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츠발 독서모임 16회차: <기사단장 죽이기> / 무라카미 하루키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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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익명 커뮤니티 사이트 <8(에이츠)>에서 파생된 독서모임입니다. 16회차 도서는 무라카미 하루키 저, <기사단장 죽이기>입니다. 정해진 기간까지 책을 완독하신 후 해당 게시글에 감상을 남겨주세요. 감상에 정해진 분량은 없으며 타인의 감상에 대해 피드백을 다는 것 역시 자유입니다. 작품을 감상하는데 도움이 되는 자료나 읽을 거리가 있다면 단체톡방이나 그믐, 에이츠 등을 통해 공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기간 내로 감상을 올리지 못하신 분은 다른 책에 대한 100자 평을 에이츠에 남겨주셔야 합니다. 중간 점검은 기간 중 불시에 시행되며, 진도가 가장 빠른 분은 선정 도서 추가 or 책에 대한 발제가 가능합니다. 모임에 대한 피드백은 카카오톡을 통해 언제든지 받고 있습니다. 그럼 이번 회차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 책은 사실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유명해서 한 번 읽어봐야지, 하다가 무한히 미루게 되었던 작가 중 한 명이고 유일하게 읽은 <상실의 시대>가 유명세에 비해 생각보다 소소했기 때문에 안 맞을 수도 있겠다 싶었지요. 이번 책은 두껍다라는 것 외에는 전혀 모르고 시작한 소설이고, 중간중간 내용을 상상하거나 예측해보았는데요.. 생각한 것보다 파멸로 치닫거나 주인공이 힘들어지는 스토리는 아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우선 이번 <기사단장 죽이기>는 매우 잘 읽히고 저랑 잘 맞는 책이었어요. 현실과 환상의 경계가 모호하게 얽혀있어서 사실여부를 따지면 허무맹랑하고 이상한 부분이 있지만 그 흐름에 몸을 맡기면 그것대로 즐겁게 잘 읽혔다고 할까요? 기묘한 우연, 기묘한 인물들이나 묘사가 좋아하는 다른 작가의 작풍도 떠올라서 즐거웠습니다. 긴 모험과 고생 끝에 주인공이 나름의 해피엔딩, 행복을 손에 넣은 부분까지 좋았습니다. 인물들이 각자 매력적이고 기억에 남았고, 그 중에서도 주인공의 친구인 마사히코가 선한 인물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주인공한테 너무 미안해하길래 불륜 상대가 친구인가 고민했는데.. 제 생각이 과했습니다. 여전히 아쉬운 점이자 무라카미를 잘 안 읽게 되는 이유이기도 한데요.. 왜 이렇게 야한 장면이 많이 나올까요..? 사실 다른건 괜찮았는데 성인남성에게 가슴 발육에 대한 고민을 얘기하는 사춘기 소녀라는 부분이 너무나 너무나 어색했습니다... 이것만큼은 나올 때마다 좀 몰입이 깨졌어요. 쭉 쓰다보니 내용이 오락가락하는 것 같아요..! 어떻게든 정리해보면, 오랜만에 재밌는 소설을 읽었습니다. 꽤나 마음에 들어요, 책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지는 책이었습니다. 한 인간의 내면과 고민,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벗어나지 못한 과거의 기억이 이데아와 메타포라는 관념을 통해 잘 엮이는 느낌이었어요. 문장만으로 시공간을 넘나들 수 있다는 점이 소설의 강점이죠. 마지막 즈음에 주인공이 굴을 전진하는 장면은 과거현재미래가 동시에 교차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저번에 읽은 테드 창의 소설도 생각났어요.) 그리고 자신의 과거-현재-미래를 넘어 도망치고 있던 상처를 직시할 수 있었고, 나름의 행복을 손에 넣은 엔딩.. 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상처와 고민을 풀어나가는 서술을 기사단장이라는 이데아로 표현한 것도 소설의 강점이 드러나 재밌었어요. 아무 사전 정보 없이 읽은만큼 더 즐겁고 재밌는 독서였습니다!☺️
