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밤] 15. 13일의 금요일에 만나요 @사계리 서점

D-29
당신은 자신이 사는 그 도시를 알아보지 못한다. 그저 하룻밤 동안이 아니라 당신이 사는 그곳에 살기로 작정한 내내. 하지만 우리는 더 이상 여기 살 마음이 없다. 우리는 떠난다. 영원히.
기이한 것과 으스스한 것 p.83, 마크 피셔
기이한 것과 으스스한 것k-punk라는 문화비평 블로그로 2000년대 초반부터 많은 팬들을 거느리고 있던 마크 피셔는 2009년 첫 저작물이자 대표작 『자본주의 리얼리즘』을 통해 문화 이론가로서 독자적 입지를 다지게 된다. 피셔의 2017년작 『기이한 것과 으스스한 것』은 그가 항상 주목해왔던 장르문화와 인간의 본질을 그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방식으로 파헤친 독특한 문화 비평서이다. 피셔는 (아마도 그가 가장 열렬한 애정을 가진 듯한) 러브크래프트의 작품에 대한 심오한 분석
라떼는 말이죠. 필립 K 딕을 모르면 진정한 SF팬으로 인정 받지 못하던 그런 시대였어요. 영화로도 몇몇 제작되어졌는데 이제는 그 영화 원작이 이 작가라거나 아니면 제목을 응용한 패러디를 해도 모르는 분이 많아졌어요. 알라딘에서 유빅이라는 이니셜을 넣은 유리잔을 사은품으로 줄만큼 한줌뿐인 SF팬들에게는 너무도 유명한 작가였죠. [스캐너 다클리][진흙발의 오르페우스][마이너리티 리포트]등등 많은 작품들이 읽다보면 어? 이거 어디서? 하는 기시감을 불러 일으키곤 합니다. 여러분은 필립 K 딕의 책이나 혹은 영화를 보신게 있으신가요. 영화로는 [토탈 리콜][컨트롤러][블레이드 러너][마이너리티 리포트] 등이 있어요. 저는 개인적으로는 [높은 성의 사내]와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를 가장 좋아해요.
한 줌뿐이시라니 호러나 SF 도서중에서 내가 읽은 건 분자 단위리라 생각했는데 말씀하신 영화중에 3개(대부분 보지 않으셨을까)나, 전기양도 읽은 걸 보면, 이 분야의 문화가 넓고 깊게 퍼져 있네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참여해 주신 대부분의 분들이 아마도 책을 다 읽으셨거나 아니면 으스스한 것을 읽고 계실 것이라 생각이 되요. 으스스한 것에서 언급되어진 책과 영화들 중에, [언더 더 스킨]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이 영화는 할리우드에서 핫한 A24스튜디오에서 제작했고 스칼렛 요한슨이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왓챠에서 시청이 가능해요. (원작은 국내에 소개가 되지 않아서 원작과 영화의 다름을 직접 비교해 볼 수 없는 점은 조금 아쉽습니다.) 시간이 되시는 분들은 영화를 한 번쯤 보시는 것도 추천합니다. 저는 재미있게 보았어요. 이 스튜디오의 영화를 전부 봤거든요;;;; 사람의 겉면과 영혼의 분리라는 주제에는 잘 부합 된다고 생각해요.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유령은, 소위 말하는 귀신은 실제로 존재 할까요?
[언더 더 스킨] 영화는 이 책에 소개가 되어 처음 알았어요. 책에서 묘사되는 영화의 내용이 너무 흥미롭고 제 스타일(?)인 것 같아 보고 싶네요. 관심이 생겨서 영화에 대해서 조금 찾아봤는데 스토리도 그렇지만 영화를 끌어가는 분위기랄까? 그런 것들이 맘에 들어요. 저는 극단적인 유물론자로 MBTI, 혈액형 사랑학, 귀신, 유령, 사주, 팔자, 주역, 손없는날, 법사님, 무당, 예수, 부처, 타로 전부 다 믿지 않아요. 제가 믿는 것은 엔트로피 법칙, F=ma, E=mc^2 이런 것들이네요. 하지만 공포영화와 공포소설 재밌어서 좋아해요. 음...재밌다고 당당하게 말하기엔 부끄러운 것이, 실은 공포 영화같은 경우 너무 무서워서 틀어 놓고 잘 보지도 못한답니다. 눈동자를 보통 스크린 가장자리로 돌려서 흰 자위로만 영화를 보거든요. 그래서 다 보고 나도 영화내용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장점은 언제 봐도 새로운 마음으로 같은 영화를 몇 번이고 볼 수 있다는...
