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북클럽] 추석특집: <김약국의 딸들> 완독해요

D-29
소제목 - 영아 살해 사건, 서울서 온 사람들, 결별, 절망, 오욕의 밑바닥에서, 떠나는 사람들, 거절, 일금백원야, 까마우야 까마우야, 흐느낌 - 을 다시 써보니 이야기 흐름이 분명해지네요. 앞 장들도 이렇게 정리해봅니다.
올려주셨던 링크의 김약국의 딸들 유튜브를 보려고 끝까지 읽었어요. 댓글에 보니 책이랑 영상이랑 다른 부분이 있다고 해서요. 알고 보니까 역시 영상이 재밌더라구요. 씩씩했던 용빈도 홍섭과 안되고, 용숙은 엄청난 사건에 휘말리고, 용옥은 마음 앓이를 하고 한실댁은 기우는 가세와 더불어 서서히 희망의 빛이 꺼져가는 것 같아 안쓰러웠어요.
4-1. 이 책을 시작하기전에 분명 누가죽고 누가남았다라고 적힌 부분을 봤었는데 기억나지 않아요! 그래서 정말 다행이지요ㅋㅋㅋ 잘 보고 있어요. 용옥의 결혼생활은 좀 나을거라고 생각했는데.. 부디 시아버지와는 아무일없기를... 바랍니다
용숙이의 외간살림 이야기, 용빈과 홍섭의 헤어짐, 김약국네 어장의 기울어짐, 기두와 용옥의 (잘못된) 만남, 떡에 기운이 불끈 솟는 가난한 사람들. 4장은 비교적 잔잔?했던 것 같습니다. 결국 홍섭은 용빈과 멀어지길 택하네요. 씁쓸합니다. 정신 못차리는 용란이도 왜 그런가 싶습니다. 기두와 용옥이 이어지고도 외로워하는 것을 보며 과거의 결혼과 지금의 결혼은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새삼 인식했습니다. “용숙의 석방으로 모든 일이 잠잠하게 돌아갈 줄 알았던 한실댁의 희망은 잘못이었다. 법적인 제재보다 풍습에서 오는 무형의 제재는 크고 무서운 것이었다.”
4장을 읽으며 4-1 어떻게 읽으셨나요? 흥미로웠던 내용이나 인물들을 자유롭게 적어주세요. 3장 읽으며 느낀대로 제 생각엔 책의 주인공은 한실댁인 것 같아요.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는 속담이 한실댁을 보면 느껴집니다. 하루도 바람잘 날 없는 다섯 딸들의 어머니. 소설은 이미 초반에 복선을 품고 있었어요. 맏딸이 잘 살아야 할낀데...라고 말했던 문장이 다시 떠오릅니다. 과부 용숙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 용란의 행실 등 세상이 손가락질하는 행동이 많이 그려집니다. 이런 장면에서 위대한 남성작가들, 예를 들면 (여기서 예를 들어서 미안합니다. 톨스토이 작가님) 그 대작가도 안나 카레리나에서 결말에서는 은근 여성의 행실을 돌려까는 듯한 뉘앙스, "그 시대에는 여성의 인권이 바닥이었으니 여성의 정조에 대해서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잖아."라고 말하기에 너무 많은 여자들의 욕망이 좌절당하고 폄하당하고 희생당해왔습니다. 내가 주장하는 것은 여성 해방도 아니고, 다만 박경리 선생님은 용숙과 용란 같은 인물을 일부러 작품 안에 넣으신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먼 훗날 이 작품을 읽을 우리 미래의 여성들이 어떤 판단을 할지는 작가와 세상만 알 일!!!
4장은 읽기 너무 힘드네요. 불행한 일이 닥친 사람들 이야기만 나오니 감정적으로 버거웠습니다.
4장을 읽으면서 '내가 과연 이 책을 끝까지 읽어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대체 왜 이렇게 안타깝고 불쌍하고 답답하고 꼴보기싫고 짜증나는 캐릭터들 투성인가요.. 아 정말 너무합니다아- 제일 마음씨 착한 용옥이만이라도 제발 잘 살았으면 하고 얼마나 바랐는데요,, 하아....
용옥이의 삶이 마음이 아픈 장이었습니다. 용옥이는 잘 살수 있을거라고 생각했고 잘 살길 바랬는데 용옥이의 삶조차 쉽지 않네요 산다는게 참 고행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나쁜 일은 한꺼번에 일어나는 것일까요? 4장부터 김약국네의 몰락이 너무 빨리 진행되니 안타깝네요. 딸들의 삶이 꼬이는 상황에서 가장 힘든 것은 엄마 한실댁인 듯해요. 어디 제대로 화낼 곳도 없고 남편이나 자식 문제가 다 자기 탓인양 걱정하는 모습이 안타까워요. 그와 반대로 용숙의 행동은 놀랍네요. 과부가 남자를 만나고 영아살해라는 사건의 주인공이건만 절대 기죽지않네요. 그런 와중에 사채놀이로 돈을 벌어 자신의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이 당차다고 해야할지, 약았다고 해야할지 고민하게되네요. 비록 이기적이고 도덕적인 문제가 있지만 자기 앞길을 개척하는 점은 인정해야 할 것 같았요. 그와 달리 집안의 몰락에 어떤 행동도 하지 않는 김약국의 대처는 답답함 그 자체네요.
