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정기 작가와 <계간 미스터리> 79호 함께 읽기

D-29
화제로 지정된 대화
망했지만 끝까지 갑니다. 마지막 박소해 작가의 '해녀의 아들'에 대해 이야기 해봅시다. 좌형사 사계 마지막 시리즈라는데 한 권분량으로 4편은 모자라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만, 그럼 계절이 돌아 다시 봄인지 어떤지 모르겠군요. ㅎㅎㅎ
힘내라 힘! ㅜㅠ
그래도 막판에 흥하는군요. ㅎㅎㅎ
@홍정기 망하긴요...! 댓글이 벌써 200개 넘었는데요. :-) 제가 요즘 정신이 없어서 참여하지 못했네요. 죄송해요. 오늘밤에 좀 더 올려볼게요~!
캄싸합니다!!
@홍정기 아 답변을 드리자면 만약에 사계 시리즈를 작품집으로 묶게 된다면 단편 하나를 더하게 될 것 같습니다. :-) <불꽃놀이>는 아닙니다...
안 망했습니다!
마지막 불꽃을 태우리. 불타올라라~~~~~
이러저러한 일들로 이곳 미스터리 방에 두문불출해서 우선 미안한 마음 입니다. @홍정기 작가님 이곳 꾸리시느라 고생 많으셨고 끝까지 잘 부탁드립니다. <해녀의 아들>은 좌형사 시리즌 시즌1 마지막 이야기라 남다른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우리의 아픈 과거인 제주4.3 이 뭍어있는 이야기라 더욱 그러했습니다. 제주4.3 이야기를 처음 접한 건, 대학다니던 1990년대 중반 이었던 것 같습니다. 몇 해전에 작고하셨다고 들었는데, 제가 대학 졸업 후 사회생활하며 찾아본 내용과 반대의 입장에서 생전에 제주4.3을 알리셨다는 사실을 접하고 허걱 했던 기억입니다. 아무튼, 10여년 전에 우연히 보게된 오멸 감독의 <지슬>을 보고나서 제주4.3을 새롭게 조명하고 들여다보기 시작했고, 5년 전 가족 여행으로 방문한 제주는 그 이야기를 쫓아보는 것으로 테마를 잡아 돌아다녔었습니다. @박소해 작가님이 언급하셨듯, 아직 그 성격조차 역사적으로 분명히 규정해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 마음이 아픕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해녀의 아들> 같은 노력들이 중요하다 싶습니다. 최근엔 <순이삼춘>으로 유명한 현기영 작가의 <제주도우다>가 출간되었는데, 꽤나 울림이 있는 대하소설 이었습니다.
@Henry 님 소중한 시간 할애해 제 소설 읽어주셔서 기쁩니다. 말씀대로 <해녀의 아들>은 좌승주 형사 ‘사계’ 시리즈의 마지막 계절인 봄을 그려낸 단편입니다. 만물이 생동하는 파릇파릇한 봄에 하필 4.3 이야기를 쓴 까닭은 4.3이 늦봄에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기획 자체는 2년 전부터 해뒀지만 막상 올해 5월에 쓰기 시작하면서 고민이 정말로 많았습니다. 과연 이렇게 쓰는 게 맞는 걸까. 이렇게 써도 되는 걸까. 혹시 나의 부족함이 역사와 도민들에게 누가 되는 건 아닐까. 내가 뭐라고... 내가 이런 무거운 주제를 다뤄도 되는 걸까. 그러다 보니 주저하면서 며칠 집필을 쉬기도 하고, 괸당 친구들에게 초고 줄거리를 보여주면서 개연성 문제와 역사적 오류는 없는지 체크도 부탁하고 그랬습니다. 제주어 감수는 무려 네 명한테 받았구요. 출판사에 보내는 이메일에 <해녀의 아들> 원고를 첨부해 놓고 몇십 분이나 보낼까 말까 고민했습니다.이렇듯... 4.3이 주는 묵직한 무게라는 외부적 장애 외에도 내부적 장애와 고뇌가 있었답니다. 현기영 선생님의 <제주도우다> 북토크가 얼마 전에 4.3 평화공원에서 있었습니다. 첫 날은 제주역사 강의, 둘째 날은 <제주도우다> 북토크였어요. 전 이틀 모두 갔는데요. 이 이틀 동안 이루 말할 수 없는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현장에서 만난 도민들은 자긍심과 긍지로 빛나고 있었습니다. 