『귀신이 오는 밤』을 먼저 읽은 탓에 『기이한 것과 으스스한 것』을 천천히 뒤따라가고 있다가, 『언더 더 스킨』 이야기에 갑자기 반색합니다 아주 으스스한 작품인 한편, 인간을 주체로 볼 것인지 객체로 볼 것인지, 이 책에서 말한 것처럼 육식과 축산업에 대한 경각심이라는 시각에 따라 또 더욱 섬뜩한... 외계 영화... 이지요 ^^ 스칼렛 요한슨은 외모 못지않게 음성이 대단한데, AI 역할인 영화 『her』에서도 그랬지만, 이 영화에서도 지구의 언어를 배우기 시작하는 초반부 목소리가 아주 몽환적이라 어떤 장치 없이도 외계의 느낌을 그대로 주는 것 같아요
오~ 『언더 더 스킨』 점점 더 땡기고 있어요. 주제 의식 몰라도 그냥 스틸컷만 인터넷에서 몇 개 봤는데 이상하게 슬프더라구요.
스칼렛 요한슨 배우는 사용 언어나 성별에 관계 없이 목소리가 가장 매력적인 지구인 톱 5 중 한 명에 들어간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또 목소리 좋다고 생각하는 배우는 "덱스터"의 마이클 C. 홀입니다.
이런 몸에 영혼이란 없다. 인간은 물질이고, 물질은 부패한다.
기이한 것과 으스스한 것 p175, 마크 피셔
안녕하세요. 즐거운 추석 연휴 보내고 계신가요. 오늘부터는 [바깥세계]가 시작입니다. [기이한 것과 으스스한 것]은 어떠셨나요. 이 책은 문화전반에 등장하는 기이함과 으스스함에 대한 평론서로, 일종의 호러 입문서라고 할 수 있어요. 작가인 마크 피셔의 또다른 책을 한 권 소개하고자 하는데요. 제목은 [k-펑크]! 2004년부터 2016년까지 작가인 마크 피셔가 블로그에 쓴 글들을 모은 것입니다. 책과 영화 그리고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대해 다루고 있는 책으로, 리시올 출판사에서 9월 초 출간했습니다. 12년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의 글이기에 주제별로 묶어 총 4권으로 구성 되었다고 합니다. 올해 9월에 나온 것이 그 첫번째 책이에요. 제 개인적으로는 적극 추천합니다. 역시나 문화 비평서 이기 때문에 자극적이거나 극적인 내용은 없을…거에요. (웃음) 오늘부터 시작된 [바깥세계] . 저녁에는 그 첫번째 단편 이야기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저녁에 다시 만나요~
파동화된 불륜인은 자유공간을 전파할 때는 에너지를 지수함수적으로 잃다가 불륜 상대와 불륜을 하는 지점에서 에너지를 얻습니다. 에너지를 계속 잃는다면 파장이 무한히 증가되어 개채로서 소멸합니다.
바깥세계 불륜 연구소 취재기 p27, 녹차빙수
바깥세계주로 다루고 있으며 H.P. 러브크래프트, 아서 매컨 등의 작가로부터 클라이브 바커 등을 거쳐 현재의 차이나 미에빌, 제프 밴더미어 등의 작가까지 이어지는 전통적인 장르다. 한국형 위어드 픽션의 정수라 할 만한 작가 녹차빙수의 작품집 『바깥 세계』는 작가가 그동안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성실하게 발표한 수십 편의 단편들 중 10편을 선별하여 엮은 책으로 작가의 첫 종이책 출간작이기도 하다. 평범하거나 혹은 사회에서 외면받은 주인공들이 상식적으로 이해 불가능한
저는 아직 '으스스한 것' 을 읽고 있어요. 기이한 것보다는 '으스스한 것' 쪽이 제 취향인 것 같아요. 제가 으스스하게 읽었던 책 몇 권 소개할게요.