안 그래도 네 자매 중 가장 씩씩하고 의젓한 용빈이가 저는 오히려 가장 애틋하고 응원하고 싶었는데, 집안에 동시다발로 들이닥친 사건사고로 막막한 중에 홍섭과의 관계까지 이런 식으로 끝나게 되어 용빈이가 받은 상처가 굉장히 클 거 같아 안쓰러웠어요. 용란이가 남편한테 매질당한 얼굴이 묘사될 때는 철렁했어요. 용란이는 무슨 생각일까요ㅠㅠ 아무 의지도 욕망도 없는 거 같은 4장의 용란이는 다 버리고 나비처럼 날아서 자유롭게 떠나지 않으면 정신을 놓을 거 같아 불안해요. 시대가 시대라지만 처녀인 용란이가 한돌이랑 눈이 맞은 대가로 너무 가혹하네요. 용숙이는 여러모로 김약국 내외와 결이 다른 느낌이에요. 사랑없는 결혼 생활에서 성실히 자기 몫하는 용옥이도 마음이가고 4장은 정말... 네 자매 안쓰러워하기의 절정이었던 거 같아요... 5장에서 분위기가 전환될까요..?
2장의 주인공이 용란이었다면 4장의 주인공은 맏이 용숙인 것처럼 보입니다. 용숙의 이야기를 통해서는, 인륜을 저버린 혹은 저버린 것으로 간주되는 사람에게는 돌팔매질도 서슴지 않는 당대의 규범을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럼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사람을 쥐락펴락하는 건 도덕 따위가 아니라 재물일 뿐이라고 굳게 믿는 용숙이라는 인물이 보여주는 사회 밑바닥의 세속적인 가치를 엿볼 수 있습니다. 용숙은 작가가 용란만큼이나 공들여 보여주고자 하는 캐릭터인 것 같습니다.
풍전등화같은 용옥의 인생이 어떻게 될지 조마조마합니다. 시대상과 더불어 점차 시들어가는 김약국의 딸들의 인생들이 많은 생각이 들게 합니다.
첫 제목부터 너무나 강렬해서 손을 놓을 수가 없었습니다. 용숙이가 결국에 일을 저질렀구나....싶었지요. 그러면서 한실댁이 느낄 고통과 슬픔이 안타깝더라고요. 그리고 용빈이를 결국....버리는 홍섭이 이야기까지...가지많은 나무에 바람잘날 없다 라는 말이 실로 느껴지는 내용들이었습니다.
4-1. '하 .. 홍섭씨 ..' 하며, 용빈이 위로하고 응원하는 마음이 컸습니다. 정혼이나, 애정이라는 것이 깨어지기도 하고, 냉정하게 납득한다는 것으로 이미 이전 세대와는 다른 삶을 살고 있다는 의미겠으나 그래도 지켜졌다면 어땠을까, 버팀목이 되어주는 애정을 보여주었다면 어땠을까 .. 했어요. 용옥의 시아버지도 마찬가지고요. 그런 ...!!! 아휴 ... 정말 ... 에휴 ... 그리고 용숙의 사건을 계기로 용숙의 가족에 대한 마음과 한실댁의 딸에 대한 마음. 저는 약간, 용숙의 편에서 상황을 보게 되었는데요, 한실댁의 돈 거절 장면에서 용숙이가 내민 그 손을 한실댁이 쳐내, 용숙이 고향에서 홀홀단신이구나 싶어 딱했습니다. 4-2.p.314 용옥은 밥이 끓는 것을 보자 뒤란으로 돌아갔다. 밥 위에 얹은 된장국에 방아를 넣기 위하여 방앗잎을 뜯으러 가는 것이다. 방아는 상큼한 향기를 뿜으며 보랏빛 꽃을 피우고 있었다. 용옥은 꽃이 떨어지지 않게 조심하며 방앗잎을 뜯는다. 통영의 된장국은 어떤 재료가 들어갈까, 거기에 방앗잎까지 넣으면 어떤 맛일까. 상상만으로도 잎과 코 안이 방아향과 된장국 맛으로 가득해지는 문장이었습니다.
역시나 아픈 손가락 용숙이 큰 일을 쳤다. 그리고 비극은 마치 어디서 짜고 친 것처럼 한꺼번에 몰려온다. 다섯딸중 제일 야무진 용빈도 “홍섭이는 네 짝이 아니다.”라는 말에 속으로 무너졌으리라. 정국주의 의미심장한 웃음과 탐욕도 으시시하다. 앞으로 얼마나 극으로 치달아오를까. 김약국의 속도 타들어가겠지만 한실댁이 제일 가여웠다.
한실댁 팔자가 사납다고 생각했어요. 가세도 기울고 딸들 때문에 하루도 편할 날이 없으니...
화제로 지정된 대화
4-2. 이 장을 읽으면서 좋았던 문장을 적어주세요.
"우리도 이자 갈 날이 얼매 안 남았고나. 근심 걱정 없이 저승길이나 닦아야 할 긴데. 사람 사는 게 어디 그렇나ᆢ(중략)ᆢ사람이 갈 때가 되면 빈손 빈 몸으로 헐헐단신 떠나고야 말 긴데. 애탄글탄하고 와 사는지 모르겄다." "이승에서 죄갚음 하느라고 안 그렇십네까?"
김약국의 딸들 p303~p304, 박경리
...인생이란 사철이 봄일 수는 없잖아? 가을이 오면 잎이 떨어지고 한겨울이 오면 헐벗고 떨어야 하지만, 이내 봄이 오지 않니? 희망을 잃어서는 안 돼요. (p271)
김약국의 딸들 박경리
임종 전의 소강상태에서 깜박거리는 영혼의 불길처럼, 절망 속에 뻗친 한 가닥의 희미한 빛을 한실댁은 잡고 늘어진다
김약국의 딸들 박경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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