 일본에서는 연구비로 호텔에서 숙박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그는 여름방학 3주도 두개골 복원에 바쳤다. “말 그대로, 집중 작업 기간이죠.” 그가 설명했다.] 저는 이렇게 일할 수 있는 사람을 제가 부러워하는지 두려워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일단 저는 아무리 꽂힌 일도 이렇게 매달리지는 못합니다.
427쪽, [연구자들은 여러 해 뒤 아르디의 두개골을 상세히 복원하면서, 인류의 가장 가까운 친척 유인원과 닮지 않은 특징을 발견하곤 정반대로 충격을 받았다. 침팬지는 큰 주둥이와 튀어나온 송곳니, 넓은 앞니를 갖고 있었다. 아르디의 입은 좀 더 짧고 가늘었으며 저절로 날카롭게 벼려지는 송곳니와 넓은 앞니가 없었다.]
441쪽, [연구자들은 초파리와 쥐, 인간 등 다양한 동물이 수억 년이 흐르는 동안에도 거의 변화하지 않은 기초적인 ‘연장통 tool kit’ 유전자를 공유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쥐의 눈 유전자를 드로소필라 초파리에 그대로 넣으면 정상적인 겹눈(과 많은 시각 수용체)을 만들수 있다. 비슷한 다리 형성 유전자가 파리 날개와 물고기 지느러미, 닭의 날개, 그리고 인간의 사지를 형성했다.] 학문적으로 중요한 실험인 건 알겠는데 실험 결과물을 상상하고 싶지가 않네요...
25장 제목 ‘필주 조건’은 멋진 초월 번역이네요!
447쪽, 이건 정말 주제넘은 의견일 수도 있는데요... ‘척주’는 옆에 한자와 뜻풀이를 함께 병기해주면 어떨까요. ‘척추’의 오타로 여길 분들이 꽤 있을 거 같아서요.... ^^
아, 요건 생각 못했네요. 좋은 아이디어 감사합니다!
455~456쪽, 정말 흥미진진하게 읽고 있습니다! 인류의 선조들은 두 발로 아주 잘 걸었군요. 침팬지 같지 않게. 그리고 네 발이 아닌 두 발로 걷게 된 이유가 섹스 때문이라니. 455~456쪽에서는 그냥 연구자의 충격적인 깨달음 단계인데, 이 아이디어가 어떤 공격을 받는지 혹은 폐기되지는 아닌지 뒤가 정말 궁금합니다.
464쪽, 저자가 아르디의 발견과 함의를 축으로 중간 중간 해부학, 분자생물학, 발생학 같은 관련 학문 설명을 하는데 무척 요령이 좋습니다. 이걸 따로 따로 들었으면 그다지 흥미를 느끼지 않았을 것 같거든요. 그런데 꼭 필요한 지점에서 딱 적당하게 설명해주니까 재미있게 듣게 됩니다. 이번에는 비교유전체학이라는 생소한 학문이 나오네요.
맞아요. 저자가 소설처럼 읽히면서도 지식을 조금이라도 떠먹을 수 있게 고민을 많이 했다고 하더라고요.
466쪽, [여러 연구에 따르면, 고릴라 계통은 인류 조상과 침팬지가 갈라지기 시작한 뒤에도 여전히 두 종과 이종교배를 했다. 이 말은 종 분화는 여러 차례의 인구집단 고립과 재혼합으로 채워진 길고 긴 서사에 가깝다는 의미다. 인류와 침팬지 사이에 단일한 최종 공통 조상이 있어서 어느 순간 바로 두 계통으로 갈라진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질척하고 지저분한 결별이었다.]
474쪽, [하지만 화석을 여러 해 동안 연구한 연구자들은 이런 생각이 전부 틀렸다고 결론 내렸다. 인류 조상은 오늘날 생존해 있는 어떤 유인원과도 비슷한 단계를 전혀 거치지 않았다. 현생 아프리카 유인원은 ‘타임머신’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들은 조상을 찾는 한 편의 추리소설에서 진짜 범인에 쏠려야 할 주의를 흐트러뜨려 잘못된 결론으로 이끌었을 뿐이었다. 이상하게도, 실제 마이오세 조상의 흔적 일부는 현생 아프리카 유인원보다 인간에게 더 잘 보존되어 있었다.]
485쪽, 저자가 ‘핵폭탄 투하’라는 비유를 썼을 정도로 충격적이고 거대한 발표가 있고 흥분한 해외 언론의 기사가 쏟아져 나올 때 도대체 난 뭘 하고 있었던 건가, 왜 난 몰랐지, 하는 생각이 듭니다. 95퍼센트는 제 탓이지만 5퍼센트 정도는 과학 기사에 관심이 적은 한국 언론 탓도 해봅니다. 결국은 돌고 돌아 제 친정 비판이 되네요. 2009년 10월이면 산업부 기자를 할 때구나... 그런데 동아일보는 과학 분야 기사를 산업부에서 쓰는데.
491쪽, [인간들은 숲의 황폐화와 개발, 밀렵을 통해 남은 유인원들마저 멸종을 향해 몰고 가고 있었다. 제인 구달이나 리처드 도킨스, 재레드 다이아몬드 같은 선각자들은 ‘대형 유인원 프로젝트’를 만들어 포획된 침팬지와 보노보, 오랑우탄, 고릴라에게 ‘인간다움’의 권리를 요구했다. 이 캠페인은 인간과 유인원 사이의 선이 흐릿해져야 가능한 캠페인이었다. 〈사이언스〉의 기자 존 코헨이 《올모스트 침팬지》를 썼을 때, 한 유명한 침팬지 연구자는 그에게 환경보호론자들은 인간과 침팬지의 차이를 강조하는 설명에 화를 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아르디는 야생동물 고기를 노리는 사냥꾼과 비슷한 수준의 환영을 받았다.] 헐. 이런 공격도 받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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