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북클럽] 추석특집: <김약국의 딸들> 완독해요

D-29
처음엔 딸들의 이름이 헷갈려서 적어가며 읽었어요. 먼저 딸들의 각각 다른 성향을 설명할 때는 대충 넘겼는데, 이후에 말과 행동을 보니 설명이 이해되더라고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2-2. 이 장을 읽으면서 좋았던 문장을 적어주세요.
말보다 느낌은 늦게 왔다. 고고한 파초의 모습은 김약국의 모습같았고, 굳은 등 밑에 움츠리고 들어간 풍뎅이는 김약국의 마음 같았다. 매끄럽고 은은하고 그리고 어두운 빛깔의 풍뎅이 표피, 한실댁은 그 마음 위에 앉았다가 언제나 미끄러지고 마는 것이라 용빈은 생각했다.
112. 고고한 파초의 모습은 김약국의 모습 같았고, 굳은 등 밑에 움츠리고 들어간 풍뎅이는 김약국의 마음 같았다. 매끄럽고 은은하고 그리고 어두운 빛깔의 풍뎅이 표피, 한실댁은 그 마음위에 앉았다가 언제나 미끄러지고 마는 것이라 용빈은 생각했다. 부부 사이를 너무 잘 표현한것 같아요
"어머니도 알고 계십니까?" "네 어미는 아나 마나..." 하기는 김약국이 하겠다는 일을 한실댁이 만류할 처지가 못된다. 그것을 알고 있기에 용빈은 마음이 아팠다. 아버지를 존경하고 깊은 애정으로 대하는 용빈이었으나 아버지가 어머니의 존재를 무시하고 남처럼 무관심하게 대하는 태도에는 불만을 느낀다.
김약국의 딸들 p111, 박경리
남들은, 그것도 자식이라고 집에 붙여놓으니, 어미가 너무 자식을 귀히 여겨 제멋대로 길러서 그러느니, 큰딸은 과부가 되고,셋째 딸은 가시나가 서방질을 했으니, 그 집구석의 딸을 누가 데려가겠느냐는 등 말 좋아하는 이웃들 간의 뒷공론이다. '내 살 떼어 개 못 주듯 낳은 자식을 어쩔꼬... 자식을 인력으로 하나, 다 내 퍈자에 타고난 거로...' 모든 것을 자기 탓으로 돌릴 수밖에 없었다.
김약국의 딸들 p146, 박경리
그러나 모든 사람은 그 여자에게 벌을 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여자는 벌을 받고 있지 않습니다. 모르니까요. 벌을 받고 있는 사람은 아버지예요, 어머니예요, 그리고 우리들이에요.
김약국의 딸들 박경리
하나님이 인간을 창조하셨을 때 육체에다 영혼을 주셨는데, 그 여자는 악덕을 악덕으로 알지 못하고, 수치를 알지 못하고, 더욱이 사랑이 무엇인가를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케이트 선생님, 저는 그 여자에게서 때때로 천사와 같이 순진한 것을 느낍니다. 그것은 웬 까닭일까요?
김약국의 딸들 p.139, 박경리
고향 아니에요? 어머니. 서울에도 부산에도 다 있지만 사람의 얼굴이 다 같지 않고, 또 좋아하는 얼굴이 따로 있는 것처럼, 나는 통영의 가스등이 좋거든요.
김약국의 딸들 p98, 박경리
풀섶에서 귀뚜라기가 구성지게 운다. 반들한 장독 위에 푸른 달빛이 미끄러진다. “엄마, 얘기 하나 해주소, 야? 엄마.” 한실댁의 팔을 베고 누워서 용혜가 조른다. “내가 얘기할 줄 알아야제.” “아무거나 하나 해주소. 엄마, 잠이 안 와.” (중략) “그럼 하나만 할게. 더 해달라 카지 마라이.” -127~128p
고고한 파초의 모습은 김약국의 모습 같았고, 굳은 등 밑에 움츠리고 들어간 풍뎅이는 김약국의 마음 같았다. 매끄럽고 은은하고 그리고 어두운 빛깔의 풍뎅이 표피, 한실댁은 그 마음위에 앉았다가 언제나 미끄러지고 마는 것이라 용빈은 생각했다.