제주도를 대표하는 작가, 4.3의 상징인 작가 현기영 선생님을 직접 만나러 온 들뜬 얼굴들. 그리고 제가 지금까지 가본 모든 북토크를 통틀어서 노년층 독자들이 가장 많이 왔습니다. 아마 현 선생님(80대) 나이대의 독자분들인 것 같았습니다. 저는 어린 축(?)에 속할 정도로... 북토크 Q & A 시간은... 일종의 팬 미팅 같았답니다. “우리 가족 모두 소설을 돌려 읽고 있습니다. 울 어머니는 90 다 되셔서 눈도 안 좋은데 현기영 샘 책이라니까 읽고 있습니다.” “소설에서 미국이 제주도는 다 쓸어버려도 좋다라고 얘기하는 부분에서 울컥 분노가 치밀어오르고 쌍욕이 나왔습니다. 우리, 도민은 생생하게 여기 살아 있는데 말입니다.” “제가 바로 그 동네에서 왔습니다. 소설의 주 무대가 다 제 고향입니다.” 네. 북토크 현장이 바로 제주도였습니다. 거기가 바로 제주도우다. 4.3은 아직까지도 충분히 논의되지 못한 화두입니다. 정명조차 이루어지지 못한 비극이지요. 하지만 자꾸 이야기하지 않으면 회자되지 않으면... 이 비극이 잊힐까 두렵습니다. 그 마음으로... 첫 작업으로 <해녀의 아들>을 썼고 두 번째 작업은 4.3에 관련된 살인사건을 다룬 좌승주 장편이 될 것입니다. 헨리 님. 정성어린 리뷰에 감사드립니다. 장르살롱에서 또 봬요. :-)
짧지 않은 작가님의 글에서, 치열했던 창작의 시간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습니다. 그 시간이 잘 열매 맺었다고 봅니다. 현기영 선생님 북토크는 정말 부러운 시간이었겠습니다. 대신 분위기 스케치 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제가 그믐을 깜빡해서 참여를 지금까지 못 했네요 죄송합니다
늦게라도 잊지않고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ㅎ
지금 막 <팔각관의 비밀> 을 다 읽었습니다 우선 저는 재벌집 막내아들을 드라마로도 원작으로도 안 봤는데요 그래서인지 더 좋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재벌집막내아들을 본 뒤에 이 작품을 읽었다면 머릿속에 자꾸 재벌집막내아들이 떠올랐을 것 같은.. 그리고 역시 아야츠지 유키토의 십각관의 살인을 빼먹을 수가 없는데 전에도 말했지만 십각관의 살인을 오마주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소설을 읽어나가게 하는 원동력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트릭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간단하지만 허점을 잘 파고들면서 소설 전체 컨셉과도 아주 잘 어울려지면서 이질감이 없고 깔끔했습니다
십각관 오마주는 사실 리스크가 큰 작업이긴 해서 고민 많이 했었죠. ㅎㅎㅎ
<해녀의 아들>은 제가 즐겨 쓰는 역사와 추리물의 결합이라서 관심있게 봤습니다. 그리고 그 역사가 무척 크고 아픈 비극이라는 점에서 더더욱 그랬고요. 좌승주 형사가 경찰의 입장이 아닌 탐정 역할로 움직이는게 일단 눈에 띄었네요. 아마 살인 사건의 진상 자체는 빠르게 눈치채신 분들도 있으실 듯합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살인 사건의 진상 해결 너머에 더 크고 깊은 이야기가 깔려 있습니다. 그 이야기가 이 작품의 진짜 매력이었어요. 개인적으로 저도 예전 작품에서 1923년의 관동대지진을 다루려고 시도한 적 있었고, 그러다 그 사건의 참혹함 때문에 제대로 마주보지 못한 경험이 있습니다. 작가님도 4.3이라는 비극을 마주보기 힘들어하셨을 거라는 정황이 곳곳에 보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사건을 이렇게 마주하고 쓰셨기 때문에, 작품이 주는 묵직한 여운이 남달랐다고 생각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무경 무경 작가님. 