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북클럽] 추석특집: <김약국의 딸들> 완독해요

D-29
시대극 드라마에서 한두번쯤은 봤던것 같은 인물들에, 그다지 특별하지 않은 익숙한 이야기인것 같은데 왜 이리 재밌나요.. 연순이 울며 붙잡아도 떠나길 주저하지 않았던 성수가 송씨가 쫓아와 붙잡는것을 보며 마음을 돌리고 되돌아가는 장면이 기억에 남아요. 성수가 마음을 돌린건 연순을 위해서였는지, 송씨도 마음에 걸렸던건지,, 어떤 마음이었을지 곰곰이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연순이 잠든모습 그대로 숨을 거둔 후 충격으로 몸부림치는 송씨와 성수의 모습에서 깊은 슬픔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느낌이 들었네요. 지석원이 데려온 아이와 앞으로 어떤 스토리가 이어질지 기대됩니다.
이 작품을 왜 이제사 읽었을까요? 앞부분을 읽는데, 『토지』 읽었을 때의 정취가 고스란히 살아나서 우선 신기했어요. 시대적, 공간적 배경이 비슷한 것도 있지만 등장인물들의 개성 넘치는 면면이 또 한번 『토지』 속 인물들을 떠오르게 하더라구요. 간창골 김봉룡은 최참판댁 당주 최치수를 닮았고, 지석원을 묘사할 때 나오는 '텁석부리'라는 낱말을 보는 순간 텁석부리 강포수가 떠올랐어요. 『토지』에 비해 이야기의 호흡이 훨씬 빠르다 보니 이 작품의 매력이 더 빠르게 다가와서 아주 즐거웠습니다. 작품 초반에 통영 곳곳의 풍경이 펼쳐지는 장면도 좋았어요. 박경리기념관뿐만 아니라 통영 이곳저곳을 가본 적도 있고, 좋아하는 지역이라 지도를 찾아보면서 읽는 즐거움도 있었어요. 『김약국의 딸들』을 다 읽고 나면 통영을 다시 한번 여행해 보고 싶네요.
이제 막 등장인물이 나오고 이야기가 시작되고 있네요 초반부는 통영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마치 그곳을 가보고 싶게 만드는 느낌이었고요, 본격적인 등장인물의 이야기에 흥미를 갖게되는 전형적인 도입부로 당장 2장에 빠져들게했습니다. 그리고 19살이 노처녀라는 표현이 ㅋㅋㅋㅋ아..그 시대는 이랬구나...또한 처녀귀신이나 몽달귀신에 대한 표현도 신기하기도하고 재미있기도 했네요.
1-1. 임오군란, 동학란 등의 사건을 생각하면 굉장히 먼 과거 같고, 대를 중요시하고 결혼 못하고 죽는 것에 대해 수치스럽게 여기는 모습들도 현대 사회에선 어지간하면 입 밖에 내지 않는 사고방식이지만 사실 오늘날 영 없는 것은 아니고, 또 감정이나 관계란 어느 시대나 공감하는 영역이니 굉장히 가깝게 느껴지기도 해서 시대와 배경을 상상하기가 묘하게 어려웠고, 또 동시에 격변의 시대상이 와닿기도 했어요. 처음엔 송씨가 못 됐다고 생각했는데 극이 전개될수록 그녀의 상황과 처지가 안쓰럽더라구요. 줄곧 성수를 경계하는 동시에 정이 들었을 그 오묘한 미움, 아픈 딸에 대한 불안, 상실의 아픔을 겪으며 쉼 없이 고단했을 삶을 위로해주고 싶어졌어요.
1-1. 책 받아보고 이제사 1장을 다 읽었습니다. 표지가 강렬합니다. 1장에서 이 사람들이 주인공으로 소설을 이끌어나가겠구나 했는데 성수 빼고는 다 죽음을 맞아서 정말 당황했습니다. 그 사람들의 삶은 무엇이었을까. 그들은 죽음 앞에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궁금합니다. 연순이 성수 부인의 태기 소식을 듣고 밤새 멍하니 앉아 있다던 것, 송씨가 손자 용환이 돌림병으로 죽고 두달 뒤 숨을 거둔 것, 지석원이 늦은 나이에 자식을 낳고 한실댁네 젖먹이러 간 뒤 영영 떠나며 “차라리 어느 부잣집 개로나 태어나지 뭐할라고 생겼겠냐” 말하는 장면 등. 지금 읽어도 슬펐습니다.
1-1 첫장 읽는데 사전 찾아가며 읽었네요. 어휘력 부족일까요, 모르는 말이 많아 읽는 속도가 잘 나지 않더라구요. 뒷장에 등장인물 소개를 보며 이야기를 읽어가는데 딸 들이 핵심 주인공일텐데 김약국의 딸 들이 아직 어리네요. 김약국 성수의 어린시절이 안타까웠습니다. 살인하고 달아난 아버지며 자살한 어머니를 두었다는 것은 어린시절부터 마음의 그림자를 가지고 살았을 것같아요. 그리고 통영에서 벗어나지못하는 삶도 답답하고요. 그래서 무관심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겠지요. 김약국의 딸들이 성장하면서 나올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1장 마지막에 지석원의 아들의 등장이 이야기를 더해 갈것같습니다.