우부메의 여름교고쿠 나쓰히코의 소설 『우부메의 여름』. 제130회 나오키상을 수상한 저자의 데뷔작으로 저자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인 「백귀야행 시리즈」의 첫 작품이다. 이상한 일로 인식되고 표현되는 초자연적 현상과 세계관을 각종 종교와 심리학 등의 이성적인 세계관과 역사적 맥락을 통해 설명하는 저자의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다. 1950년대 도쿄, 유서 깊은 산부인과 가문의 한 남자가 밀실에서 연기처럼 사라진다. 임신 중이던 그의 부인은 그 후로 20개월째
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제5회 호러서스펜스 대상 특별상 수상작 <등의 눈>의 작가 미치오 슈스케의 두 번째 장편소설. 미치오 슈스케를 미스터리계의 기린아로 부상시킨 출세작이다. 부조리한 일이 연속적으로 발생하는 환상소설 같으면서 불편한 감정을 자극하는 일종의 사이코서스펜스이지만 마지막에 모든 수수께끼가 풀리는 본격 미스터리이기도 하다.
우부메의 여름 참 재밌었죠. 으스스하기도 했구요. :) 저는 무서운 거 참 잘봐요. 대신에 징그러운 건 좀 못 보는 편이에요. 슬레셔 무비 같은 것도 거의 못봐서 쏘우도 첫번째꺼만 간신히 봤어요. 이 후로는 그저 잔인하기만 해서;;; 으;;;;;
"어쩌면 악이란 항상 누군가 다른 이에겐 선일지도 몰라. 아마도 그게 우주의 법칙이겠지."
기이한 것과 으스스한 것 p.144, 마크 피셔
끔찍하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나는 내가 거의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다는 점을 깨달았다. 오랫동안 그런 상태였다. 어쩌면 평생 그래왔는지도 모른다. 어떤 아기들이 듣지 못하거나 느끼지 못하는 채로 태어나듯이. 하지만 그게 사실이라면 내가 그 결핍을 느끼지 못했으리라.
열다섯 번째 그믐밤 <부상> 마거릿 애트우드
화제로 지정된 대화
[바깥세계]는 이과계 호러에요. 총 10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죠. 저는 뼛속까지 문과라 이 내용을 모두 무서워하기엔 조금 한계가 있었어요. (하지만 원래도 무서운 것을 잘 보는 편이라 일반적인 호러블한 책들도 크게 무섭지 않기는 해요.) 대신에 제게 이 책은 약간 무섭지만 위트 있고,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반영이 담겨 있는 그런 이야기들 이였습니다. 자자 어서 오세요. 저랑 책 얘기 해요. :)
‘녹차빙수’라는 작가님의 필명에 호감이 가네요. 전 팥빙수, 망고빙수 보다는 녹차빙수 과에요.
기계에는 유령이 있다. 우리가 곧 유령이며, 유령이란 바로 우리들이다.
기이한 것과 으스스한 것 p.176, 마크 피셔
하지만 ‘그들’의 이질성은 그들이 미래의 인간임이 밝혀진다 해서 손상되지 않는다. 이 미래의 인간들의 본성이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필연적으로, 그들은 우리와 전혀 다를 것이다.
기이한 것과 으스스한 것 p.189, 마크 피셔
가끔 미래 인류가 현재 우리들을 어떻게 기억할까 생각해 보기도 합니다. 만약 기후위기가 더 심해져서 그로 인해 인류가 멸종의 위기에 처하게 되면 지금 우리들 (비행기를 타고 유랑을 즐기고 필요한 개수 이상으로 의복을 구입하고 탄소발생이 높은 육류를 배터지게 먹고) 의 라이프스타일은 그들에게 전범 취급 받는건 아닐까? 싶을 때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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