처음으로 읽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이다. 두껍기도 하고, 왠지 어려울 것 같았는데 소설 자체가 흥미진진해서 막상 읽기 시작하니 금방 완독했다. 음악을 글로 표현하거나 미술이나 조각을 글로 표현하는 등 예술에 관해 묘사하는 소설을 좋아해서 상당히 즐겁게 읽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환상소설에 가까웠달까. 현실의 너머를 보는 듯한 묘사가 종종 나오는데 그게 허황되지 않고 오히려 나도 경험할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등장인물 중 멘시키는 유독 현실에서 붕 떠있는 듯한 인물인데 이유가 어쨌든 남의 집을 훔쳐본다는 점에서 그저 불쾌한 감상만 들었는데도 한편으로는 신비하고 매력적인 인물로 느껴지는 점이 그랬다. 가장 좋았던 것은 주인공의 일상에 관한 문장들이다. 아침에 일어나 커피를 마시고, 요리를 하고, 식사를 하고, 반찬을 만들거나 노래를 듣고, 그림을 그리는 일련의 과정이 이상할 만큼 재미있었다. 엠마로 유명한 만화가 모리 카오루의 대사 하나 없는 일상만화를 보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런 면에서 작가의 필력이 대단하다는 걸 느꼈다. 아쉬운 점은... 하루키 소설을 그동안 피해왔던 이유이기도 한데, 쓸데없이 성적인 이야기가 너무 많았다! 잊을 만 하면 계속 나온다. 여동생인 고미가... 아내인 유즈가... 마리에의 가슴이 어쩌구.... 특히 마리에와 단둘만 있는 공간에서 그런 이야기를 나누고 그걸 비밀이랍시고 하는 게 영 징그러웠다. 여동생도 그렇고 그나이대 소녀를 향한 주인공의 페티쉬가 너무나도 의심된다 으아악... 이 책을 읽는 동안 하루키의 신작이 나왔다. 궁금한데 기사단장 죽이기가 워낙 장점과 단점이 명확했던 지라 바로 읽기 조금 망설여진다. ^^; 하루키의 요리소설이 있다면 읽고 싶다.
드디어 읽었다 하루키 장편 소설!!! 사실 독서 좀 한다는 사람들한텐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유명한 작가죠 무라카미 하루키... 나는 <상실의 시대>와 잡문집에 실린 에세이를 읽은 게 전부이지만 이번 <기사단장 죽이기>를 읽으면서 대충 '아 이런 게 하루키 스타일이구나'라고 좀 가닥을 잡은 느낌이었음 좋은 평가든 나쁜 평가든 어느 쪽이든 이유를 알 거 같았다 일단 개인적으로 느낀 하루키 장점! 글을 정말 깔끔하고 세련되게 쓴다. 읽으면서 어라 이게 뭔 소리야 싶어서 문장을 다시 읽는 경험이 없었음. 메르카토르님도 말씀하신 부분인데 그냥 사소하게 지나갈 수 있는 일상도 뭐라 해야 해... 되게 디테일하게 묘사하면서 늘어지진 않고 몬가 기분 좋게 씀 개인적으로는 하루키의 이 기름기 없는 문장력은 사실을 정리하고 편집하는 에세이나 르포에서 더 빛을 발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나쁜 점. 여기서부터 잔인함...(사실 별로 잔인하진 않음...) 사람들이 하루키 보고 쓸데없이 포르노적인 장면 많이 집어넣는다고 하는 거 첨 들을 땐 '아 모 그래도 그렇게까진~?' 했는데... 정말... 뭐라 해야 해... 정말로 그렇게까지였다... 하루키는 문장도 세련되게 쓰고 취미도 멋지고 나름 역사관도 제대로 된 작가인데... 여자 얘기만 나오면...~~ ...... 장단점은 둘째치고 일단 소설 자체에 대해 이야기해본다면... 비일상적인 이야기가 현실과 자연스럽게 섞이는 게 재밌었음 개인적으로는 1권 초중반에 살짝 느껴지는 오싹함 정도가 딱 좋았다 그리고 등장인물들이 참... 거리두고 객관적으로 보면 이상한 사람 천지삐까리인데 하루키 특유 문체 덕인가? 뭔가 이상한 사람들이라도 '아 그럴 수 있지~'하고 덤덤하게 넘길 수 있었음 엄청난 궤변에 설득당하는 느낌...(칭찬입니다) 여튼 정말 재밌고 오랜만에 술술 읽히는 책이었지만~ 앞으로 하루키는 에세이나 르포만 읽겠습니다(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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