제 소설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시 한번 신인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 <해녀의 아들>은 구상과 자료조사는 2년 전, 21년 9월부터 시작했고요, 본격적인 집필은 올해 5월 부터 시작했으니까 쓰는데만 4개월 정도 걸렸습니다. 자료조사 과정에서 실제 해녀가 물질하는 현장을 취재했고, 성산과 서귀동 해녀계에 소속된 해녀의 아드님과 따님을 인터뷰해서 소설에 핍진성을 더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책, 인터뷰를 통해 해녀들의 인간관계, 제철 해산물이나 해녀들의 작업방식에 대한 정보를 얻었고요. 누구를 범인으로 할 것이며 어떤 살인 방식으로 정할 것인지는 해녀 가족분들과 대화를 나누며 아이디어를 많이 얻었습니다. 도와주신 오승주 님과 김신숙 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릴 뿐입니다. 작품에 등장하는 서청 탁 대위는 실제 제주 도민을 도륙한 탁성록 대위라는 인물을 모델로 했으며 가해자에게 서사를 부여하지 않으려다 보니 쓰면서 고민이 많았습니다. 제 부족함으로 비극적인 제주 역사와 도민에게 누가 되지 않아야 된다는 생각에 4.3 자료조사와 제주어 감수에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제주 괸당 네 분에게 제주어와 작품 속의 개연성을 체크해달라고 부탁했고요. 오승주, 김신숙, 장선화, 김유경. 이 네 분에게 받은 도움은 잊지 못할 듯합니다. 소설 속에 표현된 4.3은... 많이 순화된 편입니다. 정방폭포 학살에서 유아와 어린이도 열외가 아니었습니다... 저는 소설에서 두 어린이가 아버지의 필사적인 노력으로 영순이 삼춘에게 구조되는 것으로 설정했지만...... 저는 이 단편은 많은 면에서 백휴 작가님과 박인성 평론가님에게 빚졌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 퇴고 무렵 백휴 작가님의 시간에 대한 강의를 들었던 경험이, 과거의 사건과 현재의 사건을 어떻게 하나로 엮어서 미스터리로 만들 것인지에 대한 제 고민에 영감을 주었습니다. 소설 속에 시간의 변증법을 녹여 보려고 노력했습니다. 지난 계간 미스터리 여름호에서 박인성 평론가님이 억울한 원혼이 어떻게 죽었는지 그 죽음의 원인을 낱낱이 밝혀주는 이야기 또한 미스터리라고 써주셨는데요. 그래서 주인공 좌승주를 형사가 아닌 휴가를 이용해 사건을 푸는 탐정으로 설정했습니다. <해녀의 아들> 속에서 그는 과거와 현재가 얽히고설킨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시간의 탐정이 됩니다. 마지막 아버지와의 통화는 아버지와의 화해 뿐만 아니라 4.3의 현실을 똑바로 인지하게 된 좌승주의 성장을 의미합니다. 단편 <해녀의 아들>은 앞으로 쓸 계획인 좌승주 첫 장편의 프리퀄이 될 것 같습니다. 구구절절 설명이 길어진 듯하여 이만 줄입니다. 세세히 읽어주셔서 감사드려요. :-)
이 자는 공식적으로 실종 상태이기 때문에 나중에 성을 바꿔야 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ㅠ 이름은 안 넣었지만...
<해녀의 아들>을 읽으면서 (4.3을 담은 다른 소설과 관동대지진을 소재로 한 SF소설처럼) 먹먹한 느낌이었습니다. 역사적 사실을 녹여내고자 애쓴 흔적들이 소설 곳곳에 보입니다. 박소해 작가님의 단편을 몇 편 안 읽었지만, 이번 소설은 묵직한 울림이 남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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