어머니, 서울에도 부산에도 다 있지만 사람의 얼굴이 다 같지 않고, 또 좋아하는 얼굴이 따로 있는 것처럼, 나는 통영의 가스등이 좋거든요.
김약국의 딸들 p.98, 박경리
영혼과 육체를 같이 주시지않고 본능과 육체만 주셨다면 하나님은 그 여자를 벌주실 수 있을까요? 그러나 모든 사람은 그 여자에게 벌을 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여자는 벌을 받고있지 않습니다. 모르니까요. 벌을 받고 있는 사람은 아버지예요, 어머니예요, 우리들이에요.
김약국의 딸들 140, 박경리
저도 정말 인상깊은 문장이었어요 ..... 용빈이의 입을 통해 그 가부장적인 폭력의 시대에 이미 '남녀평등'적인 가치관을 말하신 박경리 선생님의 신념의 느껴지는 장면이었습니다
저는 용빈이 용란이를 묘사하는 부분이 아주 인상깊었습니다. 그리고 많이 공감이됐고요 그래서 추후에 용란이 어떤 인생을 살게될지 제일 궁금했습니다.
문학에 소양이 다소 있는 홍섭은 언젠가 중학시절에 시를 한편 써서 용빈에게 보낸 일이 있었다. 그 시 구절 속에 '여장군의 늠름한 기품을 지닌 나의 마돈나여'라는 말이 있었다. 그 유치한 표현을 용빈은 도리어 사랑하였다. 그 후에도 가끔 홍섭은 용빈을 여장군이라 불렀다.
김약국의 딸들 142, 박경리
고고한 파초의 모습은 김약국의 모습 같았고, 굳은 등 밑에 움츠리고 들어간 풍뎅이는 김약국의 마음같았다. 매끄럽고 은은하고 그리고 어두운 빛깔의 풍뎅이 표피, 한실댁은 그 마음 위에 앉았다가 언제나 미끄러지고 마는 것이라 용빈은 생각했다.
김약국의 딸들 112쪽, 박경리
이 문장을 고르신 분이 많이 계시는군요. 마음이 통하는 것 같아요. 김약국의 도도한 듯하지만 지치고 힘든 모습, 자신의 마음을 숨기고 살아가는 안타까움이 느껴집니다. 매끈한 표피에 어떤 틈을 찾지 못해 외면 당하는 한실댁의 외로움은 한이 될 것 같아요.
하나님이 인간을 창조하셨을 때 육체에다 영혼을 주셨는데, 그 여자는 악덕을 악덕으로 알지 못하고, 수치를 알지 못하고, 더욱이 사랑이 무엇인가를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케이트 선생님, 저는 그 여자에게서 때때로 천사와 같이 순진한 것은 느낍니다. 그것은 웬 까닭일까요?
김약국의 딸들 p139, 박경리
"그 여자의 더러운 습성이 깃든 모습 속에서 저는 더러운 것을 느낀 일은 없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너무나 아름답게 만들어 주신 그 미모의 탓일까요? 악과 선은 언제나 명확하게 구별되어 있을 거예요. 그러나 그 자신이 악을 악으로 알지 못할 때, 그럴 때 우리는 그 여자를 두들겨주는 거예요. 그리고 그 여자는 하나님 앞에서 간음을 범한 죄인이 되는 거예요. 그러나 그건 우리의 생각일 뿐이며 우리가 보는 사실일 뿐예요. 그 여자는 몰라요. 자연 속에서 어떤 생물이 자라나듯 그 여자는 다만 존재해 있을 뿐입니다. 그 여자가 어떤 가장 유치한 정도라도 신비를 느꼈을 것 같습니까?" 가슴 저릿한 문장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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