1-1. 잘 보고 있습니다. 그 시대에도 머리가 노란(갈색머리를 노랗다고 한거겠죠?) 사람이 있었을텐데 이렇게 책으로 알게되니 새로웠어요. 1장에서는 차분하게 인물들의 분위기에 적응하며 읽었어요. 1-2. 가을이었다. 감이 익은 가장이가 축 휘어진 저녁때 83p
등장인물들의 배경이나 기구한 사연들이 조각조각 담긴 마을의 이야기가 흥미롭고 언뜻 들은 것도 같은 옛날 이야기 처럼 다가와요. 토지랑 비슷한 느낌도 있는데 훨씬 간결하고 단단한 느낌을 받습니다. 처음 통영을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 지도를 찾아봐야할까? 고민도 했는데 뒤로 갈수록 페이지를 빠르게 넘기게 되더라구요. 예상은 했지만 역시 한번 이 책을 잡으니 놓기 어렵네요. 하루 늦게 읽은 만큼 어서 내일분까지 읽어보려구요:)
통영 묘사가 선명하고 아름다워 지도도 찾아 봤어요.부챗살처럼 퍼진 통영~ 신나게 시작해봅니다
1-1. 어후, 1장부터 등장인물들에게 닥쳐온 불행들에 가슴이 무겁네요. 비극적인 이야기를 잘 읽지 못하는데 끝까지 읽을 수 있을지 조금 겁이 나네요. 그러면서도 1장 끝부분에서 새로운 인물들이 등장해서, 다른 이야기가 펼쳐질 2장이 기대되기도 합니다. 1장에서는 무엇보다 소설 초반 통영에 대한 생생한 묘사가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당장 통영에 가서 소설에 표현된 곳들을 둘러보고 싶네요!
첫 장부터 많은 사람이 등장했다. 봉제, 봉룡, 숙정, 석원, 성수, 옥화, 송씨… 이 많은 인물 중 성수가 제일 애처로웠다. 탄생 자체부터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진 미움의 아이콘같았다. 통영이라는 장소와 많은 인물들을 각각의 이야기에 연결시키는 것을 읽으며 박경리 작가의 위대함을 다시 깨달았다.
성수가 떠나려고할 때 사위와 대비되는 송씨의 모습이 의외였어요. 키운 정이라는 말이 와닿더라고요. 다 읽고나니 송씨가 안타까웠어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1-2. 이 장을 읽으면서 좋았던 문장을 적어주세요.
까치가 푸드득 날아간다. 울 밖의 느티나무에 가 앉더니 날카롭게 운다. 앵두꽃도 살구꽃도 지는 판이다.
김약국은 이러한 크나큰 변동 속에서도 아무런 감정을 나타내지 않았다. 그의 고종 형인 중구가 벌겋게 핏발 선 눈으로 쫓아와서 통곡하고 울부짖었으나 김약국은 무거운 침묵으로 대하는 것이었다.
김약국의 딸들 p. 83, 박경리
성수가 이제는 김약국으로 정의되는 것과 더불어 한일합병이라는 큰일이 일어났는데도 아무런 감정 표현이 없는 성수를 보니 기이하기도 하고 속내가 궁금해져서 인상 깊었던 것 같습니다.
그들은 죽은 연순보다 산 송씨를 위해 울었고, 반미치광이가 된 이 가엾고 어리석은 늙은이를 안정시키려고 무진히 애를 썼다. 그러나 성수의 깊은 슬픔을 아는 사람은 없었다.
김약국의 딸들 박경리
1-2 이 장을 읽으면서 좋았던 문장을 적어주세요  문장에 집중하면서 읽는 편입니다. 서울 분들은 이 책의 대화체가 낯설 수도 있으시려나? 경상도 사투리가 저에겐 무척 정겹게 느껴집니다. 책에 쓰인 말 중에 지금 안 쓰는 사투리도 있는데요. 민족의 언어를 풍성하게 하는 사투리가 점점 사라지는 것 같아 한편으로는 안타깝기도 합니다. 기억에 남는 좋았던 문장을 따로 적을 수 없을 만큼 문장 하나하나에 힘이 실려있고, 소설 쓰는 사람들의 교본이라 할 수 있을 만큼 매력적입니다. "사내 대장부나이 십팔 센데 그 나이 어리단 말입네까. 그래 백 살이 되믄 어른이 된단 말이오. 강가 놈이 평생 해묵겠다는 심보가 뻔하오. 세상없어도 그건 안 될 기요. 안되고말고." P64
인정을 쓰는 데도 한도가 있는 법이다. 감해주면 줄수록 더 바라는 것이 사람의 욕심이지. 너도 후일에 내가 없더라도 마음씀이 헤퍼서는 안된다. p61 남아 이십 세. 큰 뜻을 품고 이 길을 내가 가는가. 갈 곳이 있어 내가 이 길을 떠나는가. p71 김약국은 이러한 크나큰 변동 속에서도 아무런 감정을 나타내지 않았다. 그의 고종 형인 중구가 벌겋게 핏발 선 눈으로 쫓아와서 통곡하고 울부짖었으나 김약국은 무거운 침묵으로 대하는 것이었다. p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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